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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와 밀워키의 눈부신 벌떼 수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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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5-08 14:37:26

개인적으로 두 팀의 정규시즌 경기를 충분히 보지는 못한 편입니다. 밀워키의 경우 수비 패턴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와 지식은 있었지만, 토론토의 경우는 말 그대로 사전 정보 없이 봐야 했던 경기인데, 보면서 꽤나 강렬했고, 앞으로 더 기대를 갖게 하는 경기력이었습니다. 

 

수비에는 여러 유형이 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흔하게 주목된 드로잔에 대한 더블팀 수비는 그 ‘여러’ 수비 유형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더블팀 혹은 트리플팀은 수비의 큰 그림 속에 삽입된 작은 일부일 뿐이기도 하죠. 토론토와 밀워키가 지향한 수비 패턴은 넓은 의미에서는 거의 같습니다. 디테일은 아래에서 다시 다뤄보는 것으로 하고, 큰 그림 속에서 이 두 팀의 수비가 추구하는 것을 다음과 같이 짧은 문장으로 거칠게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볼이 있는 곳으로 수비를 몰아붙이고, 볼 없는 사이드에서는 한 두 명의 넓은 범위를 지역방어로 커버하라.’ 

 

스왐 디펜스, 혹은 스와밍 디펜스(swarming defense)는 웨인 월터가 창안한 수비 개념으로,NBA 전문가들 사이에서 관용적으로 사용되는 개념으로, 우리말로 번역하면 대체로 ‘벌떼 수비’ 정도가 됩니다. 이 수비의 특징은 볼사이드로 수비수들이 공격적으로 몰려 가고, 반대편 사이드에서는 소수의 수비수들이 (본인 마크맨이 아니라) 패싱레인을 짜르는 수비를 하는 데 있습니다. 디테일의 전술이라기보다 전체적인 수비 기조로 이해하면 되고, 대체로 센터의 수비력과 보드장악력에 약점이 있는 팀들이 이러한 수비를 추구합니다. 보것이 빠진 골스는 올시즌 스와밍 디펜스를 기반으로 리그 최강의 수비를 구축했습니다. 사실상 지난시즌에도 그린을 센터로 두는 데쓰라인업(골스 스몰라인업의 별칭)이 추구한 것이 바로 스와밍 디펜스이기도 합니다.

 

당시 골스의 수비는 데쓰라인업일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수비의 세부 지표에 큰 차이들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올시즌에도 상황은 동일해서, 데쓰라인업 가동시 수비 지표는 그렇지 않을 때와 흥미로운 차이를 보입니다.

 

보것 이탈 후 센터 수비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 골스는 볼사이드 압박을 최대화하는 전략을 추구합니다. 2014~15시즌에 골스는 리그에서 헤지와 더블팀 형태의 외곽 압박과 도움수비 동선이 가장 적었던 팀이었습니다. 골밑에 보것과 그린이 있으니, 외곽수비수들의 동선이 커질 이유가 없었죠. 상대팀의 돌파가 이루어지면, 역으로 돌파각을 어느 정도는 열어둔 채 앞(탐슨)과 뒤(보것)으로 감싸는 수비를 합니다.

 (2014~15시즌 리그에서 헤지와 도움수비를 가장 적게 한 팀 목록. 출처는 어디였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반면, 보것이 빠지고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었을까요. 예전에 한번 골스의 수비에 대해 썼던 바 있지만(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65523&sca=&sfl=mb_id%2C1&stx=louisekarl79),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그린의 스틸 상승입니다. 그리고 또 흥미를 끄는 부분은 상대팀의 3점슛 시도의 급격한 상승입니다.

