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퍼스는 도대체 왜 잘하나? (스탯으로 보는 팀 클리퍼스)
지난 시즌 초반, 각각 동서부 1위를 찍었던 올랜도와 클리퍼스를 보면서 ‘DTD는 리얼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시즌 초반 폼이 좋던 클리퍼스를 보면서 ‘크크크..DTD인데’ 라고 놀렸죠. 근데... 음? 이제 내려와야 할 클리퍼스가 내려 올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심지어 11월 한 달 동안 이달의 감독상, 이달의 선수상을 전부 쓸어가면서 11승 3패를 기록하기까지 했네요.
올스타 출신 선수는 한 명도 없고, 랍씨티의 세 기둥이 모두 뽑혔는데. 닥 리버스, 루윌, 토바이어스 해리스가 서부 1위를 한다고? 도대체 클리퍼스가 왜 잘하는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클리퍼스 풀 경기를 챙겨볼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도대체 이 팀이 왜 잘하는지 스탯을 가지고 파보기로 했습니다. (스탯 들여다본 시간이 한 경기 풀로 본 것보다 오래걸린건 비밀)
게임을 챙겨보고 쓴 글이 아니라 실제 팩트와는 많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저 제가 NBA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주시고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적과 팩트체크도 부탁드립니다. (모든 통계는 레퍼런스, 공홈, 한국시간 12/7일 오전 1:00 기준)
1, Overall
Fact)
- 100포제션 당 공격효율지수(ORtg) 5위
- 수비효율지수(DRtg) 14위
- 둘의 마진(NRtg 7위)
해석) 리그 평균의 수비력을 좋은 공격력으로 커버하며 비교적 공수 밸런스가 좋은 리그 상위팀.
2. Offense
Fact)
- 리그 전체에서 평균 슈팅 거리가 가장 짧음
- 야투시도개수 대비 자유투시도개수 비율(FTr) : 1위
- 자유투 성공&시도개수 : 1위(23.8-29.5)
- 자유투성공률(FT%) : 4위(80.6%)
- 야투시도개수 대비 3점슛 시도개수(3PAr) : 28위
- but 3점슛 성공률 : 3위(코너 1위)
- TS% : 4위 (57.6%)
- 100포제션 당 어시스트 개수 : 25위
해석) 평균 슈팅 거리가 가장 짧고, 전체 야투중 3점슛이 차지하는 비율이 리그 최하위권이라고? 리그 트렌드와 정 반대로 달려가는 팀이군. 어시스트를 통해 공격을 조립하는 스타일은 아님. TS%에서 클리퍼스보다 높은 3개의 팀이 모두 3점에 일가견 있는 팀이라는 점이 재밌음(3PAr 밀워키 2위, 토론토 8위, 골스 18위-골스는 커리가 건강했다면 훨씬 높은 순위였을 것). 3점슛 시도개수는 많지 않지만 3점슛 성공률은 리그 최상위권일 정도로 공격 효율이 좋음. 리그 1위인 자유투 시도개수 비율이 안정적인 공격력과 TS%의 발판이지 않을까 추측. 근데 도대체 누가 이렇게 던지나?
Fact) 팀 내 자유투 시도개수
- 1위 : 몬트레즈 헤럴 6.3개 (62%) / 리그 전체 13위 / 평균득점 16.1
- 2위 갈리날리 5.7개 (91%) / 리그 전체 22위 / 평균득점 19.1
- 3위 루 윌리엄스 5.4개 (94%) / 리그 전체 23위 / 평균득점 17.6
- 4위 토바이어스 해리스 3.4개 (85%)
- 5위 보반 마리아노비치 3.3개 (78%)
- 경기당 자유투 시도개수 리그 전체 100위권 이내에 클리퍼스 선수만 6명
해석) 한명이 무지하게 던지기보다는 여러 선수가 골고루 자유투를 많이 얻어내는 스타일. 팀내 1위, 3위가 주전출장경기 0개의 벤치 플레이어라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
Fact)
- 경기 페이스 9위
- 100번의 플레이 당 턴오버 비율(TOV%) 리그 6위
해석) TOV%에서 클리퍼스보다 위에 있는 5개팀은 모두 클리퍼스보다 페이스가 느림(샬럿, 샌안토니오, 올랜도, 보스턴, 미네소타) . 리그 중상위권 경기 페이스에서도 비교적 안정감있는 경기. 패스와 어시스트를 통해 공격을 풀어가는 스타일이 아니고 턴오버가 많은 도박성 핸들러가 없다보니 생기는 효과라고 추측.
3. Defense
bad
- 상대팀 100번의 플레이 당 턴오버 비율(Opp.TOV%) 꼴찌.
- 상대팀 턴오버 파생 득점 허용 리그 26위
- 상대팀 세컨찬스득점 허용 : 26위
- 상대팀 속공득점 허용 : 24위
- 상대팀 페인트존득점 허용 : 26위
- 상대팀 경기당 야투시도개수 : 꼴찌
- 상대팀 턴오버 유발개수(Opp.TOV%) : 꼴찌
good
- 상대팀 eFG% 제어 : 1위 (49.3%)
- 상대팀 야투율 제어 : 4위 (44.1%)
- 상대팀 3점슛 시도개수 : 5위(적게 던지게 강제함)
- 상대팀 3점슛 성공률 : 5위 (33%)
- 상대팀 슛 거리 : 27위(상대팀이 비교적 림 가까운 곳에서 슛을 던지고 있음)
해석) 상대팀의 실책을 유발하는 도박적인 수비보다는 안정적인 로테이션과 샷 컨테스트를 통해 수비하는 팀. 골밑수비는 리그 중위권. 다만 상대팀의 퍼리미터, 3점슛을 효과적으로 제어함. 정상급 림 프로텍터는 없지만 좋은 퍼리미터 수비수들이 있음.
