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VS 포틀랜드 후기
1. 코빙턴과 샤리치의 가세 이후 팀 수비가 정말 단단해진 게 눈에 보입니다. All-NBA Defensive 퍼스트팀 멤버인 코빙턴이야 말할 것도 없고, 샤리치도 생각보다 큰 사이즈와 부지런한 발, 좋은 기본기로 벤치타임의 골밑 수비를 잘 책임져 주더군요. 특히 샤리치는 블락을 막 여러개 찍을 스타일은 아닌듯 합니다만 골밑에서 컨테스트 시에 자세가 좋아서 파울을 잘 불리지 않습니다. 해설자들이 적절한 슛 컨테스트에 대해서 칭찬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타입이에요.
(모처럼 놀러온 KG: 야야 뭐야뭐야 우리 애기들 농구 줌 헌다???)
2. 코빙턴 오늘 정말 핫핸드였는데 (23분 동안 5/7 야투, 4/6 3점슛 성공률, 3스틸) 파울트러블로 23분 밖에 출장하지 못했습니다. 미네소타 오자마자 41분 출장시키니 자체적으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낸 것 같기도 합니다. 뭐 어쨌거나 오늘 단 23분 동안 3점슛 4개 포함 14점 5리바운드 3스틸로 전반전의 주인공으로 등극했습니다.
3. 전반전의 주인공이 코빙턴이었다면 후반전은 위긴스가 주인공이었습니다. 특히 4쿼터에 3점슛을 3개나 몰아넣으며 포틀랜드의 추격의지를 꺾었습니다. 전반전에는 닌자 모드더니 후반전에는 아주 적극적이더군요. 오늘도 23점(팀내 최다) 5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1블락이라는 매우 위긴스답지 않은 알록달록한 스탯을 찍었습니다. 버틀러 아웃 이후 3연승 기간 동안 계속 이런 모습인데, 드디어 원툴 플레이어 소리 좀 안 듣게 되려나 싶습니다.
4. 타운스는 요 몇 경기 수비에서 아주 칭찬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2:2 수비와 림 프로텍팅이 몰라보게 좋아졌는데, 예전처럼 아 몰랑 블락이 하고 싶어 수비가 아니라 진짜 상대의 동선과 슛동작을 방해하는 수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제이크 레이맨의 덩크 시도를 떡블락 & 캐치하면서 Daily Top10 2위를 차지하기도 했네요.
5. 타지 깁슨은 오늘 대단히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었지만 출장시간은 샤리치가 더 많이 가져갔습니다. (깁슨 21분, 샤리치 27분) 후반에 점수차가 컸던 탓도 있겠지만 확실히 샤리치가 티보듀 취향에 맞을 만한 수비력을 보여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라 생각되네요. 깁슨의 나이와 샤리치의 성장가능성 & 경기력을 생각하면, 이 정도의 출장시간 배분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같습니다.
6. 오늘 미네소타 수비가 얼마나 좋았는고 하니, 포틀랜드는 이번 시즌 단 한번도 100점 이하 득점을 한 적도 없고 10점차 이상 패배를 한적도 없는 강력한 팀인데 그 두 가지를 모두 오늘 처음 당했습니다.
미네소타가 확실하게 릴라드와 맥컬럼의 외곽슈팅을 저격하는 수비 플랜을 들고 나왔고, 이게 제대로 먹혔습니다. (3점 성공률 릴라드 1/7, 맥컬럼 1/4) 돌파는 빅맨들에게 맡기고 오로지 외곽찬스를 주지 않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티그 - 코빙턴 - 로즈 - 위긴스 - 타이어스 백코트 5인방의 픽 수비는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티그가 오늘처럼만 2:2 수비를 꾸준히 해줄 수 있다면 정말 좋겠네요.
7. 트레이드 후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네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슈터가 많아진 만큼 공간이 넓어져서 패싱게임이 원활해진 점, 둘째 코빙턴과 샤리치가 팀의 수비와 에너지 레벨을 48분 내내 수준 이상으로 유지시켜 주고 있는 점, 셋째 타운스와 위긴스가 공/수에 걸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점, 그리고 넷째는 강력한 벤치 타임의 경기력입니다. 오늘같은 경우에는 두 경기만에 미네소타 팬들로부터 '슈퍼 다리오'라는 별명을 얻은 다리오 샤리치가 맹활약 해 주었고,
이렇게 생긴 가드 한 분께서 벤치에서 나와 7/13 야투에 17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해 주셨습니다.
아아 그저 빛....이번 시즌 그분의 활약은 눈이 부실 뿐입니다.
8. 정말 완벽한 경기였는데, 딱 하나가 별로였습니다.
테리 스토츠 감독이 종료 5분을 남긴 시점에 20점차가 넘게 나자 수건을 던지고 주전을 모두 뺐는데, 미네소타는 끝나는 순간 까지는 끝난게 아니다 라는 스포츠 정신에 입각하여 작전타임 한번 안 부르고 주전들을 계속 굴렸습니다.
야이 Thibs(Thibodeau 감독의 별명)...아저씨 인간적으로 오늘 오코기 출장시간보다 테이블에서 교체 기다린 시간이 두배는 더 길었겠습니다. 상대가 수건 던지면 좀 받아줄 줄도 압시다 예?
빙턴이..저번에 내가 걱정스러운 마음에 스스로 출전시간 조절하는 팁을 남겼는데 그래 오자마자 테크로 나가는 것은 좀 그렇긴 해 오늘 파울트러블 엄청 자연스럽드라야 참 똑똑한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