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뉴올리언스의 새로운 스타는 원래 그 자리에 있었다
즈루 할리데이가 인상적인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칼럼이 올라와 번역해보았습니다.
https://fivethirtyeight.com/features/new-orleanss-breakout-star-was-always-there/
MVP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앤서니 데이비스와 데미언 릴라드, 혹은 맥컬럼 같은 스코어러 틈에서 즈루 할리데이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리라는 예상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나고 있다. 즈루는 잇따라 클러치에서 맹활약을 펼치면서, 블레이저스 팬들에게 그렉 오든 시대 이후 가장 큰 악몽을 선사하는 중이다.
아마도 즈루가 이번 시리즈에서 보여준 활약 중 가장 멋진 부분은 사실 눈에 쏙 들어오는 성격의 것이 아니었다. 특히 펠리컨스가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짓는 과정에서 즈루가 보여준 일련의 플레이들은 그동안 전통적인 박스스코어 상에서 쉬이 드러나지 않았던 터라, 선수 자신이 과소평가 당하는 결과를 낳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시리즈의 첫 두 경기에서 발생한 8개의 플레이를 살펴보자. 각 장면은 할리데이가 팀에 추가적인 포제션을 가져다주기 위해 무엇을 해냈는지를 담고 있다. 상대방으로부터는 포제션을 하나 빼앗은 격이다. 더불어 각 플레이가 발생한 상황을 눈여겨 보기 바란다: 이중 절반은 4쿼터에 나타났다.
https://videos.files.wordpress.com/Q8Uyrx5X/holiday_hd.mp4 (글을 게시할 때는 영상이 나오는데, 완료 후에는 영상이 안 뜨네요... 영상은 링크로...)
지금까지 이번 시리즈에서 즈루는 시리즈의 모든 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이를 통하여 펠리컨스는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통과할 기회를 맞이했다. 2008년이면, 크리스 폴이 호네츠 소속으로 경기에 나설 때다. 할리데이는 무지막지한 투맨 게임을 데이비스와 함께 보여주고 있으며, 결정적인 슈팅과 함께 평균 27득점 5.5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코트 반대편에서는 릴라드와 매컬럼을 밀착마크하고 있다. (2차전에서 릴라드는 할리데이와 매치업 됐을 때, 4번의 슈팅 시도를 모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2개의 턴오버를 기록했다.) ESPN Stats & Information Group은 즈루가 마크한 상대가 24번의 슈팅 중 6번을 성공시켰을 뿐이라고 전해주었다.
위 비디오에서는 할리데이의 상대 흐름을 잘라먹는 움직임들이 나타나는데, 그가 블록을 해내고, 중요한 루즈볼을 따내는 장면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실제로 이는 50대 50의 확률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 상황에서 할리데이는 단독으로 팀에게 추가적인 포제션을 안겨주는데, 이는 대부분 이번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장면들이다.
그런데 사실은, 할리데이의 이런 움직임은 그리 놀라워할 만한 일이 아니다. 즈루는 시즌 내내 이런 모습들을 보여왔다. 주목을 받지 못했을 뿐이지... 자, 어디 한 번 살펴보자. 경기 당 루즈볼 회복 횟수에서 즈루는 1.6회의 수치를 기록하며 리그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활발한 손놀림은 또 어떤가. 경기 당 디플렉션 수치는 리그 7위였다. 더불어 그가 기록한 64회의 블록은 6피트 5인치 이하의 선수 중 가장 높은 기록이었다. Synergy Sports의 데이터에 따르면 즈루는 또한 NBA 선발 가드 중 픽앤롤 수비를 가장 잘 해냈던 선수이기도 했다.
펠리컨스의 젠트리 감독은 "즈루는 시즌 내내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이런 활약이 그리 놀랍지는 않습니다. 제가 좀 편향된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즈루보다 더 나은 투웨이 플레이어가 지금 리그에 과연 존재하기나 한가요? 물론 카와이가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요. 저는 기꺼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즈루에게 무얼 더 바랄 수 있겠습니까? 공격 면에서도 말이죠. 그는 오늘 밤 정말 대단했습니다."라며 흡족함을 표하기도 했다.
이 글에서 필자는 그동안 할리데이가 단 한 번도 그의 활약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한 번이긴 했지만, 즈루는 필라델피아 시절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었다. 이는 무려 지금 필라의 Process가 시작되기 5년 전 일이다. 더불어 즈루는 지난 여름 스타 대접을 받으며 5년 126m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기도 했다. 그리고 아마 올 시즌엔 그의 수상 기록에 올-디펜시브팀이 추가될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즈루의 게임은 그리 익숙한 편이 아니었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분명히 그랬을 것이다. 부상이 계속 발목을 잡았고, 오른 다리에 두번의 수술 기록을 남겨야 했다. 여기에 더해 임신한 아내의 뇌종양 간호로 인해 당분간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헤드라인을 남긴 적도 있었다.
즈루의 공격은 드마커스 커즌스 영입 이래 뒷전으로 밀려나기도 했었다. 즈루는 두 명의 포스트플레이어에 맞게 자신의 공격 방식을 조정해야하는 입장이었던 것이다.(만일 즈루가 지금 수준의 플레이를 이어간다면, 펠리컨스는 커즌스와의 재계약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러 방면에서, 올 시즌은 할리데이의 브레이크아웃 시즌이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공격면에서도 마침내 재능을 만개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의 즈루는 가드 기준 제한구역 야투율 10위에 드는 환상적인 골밑 피니셔였으며, 가장 정확한 미드레인지 슈팅 능력을 갖춘 선수였다. 여기에 더해, 즈루는 지나칠 정도로 이타적이고, 팀 공격의 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어시스트를 많이 시도하는 론도와 함께 뛰면서 론도를 위한 세팅 작업을 우선적으로 수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즈루는 세컨드 어시스트 부문에서도 리그 10위에 올랐다. NHL이었다면 빛을 봤을 수도 있는 부분인데, 아쉽게도 여기는 NBA다.
분명 많은 이들이 할리데이가 보여준 활약상에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즈루가 부족한 선수여서가 아니라, 그가 갖춘 무기들이 세간의 이목을 끌만한 유형이 아니었던 탓이다.
즈루 즈루 즈루! 욕해서 미안해. 리딩만 안하면 되는거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