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마 드로잔의 부진에 대해여
요새 드로잔이 좀 부진한 것 같습니다.
샬럿과의 경기 후에 이런 글이 올라오기도 했고,
여러분들께서 좋은 의견을 나눠주셔서 잘 읽어봤습니다.
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nbatalk&wr_id=6146607
저도 지난 OKC와의 2차 연장까지 갔던 1차전을 TV로 보고,
다른 최근 경기들은 문자 중계로 보면서,
드로잔이 최근 부진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기억이라든가 사건에 대한 인식 같은 것은 완전히 객관적일 수 없기 때문에 (예를 들어, 같은 파울콜 장면을 보고도 누구는 적절한 파울콜이라고 하고 누구는 잘못된 콜이라고 보는 것처럼), 정말 드로잔이 최근 부진한건지 기록을 살펴봤습니다.
드로잔에게 큰 의미가 없는(?) 3점이라든가 리바운드 스탯은 제외했습니다.
어쩌면 드로잔에게 이번 시즌 가장 큰 의미가 되는 경기일수도 있었을 토론토 랩터스와의 경기를 기준으로, 토론토 전을 포함한 이전 39 경기와, 그 이후 맴피스 전부터 어제 맴피스 전까지의 6경기를 비교해봤습니다.
First | Last | G | GS | MP | FG | FGA | FG% | FT | FTA | FT% | STL | BLK | TOV | PF | PTS | +/- |
10/17/2018 | 1/3/2019 | 39 | 39 | 35.1 | 8.7 | 18.2 | 0.477 | 5.3 | 6.3 | 0.841 | 1 | 0.5 | 2.4 | 2.2 | 22.8 | 0.4 |
1/5/2019 | 1/14/2019 | 6 | 6 | 37.2 | 6.7 | 17 | 0.392 | 2.5 | 4 | 0.625 | 1.2 | 0.7 | 4.2 | 3 | 15.8 | -4 |
https://www.basketball-reference.com/players/d/derozde01/gamelog/2019
간략히 특이사항을 적어보겠습니다.
- 출전 시간 2분 증가 (이건 OKC와 2차 연장까지 간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 필드골 성공률 0.085 하락
- 프리드로우 시도 2.3개 하락 + 프리드로우 성공률 0.216 하락
- 턴오버 1.8개 증가
다음으로 드로잔의 최근 다섯 경기 기록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Tm | Opp | MP | FG | FGA | FG% | FT | FTA | FT% | AST | TOV | PTS | +/- | |
SAS | DET | W (+12) | 34:07:00 | 12 | 21 | 0.571 | 2 | 2 | 1 | 9 | 2 | 26 | 6 |
SAS | MEM | L (-10) | 31:26:00 | 4 | 15 | 0.267 | 1 | 3 | 0.333 | 4 | 4 | 9 | -17 |
SAS | OKC | W (+7) | 49:22:00 | 7 | 22 | 0.318 | 2 | 5 | 0.4 | 11 | 4 | 16 | -2 |
SAS | OKC | L (-10) | 34:54:00 | 7 | 19 | 0.368 | 4 | 6 | 0.667 | 4 | 4 | 18 | -15 |
SAS | CHO | L (-15) | 39:14:00 | 7 | 15 | 0.467 | 0 | 1 | 0 | 5 | 6 | 14 | -7 |
디트로이트 전을 제외하면 팀이 이긴 경기든 진 경기든 필드골 성공률이 안좋고,
게다가 자유투 성공률은 더 안좋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턴오버도 4개 이상씩 꾸준히 해주고 있구요.
(참고로 최근 다섯 경기까지 포함해서 드로잔의 이번 시즌 평균 필드골 성공률이 0.466, 평균 자유투 성공률이 0.822 입니다.)
결론적으로 최근 네 경기를 봤을 때 드로잔은 부진한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뭐가 문제일까요?
어떤 분들은 심리적 요인(맨탈 이슈)이라고 이야기하시고,
어떤 분들은 루디 게이가 부상으로 빠진 여파로 3번 포지션을 소화해서 그렇다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살펴봤습니다.
