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에서 보여준 마이클 조던의 클러치 플레이 2
저번 글에서 조던의 파이널 클러치 기록들과 1차 쓰리핏 기간에 보여준 플레이들을 살펴봤습니다. 오늘은 유타와의 파이널 시리즈에서 나온 클러치 장면들을 중심으로 글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화질이 안 좋은 움짤들에 대하여 미리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마이클 조던의 97, 98 파이널 클러치
97,98 파이널 클러치 샷차트
먼저 직접 집계한 클러치 타임 샷차트를 살펴보면서 대략적인 공격 지점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점퍼 중심으로 살펴보면 코트 오른쪽 지점에서는 성공률이 썩 좋지 못했는데요. 특히 98 파이널에서는 페인트존 오른쪽 에서 포스트업하며 던진 페이더웨이 슛 성공률이 좋지 못했습니다. 페이더웨이 슛 성공률이 떨어지긴 했지만, 몇몇 장면들에서 포스트업을 영리하게 써먹었습니다.
포스트업 무브
▲ 98 파이널 4차전
상대 수비수를 골대 근처까지 힘으로 밀고 들어간 후에 슛을 하기도 하였으며, 아래와 같이 멋진 턴어라운드 무브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 98 파이널 4차전
선先 페인트존 진입 후後 점퍼로 마무리
97 파이널에서 조던은 림과 최대한 가까운 지점까지 돌파한 후에 슛을 쏘는 장면 들을 여럿 보여줍니다. 위의 샷차트에서 자유투 라인 앞쪽에 표시된 슛들인데요. 페인트존으로 진입하는 경우 매치업 수비수는 물론이고 페인트존에 몰려있는 다른 수비수들 또한 신경을 써야하는데, 이들의 컨테스트를 피하고자 페이더웨이 점퍼를 날리곤 하였습니다.
▲ 97 파이널 1차전
▲ 97 파이널 4차전
▲ 97 파이널 5차전
아래와 같이 오프더볼 무브를 바탕으로 먼저 공 없이 페인트존까지 간 후 타이밍맞게 패스를 받아 슛을 성공시키기도 하였습니다.
▲ 97 파이널 4차전
조던의 패스를 멋지게 메이드 한 장면들
클러치 타임 때 공격을 주도했던 조던은 자신을 강하게 의식하는 수비수들을 이용할줄 알았습니다. 98 파이널 1차전에서는 연장행을 이끄는 롱리의 슛 을 어시스트하기도 하였는데요. 사실 이 장면은 롱리에게 준 패스도 좋았지만, 롱리 자신의 위치 선점이나 깔끔한 마무리가 더 돋보이기는 합니다.
▲ 98 파이널 1차전
다음은 조던의 어시스트 중 가장 극적이었던 97 파이널 6차전 위닝샷 장면입니다. 86:86 동점인 상황에서 스티브 커가 조던의 패스를 받고 점퍼를 성공시킴으로써 결승점을 올리는 순간인데요. "Michael Jordan to the Max" 라는 다큐에서 나온 HD 화질로 올려봅니다.
▲ 97 파이널 6차전 커의 게임 위닝 2점 점퍼
클러치 오브 클러치
위와 같이 패스를 받고 슛을 성공시킬 수 있는 동료들을 가진 조던이었으나, 조던은 극적인 순간에 해결사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먼저 소개할 것은 97 파이널 1차전 버저비터 위닝샷 장면입니다. 상대 수비수를 벗겨내는 멋진 드리블과 시원시원한 슛폼 때문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슛 장면이기도 합니다.
▲ 97파이널 1차전 버져비터 위닝샷
97 파이널 5차전 에서는 경기가 20여초 남은 상황에서 3점을 꽂아버리며 스코어를 88:85 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포스트업하던 피펜에게 조던의 마크맨인 브라이언 러셀이 뜬금없이 더블팀을 가고, 피펜은 오픈 찬스를 맞이한 조던을 놓치지 않고 패스를 찔러줍니다. 조던이 6번의 파이널 시리즈에서 클러치 타임 때 성공시킨 유일한 3점슛이기도 한데, 식중독으로 고생하며 뛴 게임을 더욱 더 극적으로 만들어준 슛이었습니다.
▲ 97 파이널 5차전, 플루게임
마지막으로 다룰 것은 ‘더 라스트샷’ 으로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에 꽂아넣은 위닝샷입니다. 승리를 결정지은 슛뿐만 아니라 98 파이널 6차전에서 경기 마지막 1분간 조던의 클러치 집중력 은 엄청난데, 물론 말론의 공을 가로챈 장면도 대단하지만 저는 이 장면부터 시작하고 싶습니다.
