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역사상 가장 지독한 연습벌레
제가 영상으로 보고 선수들 본인과 팀메이트 선수들 입으로 들은 증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후보는:
1. 래리 버드
- 경기 전날 코트가 세팅되면 아침 일찍 나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공을 가지고 코트 전체를 드리블만 하면서 몇시간이고 돌아다닌다. 80년대 하드우드는 균열이나 마감처리가 잘 안된 부분이 있는데 이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삐죽 튀어나온 부분이 있기 마련, 그런 부분에 드리블링을 하면 공이 요상한 데로 튄다. 버드는 실제로 공을 코트 모든 곳에 튕겨봄으로써 공이 튀어나가는 각도를 살피고 코트 하드우드에 균열이 어디에 있는지를 하루 전에 체크, 그걸 체크함으로써 실전 경기에서 드리블이 미스되는 것을 미리 방지했다. 즉 미래를 하루 전에 보고 경기에 임하는거다.
- 85 파이널에서 숙적 매직 존슨의 쇼타임 레이커스에 패한 후, 우리 팀은 머저리같이 플레이했다 라는 최초의 쓴소리 인터뷰를 끝낸 버드는 인디애나 프렌치 릭의 고향집으로 돌아가 사흘간 식음을 전폐하고 커튼과 블라인드를 모두 닫은채 두문불출했다. 사흘간의 와신상담이 끝나자 버드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채 다른 선수들이 여름 휴가를 즐기기에 바쁜 파이널 사흘 후에 코트에 나가 불철주야로 개인연습에 매진했다. 이 소식을 들은 데니스 존슨이 아예 장기투숙하러 건너와 버드의 훈련에 동참했고, 이 소식이 셀틱스 구단에 들어가자 선수 전체가 마치 다음날이 파이널 7차전인양 매일 맹훈련을 했는데 이게 파이널이 끝난지 1주일도 안 되어서다. (이 소식을 들은 매직 존슨이 카지노에서 도박하며 놀다가 갑자기 판을 깨고 츄리닝으로 갈아입더니 농구코트로 뛰어갔다는 것은 아직도 전설적 일화. 이 둘은 진정 신이 내린 라이벌....) 매일 미친 사람처럼 연습한 셀틱스는 분기탱천 +10업, 공방 10업하여 다음 시즌인 86시즌에 구단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고 그 당시 거의 모든 NBA 기록을 갈아치우고 암세포 전이되듯한 무시무시한 저력으로 플레이오프를 잠식하고 우승을 거머쥔다. 파엠은 너무도 당연한, 모든 것의 시작인 알파요 오메가요 셀틱스의 푸른 자존심이요 모든 것인 래리 버드.
2. 마이클 조던
- 자의와는 무관하게 초창기때부터 미친 연습세팅을 강요받았다. 스크리미지 (팀 내 대항 연습게임) 에서 조던이 속한 팀이 항상 이기고 있는데 조던 팀이 이길때쯤 덕 콜린스 감독이 조던을 곧바로 지고 있는 팀으로 넣었다. 이미 20점차로 뒤지고 있는 비조던 팀이 다시 조던이 합류해 뒤집으려면 조던의 초사이언적 힘이 필요함. 실제로 그런 초사이언적 힘을 체력 다 쓴 후에 발휘해야만 이길 수 있는 연습. 조던의 자존심은 영혼을 팔아야 간신히 지켜질만큼 homicidal한 수준이라 연습이라고 대충하는게 없음. 자존심은 영혼을 팔아서라도 지킨다. 조던이 원맨쇼를 하며 루징팀을 간신히 바뀐 위닝팀과 타이를 만들자마자 콜린스 감독이 곧바로 다시 조던을 뒤진 팀에 편입. 조던 입장에서는 미칠 노릇. 하지만 훗날 GOAT를 만든 그 특유의 킬러본능과 아무리 지고 있는 경기라도 조던에게만 공을 투입하면 마치 그 순간을 위해 존재해온 마냥 혼자의 힘으로 경기를 접수해버리는 조던표 쪼잔함은 바로 크리스티 감독의 연습 방법이 길러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 연습때나 실전이나 무조건 자기가 이겨야한다. 농구로 지게 되는 경우가 없을 뿐더러 설령 지게 되더라도 이길때까지 연습했다. 주 매치업 상대는 항상 피펜이었는데 피펜은 매 연습마다 조던의 트래쉬토크와 피지컬한 포스트업, 신경질적인 핸드체크에 영혼까지 탈곡당했다. 피펜을 역대 최고급 수비수로 만들어준것은 뭐니뭐니해도 10여년간 매일 이뤄졌던 조던과의 연습 매치업. 조던 막다가 다른 선수 막으면 그저 봄바람 불듯 할 뿐일듯.