 

두 가지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첫째, 5번 수비수의 수비커버력이 약해지니, 3~4번 수비수들의 수비반경이 넓어져야 했습니다. 윙맨 듀란트는 보것을 대신해 좌우 코너를 넓게 이동하며 헬핑블럭을 떴고, 그린은 상대 가드들의 돌파동선을 찾아 적극적인 헬핑을 해나가기 시작합니다. 보것은 리바운드도 뛰어났지만, 출전시간 대비 블록도 훌륭했던 선수입니다. 자연스레 상대 공격수들이 사전에 골밑으로 진입할 수 없게 하는 게 수비의 화두였고, 모험형 수비가 뚫리면 코너에서 듀란트가 빠르게 헬핑 블럭을 뜬다고 할 수 있죠. 상대팀 3점 시도의 증가는, 외곽을 쉽게 열어줘서가 아니라 수비압박이 공격적으로 거세지면서 외곽에서 죽은 3점이 강제된 경우라고 봐야 합니다(골스는 피 3점성공률 리그 1위 팀입니다).

 

올시즌 골스와 유사한 수비패턴을 추구하는 팀은 어떤 팀들일까요. 플옵 진출팀들을 중심으로 보겠습니다. 우선 리그에서 스와밍 디펜스의 가장 극단적인 버전을 보여주는 팀은 밀워키입니다. 이번 플옵에서 밀워키의 수비는 스와밍 디펜스의 장점과 단점이 모두 극명하게 드러난 수비이기도 했습니다. 듀란트의 사이즈로 웨스트브룩처럼 뛰는 쿰보의 존재감은 골스에서 듀란트가 보여주듯 볼사이드 압박을 극강으로 전개하는 벌떼 수비 유형에 최적화된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클블은 간혹 후반전, 특히 3쿼터 중후반에 에너지레벨을 크게 올리며 외곽 모험 수비를 전개하기도 합니다. 르브론은 상대 에이스를 피해서 수비 매치업을 하되, 그만큼 프리롤로서 넓은 도움수비 범위를 확보해 동료 빅맨들의 수비 허점을 메우는 수비를 하죠. 셤퍼트와 제퍼슨이 에이스 수비를 하고, 러브는 림보호력은 떨어지지만 2대2 게임에서 블리츠를 하는 공격적인 동선은 좋은 선수입니다. 클블의 이 수비는 팀을 지난해 파이널 우승팀으로 만들어 준 수비이기는 하나, 올시즌은 다소 불안하죠. 에너지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수비라서 밀워키처럼 풀게임을 돌리기도 어렵고, 수비수들의 로테이션 이해도도 다른 팀들에 비해 떨어진다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토론토가 있습니다. 정규시즌에 거의 경기를 보지 못했던 이 팀은 놀랍게도 트레이드로 보강한 두 명의 수비에이스들로 가장 완성된 스몰라인업 수비를 전개합니다. 이바카의 존재는 사실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게 할 만합니다. 한때 리그 최고 수준의 빅맨 수비수였으나, 부상 후 수비력에 의문점을 불러오기도 했죠. 올랜도로 이적했던 이바카가 올시즌 주목을 받은 부분도 수비보다는 득점력이었습니다. 정규시즌 이바카의 경기를 시즌 초 올랜도 경기 한두 번 정도를 제외하면, 보지 못했던 터라 평가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플옵에서 이바카의 수비는 전성기를 회고케 할 만큼 수비거점을 잡는 과정, 골밑에서 블록을 뜨는 타이밍 모두 상당합니다.

 

또 한 명의 수비수가 터커인데, 더 말이 필요없는 수비수겠죠. 사실상 터커의 합류가 토론토의 수비레벨을 몇 단계는 높였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거라 판단합니다. 로버슨, 카와이, 토니 알렌 등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을 듯한 최고의 수비수이고(디펜시브 팀은 사실 인기투표에 가깝죠), 터커의 수비동선을 보면 이 팀의 수비 디테일이 어떻게 정교화되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밀워키와 토론토의 벌떼 수비 동선

  

 

위 그림은 2014~15시즌(?)의 일부 경기 장면을 그래픽화한 것입니다. 그래픽에 나온 팀들은 실제 수비패턴과는 무관한 팀들이니 그냥 무시하고 전반적인 유형 설명 차원에서만 그래픽을 참고하겠습니다. 왼쪽 이미지에서는 수비수들이 공격수들에게 거의 밀착되어 있습니다. 오른쪽은 볼이 있는 페인트존으로 수비가 심하게 몰려 있습니다. 왼쪽은 오픈 찬스를 내줄 가능성은 적지만 수비압박도가 떨어지고, 오른쪽은 오픈슛의 위험이 있으나 수비압박도는 높은 하이리스크형 수비라 할 수 있겠죠.

