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버울브스 전 간략 후기(필리 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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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6 17:14:21
* 필리 위주 후기라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오늘 팀버울브스 전은 코빙턴과 샤리치가 처음으로 필리 홈으로 귀환한 경기였습니다. 각별한 의미를 담고있는 경기이니만큼 필리팬으로써 이 경기의 후기를 안 쓸수는 없겠죠.^^
- 코빙턴-샤리치-베일리스의 귀환
오늘 필리 팬 입장에서 최고의 화제는 역시 코빙턴과 샤리치의 귀환이었습니다.
코빙턴과 샤리치의 귀환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리웠던 선수들을 다시 보게 되어 좋았고, 코빙턴이 못 뛰어서 아쉬웠습니다. 필리는 코빙턴-샤리치-베일리스를 위한 헌정영상을 틀어주었는데요. 이 영상에서 두 선수가 승리의 벨을 울리는 장면이 연이어 나와 감동적이었습니다. 두 선수가 승리의 벨을 그만큼 많이 울렸던 팀에 공헌도가 높았던 선수라는 거겠죠.
https://twitter.com/APgelston/status/1085331677734424582?ref_src=twsrc%5Etfw%7Ctwcamp%5Etweetembed%7Ctwterm%5E1085331677734424582&ref_url=https%3A%2F%2Fwww.phillyvoice.com%2Fwatch-sixers-fans-dario-saric-robert-covington-timberwolves-return-philadelphia%2F
필리 팬들도 기립박수로 두 선수를 맞이해주었구요.
두 선수의 헌신을 필리 팬들은 영원히 기억할 겁니다(베일리스가 중간에 야유받을 때는 마음이 좀 아팠어요).
- 갈비뼈 통증에도 좋아진 슛감을 뽐낸 버틀러. 부활의 전조일까?
팀이 그간 버틀러를 위한 전술을 충실히 준비해온 것이 오늘 경기에서 드러났습니다. 버틀러의 점퍼가 살아나니 버틀러를 위한 전술들이 한층 돋보였는데요.
이날 선보인 버틀러-엠비드-시몬스의 3 : 3 게임(버틀러-엠비드의 2 : 2 게임 기반)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필리의 주력 전술 중 하나가 시몬스-레딕-엠비드의 3 : 3 게임이라는 점에서 버틀러가 레딕 자리를 대체하는 건 큰 메리트가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버틀러는 좋은 점퍼를 보여주면서 레딕의 자리에서 본인이 업그레이드된 면모를 보일 수 있다는 걸 입증해내었죠.
버틀러를 살리기 위해 준비해온 팀의 다양한 전술들이 버틀러의 슈팅이 터지면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느낌입니다.
이날 보여진 버틀러 관련 전술 하나를 소개해보겠습니다. 이 전술은 3 : 3 게임으로 시몬스-엠비드의 엘보우 스크린 액션을 기본으로 합니다.
엠비드의 엘보우 스크린을 타고 UCLA 컷하는 시몬스의 움직임에 버틀러가 A 패스 올려주는 건 최근 필리의 핵심 전술 중 하나입니다. 즉, 시몬스의 UCLA 컷은 상대 수비수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는 것이고, 시몬스의 그래비티로 인해 버틀러에게 충분한 뒷공간이 주어지게 됩니다.
최근 필리가 엘보우 스크린 & 로고 스크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건 볼 핸들러에게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는 시너지효과를 주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이죠.
바로 위 사진과 같은 효과입니다. 시몬스의 UCLA 컷이 순간적으로 수비수 3명을 끌어당겼고, 이로 인해 버틀러에게 충분한 공간이 주어졌습니다(그 와중 왼쪽 코너에서 버려지는 윌챈ㅠ).
그리고 엠비드는 시몬스에게 엘보우 스크린을 걸어준 후 바로 버틀러와 2 : 2 게임을 시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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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술은 위 움짤처럼 완성되었습니다. 버틀러의 점퍼가 살아나면서 3 : 3 게임이 굉장히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상적이죠. 저 상황에 버틀러의 점퍼가 없다면 기껏 만들어준 미드레인지 공간은 무용지물이 됩니다. 그래서 버틀러의 점퍼가 중요합니다.
