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식서스 경기 감상 (19.03.15. vs SAC)
-리그에서 가장 템포가 빠른 팀 중 하나인 킹스를 맞아, 함께 빠른 템포의 경기를 펼친 필리였습니다. 서로 런을 주고받으며, 필리가 10점차 내외로 달아나면 킹스가 금새 쫓아와 접전을 만드는 양상이 반복되었습니다. 하지만 4쿼터 후반에 필리가 다시 런을 달리는 상황에서, 엠비드의 2번의 블락과 페이더웨이가 작렬하여, 킹스의 끈질긴 추격을 마침내 꺾을 수 있었습니다.
-트레이드 이후 필리 주전 5인방의 롤 분배가 잘 드러났고, 또 그 분배대로 잘 진행되었던 경기였습니다. 팀의 중심 엠비드는 리바운드(17개)와 수비(4블락)에 힘을 쏟으며, 동시에 경기 내내 득점 레벨을 유지했습니다(21득점). 전반에 부진했던 해리스와 레딕은 각각 3쿼터, 4쿼터에 부활하며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팀 공격을 이끌었고요(각 19득점). 버틀러는 공수의 윤활유 역할(7도움, 2스틸, 1블락)을 하며, 팀의 볼 움직임이 죽었을 때 아이솔, 자유투 짜내기 등을 보여주며 해결사 역할 또한 해냈습니다(22득점, 야투 8-14, 자유투 6-7).
하지만 그 중에서 제 눈에 가장 띄었던 것은 시몬스의 플레이스타일 변화였습니다. 우선 미스매치 상태에서 포스트업 공격이 많이 늘었고, 돌파 시 골밑까지 진입했을 때 어깨를 먼저 집어넣고 스탭 밟는 모습도 많이 보여줬습니다. 예전에는 돌파할 때 컨택을 두려워한다는 평가까지 받았던 시몬스인데, 이제는 꽤나 터프하고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합니다. 그만큼 자신의 득점력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뜻이겠죠. 돌파 시작할 때 패스 루트부터 보는게 아니라 자기 득점 루트부터 보는 시몬스를 보니, 정말 많이 노력했겠다 싶습니다.
덕분에 예전에 비해 어시는 많이 줄었어도(오늘 5도움) 확률높은 방향으로 득점을 해내며(18득점, 야투 8-12, 자유투 2-2!!!) 수비가 자신을 내버려둘 수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리딩에 대한 부담은 1번롤에 익숙해지고 있는 버틀러와 나누고요. 지난 플옵에서의 뼈저린 실패 이후 시몬스가 자신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낼 지 궁금했는데, 필리 코치진이 훌륭한 해답을 내놓은 듯 합니다.
-3쿼터에 토비가 살아나는 타이밍(3쿼터 해리스 10득점)에는, 절친 보비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벤치 타임에 대놓고 토비&보비 빅투빅 픽앤롤을 밀어주는데, 픽앤롤 볼 핸들러인 토비도 엄청 큰 편이지만 롤러 보비는 말할 것도 없죠. 그냥 토비가 골밑 쪽으로 높이 붕 던지면 보비에게로 볼 투입이 되는 걸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보비가 마냥 블랙홀도 아니고, 눈빛만 봐도 통하는 콤비인 토비에게 볼도 잘 빼주고요. 다재다능한 토비와 골밑에서 도미넌트한 보비를 100% 활용하는 공격루트라고 생각합니다.
꼭 보반과의 2:2가 아니더라도, 벤치 멤버가 총 출동한 시점에서 브라운 감독은 해리스에게 의도적으로 계속 볼 운반을 맡기더군요. 옆에 맥코넬이 투입되었는데도 말이죠.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필리의 벤치 경쟁력은 (토비-보비 투맨 게임을 제외하면)많이 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벤치 자원들 모두 저마다의 장점이 있지만, 샤멧-코크마즈가 책임져주고 있던 3점을 통한 스페이싱이 잘 안되고 있죠(마이크 스캇이 준주전 수준으로 중용되는 이유이기도 하겠습니다). 때문에 벤치 타임에 공격이 꽉 막힌 답답한 상황을 뚫어줄 주전 투입이 필수이고, 마침 3점도 되고 아이솔도 되고 픽앤롤 전개도 되고 죽은볼 처리도 되는(...쓰고 보니 진짜 다재다능하네요) 해리스가 낙점된 것 같습니다. 해리스가 잘해주는 덕분에 제 예상보다도 벤치 공격이 원활하게 도는 느낌이었어요. 같은 이유에서, 필리가 플옵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리스와 버틀러(역시 다재다능해서 비슷한 역할을 맡을 수 있죠)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예상해봅니다.
-드디어 킹스와의 악연(3연패)을 끊어낸 점은 칭찬해주고 싶지만, 사실 달아날 수 있는 타이밍에 나온 어처구니없는 턴오버, 4쿼터에는 쓸데없이 빠른 파울 적립 등 아직까지 모자란 부분도 많이 보이는게 사실입니다. 결성된지 얼마 안된 팀이란 걸 감안해도, 더 높은 위치를 원한다면 빨리 고쳐야 할 점들이겠죠. 마침 다음 경기는 현재 리그 1위팀인 밀워키 원정입니다. 동부 엘리트 팀을 상대로 풀라델피아가 얼마나 해낼 수 있을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지켜보려 합니다
멋진 리뷰글 잘 보았습니다.
아직 어수선한 면이 아쉽긴 해도 이번 시즌 버틀러, 해리스의 영입은 꽤 괜찮게 느껴집니다.
다음 밀워키전을 필두로 남은 기간 잘 합을 맞춘 이후 플옵에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여
다음 시즌에도 이 선수들과 같이 챔피언 컨텐더로 발돔움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