올랜도 매직 vs 토론토 랩터스 1차전 리뷰.
들어가기에 앞서.
정말 대단한 명경기였습니다.시즌 내내 보여준 자기네만의 장점을 살리려는 싸움,약점을 가리려는 싸움.
약점을 상대가 예상할것을 대비해 역으로 이용하려는 싸움들이 1경기 안에서 치열하게 벌어지며 엄청난
두뇌싸움과 수준높은 수비력을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올랜도 입장에선 엑스팩터가 전부 긍정적으로 터진 경기였고,토론토 입장에선 변수가 전부
부정적으로 터진 경기였음에도 접전이였다 점은 남은 시리즈는 큰 변수가 없는한 토론토가 가져갈것이라
생각하게 하는 경기기도 했습니다.
어떤 점에서 흥미로웠고,예상치 못한 전술/움직임이 나왔으며,양 팀의 운과 불운이 어떻게 갈렸는지를
생각의 흐름대로 주욱 적어보겠습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간략히 양팀의 특징을 잡아두고 보시면 글이 좀 더 이해가 쉬우실테니 그 부분을 먼저
짚고 넘어갈테고,토론토는 상대적으로 제가 매년 플옵 리뷰글을 썼으니 예전 글을 참조해주시면 될테니
올랜도 부분을 좀 더 길게 적도록 하겠습니다.
양팀의 간략한 공수 특징
1.올랜도
강력한 수비 리바운드 사수와 그를 바탕으로한 끈끈한 수비조직력을 기반으로 한 수비팀입니다.
공격은 종으로 길게 찢는 스페인픽앤롤/혼즈를 즐겨쓰며,좌사이드의 포르니에,우사이드의 테렌스 로스의
오프스크린 질주를 통한 샷메이킹을 양축으로 삼는 팀입니다.그러다 흐름을 좀 바꾸고 싶을땐
부세비치와 애런 고든의 하이로우 게임을 섞거나,부세비치의 포스트 아이솔레이션을 섞고요.
수비는 강력한 수비력을 보여주는 4명의 에이스급 디펜더(아이작/고든/버치/이원두)를 잘 섞어서
수비가 빵꾸인 선수들(포르니에/어거스틴)을 잘 가려주고,수비가 상대적으로 강약이 있는 선수들은
조합과 동선 지정으로 약점보단 장점을 취하고 있는 팀입니다.(부세비치/로스)
2.토론토
픽앤롤과 아이솔레이션을 매우 잘 섞는 팀이며,각종 오프볼 스크린에 능한 라우리의 역할과 엘보우 및
3점 밖에서 피딩이 강한 맠가솔의 영입으로 보다 더 다양한 공격셋업이 가능한 팀입니다.
토론토 오펜스 시리즈는 저의 지난 2년간 플옵글에서 많이 다뤘기에 따로 쓰진 않겠습니다.카와이가
왔다 한들 동선위치가 다소 바뀌었지 드로잔을 쓸때랑 크게 다르진 않기 때문입니다.
Chin 픽앤롤과 다운스크린 / 플립을 섞어서 45도 픽앤롤과 이 부근 아이솔을 주로 가동하는데
시아캄이라는 오프더캐치후 스핀과 러너를 섞는 끝내주는 1:1 무기가 하나 더 생긴게 다른 점입니다.
수비는 집중하는 빈도가 떨어졌을분 여전한 카와이외에도 시아캄/그린이란 극상 1:1수비수가 있고
조직력이나 라우리가 미스매치되면 부드럽게 선스위치 해주는 조직력등에서 크게 물샐틈이 없습니다.
오늘 경기 유의미한 주요장면들.
1.부세비치와 올랜도의 수비.
부세비치는 원래 수비를 못하는 선수입니다.그러나 작년,올 해 분명 나아지고 있습니다.하지만 개인의
역량이 갑자기 수비를 잘하게 되었느냐라 묻는다면 전 약간의 발전은 있겠지만 아니라 답하고 싶습니다.
철저히 약속된 동선을 이행하게 코치가 잘 강제하면서 동시에 그렇게 해도 시너지가 나게끔 좋은 수비수
들이 주변에 깔렸고,그것을 조직력있게 펼치고 있다고 답하는게 더 옳은 대답이라 생각합니다.
발느리고 백페달링 안되는 드랍백 특화 빅맨들은 2:2상황에선 뒤로 처지게 하되,파트너 수비수가 얼마나
잘 핸들러를 붙잡아두고,붙어줄 시간을 벌어주며 같이 떠주냐,괴롭혀주느냐가 정말 중요합니다.
