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이먼드 그린의 수비를 보면서 느낀 점을 의식의 흐름대로 정리해봤습니다.
드레이먼드 그린의 수비를 보면서 느낀 점을 의식의 흐름대로 정리해봤습니다.
1. 어설픈 스킬을 들먹일 경우 아주 높은 확률로 저지당하며, 많은 경우가 스틸로 공격권이 넘어갑니다.
2. 드레이먼드 그린은 손이 아주 빠르다.
3. 드레이먼드 그린은 사이드 스텝이 아주 좋다. 특히 빠른 가드들을 막을 때도 전혀 뒤처지지 않으며, 가슴 펌핑과 핸드 체킹 그리고 마지막 손 사용까지 완벽하다.
4. 자바리 파커나 쟈니스가 그린을 상대로 공격을 성공한 경우를 보면, 엄청난 신체가 완벽한 스킬을 성공했을 때는 그린도 속수무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앤써니 데이비스와 같이 피지컬과 스킬셋 완성도가 둘 다 압도적인 상대에게는 줄 건 주는 타입이다.
5. 그러나 4의 조건에 따라서 그린보다 압도적인 신체로 압도적인 출력과 스킬셋, 점퍼를 자랑하는 선수는 기껏해야 ad, kd, 제임스 정도이다. 그중 kd는 같은 팀이고 제임스는 점퍼가 들어가지 않을 경우는 막기가 수월해지며 그마저도 이궈달라와 kd를 포함한 무더기 수비로 대처가 가능하다.
6. 커즌스나 쟈니스, 엠비드처럼 스킬이 제대로 성공했을 때는 어느 선수도 막지 못하지만, 전반적인 스킬 완성도가 높지 않아서 가끔씩 어설픈 공격을 시도하게 되는 선수들이 있다. 이 선수들은 쉬운 공격에서 그린에게 여러 차례 저지당하면서, 동시에 완벽한 공격으로 그린을 상대로 말도 안되는 하이라이트를 선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전반적인 공격 시도 대비 효율성은 당연히 떨어지게 되며, 이 이유로 그린이 압도적으로 털리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팀을 승리로 이끌게 된다.
7. 요컨대 그린은 완벽하게 컨테스트 했음에도 신체적 한계 때문에, 줄 건 주는 타입의 수비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언급했다시피 그린의 컨테스트를 뚫고서 한 포제션의 공격을 성공시키는 것은 엄청난 집중력을 요하는 일이다. 공격 빈도가 늘어날 경우, 다른 선수들을 상대로 성공시켰던 쉬운 공격들이 그린의 빠른 손에 막히면서 루즈볼로 흩어지고 그 경우 손이 아주아주 빠르고 강한 그린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이 된다. 그래서 신체와 스킬이 모두 조화를 이룬 역대급의 선수가 아니라면 그린을 상대로 공격을 하는 것은 전반적으로 손해보는 일이다. 멋진 하이라이트를 몇 번 만들고, 팀은 지게 된다.
8.애초에 스킬셋과 신체의 총합이 위에 언급된 선수들보다 떨어지는 일반 선수들은 그린에게 대부분 털린다. 슈팅까지 성공했다고 해도 그린이 흔들어 놓은 판에서 골을 성공시키가 쉽지 않다. 이상하게 노골이 되는 경우가 많고 그린의 연속 점프가 리바운드를 따는 경우가 많다.
9.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그린을 상대로 득점을 한 번하는 것은 올스타급 선수에게 어렵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린을 상대로 효율성과 볼륨을 모두 챙겨서 고득점을 하는 것은 어렵다. 그린을 상대로 높은 야투율을 자랑하면서 득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킬셋과 신체가 모두 완성된 선수여야 하는데, 당장 마이클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트 말고는 퍼리미터에서 그런 선수가 떠오르지 않는다.
10. 타이밍을 뺏어서 득점을 하는 타입, 업앤언더와 스텝으로 득점을 하는 타입, 순간 스피드를 살리는 타입 등등의 일련의 타입들은 그린에게 고전하게 된다. 그린을 상대로 안전하고 효율성 있게 득점하려면 조던의 페이더 웨이나 샤킬 오닐의 베이비 훅, kd의 고타점 점퍼, 르브론의 닥돌 후 덩크처럼 신체와 스킬로 그린의 수비 저지 영역에서 안전하고 완벽하게 벗어나야 한다. 그럴러면 스킬뿐만 아니라 압도적 신체가 필요하다.
따라서 스킬과 신체가 모두 완성된 선수들을 상대로 누가 더 좋은 수비수냐고 하면 당연히 카와이 레너드(퍼리미터)나 케빈 가넷 혹은 하킴 올라주원, 로 포스트에 한정하면 칼 말론이다.