엠비드는 연속된 수 차례의 스크린을 훌륭히 소화할 수 있는 뛰어난 스크리너이고 시몬스는 뛰어난 커터입니다. 그리고 버틀러의 점퍼는 바로 두 선수의 이 장점을 극대화시켜주는 방점 역할을 하게 되죠.
이 전술의 강점은 선수들이 다양하게 롤 체인지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시몬스와 버틀러는 언제든지 역할을 바꿀 수 있으며, 볼 핸들러 역할은 레딕도 수행 가능합니다. 레딕과 버틀러는 뛰어난 커터이자 스크리너이기도 합니다.
이런 장점들로 인해 필리의 3 : 3 게임은 팀의 핵심 선수들 4명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전술에 버틀러가 녹아들어가기 시작한 부분이 그래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버틀러가 오늘의 슛감을 일정부분만 유지해줘도 필리 공격은 정말 볼만해질 거에요.^^
또한 필리는 오프볼 스크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팀입니다. 허나 이 스크린들은 그간 버틀러에게는 충분히 제공되지 못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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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틀러의 슛감이 살아나면서 오프볼 스크린이 위 움짤처럼 버틀러에게도 좋은 찬스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선 필리가 버틀러를 훌륭히 보조했다 얘기해도 될 것 같아요.
이런 팀의 지원에 힘입어 버틀러는 이날 경기에서 3점 슈팅을 3개나 성공시켰고(75% 성공률), 야투율도 80%에 이르렀습니다.
위 샷차트에서 드러나듯이 버틀러는 코트의 다양한 era에서 자신의 위력을 뽐내었습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바래마지 않던 버틀러죠.^^
버틀러의 갈비뼈 부상이 신경쓰이는 데 얼른 부상에서 회복해서 이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면 좋겠습니다(오늘도 갈비뼈 통증으로 버틀러가 괴로워하는 장면이 여러차례 나왔죠).
- 오른쪽 사이드에 위치한 윌챈. 드디어 장기를 발휘하다
브라운 감독이 최근 윌챈을 줄기차게 오른쪽 사이드 위주로 움직이게 한 건 오늘 같은 순간을 바랬기 때문일 겁니다.
윌챈은 이번 시즌 오른쪽과 왼쪽의 슈팅 성공률과 시도수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오른쪽 슈팅 시도가 탑+왼쪽 슈팅 시도보다도 많은 선수입니다.
* 윌슨 챈들러의 오른쪽 슈팅 vs. 왼쪽 + 탑 슈팅(3점 슈팅 한정)
오른쪽 슈팅: 46회 시도, 50% 성공률(코너 61.1%, 윙 42.9%)
왼쪽 + 탑 슈팅: 총 43회 시도(왼쪽 슈팅 시도 27회), 27.9% 성공률(왼쪽 25.9%, 탑 31.3%)
위 지표에서도 드러나듯이 윌챈은 오른쪽과 다른 era의 슈팅 완성도가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선수인데요.
브라운 감독은 윌챈의 이 장점을 살리기 위해 버틀러와 시몬스의 활동반경을 조정하면서까지(왼쪽 사이드 비중을 높이는) 윌챈이 오른쪽 사이드에 있는 비중을 높여줬지만 최근 몇 경기에서 윌챈은 오른쪽 슈팅도 부진했습니다(최근 다섯 경기 오른쪽 슈팅 평균 1.2개 시도, 33.3% 성공률).
그러나 드디어 오늘 경기에서 윌챈의 오른쪽 슈팅이 폭발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오른쪽 슈팅은 100% 성공률을 기록했는데, 탑과 왼쪽 슈팅은 0% 성공률입니다. 이게 윌챈이죠.^^
그래도 드디어 윌챈이 오른쪽 외곽에서 기대만큼 해줘서 기쁩니다. 윌챈이 오늘처럼만 해줘도(14득점) 팀에는 큰 보탬이 될 거에요. 오른쪽 코너의 윌챈은 오늘 진심으로 무서웠습니다(오른쪽 코너 3점 3개 성공). 그리고 최근 윌챈이 오른쪽에 위치하면서 필리 특유의 아웃존 패스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앞으로의 일정 소화에 큰 힘이 될 겁니다.
