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스의 최근 10경기 리뷰 (#11-20)
최근 10경기 9승 1패
리그 최하위 애틀란타에게도 지며 4승 6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시즌을 시작한 캡스가 그 이후 10경기에서 8연승을 달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였다. 비록 휴스턴에게 리바운드에서 크게 밀리며 아쉽게 졌지만 댈러스-뉴욕-샬롯으로 이어진 원정에서 3연승을 거두었고 최근 분위기가 좋은 디트로이트,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 동안 어떤 점들이 바뀌었을까?
안정되고 있는 라인업과 수비력
첫 10경기에서 캡스는 6개의 다른 선발 라인업을 시도했었다. 2번째 경기인 밀워키에서 로즈가 부상을 당하자 칼데론이 그 자리에 들어왔지만 올랜도에게 21점차의 대패를 당한다. 웨이드가 벤치로 간 후 JR과 트탐이 주전으로 올렸고 곧 로즈가 복귀 했지만 이번엔 트탐과 로즈의 부상이 연달아 생겼다. 쓰기에도 정신 없는 이 변화들 속에서 수비는 최악을 면치 못했지만 휴스턴 전을 기점으로 셤퍼트 (칼데론) - JR - 르브론 - 크라우더 - 러브의 주전과 웨이드-코버-그린-프라이의 백업 진영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이런 라인업의 변화는 수비 전술의 변화를 뜻하기도 한다. 러브가 5번-> 4번 -> 5번으로 바뀌면서 캡스는 기본적인 수비 전술을 바꿔야 했고 이에 대한 충분한 연습도 좋은 조합도 만들지 못했다. 크라우더의 동선은 JR-르브론과 겹치기 일쑤였고 JR의 집중력은 뉴욕 시절을 떠올릴 정도였다. 트탐 부상 이후 루 감독은 본인의 표현으로 "이 보다 더 간단할 수 없는" 블릿츠 전술을 사용하기로 했고 캡스는 이 전술 하나에 맞쳐서 수비를 하게 된다. 상대도 캡스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있는 간단한 전술이지만 여러 경기를 통해 선수들 간의 수비 호흡은 향상되었다. 그 결과 캡스는 지난 8연승 동안 ORTG는 114.4을 기록하면서 DRTG는 103.2를 기록했다. 이는 공수 모두 리그 탑5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다. 징하게 못넣고 (성공률 35.1%) 손쉽게 얻어맞던 (허용률 41.1%) 3점슛도 휴스턴 전 이후로 성공률 37.9%, 허용률 30.7%로 시즌 초반에 비해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최근 일관된 수비 전술을 쓰면서 매 포지션마다 우리가 해야하는 일들에 대해 잘 알아가고 있다. 우리는 다양하게 바꿔가며 시도하지 않고 있는데 이 점이 수비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 르브론
웨이드가 이끄는 벤치의 힘!
선수, 감독, 기자 모두 최근 캡스의 상승세의 첫번째 요인으로 그들의 벤치를 꼽니다. JR-크라우더-르브론-러브의 주전 라인업이 Net RTG -9.6을 기록하는 사이 웨이드-코버-그린-프라이의 백업 라인업은 +5.4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나 웨이드와 코버는 4쿼터 핵심 멤버로 웨이드-코버-크라우더-르브론-러브 라인업의 Net RTG +38.3은 최근 캡스의 4쿼터 상승세를 잘 나타내준다. 이런 벤치의 힘은 지난 3년간 벤치 득점 최하위권을 멤돌던 캡스에겐 매우 신기하면서도 반가운 변화이다.
벤치 득점
웨이드는 지난 10경기에서 24분간 나와 11.7점, 4.7리바운드, 3.8어시스트, 1스틸, 1블락으로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주전으로 나와 로즈-르브론-러브 등과 뛰게 되는 동안엔 공 터치 횟수가 떨어지면서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었지만 백업 가드로 내려오면서 이런 부분도 해소가 되었다. 특히나 프라이가 센터로 나오면서 공간이 넓어지고 상대 포가 상대로 미스매치를 쉽게 만들면서 가져가는 우위는 웨이드가 활약할 수 있는 좋은 기반 조건이 된다. 웨이드가 예전 델라도바처럼 백업 가드 역할을 잘 해준다면 루 감독 비난의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는 르브론의 출전 시간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웨이드가 벤치에서 나와 세컨 유닛을 이끌고 우리는 모든 것을 그를 통해 플레이를 만들어가는 것이 웨이드를 좀 더 좋은 경기 리듬을 갖게 해주고 있다. 내가 보기엔 웨이드가 이런 점을 이해하고 있고 즐긴다고 생각한다. - 루 감독
우리 팀에서 벤치 유닛은 (플레이하기) 매우 재미있고 긴 시즌과 플레이오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게 바로 내가 이 곳에 와서 이들과 함께 뛰고 싶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 웨이드
푹 쉬어도 될거 같아 트리스탄
웨이드 외의 또 한명의 수훈장을 꼽자면 바로 프라이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시즌을 통해 스트레치 5로 완전히 전환한 프라이는 웨이드와 그린의 도움을 받아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8연승 기간 동안 프라이가 센터로 나온 백업 유닛의 DRTG는 88.8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수비에서 고전하고 있는 러브와 달리 블릿츠, 아이스, 스위칭 등을 적재적소에 섞어 사용하며 픽앤롤 수비에서도 좀 더 좋은 안정감을 주고 있다. 필리와의 경기에서 엠비드는 프라이 상대로 5/14, 12득점에 그쳤다.