 

자, 그렇다면 이러한 두 수비패턴은 각각 어떤 결과를 내고, 어떤 팀들이 추구하는 방식들일까요. 우선, 왼쪽 이미지의 수비를 추구하는 팀들을 플옵 진출팀 중에서 제가 직접 보고 확인한 바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스퍼즈, 썬더, 재즈. 이 세 팀의 공통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모두 보드장악력과 수비가 받쳐주는 빅맨 자원들을 갖고 있죠. 스퍼즈의 올시즌 최대 발견 중 하나는 수비요정 알드리지의 재발견이고, 고베어는 수비왕 후보입니다. 아담스 역시 썬더 수비와 보드장악의 핵심인 선수이죠.

 

모든 공격의 기본은 페인트존 공략입니다. 3점 농구의 시대에 선행한 것은 슬래셔 농구였죠. 안으로 침투할 수 없는 공격은 외곽으로도 찬스를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빅맨 수비가 좋냐는 것이 수비 패턴을 결정하는 핵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골스의 수비패턴 변화에 대해서도 말했듯이, 좋은 센터 수비수는 윙수비수들의 동선을 간소화해 주는 파생효과를 낳습니다.

 

반면, 이에 반대편에 있는 팀들이 밀워키나 토론토입니다. 먼저, 토론토가 시리즈 승리의 모멘텀을 가져온 상황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플옵 1라 초창기에 토론토의 선발라인업에는 발렌추나스와 이바카가 모두 포함됩니다. 1승 2패로 몰렸던 3차전까지도 이 선발라인업은 유지되었죠. 모멘텀을 가져온 4차전 승부의 키는 원 빅맨 쓰리 가드 체제의 (세미)스몰라인업입니다. 이때부터 이바카와 발렌추나스의 투입이 완전히 분리되기 시작합니다. 터커는 클러치타임 이전에는 발렌추나스와 함께 뛰며 발렌추나스의 수비약점을 커버했고, 클러치타임에는 이바카와 함께 토론토 버전의 데쓰라인업을 만들어 냈습니다. (모든 영상은 이미지를 클릭해야 재생됩니다.)

 

 

위 영상을 아래 영상과 함께 볼 때 토론토 스몰라입언 수비에 대한 보다 입체적인 이해가 가능해지리라 생각합니다. 예전에 웨슬리 매튜스의 수비를 설명하며 간략히 도움수비의 주요 포메이션을 정리한 바 있습니다(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66397&sca=&sfl=mb_id%2C1&stx=louisekarl79). 반복하면, 위의 영상에서 터커처럼 코너에서 페인트 존 인근의 로우 블록을 커버하는 자리를 ‘투나인’(Two-nine)이라고 합니다. 페인트존에 걸쳐서 움직이다 보니, 2.9초만 머물러야 한다는 의미에서 사용된 명칭이죠. 이 자리는 도움수비 동선에서 핵심적인 자리이고, 그 중요성은 위 영상에서 터커의 움직임이 그대로 보여줍니다.

 

스몰라인업의 기본 특징은 높이의 약세입니다. 반대로 더블팀, 트리플팀 형태의 역동적인 수비가 가능해지는 것이 스몰라인업 수비입니다. 터커는 코너의 윙공격수를 의식하면서도 골밑의 도움수비 거점을 완벽히 잡고 쿰보의 돌파를 막아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바카와 라이트의 도움수비 로테이션 동작들도 아주 인상적입니다. 라이트는 골밑으로 접근하는 순간에도 숀 메이커를 견제하고, 이후 공이 스낼과 브록던에게 넘어갈 때 연속된 클로즈아웃 동작으로 공격수들의 오픈 기회를 차단합니다. 이바카와 터커는 다시 브록던이 돌파해 올 때 페인트존 양측에서 거리를 좁히며 돌파공간을 막아내죠. 라우리의 수비동작도 인상적이고, 전체적으로 거의 완성된 수비라 판단합니다.