리그에서도 손꼽히던 패싱팀인 필리 특유의 패싱 게임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습니다.
- 필리의 벤치가 잘해줄 때 나타나는 효과
오늘 볼든은 정말 좋았습니다. 커리어하이 3점 성공을 기록했고(4개 성공, 80% 성공률), 3점 슈팅을 기반으로 14득점을 해내는 데 성공했죠.
이날 경기에서 볼든은 스트래치 4로 기능해주면서 팀 공수에 큰 보탬이 되어주었습니다. 필리 4번인 윌챈과 볼든이 오늘 간만에 제 몫을 해주니 팀의 전체 경기력이 확연히 살아나는 것이 눈에 띄었죠.
볼든은 간간히 나오는 미숙한 포지셔닝의 약점과 아쉬운 시선처리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기동성으로 자신의 단점을 커버할줄 아는좋은 팀 수비수입니다. 허나 공격에서는 스크리너&커터로의 공헌 외에는 팀에 큰 도움이 안되었었죠.
하지만 팀버울브스 전에서는 볼든이 간만에 훌륭한 슛감을 뽐내면서 스트래치 4로 기능해주었습니다.
기존에 잘해주던 맥코넬의 꾸준한 활약(맥코넬 평균 1.5개 이상 미드레인지 점퍼 시도 선수 중 성공률 리그 1위, 57.1%)에 더해 볼든이 이 정도로 해주니 벤치타임에도 팀 경기력에 큰 기복이 없었죠. 볼든 한 명이 살아남으로 인해 필리 경기력에 기복이 줄었다는 점(대량 실점 상황 감소)이 그간 필리에 벤치의 힘이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필리 벤치에서 가장 큰 문제는 공수 모두에 공헌가능한 백업 요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맥코넬 외에는 공수 모두에 공헌할 수 있는 벤치 자원이 전무했죠.
이렇듯 백업 요원들이 공격 특화와 수비 특화로 극명하게 나뉘는 건 주전 라인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곤 했습니다. 이 와중에 오늘 볼든이 간만에 공격에서도 큰 도움을 주면서 공수 모두에 공헌해줬는데, 이 때 팀 경기력이 확 살아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역시 필리는 공수 모두에서 활용가능한 백업 요원이 절실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오늘 필리에서 데뷔한 코리 브루어가 그래서 반갑고, 브루어가 팀에 큰 역할을 해주는 선수로 거듭나길 기원합니다.
- 마치며...
오늘 경기는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필리가 극복하게 되면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 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생각합니다.
1. 버틀러의 슛감 회복
2. 윌챈의 공격 공헌도 증가(오른쪽 슛감 회복)
3. 공수 모두에 공헌 가능한 백업 요원의 가세
이라는 세 가지 문제점이 오늘 경기에서는 상당부분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팀버울브스 전은 버틀러 합류 후 이 세 가지가 모두 문제되지 않았던 이번 시즌 첫번째 경기였던 것 같구요. 그래서 필리 팬으로써는 굉장히 인상적으로 본 경기였습니다.
볼든이 오늘처럼 계속 잘해주는 건 불가능할테지만, 윌챈이 오른쪽 사이드에서 오늘 수준의 위력을 유지해주고 브루어가 제몫을 해주길 바랍니다. 버틀러는 부상만 완쾌되면 괜찮을 것 같구요.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19-01-16 17:17:18에 '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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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오늘 간만에 글을 하나 써볼까 하다가 못적었는데 불꽃앤써님의 글이면 충분하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리 브루어가 10일 계약으로 합류를 했는데, 전 앞으로 이 부분이 기대가 되네요. 정식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브루어의 합류가 벤치타임에서 수비에서 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하고, 벤 시몬스의 속공파트너로도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경험도 많은 선수이고 한 만큼 기대가 되네요. 꼭 잘해서 이번 시즌 끝까지 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간만에 또 시원한 승리를 거뒀네요. 오늘 미네소타 입장에서도 그리고 필리로 이적해온 버틀러 입장에서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게임이었을텐데 경기 막판까지 추격 당해서 경기가 뒤집히거나 흔히 말하는 똥줄승이 아니라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잘 한 게임이어서 만족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