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든이 무서운 이유는 어시스트를 받지 않는다는 것에 있습니다.
어시스트 비율이 높은 선수들은, 득점하기 위해선 "반드시" 다른 선수의 피딩을 받아야만 합니다.
그 선수가 뛰어나든, 뛰어나지 않든 상관없이,
변수 하나가 추가로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플레이의 "일관성, Consistency"를 떨어뜨리거든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이 들어가는것
빅맨이 캐리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최근 가드의 3점과 페이스업의 효율이 빅맨의 포스트업 효율을 아득히 넘어선 것도 큰 이유중 하나이지만 또 다른 하나는 빅맨 본인이 공격전개의 최초, 시발점이 될수 없다는 것입니다.
어쩔수 없이 공을 전달해주는 가드라는 변수가 추가되기 때문에, 순수하게 자신의 역량만으로 퍼포먼스를 보이고 싶을지라도 여러 추가적인 영향을 받게됩니다.
이건 가드에게도 적용되는 문제입니다,
볼핸들링이 안되는 캐치앤슈터는 볼을 대신 운반해주고 배급해주는 선수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수비를 떨쳐내고 슛을 쏠 타이밍을 만들기 위한 빅맨의 스크린도 선수 총체적 퍼포먼스에 영향을 주게 되죠.
하지만 만약 어떤 선수가
1. 본인이 직접 공을 안정적으로 핸들링할 수 있고,
2. 수비를 떨쳐내는 슛 타이밍을 혼자 만들어낼 수 있으며
3. 그럼에도 리그 평균이상의 효율을 보일 수 있다.. 라고 가정하면
이 선수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다른 선수의 퍼포먼스라는 변수에서 상당 부분 자유로워지며, 이런 영향을 감소시킨 상태에서 효율적인 공격을 할 수 가 있습니다.
이게 현시점의 하든인거죠.
지금까지 소위 "마음만 먹으면" 40득점 할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되는 선수들이 많았었는데요.
그 선수들이 프로의식이 부족해서 마음을 안 먹었거나 굳이 넣을 수 있는 득점을 일부러 놓쳤을리는 없습니다. 위에 언급한 저 3가지 항목 중에 무언가는 부족했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득점을 하기가 어려웠던 거죠.
역대 최고의 슈터인 커리가 산술적으로 슛 30개쏘면 40득점 매경기 할수 있을것 같지만,
실제론 드레이먼드 그린이 공배급하려는데 자꾸 턴오버가 난다든지, 수비수가 너무 빡세게 붙어서 수비를 완전히 떨쳐내기가 어렵다든지.. 이러면 어려운 거거든요.
그 커리도 3점 어시스트비율이 70-80%였던 커리어 초반 3시즌은 한번도 3점슛 메이드가 200개가 넘은 적이 없습니다. 그때도 3점 성공률은 44% 정도였는데도요
MVP 레벨로 올라선 14-15 시즌부터 올시즌까지 총 5시즌 중,
가장 많은 3점을 넣은 시즌은 어시스트 비율이 가장 낮은 15-16시즌 (54%)입니다.
사실 이정도 어시스트 비율은 굉장히 낮은겁니다. 40+% 3점슛 성공률을 보이는 선수중에 이렇게 낮은 선수는 역대에 찾아봐도 거의 없어요. 내쉬 정도?
근데 하든의 올시즌 3점 어시스트 비율은 11.7%, 2점은 12.0%입니다.
아래 그림은 올시즌 3점 메이드 갯수 or 3점 성공률 탑 20에 들어간 35명의 선수들의 3점슛 "unassited"비율과 3점시도의 산점도입니다. (점의 색깔과 크기는 3점 성공 갯수를 반영합니다)
(올시즌 하든이 얼마나 말도안되는 위치에 존재하는지 단적으로 느낄 수 있죠)
언뜻보기에도 unassited비율과 3점 시도 간에는 양의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피어슨 상관계수 (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를 구해보면 실제 0.6120으로 꽤 큰 수치입니다.
하지만 어시스트 비율이 높은 그래서 다른 선수들의 피딩에 보다 의존적인 캐치앤슛 타입 선수들을 보면,
대개 3점슛 성공률이 매우 높은 선수들임에도 경기당 3점 시도가 오히려 떨어집니다.
그래서 저 선수들을 가지고 3점성공률 ~ 경기당 3점시도간의 상관계수를 구하면 오히려 음수, 즉 음의 상관관계가 나옵니다. -0.499라는 무시할 수 없는 수치죠.
(*피어슨 상관계수는 -1에서 1 사이의 값을 가지며 음수면 음의 상관관계, 양수면 양의 상관관계를 가집니다. 절대값 1에 가까울 수록 상관관계가 크다고 보시면 됩니다.)
팀에서 그 선수의 3점 능력을 활용하기위한 전략을 셋팅 해줄텐데도 불구하고, 슛을 잘 쏠수록 경기당 3점시도가 줄어든다?
좀 이상하죠.
이는 어시 비율이 낮은 선수들의 3점 성공률은 어쩔수 없이 떨어지겠지만,
그럼에도 다른 선수의 도움, 영향없이 3점을 쏠수 있는 능력이 있기때문에 오히려 3점 시도가 증가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3점 성공률이 좀 떨어진다 한들 어차피 쏠 수만 있다면, 그래서 3점슛% 37.2% 이상으로 넣을 수 있다면, 기대 슈팅 효율은 리그 평균 TS%인 55.8%를 넘어서게 됩니다. 현재 하든의 3점 성공률은 37.8%입니다. (오늘 경기 제외)
또한 3점슈터의 오픈찬스 창출을 하다가 생기는 턴오버, 예를 들면 스크린에 의한 오펜스 파울이나, 배드 패스 턴오버 등에 대한 위험 부담이 사라지며 심지어 실제 하든의 공격은 3점뿐만이 아닌 돌파와 풀업점퍼까지 포함된 토탈 패키지입니다. 여기에 하든이 생산해내는 어시스트까지 감안한다면, 하든의 아이솔에 의해 생산되는 팀 net point는 리그 평균을 유의미하게 상회할 것입니다.
이젠 정말 원하는 대로 팀원이 기대만큼 해주지 못할 걱정없이 시도만 늘리면 되는 것입니다. 어차피 도움은 크게 필요 없거든요.
이게 현재 하든이 무서운 이유이자 이런 미친 활약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좋은 글이네요.항상 잘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