 

이러한 수비의 특징 중 하는 볼사이드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공을 겉돌게 함으로써 상대의 야투기회를 끊임없이 지연시킨다는 점입니다. 극단적인 스와밍 디펜스 팀인 밀워키는 정규시즌에도 상대 샷클락 소비를 마지막 4초까지 가져간 빈도가 가장 많았던 팀입니다. 해당 트래킹 수치에서 상위팀들 다수가 스와밍 디펜스 류의 수비를 지향하는 팀들이었습니다.

 

 

위 영상에서 이바카가 서 있는 위치는, 자유투 라인의 반원을 ‘손톱’ 모양과 비슷하다고 봤는지, ‘네일’(nail)이라고 명명합니다. '투나인'과 '네일'은 도움수비 동선에서 핵심이 되는 장소들로, 각각 로우포스트와 하이포스트 인근을 지배하는 수비공간입니다. 이바카는 공격수들이 스위치되는 과정에서도 이 지역에 일정하게 머물면서 수비의 축을 형성합니다. 손을 들어 동료들에게 수비 포메이션을 지시하는 장면이 보이고, 화면 상단으로 볼이 투입될 때는 그 쪽으로 도움수비 움직임을 일정하게 가져가면서 측면 돌파의 가능성 자체를 봉쇄합니다.

 

그리고 샷클락에 쫓긴 델라베도바가 죽은 3점슛을 던지죠. 델라의 죽은 3점 이전에 쿰보가 가드인 코리 조셉과 미스매치 상황을 만듭니다. 그런데 화면 상단의 코너 쪽에서 터커가 깊게 도움수비를 오면서 밀워키는 쿰보에게 볼전달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굉장히 넓은 동선으로 크게 도움수비를 왔고, 이러한 도움수비가 죽은 3점 유도의 핵심 비결이라 할 수 있죠. 위의 두 영상 모두 샷클락을 거의 마지막까지 소비케 한 수비였다는 점에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밀워키의 수비전략은 드로잔에 대한 더블팀 수비로 조명받은 듯합니다. 더블팀 자체는 전체 수비의 작은 한 부분에 불과하지만, 아무튼 1선에서부터 아주 공세적으로 트랩을 걸었다는 점은 분명 이번 플옵에서 눈에 띄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토론토는 어떨까요. 밀워키는 가드들의 돌파나 득점력이 좋은 팀이 아닙니다. 추구하는 오펜스 패턴들도 이 점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엘보우의 포인트포워드(쿰보)를 끼고 하는 코너 오펜스나 혼즈 포메이션이 애용되고 있는데, 이 오펜스 패턴들은 그 특성상 가드들의 긴 드리블과 무리한 디시전 메이킹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밀워키의 강한 1선 압박과 달리, 플옵에서 토론토의 스몰라인업 수비를 지배한 것은 터커와 이바카의 페인트존 도움수비였죠. 네일과 투나인은 사실상 이 두 수비수의 요새와 같은 장소였습니다. 요컨대, 밀워키가 외곽에서부터 미리 상대를 푸쉬하는 수비를 했다면, 토론토는 아크 안쪽 혹은 페인트존 인근에서 공격수를 에워싸는 형태의 수비를 했다고 봐야 합니다.

 

플옵에 올라오지 못한 팀들 중 이와 가장 유사한 수비를 한 팀은 샬럿이었습니다. 두 팀의 공통점은 상대에게 3점슛 시도를 많이 하게 했다는 점이죠. 정규시즌 토론토의 경기를 못 봐서 관련 트래킹 수치들만 참고할 수밖에 없는데, 흥미롭게도 이바카와 터커를 포함한 정규시즌 토론토의 클러치 스몰라인업은 상대에게 리그 평균을 훨씬 웃돌 만큼 굉장히 많은 3점슛 시도를 하게 하면서도, 20% 후반대의 낮은 피성공률을 유지했네요. 골스의 데스라인업과 유사한 트래킹 수치들이기도 합니다.

