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번역해 올린 매니아진 글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좋아했던 선수입니다만...
| [가입기념] 마크 가솔 스토리 | NBA Maniazine
| [SI 번역] 가솔 형제에게는 농구는 큰 세상의 일부일 뿐이다. | NBA Maniazine
아래 글이 올라온 것처럼, 오늘 트레이드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죠.
위에 올린 첫번째 글인 2013년 2월 당시 잭 로가 쓴 칼럼(마크 가솔 스토리)을 읽어보면 당시 가솔은 팬들의 평가보다 업계 내부에서 훨씬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였습니다.
그런데 정확하게 6년이 지난 지금은 그 반대로 보여지죠. NBA 팬들의 평가보다 업계 내부에서 냉정하게 평가하기에 그리 높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선수였다는 것이죠.
그리고 가솔에 대한 애정과는 별개로, 오랫동안 지켜봐오면서 저도 그러한 평가에 어느정도 동의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올해 들어 더 그랬습니다. 왜냐 하면...
느린 선수라 최근 트렌드인 빠른 공격을 하는 팀에서는 거의 못씁니다. 더불어 리딩을 하려는 성향이 강하고, 또 탑에서 리딩을 잘 하는게 장점인데, 이미 포가가 잘하고 보조리딩까지도 어느정도 갖춰진 팀에서는 그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죠.
결국 합이 맞는 팀들이
1. 속공보다는 하프코트 공격을 하고,
2. 포가가 리딩보다는 공격성향이 강해서 보조리딩을 하는 선수가 필요한 팀들입니다.
여기에 제일 들어맞는 팀이 샬럿이고 그래서 샬럿이 목을 매고 딜을 며칠간 끌고왔지만 안타깝게도 카드가 안 맞았죠.
토론토의 경우도 1은 맞고, 2의 경우에도 라우리가 콘리보다는 공격성향이 강한터라 어느정도 좋은 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 그 외에는 크게 생각나는 적합한 팀이 없어요. 샌안 정도가 있지만 줄 수 있는 카드가 없죠.
이와는 별개로, 멤피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저께 가솔이 빠진 경기를 보면서 새삼 다시 느꼈습니다만... 아주 냉정하게 말해 가솔이 팀, 특히 팀의 기둥인 콘리와 팀의 미래인 JJJ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긍정적이지 못했습니다. 먼저 콘리에 대해 언급해 본다면
그저께 콘리가 혼자 리딩을 맡으면서 이번 시즌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가솔이 탑에 서있으면서 공을 오래 잡고 있을때는 보기 힘들었던 과감한 코트 휘젓기와 속공 지휘, 역시 느린 가솔이 하지 못했던 JJJ나 랩을 활용한 빠른 픽앤롤 등이 자주 나왔죠.
몇 년전만 해도 콘리-가솔의 픽앤롤은 팀의 가장 주 공격루트 중의 하나였습니다. 이번 시즌에 그 픽앤롤이 거의 시도되지 않았던 이유는 감독이 공격플랜을 못 짜온 탓도 있지만 더 이상 가솔이 픽앤롤 파트너를 할 수가 없었던 탓도 큽니다.
다시 말해 느린 발 탓에 스크린을 서고 난 뒤에 골밑으로 침투하면서 콘리의 패스를 받아줄 수 없었고 오직 그 자리에 서서 다시 콘리가 빼주는 패스를 받아 3점을 던지는 픽앤팝 밖에는 하지 못했어요. 상대는 그 수를 다 읽고 나온 터라 4쿼터만 되면 콘리-가솔의 답답한 투맨 게임이 계속 실패하면서 패배를 당하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가솔은 고집스럽게 자신이 외곽에서 리딩을 하거나 콘리의 스크리너 역할만을 고집했지 골밑에 들어가서 공격을 풀어줄 노력을 하지 않았구요.
JJJ의 경우를 보면,
원래 시즌 시작할 때 생각했던 이상적인 모습은 예전 로빈슨-던컨 era 였죠. 팀의 베테랑 센터가 후배를 끌어주면서 성장을 돕는. 저도 그런 취지의 글을 쓴 적이 있구요. 그런데 가솔은 안타깝게도 그런 멘토가 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이상하리만치 예전 랜돌프와의 하이-로 투맨 게임을 할 의향이 없었습니다. 랜돌프는 항상 골밑에서 자리를 잡고, 탑에 선 가솔이 좋은 패스를 넣어주곤 헀는데, 이번 시즌 중반 이후 JJJ가 골밑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아도 가솔은 엔트리패스를 별로 넣어주지 않았죠.
