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드래프티들의 워크아웃 거절 이야기
론조 볼이 올해 드래프트 1번픽을 보유한 보스턴 셀틱스의 워크아웃 초청을 거절한 뉴스가 나왔습니다.
그의 아버지 라바 볼은 이미 자기 아들은 오직 레이커스와 워크아웃을 가질 것이라고 공언한바가 있어서
그닥 새롭거나 충격적인 뉴스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과는 달리 론조 볼의 워크아웃 거절 소식에 비판적인 시각들이 많더군요.
아마도 "나댐" 라바볼 선생의 언론플레이가 거부감이 더해져서 그럴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상위픽 - 특히 1,2번픽 - 에 거론되는 유망주가 1번픽 혹은 2번픽을 가진 팀과의
워크아웃을 거절하는 케이스는 뉴스가 전했던것 같이 아주 예외적인 경우는 아닙니다.
가장 가까운 예를 찾아보죠.
지난 2016년 1픽 후보로 거론되던 벤 시몬스. 당시 시몬스가 레이커스를 가길 원한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시몬스는 당시 1픽 보유팀이었던 필라델피아의 워크아웃을 거절했었습니다.
이후 일주일이 지나고 결국 다시 필라델피아의 요청을 받아들여 워크아웃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 1픽으로
지명되어 필라델피아에 지명되었습니다.
2015년으로 가볼까요?
당시 강력한 1픽 후보였던 칼 타운스는 1픽을 가지고 있던 미네소타, 1픽을 가지고 있던 레이커스와의
워크아웃을 모두 거절하고 단지 인터뷰만 가질것이라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2주일이 지나고 칼 타운스는 미네소타와 워크아웃을 가진 뒤 1픽으로 지명되었습니다.
게다가 당시 3픽을 보유하고 있던 필라델피아는 Top5로 거론되던 디앤젤로 러셀, 포르징기스, 오카포에게
워크아웃을 요청하였지만 3명 모두 여러가지 다양한 이유를 제시하면서 필라델피아와의 워크아웃을
거절했었습니다. 그나마 러셀은 아프다는 핑계를 댔지만 포르징기스측은 필리측 요청에 그 어떤
자료나 미팅도 제공하지 않고 그냥 무시해버렸으며 오카포측 에이전트는 대놓고 필리에게 오카포를
지명하지 말라고 하기까지 했었습니다. (그래서 필리가 오기로 오카포를 지명한 것일지도...)
2014년에도 화제거리가 있었습니다.
당시 앤드류 위긴스와 함께 1픽 후보로 거론되던 자바리 파커는 1픽을 가지고 있던 클리브랜드와의
워크아웃에 참석하긴 했지만 평소보다 다소 무게가 더 나가는 관리안된 모습으로 와서 슈팅도
별로인 모습을 보여주어 논란이 되었었습니다. 일명 '워크아웃 탱킹'이라는 신개념(?) 작전을 들고나와
클블로부터의 지명을 피하려는 의도가 역력했었죠. 당시 파커는 클블보다는 2픽을 가지고 있었던
밀워키로 가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최고의 슈터로 각광 받고 있는 커리에게도 워크아웃 관련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2009년 드래프트를 앞두고 커리의 에이전트였던 제프 어스틴은 커리가 당시 8번픽을 보유하고 있던
뉴욕 닉스에게 지명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고 이는 커리나 그의 아버지인 델 커리도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당시에 1픽에는 블레이크 그리핀이라는 부동의 후보가 있었던 상황이었죠.
어스틴은 7번픽을 가지고 있던 골스가 커리에게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의 생각으론 커리가 뉴욕 닉스로 가면 정말 잘 맞을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어떡해서든 커리를
8번픽까지 떨어뜨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었습니다.
당시 2번픽을 가지고 있던 멤피스 그리즐리스가 커리에게 관심을 가지고 워크아웃을 요청하였으나
커리측은 거절하였고 결국 멤피스는 그해 2픽으로 하심 타빗을 지명했습니다.
당시 3번픽을 가지고 있던 오클라호마 역시 커리에게 관심을 보이며 워크아웃을 요청하였으나
에이전트였던 어스틴은 오클라호마가 이미 제임스 하든에게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를 지명할 것으로
예측했기에 그 워크아웃 요청도 보기좋게 거절했었죠. 아시다시피 오클은 그해 제임스 하든을 3번픽으로
지명했습니다. 물론 커리측은 7번픽을 가졌던 골스와의 워크아웃도 거절했었죠.
오히려 엉뚱하게 4번픽을 가졌었던 킹스와는 워크아웃을 가졌었는데 어스틴은 솔직히 그때 왜 자기가
커리에게 킹스와 워크아웃을 하게 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당시 킹스는 타이릭 에반스를 4번픽으로 지명했었습니다.
여하튼 커리측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들의 바램과는 달리 뉴욕보다 픽순서가 한단계
더 빨랐던 골스가 7번픽으로 커리를 지명하면서 그들의 뉴욕 입성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결국 닉스는 8번픽으로 조던 힐을 지명했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24경기만에 휴스턴으로 트레이드
시키는 흑역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9번픽을 가졌던 토론토가 드마 데로잔을 지명했던 것을
보면 아쉬움이 남는 드래프트였죠.
결론은 상위픽으로 지명될 것이 유력한 후보가 상위픽 보유팀과의 워크아웃을 거절하는 것이 딱히 비난
받을만한 행동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NBA 규정상 드래프트에 나오게 될 후보는 무조건 구단의
워크아웃에 응해야하는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싫으면 얼마든지 거절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그 뒷감당(?)은 본인 스스로가 져야하는 것도 물론이겠구요.
론조 볼의 경우 레이커스가 2번픽을 갖게 되기 훨씬 이전에 인터뷰를 통해서 자신은 레이커스에서
뛰는 것을 선호하지만 다른팀으로 지명되어도 열심히 할것이라는 내용의 인터뷰를 한적이 있습니다.
그런와중에 운좋게 자신이 가고 싶은 레이커스가 2번픽을 갖게 되었고 돌아가는 분위기상 셀틱스는
펄츠를 뽑을 가능성이 높으니 굳이 셀틱스와 워크아웃을 해야하는 당위성을 못찾아서 거절한 것일수도
있습니다.
옛말에 목마른 놈이 우물을 판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제는 예전과 달리 적어도 Top3픽안에 지명될 것이 유력한 선수들은 워크아웃도 골라가면서 하는
모습이 종종 보이고 있고 그외 낮은 픽의 선수들은 자신의 픽순위를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해서
무한 워크아웃 참가를 통해 자신의 가치 상승을 꾀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모르긴 몰라도 앞으로 이런 일들은 심심치 않게 보일 것 같은 예상도 드네요.
앞으로 론조 볼이 정말 레이커스와만 워크아웃을 할것인지, 그리고 펄츠는 보스턴이 워크아웃을
요청한다면 별 말없이 받아들이고 하게 될지, 만약 레이커스가 펄츠에게 워크아웃을 요청하면
펄츠가 받아들일지 등등 드래프트전에 관심을 가지고 볼게 점점 늘어나는것 같습니다.
론조는 결국 레이커스로 가게 될 것 같은 느낌이네요.
만약 레이커스가 1픽을 얻게 되었다면 정말 재미있는 상황이 되었을 거라는 상상을 문득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