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드래프티 베렛, 하치무라, 볼볼 등 몇몇 대결 구도
대학 강호들이 슬슬 토니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평소 생각했던 대결 구도 몇 가지를 적어봤습니다. 이번 드래프트가 자이온 빼면 관찰자에 따라 선호도가 많이 갈리는 편이고, 또 제가 올해 대학 경기를 처음 보는 것인지라 이 글도 많고 많은 의견 중 하나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베렛은 몇 번 다루었으니 그 외의 선수들 위주로 서술했습니다(이름 옆에 참고사항으로 현재 ESPN DraftExpress 순위를 적어놓았습니다).
1. RJ 베렛 (2픽) vs 자렛 컬버 (7픽)
득점 볼륨에서 우위를 점하는 베렛이 시즌 내내 지적받던 샷셀렉션과 패스 역량 은 고스란히 컬버의 장점이 됩니다. 컬버 또한 팀의 에이스로서 어려운 슛을 담당하면서도 공격 과정에서 나오는 패스는 상당히 좋은 편인데요.
▲ 이 둘의 단순 어시스트 스탯은 비슷해 보이지만 100포제션당 어시스트나 AST% 같은 스탯을 들여다보면 컬버가 더 좋은데요. 예전에는 격차가 꽤 컸었는데 베렛이 많이 따라온 편으로, 이는 최근에 베렛이 괜찮은 패스들을 한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플레이 특성과 더불어 드래프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프로에서의 역할로 접근해도 이 둘은 뚜렷이 비교됩니다. 베렛은 어찌되었든 본인이 공을 가지고 공격의 주가 되었을 때 위력을 발휘할 (혹은 그렇게 쓸 수밖에 없는) 타입이고, 반대로 컬버는 프로 왔을 때 제2,3의 핸들러 역할이라든가 컷인, 스크린 등등 다양한 역할 수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 준수한 패싱과 더불어 이렇게 동료에게 스크린을 제공해주는 영리함은 매력적이고요. 베렛에게 이런 스크린 제공을 기대하기는 힘들고, 프로 가서도 대학에서와 마찬가지로 본인에게 공을 쥐어줬을 때의 생산성이 성패를 가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 디안드레 헌터 (6픽) vs 루이 하치무라 (15픽)
이 둘은 전미 랭킹 수위권에 드는 대학 팀의 주요 공격 옵션들이자 대학에서 오래 뛴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둘 다 윙맨으로 봤을 때 사이즈가 좋은 가운데, 공격 스타일을 보면 헌터가 윙맨과 빅맨 중에서 윙맨에 가깝고 하치무라는 빅맨에 가깝다는 차이점이 있는데요.
둘의 공격 스타일 차이는 슈팅 거리와 픽앤롤 역할 에서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첫 번째로 슈팅 거리. 헌터도 사실 경기당 2.4개 시도로 3점 시도가 충분치 않아 표본 문제가 제기되지만, 79.7%라는 준수한 자유투 성공률과 더불어 미드레인지 점퍼의 가용 거리를 보면 꽤 긴 편입니다. 반대로 하치무라는 페인트존 안이나 살짝 걸치는 곳에서는 칼 같은 성공률을 보여주는데 반해 여기서 조금만 벗어나면 슈팅 위력은 반감됩니다. 3점 성공률은 좋지만 경기당 1.0개 시도라 많이 안 던지는 편이고요.
▼ 두 번째로 픽앤롤 시의 역할. 헌터는 예전에 다루었듯이 간간이 픽앤롤 볼핸들러 역할을 하면서 본인이 돌파, 점프슛, 혹은 롤맨에게 패스를 했는데요.
▼ 하치무라는 아래처럼 픽앤롤 시에 핸들러 역할보다는 주로 롤맨 역할을 맡았습니다.
현 리그에서는 공격에서 윙 역할이 가능하면서도 수비에서 윙맨과 빅맨 커버가 가능한 선수들은 귀한 자원이라 평가받습니다. 하치무라는 앞서 살펴봤듯이 공격에서 윙이라기보다는 빅맨 스타일이라 아쉽게도 이런 트렌드에 살짝 엇나간 선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헌터 또한 코트 전방위적인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또 운동 능력도 엘리트급은 아니지만, 하치무라보다는 더 윙맨 쪽에 가까운데요.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시즌을 겪으면서 다수의 매체에서 헌터의 순위가 꽤나 올랐습니다(ESPN 기준으로 보면 12픽(1월8일) -> 9픽(1월17일) -> 6픽(3월1일)). 물론 드래프트 풀이 얇기에 안정적인 자원이라 평가받는 헌터가 반사이익을 본 면도 있을 거고요. 토니를 거치고 컴바인이나 팀별 워크아웃을 거치고도 높은 순위를 유지할지 관심이 갑니다.
