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드래프트 베렛, 랭포드, 헌터 개인적인 흥미 포인트
이번 드래프트가 자이온 빼면 실링이 낮고 결점이 많다는 평이 대세지만, 개인적으로 자이온 이외에도 흥미롭게 지켜보는 선수들이 몇명 있습니다. RJ 베렛, 로미오 랭포드, 디안드레 헌터 이 3명 모두 전체적인 인상은 지난 글들에서 대략적으로나마 잡은 것 같아서 오늘은 집중해서 보는 부분들 위주로 써볼까 합니다.
1. RJ 베렛 SG/SF 신장 6'7" 윙스팬 6'9"
하프코트 공격 효율이 낮은 것도 그렇고, 주요 공격 루트인 돌파에 대해서도 볼핸들링이나 스텝 측면에서 계속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시너지 스탯을 봐도 여전히 림근처 야투율이 46.1% 로 안 좋은데요(어제 버지니아 경기 이전까지의 기록입니다).
https://twitter.com/mikegrib8/status/1093976088177340416
몇주 전에 매니아진에 포지티브님과 소닉님께서 돌파 시에 끝까지 파고들지 못하는 베렛의 스텝 특성을 써주셨는데, 이런 약점은 아래 경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 아래 움짤 둘 다 3점 라인밖에서 출발한 돌파들인데 스텝이 모자라다는 기존의 약점이 보입니다.
3점 라인 안에서 출발한 공격
위의 경기에서 여전히 긴 돌파가 안 먹혔고, 또 존안에서 움직일 때도 헬드볼이나 패스 턴오버가 나오긴 했으나, 거리를 좁힌 상태에서의 돌파는 흥미롭게 봤습니다.
▼ 여기서도 드리블 한번 치고 공을 일찍 두 손으로 잡는 모습이 나오지만, 돌파 거리 자체가 짧다보니 골밑까지 잘 도달하여 수비수와의 충돌을 이겨냅니다.
백보드에 공 맞히는 능력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돌파 시에 골밑까지 진입하는 능력은 아직도 부족합니다. 그래도 어쨌든 골대 근처까지 갔을 때 공을 백보드에 올려놓는 집요함은 좋게 보고 있는데요.
▲ 위 장면은 백보드 맞추는 능력 이외의 특성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적극성 이고, 부정적으로 말하면 상대 수비가 밀집된 지역에서 굳이 공을 받아 공격을 시도하는 우악스러움 입니다. 슛을 넣었다는 결과를 떠나서 좋은 슛찬스를 만드는 과정이 점점 중요해지는 현 트렌드에서 베렛의 적극성을 좋게 써먹으려면 베렛 본인의 기술 발전과 더불어 팀 전략도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재밌게도 이런 적극성은 대학 시절부터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반즈-위긴스 라인과는 정반대입니다. 세명 모두 뚜렷한 기술 약점이 있다는 공통점 외에, 반즈와 위긴스가 베렛보다 더 좋은 신체 스펙과 운동 능력을 가졌다는 차이점도 있고요.
베렛은 앤드원도 꽤나 많이 얻었습니다. 단순히 앤드원이 많을수록 좋다는 결론을 내리는 건 무리지만, 베렛이 이미 위긴스 대학 시절 전체 앤드원 횟수보다 더 많은 앤드원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베렛과 위긴스의 성향 차이를 어느 정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베렛 앤드원 16번/23경기 위긴스 앤드원 13번/35경기).
2. 로미오 랭포드 SG 신장 6'6.5" 윙스팬 6'11"
제가 랭포드를 보면서 던지는 질문들은 결국 하나로 귀결되는데, 손에 공을 쥐어줬을 때 일정한 생산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인가 즉 온볼 핸들러로 통할 것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이건 랭포드가 위력적인 온볼 공격수라서 그렇다기보다는, 간결한 공격을 잘 못하기 때문입니다.