올랜도는 이 부분에서 굉장히 강한 팀으로 변모한것엔 부세비치가 적게 움직이고 그 적은 동선안에서
최선을 다하게끔 붙을어주는 윙 디펜더들이 대단한 수준입니다.
아이작의 미친 수비입니다.3점 밖에서 동선 선점해서 한 박죽여주고,끝까지 따라 붙어서 부세비치 쪽으로
몰아넣어줍니다.잘 각을 잡은 부세비치도 좋지만 아이작의 역할이 굉장히 큰 일을 합니다.이런 동선을
잘 가르킨 클리포드 감독의 역량도 좋겠죠.
또한 이 콤비만큼 혹은 더 뛰어난 2:2 픽앤롤 수비를 보여주는게 벤치에서 나오는 이원두/켐 버치 입니다.
버치와 이원두의 2:2 픽앤롤 수비는 토론토 벤치를 정말 힘들게 만들었습니다.보시다시피 끝까지 붙어주는
동선을 택하는 각도설정/따라붙는 피지컬/끝에 손을 펼치는 압력감이 실로 대단합니다.
경기 내내 이원두 / 아이작 / 켐 버치는 놀라운 수비력을 보여줬습니다.물론 애런 고든도 1:1 수비와
팀 디펜스에서 훌륭함을 보여줬고요.부세비치도 꽤 이런 흐름에서 빵꾸를 크게 내지 않았단 점을 높게
보긴 해야 합니다.
2.카일 라우리의 뼈아픈 부진과 양 팀의 저효율 슈터 버림.
사실 이 날 경기는 라우리 때문에 졌다 해도 무방합니다.단순히 0-7이란 슈팅 효율을 떠나 그중 6번의
3점 시도가 거의 노마크 수준에 가까웠단 점에서 기대값을 넣으면 더 크게 다가 옵니다.역으로 이런
그의 슛이 2개만 들어갔다면 토론토가 쉽게 이겼을수도 있단 추론도 가능할테죠.
라우리의 부진이 뼈아픈 이유는 올랜도의 거의 유이한 수비구멍이 어거스틴이기 때문이고(하난 로스)
토론토가 전략적으로 어거스틴의 이 수비구멍을 후벼파게 셋업을 매우 잘했음에도 안 들어갔단 점입니다.
위 두 짤을 공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거스틴이 팀디펜스 상황에서 반응이 매우 늦습니다.스크린에 잘
걸리고 복귀가 늦고,오프볼에서 멍때리는 특징이 커리어 내내 있기에 상수입니다.그래서 공격이 안풀리면
빼버려야하고,실제 이 날 경기서도 전반 활약후 후반에 말릴땐 (대니 그린이 막은후 막힙니다) 마카윌을
썼죠.자 이런 슛이 안 들어간게 토론토 패인입니다.후술하겠지만 양 팀은 똑같이 기대값 낮은 코너 슈터들을
버리는데 여기서도 매직은 들어가고,토론토는 안들어간단 차이까지 합해서 운도 없었던 경기라 할 수 있죠.
(매직의 코너3점 아이작과 토론토의 코너3점 시아캄을 양팀 다 버립니다)
자 양 팀의 똑같은 기대값 낮은 3점 슈터 버리는 수비 장면입니다.
-코너 3점 시아캄을 버리고 페인트존에 붙어서 좋은 수비를 펼치는 아이작을 보실 수 있습니다.
버린다는게 쏘게 놔둔단 것이 아니라 , 더 고기대값 슛인 골밑슛을 내어주지 않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림근처 수비를 3점에 비해 뉘앙스룰 둔단 점이란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시아캄의 3점 슛은 들어가지 않습니다.이것이 바로 "운"에 어느 정도 의존하는 리그에서 유행하는
슈터별 프로필(슛효율)에 맞추는 헬프수비의 밀도차이라 보시면 됩니다.
또한 이 장면에서 포르니에가 비록 1:1수비는 약할지언정, 팀디펜스적으론 훌륭한 인지력과 실행력을
보인것도 느끼실수 있을 것입니다.아이작이 헬프 들어가는 순간 2:1아웃넘버가 되는 필연적 위치가
포르니에 자리인데 와리가리 치며 공이 빠져나올 각을 잘 찾고 있죠.
