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선수 미팅을 바라보는 2가지 시선.
어제 있었던 보스턴과의 홈경기에서 시카고는 56점차 대패를 당했습니다. 이때 2차례에 걸쳐 주전 5명을 모두 빼버린 보일런 감독의 결정은 그 후에 있을 사건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바로 팀 연습 대신에 팀 미팅을 가진 사건인데요. 이에 대해서 여러 회원분들이 이미 글을 잘 써주셨는데, 같은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른 소스와 뉘앙스로 쓰인 기사 2가지와 제 개인적인 생각을 (**부분) 곁들여서 글을 써보았습니다.
첫 번째 기사는 시카고 프런트와 동행하며 프런트 내부에서 정보를 받는다고(또한 그들의 입장을 일정 부분 대변한다고) 알려진 K.C.Johnson 의 기사이고, 두 번째 기사는 호이버그 감독의 경질이 선수단 장악 실패에 일정 부분 원인이 있다는 주장을 펼쳐온 The Athletic지의 Darnell Mayberry 의 기사입니다. 두 기사에 대해서 제가 잘못 이해한 부분이나 오역 및 의역 지적 환영합니다.
기사 내용 부분은 편의상 평어체로 작성함을 미리 양해드립니다. **에 이어지는 부분은 제 생각입니다.
1. Chicago Tribune지의 K.C.Johnson의 기사
https://twitter.com/ChicagoSports/status/1071943833401798656
시카고 감독인 보일런은 지난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2차례에 걸쳐 주전 5인방을 모두 벤치로 불러들였으며, 이에 대해 설명하길 이미 승부가 기울어진 경기를 뛰게 하는 것보다는 경기 다음날 팀 연습을 갖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하여 내린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날 감독이 계획했던 팀 연습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대신 선수들간의 미팅이 주선되었다.
오클라호마와 보스턴과의 백투백 대결을 마친 다음날에 연습(더군다나 연습 다음날에도 경기가 예정된 상황)이 잡혔다는 사실은 몇몇 선수들을 놀라게 했으며, 연습 당일 팀 연습 시설에 나타날지에 대해서 의논하고자 단체문자로 의견을 나누었다.
** 이번 미팅의 시작점이 된 보일런 감독의 주전 5인빵 빼기부터 백부백 경기 다음날 잡은 팀 연습에 대해서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두드러지며, 저 또한 감독의 의도가 무엇이었든간에 과연 옳은 결정이었는가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어느 비트라이터는 백투백 경기 다음날에 연습을 진행한다는 것은 다른 감독들은 물론이고 티보듀 감독한테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경우 라는 묵직한 발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https://twitter.com/highkin/status/1071980073274695681
불스의 “베테랑 선수들” 은 선수진이 팀 연습에 참여해야 된다고 완강히 주장 하였다. 선수진은 결국 모두 연습장에 나가기로 결정하고 코칭 스태프진에게 선수들만 참여하는 모임을 갖고 싶다는 뜻을 전달하였고, 이 모임은 코칭 스태프진과의 만남 이후 곧바로 개최되었다.
** 젊은 선수들이 가득한 시카고 로스터에서, 베테랑 선수라고 할 만한 선수로는 로빈 로페즈와 저스틴 할러데이가 있습니다. 로페즈가 선수들과 팀간의 갈등을 최대한 봉합시키려는 쪽으로 접근 한 것은 위아래 2개의 기사에서 공통적으로 암시되나, 할러데이는 좀 걸리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아래에서 다시 다루겠습니다.
선수들로만 이루어진 팀 미팅에서 논의된 사항의 디테일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웬델 카터 주니어가 말하길 선수들끼리 서로에게 솔직하게 자신이 느끼는 점을 말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 루키인 웬델 카터 주니어가 팀 상황에 대해서 본인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1월에는 누군가가 목소리를 높여 팀의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하였고, 이번에는 미팅의 성격과 더불어 본인이 생각하는 리더상에 대해서 발언하기도 하였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팀의 최고 선수로서 라빈이 리더가 될 수 있음을 언급하면서도, 만약에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다른 선수가 리더로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는 점입니다.
https://670thescore.radio.com/authors/cody-westerlund
보일런 감독은 이번 미팅에 대해서 생산적인 날을 가졌다며, 본인은 팀 연습을 진행하고자 했으나 선수들간의 미팅이 오래 진행되어 계획했던 팀 연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팀 연습을 가지지 않기로 한 것은 선수들의 요청을 떠나서 어쨌든 본인의 결정이었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또한 사태의 심각성을 (그제서야) 느꼈는지 프런트 운영진인 부사장 존 팩슨과 GM 가 포먼 또한 코치들과 마찬가지로 선수들 간의 미팅 다음으로 이어진 2번째 미팅에 참석하였다고 한다.