상대적 대비 효과를 위해 러브의 수비 장면부터 보면 일단 리커버리가 반박자 느리면서 셤퍼트와의 간격이 벌어져 너무 쉽게 엔트리 패스를 내줬고 그 이후 로테이션 과정에서 르브론과 동선이 겹치게 되었다.
이제 프라이의 픽앤롤 수비 장면을 보면 그 대비점을 볼 수 있다.
공격에서도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의 스페이싱과 외곽슛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명 pick your poison으로 흔히 부르는 캡스의 픽앤팝 전략에서 상대 빅맨의 수비 선택에 따라 손쉬운 골밑이나 외곽에서 오픈 찬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3점 성공률 40%는 팀 내에서 코버, 르브론 다음으로 가는 수치이고 TS% 66.7% 34살 나이에 찾아온 커리어 하이 수치이다.
상대 빅맨이 프라이에게 붙어 있을 경우 쉬운 골밑 찬스가 나고
골밑을 지키기 위해 자리를 잡으면 외곽에서 오픈 찬스가 난다. 당신의 선택은?
믿음의 루, JR과 크라우더는 그의 믿음에 답을 할 수 있을까?
루의 선수 기용 스타일을 보면 '믿음의 루'로 칭하고 싶다. 그리고 그런 믿음은 아직까지 크게 배신하지 않고 있다. 15-16시즌 무릎 부상에서 돌아온 어빙은 플옵이 시작되기 직전까지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었다. 수비는 말할 것도 없고 공격에서도 무리한 슈팅에 오픈 찬스를 놓치기도 일쑤였다. 매니아 게시판의 그 당시 글들을 검색해보면 어빙에 대한 엄청난 성토 글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결국에 가서는 더 샷으로 우승을 이끄는 주역이 되었다. 지난 시즌 JR은 비슷한 경우이다. 손가락 부상에서 돌아와 야투율 35%, 3점 33%의 저조한 성적을 보였지만 루는 끝까지 그를 주전 2번으로 기용했고 JR은 플옵에서 폴 조지와 드로잔을 전담마크 하면서도 3점 50%의 성공률로 보답했다.
이번 시즌 JR과 크라우더는 다시 한 번 루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 첫 10경기에서 JR은 야투율 28%, 3점 23%를 기록했다. 이런 부진 속에서도 루는 JR에게 계속 슛을 쏘면서 자기의 게임을 하라고 주문한다. 슈팅 연습에도 일찍 나타나고 부모로부터 조언을 구하기도 한 JR은 그 이후 10경기에서 38.5%까지 3점 성공률을 끌어올렸고 두자릿 수 평균 득점을 기록하면서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크라우더의 경우 캡스로의 트레이드 이후 암으로 인한 어머니를 잃는 상황에서의 상실감 그녀를 대신해 가족을 챙기는 등으로 인해 오프시즌 훈련에 영향을 받았고 여전히 정상 컨디션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최근 10경기 평균 9.6점에 3점 성공률이 37%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고감도 100% 자유투도 이어지고 있다. 이 둘의 윙수비와 3점이 살아난다면 고전하고 있는 주전라인업의 경쟁력도 순식간에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 수비에서 르브론의 압선 압박과 켐바가 백다운하자마자 바로 리커버리 하는 러브의 모습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블릿츠 상황에서 하워드보다 한발 빨리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바로 사이드로 빠져 외곽을 차단하는 크라우더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런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역할을 크라우더와 JR이 잘 해준다면 르브론의 수비 부담이 확실히 줄게 될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아직 제가 원하는 정도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점차 다가가는 느낌입니다. 매일 훈련과 필름 세션을 통해서 점차 나아지고 있고 이게 해답이라고 봅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얘기했듯이 팀 멤버들은 항상 우리는 우승을 위해 플레이한다고 강조합니다. 정규 시즌 매 경기를 통해서 계속 쌓아나간다면 플레이오프에 왔을 때 모든 선수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레벨에 도달해 있을 것 입니다. - 크라우더
어빙과의 결별은 르브론의 최고의 모습을 이끌어냈다
최근 어빙과 르브론의 클러치 활약을 소개한 ESPN 기사의 제목이다. 어빙과 르브론은 모두 커리어 내에서 멋진 클러치 플레이들을 해왔고 지난 시즌에도 두 선수는 클러치 득점에서 3.5점, 3.2점을 기록하며 탑 20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들의 헤어짐은 각자가 빛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지난 몇 년간 카이리는 명백히 4쿼터에 매우 훌륭한 모습을 보였고 누가 마무리를 할지 골라서 했습니다. 어떤 경기들에선 절반 정도 어빙이 책임 졌고 다른 경기들에선 절반 정도 내가 그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제는 우리 팀 동료들이 나를 보면서 마치 "자 이제 너의 쿼터야. 니가 커리어 내내 하던데로 해봐. 뭔가 만들도록 해보자고'라고 하는 듯 합니다. - 르브론