그리고 원래도 리바운드가 약한게 JJJ의 단점인데, 가솔 특유의 소극적인 리바운딩은 그런 성향을 개선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특히 가솔은 커리어 내내 오펜리바에는 거의 참여를 하지 않는데, 신인인 JJJ까지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답답했죠. 가솔이야 오펜리바보다 느린 발로 인한 상대의 속공을 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젊고 빠른 JJJ는 그럴 이유가 없었거든요.
당장 지난 몇 게임에서 노아와 랩이 아주 적극적으로 리바운드 싸움에 참여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본 JJJ가 자극을 받아서 훨씬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나서는게 보였습니다. 이제 막 19살이 된 어린 친구인데 선배들 모습을 보면서 영향을 안 받을 수 없죠.
JV는 가솔보다 훨씬 적극적인 리바운더이고, 그 옆에서 뛰게 될 JJJ가 적극적으로 리바에 참여해주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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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냉정하게 이야기했지만, 의심할 바 없이 마크 가솔은 멤피스가 배출한 최고의 선수입니다. 멤피스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홈타운 보이이기도 하고, 드랩에서 막차로 지명되어 홈 팬들을 포함한 누구도 기대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멤피스로 돌아와... 팀의 처음이자 긴 전성기(샌안 다음으로 긴 플옵 출전 기록)를 이끌어 온 주역이었죠.
| [번역] 콘리 가솔의 마지막 밤일수도 있는 날, 그들이 느낀 팬들의 사랑 | NBA Maniazine
이 글에서 드러나듯이 매우 섬세하고 사려깊은 선수이기도 하구요. 어쩌면 그 자신도 앞에서 제가 지적한 한계들을 느끼면서 이 프렌차이즈에서 더 이상 기여할 여지가 많지 않다고 생각해 스스로를 비워내는 선택을 했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자신이 리빌딩에 걸림돌이 된다면 나가는 것이 이 팀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을 거란 이야깁니다. (본인이 먼저 트레이드를 요청했죠) 그 정도로 그가 멤피스에 대해 갖는 애정은 큰 것이었어요.
2013년 2월에 제가 NBA매니아 가입하면서 처음 올렸던 자크 로의 '마크 가솔 스토리'에서 번역하면서 가장 찡했던 부분을 인용하면서 글을 맺을까 합니다. 그가 이 도시를 얼마나 사랑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죠.
마침내 48번째로 마크가 레이커스에 뽑혔고, 곧 LA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GM 미치 컵첵이 트레이닝 캠프에 참여하라고 했지만, 그는 이미 자신이 여기서 프로 플레이어이니 당신들한테 트라이아웃 보여주러 갈 의향은 없다고 선언해 버렸습니다. 컵첵은 이해했고, 마크는 곧 마음을 가라앉히고 과연 자신이 NBA로 갈 수 있을지 의심하기 시작했죠. 그는 아버지에게 "아버지, 제가 멤피스에서 뛸 수 있게 된다면 정말 멋지겠죠?" 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그가 토론토에서 꼭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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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내용에 대체적으로 공김아 믾아 갑니다. 개인적으로는 11월의 가솔과 12월/1월의 가솔을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문에 써주신 냉정한 분석들을 대부분 공감하지만, 과연 JB가 상식적인 - 즉 34살에 잔부상도 있던 선수는 당연히 출전시간 관리해주면서 써야지, 마침 JJJ라는 어린 선수도 있으니 배분은 문제없다 - 기용을 했더라면 11월 모습에서 12월처럼 급격히 부진하게 됐을지를 생각해봐야 할테고, 11월같은 모습이었다면 업계 평가가 과연 낮았을까? 하면 그건 아니라고 보거든요.
결국 11월의가솔(=멤피스 팬들이 생각하는 가솔)과 12월/1월의 가솔(타팀에서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함을 갖고 싶어하는 부분을 제공한 가솔)의 차이가 시각차이를 만들었다고 보구요, 개인적으로 멤피스 팬 입장에선 아쉽기 그지없는 딜이지만, 가솔 개인에게는 어차피 JB가 안짤리고 계속 감독을 하고 있는한 팀에게도 본인에게도 단점이 더 부각될 일만 남았었으니, 지금 시기에 토론토로 가서 관리받으며 스스로를 다시 드러내고 우승 반지를 끼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