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브루클린 네츠가 어땠는지 기억나? 지금은 꽤 괜찮아
위에 언급한 모든 것들을 감안하면, 요즘 네츠의 상승세는 흥미롭지 않을 수가 없다. 5연승을 달리고 있는 네츠는 사실, 지난 한 달 반의 시간 동안 리그 전체 승률 공동 1위(글 작성 시점 기준)의 팀이었다. 현재 26승 23패의 성적을 기록 중인 네츠는 현재 동부 지구 6위에 올라 플레이오프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캐니 앳킨슨 감독이 이끄는 네츠는 최근 팀의 포인트가드들의 성장세를 통해 성공가도에 오른 모습인데, 특히 디안젤로 러셀은 올스타 후보에 거론될 정도로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https://www.nydailynews.com/sports/basketball/nets/ny-sports-kenny-atkinson-point-guards-nba-20190115-story.html 참조: 앳킨슨 감독은 휴스턴 시절 브룩스와 린, 애틀랜타 시절 티그를 성장시키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심지어 지난 12월 초 8연패의 수렁에 빠진 채, 경기 막판에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았던 이 팀은, 어느 순간 클러치에서 지지 않는 팀으로 변모했다. 이런 변화는 아마도 팀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선수인 카리스 르버트가 장기 부상을 당한 이후부터 본격화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네츠가 좀처럼 승리를 거두지 못하던 때에도, 그 안에서는 분명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좋은 전략과 결정이 하나하나 쌓여 나갔고, 마침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변화를 위한 대부분의 움직임들은 일종의 관념적이고, 실험적이며, 필수적인 성격을 띄고 있었다. 네츠만큼 픽 보관함이 텅 빈 상태의 구단은 없었기 때문에 팀은 재능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꽤나 창의적인 스텝을 밟아야만 했다. 션 막스가 이끄는 프론트 오피스는 스펜서 딘위디처럼 무시되었거나, 저평가된 선수들을 발굴해야했으며, 이 선수들을 로테이션 멤버 수준 이상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믿음을 놓지 않았다.
오랫동안 NBA 구단 어시스턴트 코치로 일했던 앳킨슨을 선임한 것은 그 과정의 핵심이었다. 팀의 승리가 패배보다 슬슬 많아지기 이전부터, 플레이오프 자리를 노릴 수 있을만한 좋은 자원이 모이기 전부터, 앳킨슨은 공수 양면에 걸쳐 팀의 슛 프로필에 변화를 가했다.
앳킨슨이 부임하기 한 시즌 전이었던 2015-16시즌, 네츠는 Second Spectrum의 슛 퀄리티 지표에서 30팀 중 26위에 머무르고 있었다. (슛 퀄리티란 평균에 해당하는 NBA 선수를 기준으로, 시도된 슛의 성공 가능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역주: 얼마나 들어갈 만한 슛을 쏘느냐를 측정한 지표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그가 부임한 이래 팀의 슛 퀄리티는 매우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16-17시즌과 2017-18시즌에 네츠의 슛 퀄리티 순위는 각각 5위와 4위였다. 올 시즌 네츠의 슛 퀄리티 순위는 9위이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네츠는 기본적으로 앳킨슨의 멘토인 마이크 댄토니가 이끄는 휴스턴과 유사한 공격 철학을 받아들였다는 이야기다(두 구단이 NBA의 한 경기 내 최다 3점 시도 경기를 만들어낸 것을 떠올려보자). 스크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러셀과 그의 동료들은 좀처럼 미드레인지 슈팅을 시도하지 않으며, 늘상 더 높은 성공률을 찾아 헤매는 경향을 보인다. 현재, 네츠보다 림으로 더 많이 돌진하는 팀은 없으며(드라이브 시도 수 1위), 최근 3시즌 간 자유투 성공률 측면에서 10위 밖으로 밀려난 적도 없었다.
수비면에서도 기본적인 철학은 동일하다. 네츠는 상대가 소위 말하는 분석의 법칙을 어기도록 강제하는 수비를 펼친다. 올 시즌을 포함한 지난 3시즌 동안 네츠의 상대 팀들은 미드레인지 구역에서 롱2를 많이 구사해야했다(세 시즌 모두 상대 롱2 시도 5위권 이내). 상대가 운좋게도 림으로 돌진을 한 이후라면, 20살의 재럿 앨런을 넘어서야 한다. 앨런이 누군가? 이 게임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 몇몇에게 굴욕을 안겨준 이가 아닌가... (르브론, 쿤보 등) 이 앨런은 보통은 홀로 골밑을 사수하기도 한다(원 맨 존 디펜스). 마지막으로 네츠는 박스 아웃 면에서도 리그 내 정상급에 해당하는 구단이기도 하다. 얼른 상대의 공격을 끝내고 싶어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다.