컷인 들어가는 타이밍 보면 BQ도 괜찮아보여서 캐치앤샷 3점 성공률만 올라가면 좋을 것 같은데, 대학 무대에서도 주춤하니 프로 와서 나아질 거라고 막연히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고요. 3점 성공률이 25.6% 로 별로인 것을 떠나서, 오프더볼 무브하면서 공 잡자마자 슛 때리는 것이 잘 안됩니다. 공을 가지고 있을 때 샷메이킹 능력은 강점으로 평가받는데요(최근에는 스텝백 3점도 조금씩 들어갑니다).
문제는 이것이 코트 어디서든 미들 점퍼를 넣는다는 느낌보다는, 본인이 선호하는 출발 지점과 슛 공간을 만드는 패턴이 정해져있다는 점입니다. 공격할 때 빠르거나 점프를 높게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마크맨을 못 제치고 점퍼가 블락당한 경우도 몇번 있었고요.
픽앤롤 때 돌파는 괜찮게 하고 있는데, 눈에 띄는 것은 공격을 픽앤롤로 시작했는데 본인의 리듬을 찾으려 드리블 치면서 결과적으로 아이솔 공격이 되는 상황이 꽤 있다는 점입니다. 픽 타고 들어가는 돌파 마무리는 날카롭고 이때 나오는 패스들도 괜찮습니다만, 돌파할 때 상대 수비수를 힘으로 잘 이겨내지 못하는 장면들이 종종 나옵니다. 본인도 이를 의식하는지 돌파할 때 약간 수비수를 둘러간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 물론 위 장면에서 어려운 각도에서 공 올려놓는 감각은 높게 평가할만합니다. 림근처 야투율도 61.3% 로 엄청 좋고요(위에서 베렛이 46.1%를 기록한 그 스탯입니다).
3. 디안드레 헌터 SF/PF 신장 6'8" 윙스팬 7'2"
윙픽앤롤
레드셔츠 소포모어인 헌터는 저번 시즌까지만 해도 픽앤롤 볼핸들러 역할을 할 때 슛 시도가 4번 밖에 없었는데, 이번 시즌 들어서는 윙에서 전개하는 윙픽앤롤 비중이 꽤 늘었습니다. 저번 노트르담과의 경기에서 윙픽앤롤 공격 장면들을 몇 개 보여주었는데요.
▼ 첫 번째는 헌터의 마크맨 수비수가 스크린 뒤쪽으로 빠지는 경우로 이때 헌터는 드리블 한두 번 치고 들어가서 롱2를 때리고요.
▼ 두 번째는 동료 스크리너가 순간적으로 골밑으로 돌진할 때 패스를 주는 경우입니다.
이런 패턴은 헌터 본인의 슛 찬스를 만드는 것은 물론 롤맨한테 패스를 줄 수도 있어서 팀 입장에서도 좋은 공격 옵션입니다. 그런데 듀크처럼 수비 전략을 올스위치로 짜왔을 경우에는 윙픽앤롤을 전개하면 수비수들끼리 바로 마크맨을 바꿔버려서 일대일 형태의 공격이 됩니다.
▲ 헌터가 간간이 온볼 돌파도 보여줬기에 윙픽앤롤 플레이가 깨져도 듀크 센터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공격하기를 바랐으나 결국 패스를 하는 장면입니다. 듀크와의 2경기 모두 포스트에서 공을 받고 진행하는 아이솔로 점퍼 득점을 올려주었으나, 아직까지는 코트 전체에 걸친 적극적인 공격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단 2차전에서는 1차전과 달리 듀크 수비수들이 헌터를 잠깐 놓치면서 윙픽앤롤에서 한두 번 슛찬스가 나오긴 했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흥미 포인트라고 글을 시작했으면서 어째 각 선수들의 단점들도 많이 다룬 것 같기는 합니다. 어느 평가를 봐도 17,18 드래프트보다 약한 드래프트라는 평가를 받으나, 개인적으로 대학 선수들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이들이 프로 와서 잘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최근의 선수 랭킹을 올리면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태클은 아니고
백보드에 공을 맞추는 x 맞히는 o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