 

 밀워키의 수비는 무엇을 보여줬으며, 어디서 무너졌는가

밀워키의 수비는 젊은 팀이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1쿼터부터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벌떼 수비를 하는 팀은 보기 힘들다고 봐야겠죠. 수비 위치가 순간 중복되는 상황에서는 드로잔에게 트리플 팀이 가해지기도 합니다.

 

외곽에서부터 이렇게 프레싱을 가하는 수비팀을 상대로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것은 가드들의 장시간 드리블입니다. 반대로 가장 좋은 선택은 간결한 드리블과 빠른 템포의 패스게임이죠. 2014년 파이널을 연상하면 좋습니다. 빅3기의 마이애미는 올시즌 밀워키처럼 외곽의 트랩형 모험수비를 즐기는 팀이었는데, 스퍼즈의 숏패스 게임에 완전히 무너진 바 있죠. 시리즈가 갈수록 수비수들의 발이 패스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이 역력했습니다. 당시 스퍼즈의 모션 오펜스를 특징짓는 핵심 중 하나는 엔트리 동작으로 삽입되는 가드들의 간결한 픽앤롤 동작이었고, 이어지는 숏패스 게임이었습나다(관련해서는  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66127&sca=&sfl=wr_name,1&stx=íë¼ì£¼ì&sop=and&scrap_mode=). 토론토와 밀워키의 시리즈에서도 -- 디테일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 유사한 상황들이 발견됩니다.

 

밀워키의 수비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영상 하나를 보겠습니다. 앞서 스와밍 디펜스의 핵심 특징으로, 볼을 겉돌게 하면서 샷클략 소비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 말한 바 있습니다. 아래 장면에서는 라우리가 서커스샷을 성공시키며 마무리되었으나 사실상 수비는 완벽했다고 봐야겠네요.

 

 

픽앤롤 시 이렇게 사이드로 볼핸들러를 고립시키는 수비는 로버슨과 아담스가 호흡을 맞출 때의 썬더가 잘 하는 수비이기도 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밀워키는 나머지 수비수들의 움직임이 굉장히 크다는 점이죠. 라우리가 더블팀에 고립된 채로 드리블을 하다가 골밑에 올 때 화면 하단의 공격수를 마크하던 미들턴이 도움수비를 붙으면서 트리플팀 효과를 냅니다. 라우리는 볼을 간신히 뺐고, 그 볼이 한번의 패스를 거쳐 이바카에게 갔죠.

 

이바카가 쿰보를 끼고 돌파를 하는데, 골밑에 있던 브록던이 도움수비를 나와 이바카를 다시 더블팀으로 에워싸는 수비가 이루어집니다. 그 이후 다시 미들턴이 튀어나가서 라우리에게 붙고, 라우리가 돌파할 때 코너의 메이슨이 더블팀에 가깝게 견제하는 동작들은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네요.

 

앞서 말했듯, 스와밍 디펜스는 볼사이드로 수비몰림 현상이 큰 수비입니다. 긴 볼터치가 덫에 갇히기 딱 좋은 수비이죠. 이 수비를 깨는 데 있어서 중요한 하나가 가드들의 간결한 볼터치와 빠른 패스전개라면, 다른 한 가지는 빅맨의 골밑 공략능력입니다.

 

이 두 팀의 대결에서 승부를 가른 핵심 중 하나는 토론토 센터들의 하이로우 게임 성공입니다. 이바카와 발렌추나스가 원 빅맨으로 나온 후, 가드들은 수비견인용으로 간결한 픽앤롤을 진행합니다. 돌파나 오픈 점퍼를 위해 스크린을 활용하는 게 아니라, 더블팀을 본인에게 끌어내기 위한 픽앤롤 전개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21 Chicago High-Low: ‘21’ 시리즈는 포틀랜드나 휴스턴 등이 애용하는 패턴으로, 측면의 슈터 둘을 탑의 빅맨이 스크린이나 핸드오프 등으로 매개하는 방식이죠. 핸드오프 후 더블팀이 라우리에게 몰릴 때 발렌추나스가 골밑으로 대쉬해서 하이로우 게임을 완성합니다.)

