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 밤바 - 약점 훔쳐보기
안녕하세요. NBA 팬 여러분.
오늘은 이번 드래프트 유망주 빅맨인 모하메드 밤바의 약점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매번 칭찬 위주의 글을 썼던 제가 약점을 쓰는 게 어색하기도 한데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캔자스 대학교를 상대로 시즌 하이의 성적을 거둔 모하메드 밤바를 보고, 이 경기야말로 그의 장점과 약점이 다 드러났기에 좋은 샘플이 되지 않을까 싶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밤바는 12월 29일 캔자스 대학교와의 경기에서 트리플 더블에 가까운 성적을 거둡니다.
22득점 15리바운드 8블록슛 필드골 56.3% 3점슛 50%(1/2) 1스틸
(밤바, 이녀석... 내가 좋아하는 캔자스를 상대로...부들부들... 약점을 써주리라...) 이것은 물론 농담입니다. (왜냐하면 캔자스가 이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의 모든 장점은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만 봐도 다 알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uaRBSDDz8c
1대1 수비에서 나오는 엄청난 블록슛, 도움수비로 상대 가드들을 찍어 내리는 림프로텍팅 능력, 준수한 폼에서 나오는 외곽슛, 랍패스를 해결하는 득점마무리 능력...
비록 예상했던대로 대학교에 와서도 1대1 공격능력은 없습니다만, 이 친구한테서 기대하는 제2의 루디 고베어는 충분히 찾을 수 있었습니다. 7풋의 키에 7-9의 윙스팬은 정말 사기스럽죠.
사실 루디 고베어의 시즌 하이 성적인 평균 14점 12.8리바운드 2.6블록슛는 과거 4대센터나 드와이트 하워드나 야오밍 등의 과거 NBA에 임팩트를 가했던 센터들이 보여줬던 성적과 비교하면 많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득점마무리 능력과 가공할 수비력을 보여주는 센터라면 맥시멈 계약도 불사할 정도로 그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그렇기에 모하메드 밤바도 공격력에 한계가 보임에도 많은 팬들의 관심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지옥에서라도 데려오고 싶은 저 높이...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2가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약점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결국 이 친구의 발전을 결정할 것입니다. 물론, 두 가지 약점이 있음에도 워낙 높이가 사기스럽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정신적으로 중대한 삽질만 하지 않으면 리그에 오래 볼 수 있을 겁니다.
두 가지 약점은 몸무게(225파운드)와 멘탈이슈입니다. 이건 고등학교 때부터 나왔던 이야기들인데 아직도 개선이 되질 않아서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프로에 와서도 개선이 힘든 게 아닌 지 말이죠.
우선, 몸무게부터 이야기를 풀어 가겠습니다.
몸무게와 얇은 프레임
7풋임에도 225파운드에 불과한 몸은 NBA에 입성하고 나서 즉시전력으로 과연 뛸 수 있을 지 강한 의문을 남깁니다. 분명 몸은 역삼각형이지만 프레임 자체가 그렇게 두껍지 않아서 가벼운 몸무게와 더불어 많은 우려를 남깁니다. 저 몸으로 빅리그 빅맨들을 감당할 수 있을까?
실제로 NCAA에서도 모하메드 밤바는 뛰어난 높이와는 다르게 골밑에서 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힘에서 밀려나는 모습을 굉장히 자주 보여줍니다.
이번에 캔자스 대학교의 센터, 유도카 아자부키(Udoka Azubuike, '유도커 아저부키'로 읽기도 하며, 발음상 중요한 점은 이름 끝의 발음이 '케'가 아닌 '키'라고 발음을 해줘야 한다는 겁니다.)를 상대로 이러한 약점을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유도카 아자부키는 7풋의 키에 7-5의 윙스팬, 몸무게 280파운드가 나가는 빅맨으로 사이즈와 두께가 앞으로 NBA에서 만날 빅맨들을 상상할 수 있는 좋은 상대였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아자부키는 모하메드 밤바를 상대로 전반전에 크게 고전을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아자부키도 기본기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의 신체를 이용한 골밑 득점이 주를 이루는 빅맨인데, 자신보다 훨씬 더 큰 높이를 상대하다 보니 굉장히 당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밤바의 엄청난 블록슛 파티에 큰 역할을 해줬죠.