3. 볼볼 (14픽) vs 잭슨 헤이즈 (10픽)
한때 ESPN 랭킹 4위 였던 볼볼이 지금은 로터리 끝자락까지 떨어진 결정적인 이유는 당연히 시즌아웃 급의 부상일 겁니다. 거기에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어져오던 멘탈, 성실도 이슈도 있겠고요. 이와는 대조되게 헤이즈는 슬금슬금 본인의 순위를 끌어 올렸습니다.
헤이즈의 주 득점 루트는 받아먹기로 롤맨으로서의 시너지 스탯이 상위94% 로 상당히 좋은데요.
https://twitter.com/NBADraftWass/status/1102755329585135618
볼볼이 대학 무대에서부터 보인 뚜렷한 문제들(힘 부족, 지나친 점프샷 비중등등)을 감안하더라도, 긴 슛거리부터 포스트 무브까지 부상 전 경기에서 보여준 볼볼의 공격은 헤이즈의 공격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다재다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상에 대한 우려도 크고 또 완전히 회복한다 해도 프로에서 위력적인 득점을 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기에 차라리 헤이즈의 간결한 득점이 땡길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아직까지도 빅맨이 가지는 수비 영향력은 크기에 빅맨인 두 선수의 수비력도 중요한 평가 요소입니다. 볼볼이 제 예상보다 넓은 범위에서 블락도 기록하고, 또 BLK% 도 헤이즈보다 높지만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힘의 부족과 소극적인 태도 였습니다.
▲ 위 두 장면모두 1. 아무런 저항 없이 상대방이 깊숙한 위치에 자리 잡는 것을 허용하고 2. 그 이후에도 달라붙는 것 없이(오히려 볼볼쪽에서 접촉을 피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저 본인의 높이로만 상대하려고 합니다. 힘에서 안 되니 자신이 없는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최소한의 저항도 없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생각합니다.
헤이즈는 볼볼에 비해 시간당 블락 횟수는 더 높지만 BLK% 는 낮았는데요. 사실 헤이즈도 아직까지 다듬을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상대를 막는 데에는 볼볼보다 훨씬 적극적이고 끈질기게 달라붙습니다.
▲ 위 장면에서 헤이즈도 상대에게 골밑에 가까운 위치를 허용하는 잘못을 하나, 이후 수비에서 최대한 상대쪽으로 붙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볼볼과는 대조가 됩니다. 또한 수비 활동 범위 도 볼볼보다 넓은데요.
▲ 위에서 1. 헷지 나가며 왼쪽 돌파 경로를 차단하고 2. 다시 본인 마크맨 수비로 돌아와서 마크맨 견제하다가도 3. 페인트존에 침투한 상대 슛을 블락 해내는 장면은 헤이즈의 장점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헤이즈는 지금 리그가 빅맨들에게 요구하는 기동력을 공격 쪽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데 반해 볼볼한테는 부상을 떠나서 이런 민첩한 모습을 바라기는 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헤이즈가 지금으로서는 점프슛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겠고 또 괜찮다고 평가받는 수비에서도 파울이 많은 것 등 아직은 원석에 가까운 형태라 성장이 정체되면 곤란하겠지만, 그래도 수비를 보면 농구 감각은 있는 것 같아서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기대가 됩니다.
4. 로터리 순번까지의 빅보드
2주 전에 The Ringer 에서도 스네이크 드래프트 형식으로 첫 번째 순위를 내놓았는데요. 여기서 스네이크 드래프트란 철수, 영희, 민수 이렇게 3명이서 뽑을 때 1픽을 철수 2픽을 영희가 뽑으면 3픽과 4픽 두 개를 민수가 뽑고, 다시 5픽은 영희 6픽과 7픽 두개는 철수가 뽑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인 순위 결정과는 달라서 참신한 순위가 많았으나 분량상 같이 정리하지는 않았습니다. The Ringer 순위는 표 아래 링크에서 따로 확인 가능하십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s://www.theringer.com/nba/2019/2/20/18232463/2019-nba-draft-big-board-february
볼볼 신장이 어떻게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