** K.C.Johnson의 기사 제목은 No boycott, no practice 으로 입장에 따라서는 선수들의 항명 으로 바라볼 수 있는 행동을 보이콧이라는 단어로 조금은 순화해서 표현하였고, 이마저도 보이콧이 아니라고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이 기자는 시카고 프런트로부터 정보를 받으며, 프런트의 입장을 어느 정도 대변한다고 여겨지는 기자입니다. 반면에 두 번째 기사는 제목부터 ‘항명’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물론 해당 기자의 근거는 ‘리그 소스’ 이므로 100% 신뢰할 수는 없겠지만, 위의 기사보다 더 강한 뉘앙스의 기사도 있다는 것을 소개하는 차원에서 요약해봤습니다.
2. The Athletic지의 Darnell Mayberry의 기사
How the Bulls narrowly avoided a full-blown mutiny in Jim Boylen's firtst week as head coach
: 시카고는 어떻게 보일런의 감독 부임 첫 주에 일어날 뻔했던 전면적인 항명을 피해갔는가
https://twitter.com/TheAthleticCHI/status/1071974579940282368
보스턴과의 경기가 끝난 밤부터 시작된 선수들간의 대화는 그 다음날 아침까지 이어졌으며, 많은 수의 선수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던 방안 한 가지는 선수들 모두가 연습장에 아예 나타나지 않는 방법 이었다고 한다. 예비 계획은 선수들 한명의 집에 모든 선수들이 모인 후 (선수들이 연습장에 나타나지 않아서 팀에서 찾는) 전화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었다고 한다. 해당 계획은 이런 항명 행위를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라고 염려한 라우리 마카넨과 로빈 로페즈에 의해서 저지 되었다.
최종적으로 시카고 선수들이 선택한 행동은 연습장에는 나가되 선수들간의 미팅을 개최하는 것이었고, 선수들간의 미팅 다음으로 코칭 스태프진을 포함한 미팅을 진행했다고 한다.
저스틴 홀러데이와 함께 선수들간의 미팅을 진행한 잭 라빈 은 이번 미팅은 꼭 있어야 했던 일이며, 팀 미팅 결과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 저는 기사를 쭉 읽으면서 이 대목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웬델 카터 주니어에 따르면 이 선수들간의 미팅은 할러데이와 더불어 라빈이 이끌었다고 하는데, 라빈이 단순히 선수들간의 미팅에서만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 한 것인지, 아니면 이 집단행동 전체를 시작부터 이끌었는지가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 외국 독자들도 마찬가지 궁금증이 있었는지 기사 댓글로 질문을 한 상태입니다(아직 기자 답변은 달리지 않았습니다).
종합
감독 보일런이 주전 5인방을 경기에서 빼낸 것이나, 백투백 경기가 끝난 다음날 곧바로 팀 연습을 잡은 융통성 없는 행동에 대해서 저는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감독의 적절하지 못한 처신을 감안하더라도, 부임하고 겨우 3경기를 치룬 감독 상대로 집단행동을 한 것 또한 쉽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실제로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고 하나, 연습장에 아예 안타나기로 하는 방안을 선수들끼리 논의했다는 것이 만약에 사실이라면 그런 논의를 진행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실망스러울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을 시카고 프런트의 과거 행적과 겹쳐보면 흥미로운데요. 프런트는 몇년 전 버틀러와 웨이드가 호이버그 감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자 결국 감독을 남기고 이 둘을 팀에서 내보냈는데, 이번에 그 호이버그를 해임시키면서까지 감독 자리에 앉힌 보일런 감독은 명백하게 프런트측 인사 입니다. 2번째 기사가 사실이라면 이런 감독에게 반기를 드려고 했던 선수를 과연 프런트가 안고 갈 것인가, 혹은 그 선수가 보일런 감독 밑에서 잘 뛸 수 있는지 여부는 불투명할 것입니다.
두 번째 기사를 포함하여 이 모든 사태가 그저 일시적이고 과장된 소동이기를 바라나.. 불안한 마음이 들면 대부분은 얄짤없이 부정적으로 상황이 진행되더군요 후속 보도나 팀이 경기 치루는 모습을 더 지켜보면 그 결과가 좋은 형태로든 안 좋은 형태로든 결과가 나올 것 같아서 기다려보고자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뉴스 란에는 다 전달하지 못한 내용들 잘 풀어서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건 뭐 어느쪽도 100% 잘하고 100% 못한 문제도 아닌 것 같고, 제 생각에는 그냥 서로 다른 욕망이 충돌한 것 같네요. 감독 부임후 프론트에 좋은 인상을 주고 선수들을 휘어잡고싶은 보일렌 감독과, 가뜩이나 팀은 못해서 짱나고 호이버그 감독도 갑작스레 잘려서 혼란스러운데 자신들을 공개적으로 망신주고 길들이려하는 윗선에 대한 선수들의 불만이 정면충돌한것 같습니다. 그래도 미국 문화는 한국과는 다르니... 잘 풀어나가길바랍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