하지만 후반전부터 밤바의 약점인 힘을 파악하고, 정확하게 공략합니다. 그리고 밤바는 그 때부터 자신의 약점을 여과없이 보여줍니다. 결국 유도카 아자부키도 그 날 13점 13리바운드 필드골 54.5%로 준순한 기록을 세우며 캔자스의 승리에 기여합니다.
움짤로 밤바의 약점을 확인하겠습니다.
전반전 시작과 함께 아자부키와 밤바가 일대일로 붙습니다. 아자부키가 포스트업 상황에서 강하게 밀어붙이자, 몸이 뒤로 튕겨져 나갑니다. 특히나 훅슛이 들어가기 마지막 드리블에서 몸싸움을 감당하지 못하고, 밤바는 완전히 뒤로 밀려납니다. 그리고 블록슛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지켜 봅니다. 비록 슛은 미스되었지만, 그의 약점이 제대로 드러난 순간입니다.
전반전 내내 밤바의 높이에 호되게 당했던 아자부키가 오랜만에 힘으로 밤바를 밀어내고 위치를 잡습니다. 밤바는 아자부키의 힘을 뚫지 못하고 자리를 완벽하게 빼앗기고, 아자부키는 엔트리패스를 받아 쉬운 덩크를 선보입니다. 전반전이 거의 마무리되는 시점으로 이 때 아자부키가 밤바를 어떻게 공략해야 할 지 힌트를 얻은 것 같습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본격적으로 아자부키가 힘으로 밀어 붙이기 시작합니다. 리바운드 경합 상황에서 아자부키의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박스아웃에 실패한 밤바입니다. 아자부키의 오펜스 리바운드는 결국 캔자스에게 3점슛이라는 세컨찬스를 선물하게 됩니다.
아자부키와 밤바의 본격 일대일이 시작됩니다. 아자부키는 포스트업 상황에서 힘으로 밀어붙이고, 이를 막는 밤바는 굉장히 곤혹스럽습니다. 아자부키의 무브는 투박한 업앤언더였지만, 밤바는 힘을 의식한 나머지 너무 쉽게 떠오르게 됩니다. 결국 아자부키는 3점플레이를 성공하고, 이후 자유투까지 성공시킵니다.
똑같은 지점에서 1대1이 시작됩니다. 포스트업에서 오른쪽 드리블로 밀고 들어오는 아자부키가 부담스런 밤바는 몸자체가 그 방향으로 완전히 치우쳐 수비를 합니다. 아자부키의 스핀무브가 그리 날렵하지 않았음에도 반대쪽 공간은 충분히 확보가 되었고, 감각적인 오른손 훅슛 마무리를 선보입니다. 아자부키가 생긴 건 무식하게 생겼어도 소프트 터치를 자랑하는 빅맨입니다.
이 장면은 힘보다는 경기에 대한 감각이 특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올립니다. 상대 포워드 돌파에 따른 포지션 이동으로 아자부키를 놓치긴 했지만 림을 맞고 떨어지는 공은 밤바 바로 앞이었습니다. 특유의 긴팔을 높이 들기만 했어도 아자부키한테 저렇게 쉽게 빼앗기진 않았을 겁니다. 리바운드 지점을 예측하는 능력이나 경기에 대한 감각이 그리 탁월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수비형 빅맨에게 이런 부분까지는 기대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도 밤바가 이런 부분이 평범하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습니다. 실링의 한계가 보이기 때문에 말이죠.
멘탈 이슈
위의 장면들을 통해서 한 가지 공통점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그것은 밤바가 힘으로 밀어 붙이는 상대를 무기력하게 허용한다는 점입니다. 시즌 동안 보는 경기마다 나타나는 부분인데, 우리가 소위 말하는 '악'이 받치는 플레이나 '깡'이 넘치는 대응이 없습니다.