- 조던은 연습때 누가 늦는걸 용서하지 않았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지 몇일 되지도 않아 훈련장에 제일 먼저 나와 누가 자기보다 늦게 나오는가를 체크했고 여럿 앞에서 심하게 면박줬다. 리그 최고의 선수이자 구단에서 절대적인 존재인 조던에게 여럿 앞에서 종크받는 것을 다들 감독인 필 잭슨에게 구박받는것보다 더더욱 무서워했다.
- 조던은 연습때 누가 자기를 이기면 실제로 때리기도 했다. 그 피해자가 스티브 커다. 자기에게 커가 강한 승부욕을 보이니까 농구로 짓밟고서 경기 중 면상을 주먹으로 갈겼다.
- 이따금씩 필 잭슨은 조던에게 연습의 전권을 위임했는데 그럴때마다 조던은 독재자 보스 기질을 발휘해서 한치의 봐줌도 없이 모두를 혹독하게 몰아붙였다. 96 시즌을 앞두고 했던 연습에서 조던이 지휘하는 연습이 너무 혹독하자 저드 부츨러가 볼멘소리를 조금 냈는데 조던이 그 말을 듣자마자 곧바로 스크리미지를 강행, 일부러 부츨러의 매치업 상대를 자처해 부츨러 상대로 50점을 탈곡했다.
3. 코비 브라이언트
- 팀 연습때 그 누구보다 일찍 (새벽 4:00경) 나와서 그 누구보다 늦게 (21:00경) 퇴근했다. 선수 중 혹자는 새벽에 혼자 공 튀기는 소리가 요란하게 나길래 유령인 줄 알았다고.
- 연습때 자기가 이길때까지 한다. 원온원을 하게 되어도 점수 11점이든 20점이든 관계없이 자기가 이길때까지 계속 하자고 땡깡부린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스토리다.
- 연습때 원온원 상대는 항상 오닐이랑 하자고 덤볐다. 그 당시 오닐은 28-15 스탯으로 MVP를 수상했던 단연코 리그 1인자였다.
- 손가락이 부러졌는데 다음날 연습하겠답시고 나와서 왼손으로 드리블하며 슛 쏜다.
- 연습이라고 봐주는거 1도 없다. 사샤가 자기 위로 삼점슛을 터뜨리자 다음 공격부터 스크린 치우고 사샤랑 일대일만 주구장창 한다.
이 세 명보다 지독한 연습벌레가 유구한 NBA 역사 통틀어 또 있다면 제보 바랍니다.
만일 이 셋 중 고른다면 누가 제일 지독한 연습벌레일까요?
3
2019-01-07 23:03:47
셀틱스 일화는 참 대단하네요 팀 전체가..
그나저나 조던은 어찌보면 최악의 리더중하나네요 쪼잔함보소....
코비야 뭐 연습에서 그를 넘을 만한 사람이 거의 나오기힘들것 같습니다. 심지어 조던도 골프에 도박에 야구(?)도 햇는데 코비는 뭐 그런거 들어본게 거의없네요 2
2019-01-07 23:41:49
모 사이트에서 조던한테 시대를 잘만난 리빙스턴이라고 쓴 뻘글 생각나네요
저게 진짜 시대 잘만난거...
2019-01-07 23:12:44
개인적으로 코비의 일화가 참 감명깊더군요.. 명언도 참 많이 제조하신 코비옹 7
2019-01-07 23:13:01
저는 래리버드 한표 주겠습니다 자신이 몸소 먼저 연습함으로서 팀 전체를 휴가에서 돌아와서 연습하게 만드는게 참 대단한 리더쉽이에요 1
2019-01-07 23:22:43
알렌옹은 물론 연습도 많이 하지만 강박적인 루틴으로 유명하죠. 22
2019-01-07 23:19:54
조던을 농구의 유일신이라고 생각하는 팬이지만 결과가 따라줬으니 그나마 좋게 포장된거지 솔직히 도라이 수준 맞죠..
