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와 바이아웃의 차이
안녕하세요.
요즘 멜로와 썬더의 계약 문제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멜로가 어떤 방식으로든 썬더를 떠나기로 한 이시점에서 한번 바이아웃과 웨이브의 차이에 대해 정리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알아보았습니다.
0. 현재 상황
선수 a가 팀 A와 계약이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팀 A 입장에서 어떤 이유에서건 선수 a가 더이상 필요하지 않아 내보내고 싶은 상황입니다. 이 경우 크게 바이아웃, 웨이브, 트레이드의 세가지 옵션이 있는데, 이 글에서는 바이아웃과 웨이브에 대해서만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웨이브는 흔히 우리말로 방출이라고 하는데, 선수의 의지와 상관 없이 선수를 팀에서 내보낼 수 있습니다. 선수가 웨이브되면 공식적으로 48시간동안 그 계약을 그대로 승계받길 원하는 팀이 있는지 알아보게 되고, 그런 팀이 있다면 그 팀이 계약을 전부 가져갑니다. 하지만 웨이브될 정도의 계약이라면 그러길 원하는 팀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48시간이 지나도 아무 클레임이 없으면 팀은 선수에게 남은 연봉을 모두 지불하며 선수는 이적시장에서 FA와 같이 취급됩니다.
바이아웃은 이와 달리, 선수와 구단이 협상을 해서 (보통은) 남은 계약금액의 일부만을 선수에게 지불하고 계약을 완전히 파기하는 절차입니다. 이렇게만 말하면 도대체 선수 입장에서 바이아웃 협상을 할 이유가 뭐냐는 생각이 드실 수 있는데, 선수를 내보내는 구단, 선수, FA가 된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의 세 가지 입장에서 웨이브와 바이아웃이 어떻게 다른지 정리해보겠습니다.
1. 선수를 보내는 구단A의 입장
선수 a를 웨이브하더라도 샐캡에 그 선수의 연봉이 그대로 잡히며, 당연히 그 연봉을 선수에게 지불해야 합니다. 다만 선수가 FA가 된 후에 다른 구단 B와 계약한다고 하면, B는 계약된 연봉을 선수에게 지불하지 않고 선수를 웨이브했던 원소속구단 A쪽으로 지불하게 됩니다. 따라서 구단 A의 입장에서 금전적인 지출을 줄일 수 있겠죠. 하지만 샐캡에도 줄어든 만큼으로 잡히는 것은 아니기에 [1] 구단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습니다. 다만 구단 A의 샐캡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스트레치 프로비전이라는 제도가 존재하는데, 선수 a의 잔여 연봉을 잔여 계약기간보다 더 긴 기간 (경우게 따라 좀 다르지만 멜로와 같은 경우는 남은 계약기간 1년에 2를 곱하고 1을 더한 3년) 에 나누어 샐캡에 잡히도록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바이아웃 협상을 통해 선수를 내보내게 되면, 잔여 연봉의 일부만을 선수 a에게 주고 계약을 끝내게 됩니다. 그리고 그 협상된 금액만이 샐캡에 잡히게 되구요. 또한 웨이브되었을 때와 달리, 선수 a가 다른 구단 B와 계약하여 받게 될 연봉은 구단 A로 오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선수 a와 구단 A사이의 계약은 구단 A의 샐캡에 잡혀있는 금액 외에는 완전히 없어지게 됩니다.
2. 선수 a의 입장
선수 입장에서는, 웨이브된 후 FA가 되었을 때에는 실질적으로 어느 구단과 계약하던 받는 돈에 큰 차이가 없게 됩니다. 어차피 새로 계약한 구단 B는 a와 계약한 연봉을 구단A쪽으로 지급할테니까요. 선수 a 입장에서는 어차피 구단 A와 계약했던 연봉만을 수령할 뿐입니다. 따라서 웨이브된 선수는 계약에 큰 욕심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선수의 가치가 매우 저평가되어있을 가능성이 높기에, 그냥 미니멈 단년계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잘 증명할 수 있는 구단을 골라서 간 후에 다음 해에 제대로된 FA를 노려볼 수 있겠죠.
반면 바이아웃됐다면, 협상에서 구단 A와 계약했던 금액보다 조금 적은 금액만을 받기로 한 대신 다른 구단 B와 계약했을 때 그 계약금액을 선수가 온전히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수의 가치에 따라서는 바이아웃 쪽이 금전적으로 더 이득이 되는 경우가 있겠죠. 그래서 바이아웃 협상이 성립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구단 A입장에서는 캡 스페이스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금액을 낮추려 할테고, 선수 a 입장에서는 최대한 많은 돈을 받아 바이아웃 금액에 다른 구단 B와 계약했을 때 예상되는 금액을 합쳤을 때 원래 구단 A에서 받기로 했던 돈 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도록 할테니까요.
3. 선수를 영입하려는 구단 B의 입장
이쪽에서는 웨이브된 선수던 바이아웃된 선수던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렸듯 웨이브된 선수 a는 보다 적은 금액으로 영입할 수 있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죠.
결국 보통의 상황에서는, 선수 a던 구단 A던 웨이브보다는 바이아웃이 이득입니다. 선수도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고 구단 입장에서도 샐캡 운영을 좀 더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다만 이런 사항들을 알아보는 계기가 된 멜로와 썬더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아시는 것 처럼 어지간한 금액의 바이아웃으로는 썬더의 사치세 부담을 줄여줄 수가 없는 상황이고, 현실적으로 언더캡팀 B로의 트레이드 후 그 팀에서 바이아웃 정도,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면 썬더에서 멜로를 직접 웨이브하고 스트레치 프로비전을 사용하는 정도가 가능한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이번에 알아본 것들이라 틀린 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혹시 잘못된 점들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수정사항들
[1] 서르님께서 댓글로 적어주신대로, 아예 샐캡에서 제외해주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좋은 글입니다. 매니아진으로 가야하겠네요.
다만 질문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웨이버의 경우 새 팀과의 계약 연봉이 예전 팀으로 간다고 했는데, 기존 팀과의 계약이 비보장(넌개런티)인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이번에 유타가 예렙코를 웨이버한 것은 비보장 계약 4.2m을 아끼기 위해서 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웨이버 규정을 찾아보면 FA 된 이후 새 팀과 계약한 경우 <새 팀과의 계약금액 - 미니멈 금액과의 차이>*0.5만큼을 set off (샐캡에서 제외하는 것)해 주는 이익이 원래의 팀에 제공됩니다. (물론 크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