물론, 밤바가 블록슛에 대해서만큼은 에누리가 없습니다. 정말 열심이죠. 하지만 상대가 파워를 앞세워 자신을 공략할 때 이걸 극복하려는 강인한 정신력이 보이질 않습니다. 과거 케빈 가넷이나 저메인 오닐과 같은 빅맨들은 말랐지만 타고난 전사였습니다. 몸싸움에서 밀릴 지언정 그걸 쉽게 허용하는 걸 용납하지 않았죠. 밀려도 다시 달라붙어 컨테스트를 해주고, 끊임없이 강인한 정신력으로 밀어붙여 상대를 질리게 만들었습니다.
밤바는 너무 포기가 빠른 느낌입니다. 상대에게 힘에서 밀리면 쉽게 수용하는 느낌이랄까요. 좀 더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합니다. NBA는 훨씬 더 강하고, 힘센, 그리고 엄청나게 정교한 기술을 가진 빅맨들이 넘쳐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정신적으로 괴롭히며, 밤바의 약점을 공략할 겁니다. 이 때도 지금처럼 쉽게 물러나면 곤란하죠.
그의 가장 큰 잠재력을 폭발시킬려면 결국 그는 골밑 근처에서 존재해야 합니다. 블록슛으로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그치지 말고, 힘의 약점에서도 쉽게 물러나지 않음을 정신적으로 상대에게 각인시켜줘야 합니다. 이 부분이 정신적인 면에서 큰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그 외에도 뉴욕 거칠은 동네 출신이라 그런지 몰라도 상당히 거들먹 거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표정이나 행동이 조금씩 팬들의 눈을 거슬리게 합니다. 결국 경기력이 일정하지가 않아요. 빨리 백코트해야 하는데 그런 행동의 여파로 천천히 돌아가기도 하고, 뭔가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 종종 나옵니다. 또한, 농구에 과연 인생을 다 바치고 있는 지도 의심스럽습니다. 그가 생긴 것과 다르게 학구열은 높지만, 다른 것에 신경을 많이 쓴 나머지 농구에 전력을 다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분명 밤바는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 대한 기본기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의심이 더 듭니다. 점프슛 폼이 나쁘지 않고, 볼핸들링도 상당히 괜찮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장점이 실제 경기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결국 경기에 대한 접근이나 연습에 대한 진지함이 좀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마무리하며
모하메드 밤바는 굉장히 뛰어난 자원입니다. 그가 가진 신체사이즈(7풋, 7-9의 윙스팬)는 현NBA에서도 사기에 가깝고, 민첩성이 약간은 평범한 게 아쉽지만 전체적인 운동능력도 꽤나 좋습니다. 그리고 수비, 특히 블락슛에 대한 기본기와 마인드도 충만하고요. 공격에 대한 기본기도 평균이상이고, 마무리할 때의 침착성도 좋습니다.
밤바는 리그 최고의 수비력과 동시에 평균 15점 정도를 득점할 수 있는 공격력을 겸비한 매우 훌륭한 빅맨으로 성장할 수 있는 포텐셜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몸무게의 약점과 멘탈 이슈는 개선하기 쉽지 않은 약점입니다. 그는 대학교에서조차 눈에 띄는 증량이 없는 걸로 보아 살이 쉽게 찌는 체질이 아닌 것 같고, 힘의 약점을 극복할만한 독기가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또한, 그의 다루기 힘든 성격은 드마커스 커즌스와 같은 사례도 있지만, 래리 샌더스와 같은 최악의 경우도 있기에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밤바에게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다면, 그는 여전히 리그 수위급 수비형빅맨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친구입니다.
앞으로 그가 이러한 약점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썼습니다.
모하메드 밤바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HAwPcSP1YuA
이친구 정말 하드웨어만 키우면 센세이션이 일어나겠네요
생각보다 더 유연하고 더 빨리 성장하는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