-똑같은 장면입니다.이번엔 시아캄이 골밑을 지키기 위해 우측 코너의 아이작을 버립니다.종으로 나간
패스와 횡으로 패스 1번에 노마크가 났지만 아이작의 것은 들어갔습니다.
두 장면 모두 양측의 운을 의미합니다.오늘 저런 대우를 받은 매직의 마카윌과 아이작의 3점은 잘 들어갔고
토론토는 시아캄이 그런 대우를 받았으나 4개다 들어가지 않았습니다.이 차이는 시리즈를 지켜보는
재밌는 요깃거리가 될것입니다.더블 사이드 상황에서 로우맨이 페인트쪽의 헬프수비 책임을 지는데
여기서 코너와 림 사이에서 어떤 의도로 거리를 재서 위치하고 수비를 가하느냐도 어떤 팀간의 대결이건
지켜보는 전략적 요충지라 보셔도 되겠고요.
3.마카윌 깜짝 활약과 테렌스 로스의 깜짝 패스 게임.
이 날 경기에서 토론토 입장에서 가장 뒤통수 맞은 활약은 마카윌의 뜬금 3점과 테렌스 로스의 패스였을
것입니다.마카윌은 진짜 제대로 새깅도 당했는데 그 3점을 넣기도 했고 (아예 벤시몬스급 새깅했거든요)
중요할떄 오픈 3점이 터지기도 했습니다.하지만 어거스틴의 활약과 상쇄를 시킬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쳐도 테렌스 로스가 이날 보여준 헷지에 대처하는 숏롤패스는 그야말로 예상 밖이였을 것입니다.
테렌스 로스는 온볼 드라이브가 약하고(리그에서 자유투 가장 못얻는 스윙맨이자 돌파못하는 유형입니다)
오로지 그를 위해 레딕이나 코버처럼 중첩된 오프볼 스크린을 세팅해줘서 샷을 때리게 하는게 올랜도
벤치의 핵심 무기인데요 이 날 토론토도 이걸 알고 유일하게 로스가 온볼이건 오프볼이건 공을 잡을라하면
헷지로 더블팀에 준하는 압박 수비를 했습니다.그래서 이날 슈팅은 별로 였지만 여기서 로스가 뜻박에도
전혀 예상치 못한 short-roll 을 살리는 양질의 패스를 연달아 보여줬습니다.
특히 4쿼터에 연속된 3번의 켐버치에게 피딩한 더블팀에서 빠져나온 패스는 팀을 살리는 결정적 역할
있였고요.이런걸 뜻합니다.
-더블팀 보이시죠? 여기서 오픈된 선수에게 좋은 패스 해주는게 최우선인데 켐 버치가 숏롤하게 해줘서
결국 오픈 3점이 포르니에에게 갑니다.
-역시 횡으로 나갈법한 뻔한 패스대신 숏롤하는 오픈 켐 버치에게 좋은 패스를 줘서 컷하는 아이작에게
피딩할수 있게 해줍니다.4쿼터에 똑같은거 2번 더 나와서 다 득점에 성공한것도 접전에서 굉장히 크게
작용했습니다.
이게 왜 놀랍냐면,로스는 샷피니셔지 패스를 잘 못하는 선수입니다.특히 원래 더블팀에 디게 약한데
토론토가 이렇게 나올걸 뻔히 알았던 올랜도가 죽어라 이걸 연습한게 명백합니다.켐버치의 각도설정이나
동선,로스의 기다린듯한 침착함이 그걸 방증하고,이날 슛이 안들어갔을지언정 (로스의 원래 공식인
오프스크린 점프슛에 대한 수비는 이날 끝장나게 좋았습니다.)이런 패스로 팀 오펜스에 대한 공헌은
확실히 했고,토론토 입장에선 이 패턴을 못막은게 뼈아펐습니다.
또한 로스는 포르니에랑 반대로 1:1 수비는 꽤 해내는데,팀 디펜스 인지력은 상당히 저질입니다.
아까 위의 포르니에가 2:1상황같은 팀디펜스에서 잘 움직여주는 대신 1:1은 구멍이라면,로스는 반대.
뵈사디시피 아이작이랑 스위치했는데 전혀 갈피를 못잡고 각을 이상하게 잡죠.이런 장면이 로스 수비장면
에서 자주 나옵니다.하지만 정직한 1:1에선 꽤 좋고요.로스랑 포르니에는 선호 오프스크린 위치도 반대지만
수비 특질도 반대라 재밌어요.