▲ 98 파이널 6차전 30여초 남은 상황에서 점수 차를 1점으로 줄이는 돌파
유타가 40여초 남은 상황에서 칼 말론의 패스를 받아 스탁턴이 3점을 성공시키며 86:83 으로 앞서나가자, 조던은 굉장히 빠른 돌파를 하여 성공시킵니다. 3점 차이를 적은 시간을 소요하면서 1점 차이로 줄이는 장면인데, 정말 놀라운 순간 판단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그 유명한 조던의 스틸 장면이 나옵니다. 이에 대해서 조던이 말하기를 말론이 매치업 수비수인 로드맨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공이 무방비 상태에 있는 것을 순간적으로 놓쳤고, 이 기회를 잘 살렸다고 하네요.
▲ 말론의 뒤로 가서 공을 스틸하는 장면
이제 마지막 슛을 위한 판이 다 깔렸고, 결정적인 순간에 조던은 지금까지 회자되는 슛을 성공시킵니다.
▲ 더 라스트샷
자신은 이 슛을 반드시 성공시킬 거라는 절대적인 자신감 아래 조던은 슛을 성공시킵니다. 움짤로만 보기에는 아까운 장면이니 영상도 첨부해봅니다.
https://youtu.be/joUyA4QIqMY?t=1m16s
1분16초경부터 시작됩니다. 역시 HD 화질로 보니 좋은데, 내년에 나올 네플릭스의 조던 다큐에서도 많은 고화질 장면이 나와주면 좋겠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구성원 모두가 승리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뛰는 팀 스포츠에서는 개인이 아무리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더라도 그 선수 한명이 갖는 지분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승부처에서 활약하는 에이스의 존재가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격언과 모순되는 것은 아닙니다. 팀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승부처에서 가장 믿을만한 에이스에게 공을 쥐어주는 것은 그 또한 팀의 궁극적인 목표인 승리를 위한 하나의 과정입니다.
저번 글에서 살펴보았듯이 파이널 시리즈에서 클러치 순간에 접어들었을 때 조던의 득점 비중은 전체 팀 득점의 절반이 넘었습니다. 특히 97파이널에서 엄청난 비중을 가져갔는데, 이 수치가 얼마나 큰지 와 닿게 하기 위해 최근 파이널에서 가장 에이스 집중도가 높았던 11파이널에서의 노비츠키와 비교해보았습니다. 2번째 클러치 기준은 가장 넓은 범위인 "경기 종료 5분전 5점차 이내" 상황입니다.
1. 파이널 에이스 득점/전체 팀 득점 비중
10-11 파이널에서의 노비츠키
: 총 6경기 156점/568점 백분율 = 27.46% , 17턴오버
96-97 파이널에서의 조던
: 총 6경기 194점/527점 백분율 = 36.81% , 13턴오버
2. 파이널 클러치 득점 비중
10-11 파이널에서의 노비츠키
: 5경기 26점/40점 백분율 = 65.00% , 3턴오버
96-97 파이널에서의 조던
: 4경기 23점/35점 백분율 = 65.71% , 2턴오버
96-97 파이널에서의 조던의 클러치 득점 비중 백분율이 살짝 높으나, 조던의 클러치 야투율은 50%였고 노비츠키는 클러치 야투율이 60%가 넘었습니다. 두명의 파이널 클러치 활약 비교를 떠나서, 97 파이널에서 조던이 기록한 득점 비중인 65.71%를 보면 노비츠키가 보여준 활약과 맞먹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클러치 때 팀 득점의 절반 넘게 책임진 조던에게 좋은 동료들이 있었다는 것 또한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조던의 클러치 능력을 정리하고자 돌아본 파이널 경기들이었지만, 조던의 해결사 능력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피펜의 패싱 능력과 압도적인 수비 실력입니다. 글의 주제에서 벗어나는 것 같아서 위에서 다루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클러치 때 나온 멋진 장면들을 각각 하나씩만 올리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 97 파이널 6차전 커의 점퍼 성공 후, 유타의 마지막 공격에서 피펜은 예측 수비로 공을 가로채고 넘어지면서도 쿠코치에게 공을 보내며 덩크 성공을 이끌어내는 장면입니다. 이렇게 게임이 끝나고 조던과 피펜은 서로 격하게 포옹합니다.
▲ 93 파이널 3차전 상대 수비수 다리 사이로 골밑의 조던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러주는 장면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의 분량상 유타와의 파이널 장면들을 한정적으로 다루었는데요. 댓글로 1차 쓰리핏 장면에서 나온 장면들을 몇 가지 추가해놓습니다. 위의 장면들과 마찬가지로 모두 파이널 시리즈 클러치 구간에서 나온 장면들입니다.
1. 선先 페인트존 진입 후後 점퍼로 마무리
▲ 92 파이널 2차전
▲ 93 파이널 3차전
2. 피펜 to 조던
▲ 92 파이널 2차전
3. 피펜의 센스 플레이
▲ 93 파이널 3차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