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의 세번째 단추를 잘 끼운 킹스, 이제 두 개 남았습니다.
킹스가 리빌딩을 시작한 건 이미 수 년이 지났지만, 가장 최근의 리빌딩은 아마 커즌스 트레이드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트레이드 대가에 대해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커즌스 트레이드는 플러스보다는 마이너스가 중요한, 즉 애증의 커즌스와 이후 몇 년을 더 도전하기보다는 커즌스 없이 팀의 문화를 새롭게 바꾸는 것에 초점을 둔 일이었죠.
그게 첫 단추였다면 두번째 단추는 팀의 새로운 코어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작년 드래프트가 그래서 킹스에겐 몹시 중요했는데요. 폭스, 보그다노비치, 메이슨, 저스틴 잭슨, 라비시에가 신인으로 팀에 합류했고, 라비시에는 아쉬운 면이 있고 폭스도 드래프트 당시의 기대를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폭스-보그다노비치 주전에 식스맨 힐드, 백업 PG 메이슨의 백코트는 나름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앞으로 몇 년 좀 더 기대하며 키워볼 만한 재능과 호흡은 충분히 보여줬죠.
이번 드래프트는 킹스에게 있어서 커즌스 이후 시대에 있어서 세번째 단추라고 부를 만한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백코트는 이제 그래도 리빌딩의 코어라고 볼 만한 게 생겼는데, 윙은 텅 비어있고 WCS-라비시에-랜돌프-쿠포스의 빅맨진은 당장의 재능도 그렇지만 미래를 보기에는 아직 너무 부족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돈치치를 기대했습니다. 3번이 너무 비어있기도 했고, 폭스-보그다노비치에 돈치치가 가세해서 세 명의 핸들러가 공격한다면 팀의 전체적인 역량이 꽤 올라가지 않을까, 지금 빅맨진들이 공격 면에서 피지컬이 아쉬운 선수들은 아니니까 어쩌면 추가 영입 없이도 돈치치의 힘으로 현재 있는 선수들의 재능을 좀 더 끌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물론, 돈치치 한 명의 힘으로 잘 안 될 수도 있죠. 특히 킹스가 신인을 키우는 데에 뛰어난 구단도 아니고, 어쩌면 돈치치의 약점만 더 드러날 리스크도 있었다고 봅니다.
그래서인지 팀은 배글리를 선택했네요. 즉, 프론트코트에 확실한 재능과 코어를 꽂아버린 거죠. 애초 현시점의 킹스의 재능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저는 이쪽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커즌스 트레이드 후 킹스 골 밑의 공격력은 답답할 정도로 빈약했고, 그래서 랜돌프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수비는 문제가 있다지만 짐승 류의 피지컬에 투쟁 욕구 강한 배글리는 꽤 매력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일단 하프코트에서 WCS에게 앨리웁과 레이업을 떠먹여줬던 보그다노비치와의 호흡은 안 봐도 눈에 그려질 정도고, 폭스와 함께 신나게 속공을 달리는 배글리의 모습도 꽤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만 돈치치였다면 (최상의 경우) 한 번만 추가 영입 잘하면 될 수도 있었겠지만, 배글리를 고른 이상 앞으로 두 번의 움직임이 필요해졌습니다. 바로 주전 SF와 빅맨진 정리(=배글리의 파트너 고르기)죠.
(1) 주전 SF
킹스의 작년 주전 SF는 카터-템플-저스틴 잭슨이었습니다. 물론 각자 나름의 역할을 해줬습니다만 (특히, 르브론, 듀란트 등을 막은 템플은 정말 고생 많이 했네요…) 최근 리그에서 가장 괴물...이 많은 포지션임을 고려하면, 누구도 사실 주전감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저스틴 잭슨은 기본 잠재력은 있어 보이지만 아직 1-2년은 더 해봐야 알 것 같고요.
그래서 킹스는 일단 주전 SF가 필요합니다. 킹스 샐러리가 여유가 많으니 공수 겸장의 수퍼맥스급 SF를 이쯤에 질러봐도 괜찮겠지만, 그런 선수들이 킹스에 올 마음이 아직은 없을 테니… 아무래도 중요한 요건들을 찾아봐야 할 텐데요.