클러치 타임 뿐 아니라 4쿼터 내내 르브론은 리그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현재까지 야투율 57.7% (커리어 하이), 3점 42.3% (커리어 하이), 자유투 76.8% (커리어 3번째), TS% 65.7% (커리어 하이)의 고감도 슈팅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미드레인지, 롱2, 3점 모두 40% 성공률을 넘기며 절정의 슈팅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3점슛을 100개 이상 쏘면서 55% 이상의 필드골과 40% 이상의 3점 성공률을 보인 경우는 역사상 르브론 (12-13)과 크리스 뮬린 (96-97) 딱 2번 있었다. 과연 르브론이 3번째 기록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욕받이 루 감독
역대 최다승 팀을 꺾고 팀 역사상 첫 우승
최고 승률 동부 우승 (12승 1패)
케빈 러브 캡스에서의 첫 올스타 선정
어빙 시즌 커리어 하이
사실 지난 2년 동안의 업적만 놓고 보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지난해 시즌 준우승과 르브론의 출전 시간 문제로 상당한 비판도 받는 감독이다. 루 감독이 아직 명장이란 평가를 받기엔 부족하지만 르브론과 여러 베테랑 노장 선수들을 다루는데 있어서 이만한 감독도 찾기 쉽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마이클 조던, 샤크, 코비, 맥그래디, 키드, 노비츠키 등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팀에서 뛰었고 보스턴 빅3를 코치한 경험도 있다. 루만큼 스타급 선수들과의 경험이 많은 코치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또한 대부분 후보로 커리어를 보내고 시즌 중반 트레이드 경험도 여러 번 있기에 벤치나 트레이드 된 선수들의 고충도 잘 이해한다. 그래서 롤플레이어들에겐 따뜻한 격려를 남기면서도 러브나 르브론에겐 다른 선수들 앞에서 쌍욕을 날리면서 질타하는 양면성도 보여준다. 바로 이런 모습이나 경험에서 외부 평가와는 별개로 팀 내에서는 선수들의 큰 신임을 받기도 한다.
지난 넷츠 전의 일이다. 18-10으로 앞서가던 캡스는 르브론이 노마크 덩크 이후 아이솔 3점 2개를 연속으로 놓치면서 리드를 뺏기게 된다. 그리고 계속 끌려 가던 경기에서 3쿼터 르브론이 젤러의 머리와 부딫혀 입술이 터지면서 라커룸으로 가게 된다. 그 후 경기에 돌아온 르브론은 4쿼터에 23점을 기록하며 역전승을 이룬다. 이 경기의 묘미는 그의 경기 후 인터뷰에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1cs-v9vBhQ
기자: 르브론이 3쿼터 맞고 라커룸에 간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루: 잘된 일이다 (it was good)
기자: 잘된 거라고?
루: 왜냐면 경기를 망치고 있었거든. 하프 타임때 르브론에게 니가 경기를 망치고 다니고 있어라고 말하니까 약간 열받아 하더라고. 잘된 일이야. 한 대 더 맞아야 할 수도 있어.
루가 감독을 맡고 나서 외곽을 빙빙 돌면서 적극적이지 못한 러브를 질타했던 모습도 유명한 일화입니다.
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63953
3월 브루클린 원정 패배 후 루는 러브를 지목하며 강하게 질타했다 "너는 나쁜 새끼야. 니가 포스트에서 비어있으면 공을 달라고 요구를 하란 말이야" - 러브는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용기를 얻었다.
캡스는 정규 시즌 동안 팀 연습을 많이 안하기로 유명하다. 루가 르브론이나 노장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는 방식이기도 하다. 최근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레이 알랜은 히트에서 쓰리핏을 실패한 큰 이유 중 하나로 빡빡한 팀 운영 방식을 꼽기도 했었다. 노장 선수들이 많고 파이널에 3번 연속 간 이후에 정규 시즌 동안에 어느 정도 휴식이 필요한데 한번도 팀 연습이나 슛어라운드를 거르지 않는 경직된 운영으로 오히려 선수들이 시즌 막판부터 체력에 부침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http://www.sun-sentinel.com/sports/miami-heat/fl-sp-miami-heat-ray-allen-s20171109-story.html
르브론의 출전 시간으로 비난을 많이 받는 루 감독이지만 그 과정 속에서 르브론, 그의 트레이너, 에이전트 등과 소통하며 컨디션을 체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시즌엔 백업도 튼실하겠다 예전 첫 우승때처럼 긴 여정을 잘 관리하면서 이 블랙 저지를 입고 또 다시 우승에 도전해보길 기원해본다.
좋은글 정말 감사합니다.
잘 읽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