이 조합 - 가장 효율적인 슛을 구사하려고 하면서, 상대에겐 그 반대를 강요하는 - 은 그러니까 <쇼생크 탈출>의 앤디 듀프레인이 탈출을 위해 사용한 망치와 같은 것이었다. 팀의 전략과 재능, 그리고 마침내 갖게된 클러치에서의 성숙한 경기력이 길고긴 터널의 끝을 알린 셈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4DYHmTCGUGU <- 글에 첨부된 영상입니다. 눌러보세요..)
브루클린은 지난 시즌 막바지와 올 시즌 초반, 특히나 경기 막판에 굉장히 갑갑한 장면을 연출해내곤 했다. 그것이 자신들의 부주의에서 비롯되었던, 잘못된 판정에 희생을 당했건, 혹은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던가 하는 식이었다. 때로는 네츠가 정말 새롭고 더욱 비참한 방식으로 접전 경기를 지는 방법을 기어코 찾아내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하지만 이랬던 네츠가 달라졌다. 지난 12월 1일까지 클러치 상황에서 4승 10패를 거뒀던 팀이 이후 같은 상황에서 11승 4패의 성적을 거두는 팀으로 거듭난 것이다.
네츠가 놀라운 클러치 성적을 거두는 동안 눈에 띈 변화는 러셀과 딘위디의 공존이었다. 둘의 공존이 지난 두 시즌 동안 Net-rating 측면에서 크나큰 역효과를 만들어냈었기에 정말 놀라웠다. (이는 앞으로도 재밌는 관전 포인트가 될 법하다. 러셀의 미래 때문에 그런데, 다가올 시즌 그가 RFA가 되는 반면, 딘위디는 이미 3년의 연장계약을 마무리지은 까닭이다. 딘위디가 부상으로 상당한 시간 동안 결장하게 되는데, 러셀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흥미롭다.) 더불어 몇 가지 다른 요소들도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NBA 최고의 퍼리미터 슈터로 거듭난 조 해리스가 그 중 하나이며, 올 해의 대단한 발견이라 할 수 있는 로디온 쿠루츠의 등장이 나머지 하나다.
순탄하게 상승세를 타고 있는 네츠이지만, 사실 그들에게도 몇 가지 이슈들이 남아있다.
우선, 브루클린이 리그에서 가장 높은 턴오버 비율을 기록한 팀 중 하나라는 점을 기억하자. 반면, 네츠는 앨런에게 페인트 수비를 일임하는 정책 상, 스페이싱에 중점을 두는 빅맨과 매치업 될 시 어려움을 겪는 경향이 있다. 특히 상대의 턴오버를 유발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앨런의 위치 상 상대 핸들러에 큰 압박을 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팀의 리딩 스코어러 러셀이 그 어떤 볼륨 슈터들보다도 적은 자유투 시도 횟수를 보인단 점도 이슈다. 르버트와 같은 부상자가 팀에 복귀하게 될 경우, 지금의 키 플레이어들의 롤이 축소될 것이 분명하며, 이에 따른 결과도 지켜볼 만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지금껏 가장 쉬운 스케줄을 소화했던 만큼, 향후 이어질 진정한 시험 무대를 이들이 어떻게 극복해내는지도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특히 3월 중순부터 이어지는 일정이 정말 쉽지 않다: 원정 7연전 - OKC, 유타, 클리퍼스, 킹스, 레이커스, 블레이저스, 식서스)
한편, 네츠가 결국에는 케빈 듀란트, 카와이 레너드 혹은 지미 버틀러 같은 선수들의 행선지가 되리라는 이야기가 나도는 데엔 이유가 있다. 네츠는 기본적으로 나름의 방향성이 있으며, 캡 상황도 좋고, 충분히 백지스러운 느낌(슈퍼스타가 없다는 뜻, 누군가 입단해서 아이콘이 될 수 있다는 의미처럼 보입니다.)이 있는 몇 안 되는 빅마켓 구단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떠나서, 지금의 네츠에 리그 최정상급 선수가 추가된다면 충분히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서리라는 점이 이적설의 가장 주된 이유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맥락에서, 다시 말하지만, 러셀의 거취에 관한 결정은 꽤나 복잡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그가 지금의 좋은 기세를 후반기에도 죽 이어나갔을 때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어쨌거나, 현재로선, 러셀의 플레이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그는 새해가 찾아온 뒤로 경기당 평균 24득점, 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며, 야투율은 49%에 달한다. 3점 라인 밖에서 쏘아올리는 포물선은 44%의 확률로 림에 꽂힌다.
재밌게 잘봣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