샬럿과의 경기 필드골 성공률은 시즌 평균에 가까우니 제외하고, 맴피스와의 경기에서 0.267은 한 경기 못할수도 있다고 봤을 때, OKC와의 두 경기 필드골 성공률은 낮은 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못봐줄 수준은 아닙니다. 이번 시즌 총 45경기 중 드로잔이 4할 미만의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한 것은 총 10번 있는데 그 중 두 번일 뿐이고, 매치업 상대가 수비가 좋고 드로잔보다 큰 폴 조지라는 점에서 못하긴 했지만 예상 가능한 수준의 하락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문제라고 봤던 부분은 자유투 성공률입니다.
자유투 시도 개수가 줄어든 것은 매치업 상대라든가 심판의 콜 성향 같은 것 때문에 최근 몇 경기만 놓고 본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보지만, 성공률 자체가 너무 안좋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살펴봤습니다. (2)
최근 네 경기 드로잔의 첫 자유투 시도 (그리고 실패) 장면입니다.
- 1/9 맴피스 전 3쿼터
- 1/10 OKC 전 1쿼터
- 1/12 OKC 전 1쿼터
- 1/14 샬럿 전 1쿼터
맴피스 전을 제외하면 모두 1쿼터에 있었던 자유투 시도이고, 첫 자유투를 모두 실패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체력이 많이 남아있었을, 승패에 대한 부담감에서도 자유로운 1쿼터에 자유투를 실패했다는게,
그리고 그것이 스퍼스가 NBA 전체에서 Top 3 자유투 성공률 팀 중 하나가 되게 한 요인 중 하나인 드로잔이실패한 것이라는게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카와이와 비교했을 때 드로잔의 최고 장점 중의 하나가 자유투 성공률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승부처에서 자유투에 실패했다? 그럼 드로잔이 맨탈이 약해서 그렇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드로잔은 OKC와의 1차전과 2차전 4쿼터에서 얻은 자유투 두 번을 모두 성공했습니다 (물론 두 번 모두 4쿼터 초반이었습니다만, 한 번은 12점차로 앞서는 상황, 한 번은 6점차로 따라가는 상황이었습니다.)
앞서 적은 것처럼 체력 문제라면, 경기 후반이 갈수록 자유투 성공률이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구요.
어쩌면 토론토 전이 끝나고 목표를 잃어버린 경주마처럼 심리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태가 아닐까, 그래서 게임 시작 때부터 집중을 잘 못하고 자유투를 놓친게 아닐까 추측을 해보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제 개인의 추측일 뿐이구요.
다른 분들이 적어주신 내용 중에서 가장 와닿았던(?) 드로잔의 부진 이유는,
'루디 게이가 빠짐으로 인해서 드로잔보다 피지컬이 좋은 수비수가 드로잔에게 붙어서'라는 내용이었는데,
신기하게도 드로잔의 부진이 시작된 맴피스 경기가 딱 루디 게이가 부상으로 빠지기 시작한 경기입니다.
사실 루디 게이가 포지션 대비 사이즈가 크고 1대 1 공격을 잘 해주는 선수라서, 루디 게이가 있었다면 수비 잘 하는 사이즈 되는 선수를 게이에게 붙여야 하는데, 게이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드로잔의 공격을 피지컬로 괴롭혀줄 수 있는 선수들과 매치업이 되어 부진한게 맞는 설명 같기도 하네요.
크게 걱정은 안합니다.
이기는 경기도 있고, 지는 경기도 있고, 본인은 잘 했는데 지는 경기도 있을꺼고, 본인은 잘 못했어도 이기는 경기도 있는거구요. 꼭 드로잔이 팀을 캐리하지 않아도, 클러치에 슛을 넣어주지 못해도 스퍼스는 이길 수 있는 팀이라는걸 OKC전을 통해서 보여주기도 했으니까 드로잔도 덜 부담스러울 것 같구요. (또 한편으로는 2차 연장까지 갔던 그 경기에서 드로잔이 클러치 슛을 한 번이라도 성공했다면 드로잔이 한 걸음 더 내딛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꺼라고 생각하지만... 뭐 어쩔 수 없죠. 여담으로 그 때 드로잔에게 마지막 슛을 시킨건, 한 경기 못잡더라도 드로잔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스퍼스 코치진의 의중이 담긴 작전이었다고 봅니다.)
아직 시즌은 기니까요.
Go Spurs Go!
다시 돌아와라 드로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