폭스-보그다노비치-?-배글리-? 를 놓고 생각하면, 일단 새로 영입할 SF는 피지컬이 좋고(폭스-보그다노비치의 높이가 높은 편은 아니라서요.) 개인 수비력 뿐만 아니라 수비 범위가 넓어 팀의 수비력을 끌어올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차하면 배글리를 커버해줄 수 있게 가끔 4번 수비도 봐줄 수 있으면 더 좋겠죠. 물론 트렌드에 맞게 3점도 좀 쏴줘야겠지만, 폭스-배글리 있으니까 새로운 주전 SF는 공격보다는 수비 역량이 좀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작년에 맥스 계약 제안했던 오토 포터라면 좋겠지만 올해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왠지 적고 나니 아마레 선즈 시절의 숀 마리온 같은 선수를 찾는 느낌이네요.
(2) 배글리의 빅맨 파트너
다음으로 빅맨진의 교통 정리 및 추가 영입도 필요한데요. 지금은 라비시에, WCS, 랜돌프, 쿠포스, 자일스가 있는데, 라비시에와 랜돌프는 팀의 미래 플랜에서는 좀 뺐으면 하는 생각이 있고요. 쿠포스는 림프로텍터 롤플레이어로서 배글리와 간간이 같이 오르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배글리의 ‘메인 파트너’가 역시 문제인데요. (자일스는 아직 뛰는 걸 못 봤으니 논외로 하고) WCS로 될 지 모르겠네요. 안 되는 공격 롤까지 받아서 WCS가 좀 더 헤맨 느낌도 있는데, 아예 공격 롤을 확 줄여서 수비에 집중하면 배글리-WCS로 괜찮을까 싶기도 한데… WCS가 그런 전방위적인 수비수냐라고 하면 그건 또 아니라는 아쉬움이 있죠.
여기에 백코트 선수들과의 호흡을 생각하면 더 아쉬운데, 그동안 킹스 빅맨진은 가드들을 도와주는 게 거의 없었거든요. 스크린이라든지 픽앤롤을 비롯한 투맨게임이라든지 이런 쪽에서 쿠포스가 그나마 역할을 좀 해줬지, WCS, 라비시에, 랜돌프 모두 파생 효과를 끌어내는 선수들은 아니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배글리가 투맨 게임 역량을 키워서 공격에서 이런 파생 효과를 만들어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솔직히 루키 시즌에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럼 킹스의 새로운 빅맨은 어때야 하는지 이것도 요건을 세워보면… 일단은 리바운드를 비롯해 수비에서 제몫을 해줄 수 있어야 하고(림프로텍팅까지 되면 좋겠지만 그런 선수가 흔하지는 않으니까요.), 3점까지는 아니더라도 스페이싱을 해줄 수 있으면서 가드들에게 파생효과가 좋은 선수면 좋겠네요. 까지 적고 보니 그냥 스트레치 빅맨이면 되나 싶기도 하군요. (마찬가지로 작년이라면 밀샙이 참 좋았을 것 같은데, 올해는 모르겠네요.)
코어로 삼을 만한 주전 SF와 주전 C?를 잘 찾으면 킹스 리빌딩도 끝날 것 같은데, 이게 참 쉬운 얘기는 아닌 것 같아요.
다행인 건 시장 상황이 킹스에게 꽤 좋다는 겁니다. 일단 이전 글(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nbatalk&wr_id=5368691&sfl=wr_7&stx=sac&sop=and )에서도 적었듯이 킹스의 샐러리가 꽤 여유롭고 만기 계약이 많기 때문에, 연봉이 부담스러운 팀이 어쩔 수 없이 좋은 선수를 내놓는다면 카드를 쉽게 맞춰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르브론-레너드-조지를 비롯해 올해 SF 포지션에 좋은 선수들이 무척 많다는 거죠. 물론 킹스에 르브론-레너드-조지가 오지는 않겠지만, 그외에도 좋은 SF들이 많은 SF 풍년이라, 세 선수의 향방이 결정되고 나면 다른 좋은 선수들의 트레이드, FA 계약도 이어지리라 생각합니다.
길게 적었지만, 요약하면 킹스는 이제 3번, 5번만 잘 채우면 되고, 연봉 상황 좋고 트레이드 카드도 제법 있습니다. 같은 포지션으로 트레이드가 잘 일어나지는 않으니, 빅맨진들로 3번 선수를 트레이드해와서 팀의 짜임새를 맞춘 다음 ‘너만 오면 플옵 갈 수 있어.’라는 비전으로 빅맨 하나를 FA 계약하면 참 좋겠는데요.
이렇게 오늘도 행복 회로 한 번 돌려봅니다.
킹스가 베글리픽 할거라고 봤는데 역시 킹스는 코어가될 선수를 뽑았네요. 일단 필요한건 베글리의 수비를 커버해줄 빅맨이겠죠. 팍스랑 베글리는 정말 좋은조합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