2019-01-07 23:24:48
혹시 르브론은 이분야에 들어갈수있나요....? 3
2019-01-07 23:30:44
르브론은 저 셋만큼 강박적인 연습은아니지만 르브론도 충분히들어가고도 남죠 르브론도 연습엄청많이합니다.. 발보면 참.. 눈물나죠. 돈없어서 맞는신발로 연습못해서 변형도되고..
2019-01-08 07:07:53
르브론도 연습벌레이고, 자기관리의 화신이죠. 역대최고일 겁니다.
2019-01-13 18:43:12
당연한 얘기일수도 있지만 많이 아프겠죠..? 3
2019-01-07 23:26:45
조던 진짜 레기네요. 승부욕을 자신한테 표출해야지 그걸 폭력을 쓰네. https://www.youtube.com/watch?v=naUt6FMsS6M 심지어 조던이 직접 더빙합니다.
2019-01-07 23:28:36
가넷도 연습벌레로 유명하지 않았나요?
2019-01-08 09:43:04
전쟁 중에도 아이를 낳는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1
2019-01-08 00:07:12
연습은 코비가 올타임 넘버원이라고 생각합니다 1
2019-01-08 00:16:12
조던을 보면 하이큐라는 만화의 중학시절 '카게야마' 라는 주연 캐릭터가 떠오릅니다. 7
2019-01-08 00:20:23
래리 버드 아버지가 노동자였는데, 발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음에도 그 검정색으로 피멍든 발을 래리 버드의 도움을 받아 부츠에 구겨넣고 일하러 갔다는 일화가 있죠. 가난한 노동자인 아버지가 결국 양육비를 지급하기 힘든 시점까지 오자 보험으로 아내와 버드가 먹고사는게 낫다고 판단하고 스스로 권총자살 했습니다. 래리버드의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독한 성격이 아버지에 대한 기억 등 이런 가정 히스토리와도 연관이 있겠죠.
2019-01-08 00:47:01
레이 알렌 은퇴 후 어릴 적 자기자신에게 보내는 에세이 읽고 울었습니다..
2019-01-08 00:47:11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2019-01-08 01:14:33
연습량을 떠나 조던이 제일 미쳤다고 봐요. 솔직히 정신과 병원 가봐야 함.
2019-01-08 01:24:10
농구에관한 연습이라면 저는 무조건 코비입니다. 둘다감독해본 필잭슨도 연습량은 코비가 위라고 이미 언급한바있지만... 그냥 농구의신의 모든 모션을 따라하는거 자체만으로도 인간으로서의 극한이라고 봐요. 여지껏 코비제외하곤 아예 없기도하구요. 10
Updated at 2019-01-08 07:09:47
저도 코비에 한표 던집니다. 필 잭슨도 비교를 한다면 코비가 조단보다 연습량이 더 많았다고 했습니다.
그와 별개로 위의 조단에 대한 글은 너무 컨텍스트 없이 제시된 것 같네요. 스티브 커와의 사건도 연습 중 과열된 분위기와 몸싸움이 오가던 스크리미지 중 일어난 사건이었지 조단이 졌다고 자기 동료를 때리진 않았죠.. 폭력이 오간 것 자체가 이미 잘못된 것이지만 자기가 경기에 지니 열받아서 동료를 때렸다는건 와전된겁니다. 연습 경기에서 그 정도면 실제 경기에서 졌으면 상대팀 라커룸으로 찾아갔겠군요.
그 정도로 싸이코틱한 리더였으면 쓰리핏 두번을 했을지언정 팀 동료들에게 은퇴 후에도 배척 당하고 좋은 선수를 넘어 좋은 '리더'였단 얘긴 듣지 못했을겁니다. BJ 암스트롱, 호레이스 그랜트. 당사자였던 스티브 커의 인터뷰들을 들어봐도 조단은 좋은 리더라고 묘사됩니다. 다만 팀내 연습 경기가 다른 팀과의 경기보다도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웠다고 하면서요. 2
2019-01-08 09:03:02
"미래를 하루 전에 보고 경기에 임하는거다." 이 표현이 너무 멋지네요. 역대최고의 BQ를 가질 수있는 기반이 어디서 오는지 보여주는것 같네요 |
옛날 초등학교때 어떤 책을 사면 레이싱카도 같이 준단말에 엄마한테 말해서 책을 샀는데 그책 내용에서 저 레리버드의 전날와서 코트 모든곳에서 드리블을 튀겨본다는 일화는 책이 약간 엉성해서 그런건지 제리웨스트로 나와있더라고요 그래서 여지껏 저는 로고형님인줄 알았는데 잘몰 알고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