4. 벤치
- 리그 벤치득점 1위 (53.1pts)
- 출전시간 공동1위 (20.5분 = 브루클린)
- 어시스트 2위 10.4개 (1위 인디애나)
- 블락 공동 2위 2.7개
- 턴오버 개수 꼴찌 6.7개
- 리바운드 스텟 상위권 8위 이내
- FG% 3위 / 3pt% 5위 / FTM-FTA 모두 1위
- 공격, 수비효율지수 1위
해석) 클리퍼스가 강한 이유. 팀 전체적으로는 리그 평균 이하였던 어시스트, 블락 수치가 벤치끼리 비교했을 때는 리그 최정상급으로 상승. 주전들에 비해 자유투 시도개수가 늘고 턴오버 비율은 상승함. 어시스트, 자유투시도개수의 상승은 루윌의 림어택과 헤럴을 활용한 투맨게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가 아닐까 추측.
5. 결론
1) 스윙맨 > 빅맨
공/수 양면으로 빅맨보다는 스윙맨, 가드쪽에 비중이 몰려 있음. 해럴이 잘 해주고 있지만 혼자서 공격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떨어지며 핸들러와의 2대2플레이에서 효율이 극대화되는 스타일로 핸들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음.
2) 트렌드? 먹는거야?
스윙맨 비중이 비교적 높음에도 (이 정도면 의도적으로) 3점슛 비중이 낮음. 댄토니 엉덩이 걷어차는 올드스쿨한 마인드셋에 기반한 안정적인 미드레인지 게임과 림어택을 통한 자유투 획득을 통해 공격을 풀어감. 그런데 시도개수는 적지만 3점슛 성공률은 리그 최정상급. 여기에 좋은 자유투 성공률까지 더해져 리그 4위의 TS%와 공격효율지수를 자랑하는 고효율 공격팀이 됨. 안정적인 슈팅 성공률(3점슛, 자유투 포함), 상대방의 턴오버를 유발하는 도박적인 수비는 자제하면서 자신들의 실책도 최소화하는 경기 전략을 통해 팀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유지함.
3) 수비
블락이라 리바운드 수치는 리그 평균. 림 프로텍팅이나 페인트존 세로수비보다는 3점을 최대한 주지 않고 퍼리미터 샷을 강제하면서 확률을 낮추는 수비를 하는 듯 함. 근데 스텟만으로는 정말 감이 잘 안잡힘.
4) 벤치
주전들과 벤치 사이의 전력차이가 가장 작음. 식스맨상 출신 루윌은 말할 것도 없고, 해럴의 스텝업이 눈부심. 100분이상 출전한 선수 중 PER 1위인 보반의 미칠듯한 효율은 클리퍼스가 벤치 타임에 얼마나 무서운지를 말해주는 듯함. 작년에 반짝했던 타이론 월라스나 테오도시치는 제대로 나오지도 못하고 있고, 아직 음바무테는 부상에서 복귀하지 않음. 무서운 뎁스.
5) 더 무서운건 내년
비록 해리스가 올해 만기이지만, 19-20시즌에 현재 잘해주고 있는 갈리날리/AV/루윌/해럴/SGA를 다 합쳐도 53M. 현재 다음시즌 확정샐러리는 고작 60M. 리그에서 6번째로 여유있는 팀으로 해리스를 잡는다고 해도 다른 슈퍼스타 영입이 충분히 가능하며, 또 가장 가성비 좋은 조각들과 조직력이 갖춰진 매력적인 행선지가 될 예정.
...이게 이렇게 오래 걸릴지는 몰랐습니다. 마음대로 신나게 쓰다보니 어느덧 새벽 3시네요. 혹시 클리퍼스 팬분들이나 경기를 자주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실제 경기내용과 제 추측들이 어떻게 다른지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길고 알맹이 없는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코멘트 감사합니다. 확실히 자삥이 되는 팀/선수는 공격력에 어느정도 기복을 줄일 수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클리퍼스가 자유투 시도갯수 상위권이라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그중 1위가 루윌이나 해리스가 아닌 해럴이라는 것도 놀라웠구요. 오히려 해리스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는 비교적 덜 얻어내는 편이더라그요.
예전에 보반과 폽할배의 일화가 생각나네요. 저 샌안토니오 남고싶어요. 아니야 가서 돈 벌어 이런기회 흔치 않아. 이런 뉘앙스였는데 최근 클리퍼스가 살아나면서 그런 순수한 보반도 주목받는 것 같아 이유없이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자유투 성공률도 준수한 거 보니 어쩌면 보반이 지금보다 더 잘하고 큰 롤을 부여받을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건 어려울까요? 팀에서는 체력 문제 때문에 시간을 제한하는건가요??
어제경기가 굉장히 반가우셨을 것 같네요. 저는멤피스팬이니님과는 반다로 슛없고 패스좋은 슈퍼히어로들을 좋아해서 클립/멤피스같은 팀 경기는 잘 손이 안가더라구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잘하나 하도 궁금해서 쪼금 찾아봤습니다. 이렇게 보고 나니 괜히 없던 정도 생기네요.
랜돌프는 이번시즌까지는 그래도 꾸준히 나올줄 알았는데 아쉽습니다. 멤피스에 정말 잘 어울리는 선수였는데 말이죠. 과연 두 팀이 시즌 끝날 때는 어디에 서 있을까 진심으로 궁금하네요
좋은 분석이네요
저도 클리퍼스 경기는 못봐서 궁금했는데 이래서 그런가보네요
시간날때 한번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