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퍼거슨의 활약상
퍼거슨에 관한 글을 이전에도 작성한 적이 있지만 또 퍼거슨에 대한 글을 써도 될 정도로 퍼거슨의 이번시즌 활약상은 아무리 칭찬을 해줘도 모자랄 정도입니다.
아무리 리그에서 가장 편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팀 수비의 핵심인 로버슨이 이렇게 시즌 데뷔도 못한 상태에서 서부1위를 달리고 있는 부분에는 퍼거슨의 공이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죠
오늘 경기에서도 퍼거슨은 역시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지난 플옵 유타와의 시리즈와 오늘 경기 달라진 부분은 4가지 입니다.
- 멜로가 그랜트로 바뀌면서 주전 라인업 싸움에서 유타(콕 찝어서 미첼)가 미스매치를 통해 공략할 상대가 사라졌습니다
- 펠튼이 슈로더로 바뀌면서 벤치 싸움에서 압도할 수 있었습니다
※ 특히 슈로더같은 경우는 유타의 수비 시스템인 드랍백에 가장 큰 약점인 미드레인지~롱2부근에서의 점퍼가 괜찮고, 굳이 고베어가 지키는 골밑에 들어가지 않고도 마무리할 수 있는 플로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괜히 유타를 상대로 최근 평득 30점 근처를 기록하는게 아니고, 또 괜히 제가 슈로더에게 유타담당일진이라는 말을 붙인게 아니니다
- 벤치 빅맨 자리에 노엘이 들어옴으로서 48분 내내 OKC의 골밑을 단단하게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헷지 후 리커버리 측면이라던가 퍼리미터 디펜스 상에서 볼핸들러가 가지고 있는 공을 훑는 측면에 있어서 노엘은 아담스보다 더 뛰어난 수비실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아담스가 있을 때 보다 노엘이 있을 때 더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죠
- 그리고 브루어가 퍼거슨으로 바뀌면서 미첼의 스피드나 돌파경로를 체크하면서 수비가 가능했습니다
일단 V컷에 걸리지 않은 퍼거슨의 수비가 1차적으로 좋았습니다. 이후 미첼-고베어의 2:2 때 고베어의 좋은 스크린에 걸리긴 했지만 아담스가 좋은 헷지로 퍼거슨이 리커버리할 시간을 벌어주었고 퍼거슨 역시 빠르게 복귀할 수 있었죠. 결국 2:2가 막힌 상태에서 미첼은 45도에 있는 잉글스에게 뻔한 패스를 하고 말았고(이럴 때 미첼의 패스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닙니다) 좋지 않은 패스는 죠지에게는 아주 쉬운 먹잇감일 뿐이고 턴오버와 속공실점으로 이어졌습니다.
죠지의 블로킹 파울이 불리긴 했지만 아주 뛰어난 팀 디펜스였습니다. 러스-아담스의 깊은 헷지로 인해 루비오는 아주 힘들게 크로스코트패스를 할 수 밖에 없었고 미첼은 점프패스로 힘겹게 페이버스에게 패스, 페이버스가 핸즈오프를 통해 루비오에게 돌파 찬스를 만들어주었으나 그랜트의 빠른 스위치로 다시 돌파 경로 차단, 루비오는 다시 미첼에게 패스, 여기서 미첼이 잉글스에게 빼주는 과정에서 스텝을 뺏긴 죠지가 파울을 하긴 했지만 퍼거슨의 디깅 이후 빠른 리커버리, 미첼을 따라가는 사이드 풋워크, 잉글스를 압박했다가 다시 미첼에게 돌아가는 수비까지 퍼거슨의 수비는 그야말로 좋은 윙디펜더가 보여줘야할 모든 것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웃넘버 트랜지션을 막는 퍼거슨의 빠른 백코트입니다. 빠르게 미첼에게 달려가면서 미첼이 트랜지션 상황에서 드라이브를 하지 못하게 하고 위협적인 3점 슈터인 잉글스에게 붙으면서 잉글스의 코너 3점을 막았죠. 그 시간동안 아담스, 죠지 등 썬더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트랜지션이 막힌 상황, 미첼은 반대편 코너에 있는 페이버스를 봤지만 러스의 허슬플레이(혹은 늦은 커버? 아주 애매한 경계네요)로 시야가 막힌 상황에서 라인을 밟으면서 턴오버로 포제션을 넘겨주었습니다. 퍼거슨의 빠른 백코트가 유타의 트랜지션 찬스를 막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루비오의 좋은 턴어라운드로 퍼거슨이 벗겨졌습니다. 하지만 아담스가 빠르게 스위치하면서 루비오의 돌파를 베이스라인으로 밀어내죠. 여기서 루비오는 패스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고 그걸 캐치한 퍼거슨은 고베어에게 붙었고 스틸, 이후 러스에게 패스를 건네면서 쉬운 트랜지션으로 득점에 성공합니다.
퍼거슨은 분명 미첼보다 프레임이 얇기 때문에 미첼이 두꺼운 상체를 이용해서 밀고 들어오는 것에는 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 미첼 뿐만이 아니라 웬만한 리그의 슬래셔들과 비교해도 퍼거슨의 프레임은 약점이 될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그런 퍼거슨이 현재 뛰어난 수비를 보여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풋워크가 아주 좋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도 미첼이 어깨를 집어넣으면서 돌파를 시도하지만 퍼거슨이 좋은 풋워크로 인해 밀리지 않고 따라가죠. 결국 여기서 미첼은 볼을 흘리게 되고 썬더의 트랜지션으로 연결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공격에서도 퍼거슨은 쏠쏠한 모습, 팀에게 도움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 코칭스탭이 퍼거슨에게 주문한 내용은 플레이메이킹이었습니다. 퍼거슨도 왜 코칭스탭이 자신에게 이것을 주문했는지 이해했고 또 열심히 훈련했다고 인터뷰했었죠. 그리고 섬머리그에서는 아예 포가롤까지 맡기면서 집중적으로 공을 가지고 플레이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스탯도 안좋았고 경기력도 그닥이었고 또 다른 2년차 선수들은 날라다니는 모습들을 보면서 참 많은 팬들이 걱정도 하고 비난도 했었죠. 바로 이러한 장면을 위해서였습니다.
여태까지 썬더는 팀의 주요 볼핸들러(올 시즌으로 본다면 러스-슈로더-죠지)가 아닌 선수들은 공격과정에서 수동적인 역할밖에 수행하지 못했습니다(컷인이라던가 캐치앤샷이라던가 스크린 같은) 그렇기 때문에 볼핸들러가 부진하면 상대팀이 강팀이건 약팀이건 상관없이 고전하거나 패배를 기록하는 일이 잦았죠. 그러나 이렇게 퍼거슨이 기습적으로 2:2를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상대 디펜스에 변수를 줄 수가 있었습니다.
얼마전 탑 공-수 레이팅에서 러스(슈로더)-퍼거슨-죠지-그랜트-아담스의 두 라인업 모두가 공-수 레이팅에서 탑5를 기록하고 있는 글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러한 모습들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퍼거슨도 프레스티 드랩 성공사례를 이어주는 거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