11. 그러나 그린은 레너드보다 포스트 수비에 더 뛰어나며 가넷이나 올라주원보다 퍼리미터 수비에서는 아주 많이 매우매우 뛰어나다. 그렇기에 현 트렌드에서 더 수비적으로 팀에서 활용될 여지가 많은 선수이다.
12. 물론 여기까지라면 역대급 수비수들과 비교해서, 기본기과 센스는 뛰어나지만 결국 최상급 선수를 보다 잘 막지 못하는 어중간한 선수로 기억될 것이다. 그린은 몇 가지를 더 갖추고 있는데 그게 잘 알려진 로테이션 수비 능력이다. 그린의 헬프 타이밍과 로테이션 수비는 정말 놀라울 정도이다. 이번 파이널에서 르브론이 커리를 상대로 포스트업을 치는 모든 장면에 그린의 헬프 컨테스트가 따라온다. 덩크를 성공해도 그린의 컨테스트를 뚫고 성공한 것이며 붙여놓고 패스를 하려해도 이미 그린은 타이밍과 레인을 파악하고 있다. 흔히 ‘커리를 상대로도 포스트업을 못하는 르브론’이라는 움짤로 돌아다니는 파이널의 장면은 사실상 그린의 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린이 이어지는 패스길을 모두 차단했기 때문에 공중에서 당황한 르브론이 턴오버를 저지르게 된 것이다.
13. 그린은 스탯에서 기록되는 것 이상으로 수비에 기여한다. 매치업된 공격수에게 아주 정련된 공격만 시도하도록 강제해서 어지간한 선수들의 야투율을 떨어뜨리며, 루즈볼을 생산하고 그걸 줍고, 돌파하는 상황에서 공을 건드려서 리듬을 깨고, 슛컨테스트를 적극적으로 해 오픈 3점의 성공률을 떨어뜨리고, 리바운드 경합을 해서 팀 리바운드 숫자를 사수하며 대개 그린이 뺏은 공은 속공으로 연결된다.
14. 이런 점에서 그린의 매치업이 그린을 멋진 장면들로 털었던 것처럼 보이면서도 팀 승리는 그린이 가져가게 된다. 골든스테이트가 진흙탕 경기에도 능한 이유는 바로 그린이다. 그린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경기를 진흙탕으로 유지해주면 커탐듀가 터져서 3분만에 15점차로 벌리게 되면? 경기는 끝난다.
15. 샤킬 오닐이 골든스테이트를 상대한다면 어떨까? 샤킬 오닐처럼 신체와 스킬, 경기운영의 3박자가 모두 갖추어진 역대급 선수를 상대로 한다면 그린 혼자서 그 선수를 제어하는 그림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골든스테이트에는 그나마 현 시대에서 샤킬 몸빵을 할 수 있는 선수로 꼽히는 커즌스가 5번에 있다. 샤킬 오닐이 과연 그린이 들어오는 헬프수비와 포스트업 시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공을 긁어대는 그린(이궈달라와 리빙스턴까지) 그리고 최종 수비로 높이를 책임지는 듀란트까지 모두 극복할 수 있을까? 물론 샤킬 오닐은 여러번 그 수비들을 뚫고 덩크를 성공하고 파울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샤킬 오닐에게도 그 과정은 스스로의 리듬을 흩어버리는 일이며, 특히 그린에게 뺏길 때마다 공격은 속공으로 이어진다. 루즈볼로 흘러도 그린이 주울 확률이 높으며 그 경우에도 속공으로 이어진다.
16. 샤킬 오닐은 킥 아웃을 통한 경기 운영이 아주 훌륭한 선수지만, 골든스테이트는 킥아웃을 통한 3점 수비에는 아주아주아주 강하며, 로테이션 수비 분야에서 역대 최고의 팀이다. 즉 샤킬 오닐의 수비 시 앉게 되는 약점을 떠나서 골든스테이트의 수비 자체가 샤킬 오닐과는 상당히 상성이 나쁘며, 그 중심에는 드레이먼드 그린이 있다.
17. 애초에 현 골든스테이트는 역대 최고 승수의 팀에 역대 최고의 득점원이 합류했으며, 그 팀에 또 다시 커즌스가 합류한 팀이다. 커즌스의 몸빵은 역대 강 팀과의 비교시, 골든스테이트에게 부족한 부분을 현 시대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보충해줄 것이다. 이런 팀과 비교를 한다는 것이 샤킬 오닐에게는 미안하고도 불리한 상황이지만, ‘샤킬 오닐이 현 시대에 오면 어떨까?’ 하는 떡밥은 피할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로운 떡밥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관점에서 샤킬 오닐이 와도 그만을 중심으로 한 팀으로는 우승 쓰리핏, 리그 멸망, 리그 파괴, 게임 셋, 등등의 결과는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냥 수비에서는 퍼러미터 수비, 골밑 수비, 포스트업 수비, 스틸, 블락, 도움수비등 오버롤이 균등하게 분배된 토탈 패키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