4.어거스틴과 대니 그린.그리고 애런 고든
이날 전반 어거스틴 활약이 대단했습니다.죄다 터프샷임에도 드리블로 잘 찢고 본인이 마무리를 잘했는데
전반에 이런 활약을 본 토론토가 가만있지 않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마크맨을 라우리에서 대니 그린으로
바꿉니다.그리고 이 순간 이후 어거스틴은 후반내내 침묵하기 시작했고요.극명한 차이를 1장면으로 보시죠.
대니 그린은 샌안 시절부터 리그에서 이걸 가장 잘하는 선수입니다.
업계 용어로 "Rear-view-contest"라고 하는데,슛을 쏘게 하되 뒤에서 칼 블럭이나 컨테스트를 때리는거죠.
이 과정에서 파울없이 슛을 주되 마지막 샷디펜스 순간 위협을 주는 수비면에서 대니 그린만큼 깔끔한
수비수는 거의 없습니다.이것이 그가 가드중에서도 블럭을 꽤 많이 하게 하는 장면이기도 하고요.
후반 시작하자마 대니 그린을 어거스틴에게 붙여버리니 수비빵구인데 공격땜에 쓰던 어거스틴의 활용도는
낮아지고,이때 올랜도의 또다른 약점이 드러납니다.
바로 어쩔 수 없이 세컨 핸들러로 애런 고든이 온볼로 드리블 드라이브를 치기 시작하는데,이게 효율이
낮거든요.그래서 3쿼터는 올랜도가 재미를 못봅니다.
-올랜도 경기 안풀릴때 젤 흔한 장면입니다.애런 고든이 픽앤롤이건 아이솔이건 1:1로 드리블 풀업 때리는
장면인데,보시다 시피 리듬이 안좋고 한발로 끊어 솟구칠때 슛이 짧은 고든의 언밸런스가 그대로 나타나요.
작년에 비해 이런 장면을 많이 거세한게 클리포드가 잘한것인데,이 날 경기도 하다 안되니 이런게 나왔고
이내 마카윌에게 온볼을 넘기게 만듭니다.(그리고 여기서 마카윌이 잘해버려요)
5.기타 이야깃거리
1) 마크 가솔의 망설임.
가솔과 카와이가 2:2를 하면 거의 반드시 애런 고든은 late-switch 혹은 peel back이란 수비를 합니다.
즉 픽을 끼면 스위치를 바로 내주는게 아니라 가능한한 최대한 카와이에게 붙어준다음 늦게 가솔에게
복귀하는 스위치수비법인데,이때 가솔이 2~3번이나 엉터리 디시전을 보여요.그냥 3점을 때리거나
다른 플레이를 해야하는데 극강 1:1수비수 애런 고든 상대로 어설픈 드리블 치다 말린 장면이 꽤
뼈아펐습니다.
-이게 peel back (혹은 late switch) 장면인데 고든이 카와이한테 갔다가 순간적 2:1로 슛기회 봉쇄후
다시 가솔에게 붙죠.가솔이 여기서 공격템포 죽이거나 턴오버 한게 수정되어야 할것입니다.
2) 시아캄의 1:1이 이 시리즈에선 매치업상 카와이보다 나을지도.
시아캄의 1:1은 카와이의 점퍼 기반과 달리 약간 달리며 러너/플로터를 던지거나 스핀 섞어서 림근처에서
보드를 이용하는 타입에 가깝습니다.효율을 떠나 리듬이나 오펜리바 난이도등에서 약간 이 시리즈만큼은
시아캄을 더 쓰는게 나을수도 있겠다 싶어요.카와이는 고든이 막지만,시아캄 수비수는 포르니에나 다른
약한 수비수일때가 많을수 밖에 없거든요.
끝내면서.
상술했듯,올랜도는 준비한 전략 및 실행도 좋았지만,낮은 기대값의 플레이들이 잘 터졌고
토론토는 그것들이 거의 안 터졌는데도 접전이라 토론토가 시리즈 가져갈것이라 예상은 하지만
경기 내적으로 정말 수준 높은 경기였기에 남은 시리즈도 재밌을거라 생각합니다.
이원두 잘 하더군요. 이원두는 드래프트 당시 윙 디펜더로 관심있게 봤었는데 1차전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너스가 후반에 그린 붙인거 좋았고 가솔이 스위칭에서 털린거는 클로징 아웃이 좀 더 빠른 이바카 였다면 좀 다르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