 

예컨대, 더블팀이 가드에게 몰리면, 빅맨은 림 쪽으로 빠르게 대쉬하면서 볼을 받는 과정을 가져갑니다. 6차전에서는 비슷한 장면들이 수없이 반복되었고, 특히 발렌추나스가 나올 때 높은 효율을 보였습니다.

 

이와 비슷한 듯 다른 기조의 공격들 역시 여럿 존재합니다. 많이 회자되었던 파웰의 코너 공략은 드로잔과 라우리 등이 수비더블팀을 견인한 후 외곽 스킵패스 형태로 볼전개를 하면서 파생된 옵션이었죠(관련 영상은 댓글로 첨부). 과거 스퍼즈의 경기들을 보면, 마누나 디아우 등이 파웰과 비슷한 위치에서 빠르게 림으로 돌파를 하면서 빅맨에게 패스를 종종 넣어주곤 했습니다.

 

스와밍 디펜스, 즉 벌떼 수비에도 여러 디테일의 패턴이 존재합니다. 밀워키는 1선에서부터 압박을 타이트하게 가져갔고, 이는 드로잔이라는 온볼스코어러가 있기 때문이었겠죠. 수비수들의 수비로테이션과 역동성은 탁월했지만, 경기 내내 이렇게 무지막지한 수비를 하는 것은 다소 모험적이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4쿼터로 가면서 수비수들의 발이 늦어지는 부분, 시리즈가 뒤로 가면서 상대에게 흐름을 내준 부분도 여기에 일부 원인이 있겠죠.

 

클리블랜드는 올시즌 승부처에서 밀워키와 유사한 패턴의 수비를 보여주었습니다. 팀원들의 수비이해도나 에너지레벨에서 밀워키에는 다소 모자란다고 판단이 되지만, 경험이 많고 확실한 리더가 존재한다는 점은 분명 큰 장점이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더욱 흥미로운 부분은 클블이 오펜스의 기본 패턴조차도 밀워키의 양식과 유사한 팀이라는 점이죠. 가드의 온볼 리딩이 적고, 포인트포워드의 엘보우 리딩과 돌파가 많은 팀입니다(물론, 르브론의 존재와 3점 지향의 득점 루트에서 변별성이 있다는 점 역시 기억해야겠습니다). 토론토와 클블의 2라운드가 또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아무튼, 리그가 점차 원빅맨 체제의 (세미)스몰라인업 사용 빈도를 높이는 추세인데, 이러한 추세에는 토론토나 밀워키가 보여주는 높은 운동량의 벌떼 수비가 유효하다는 판단이 녹아 있다고 봐야 합니다. 대표적인 팀이 바로 골스고, 이번 플옵 1라운드에서는 특히나 토론토와 밀워키의 수비가 그러했습니다(메이슨을 센터로 둔 밀워키를 스몰라인업으로 봐야 하는지는 부차적인 문제). 공격은 팬을 모으고, 수비는 우승을 가져다준다고 합니다. 이 스몰라인업 수비의 진화를 각 팀들이 어떻게 수용하는지, 혹은 어떻게 데처하는지를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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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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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30 02:12:48

글 잘봤습니다. 토론토의 선전 기대해볼만 하겠네요.

WR
2017-04-30 03:37:00

호이버그 님의 불스 관련 글들도 종종 잘 보고 있습니다. 게시판 추천 기능이 없어서 그냥 눈팅만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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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30 02:16:01

항상 잘보고 있습니다
홀라주원님은 언제 농구전술관련해서 책 한 번 쓰셔도 괜찮으실듯해요
지식의 방대함이 뭐...

WR
Updated at 2017-04-30 03:21:12

항상 좋게 읽어 주셔서 제가 감사하네요.

WR
1
2017-04-30 03:24:09

본문에 가독성 문제로 올리지 않았던 영상 하나 첨부합니다. 드로잔이 픽앤롤로 더블팀 견인 후 외곽 스킵패스를 활용해서 파웰의 코너 3점을 만드는 장면입니다. 드로잔과 파웰 사이에 라우리와 패터슨이 들어오며 유려한 숏패스 게임을 만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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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30 08:37:42

굉장히 좋은 전술 분석이네요.

저는 이 정도의 지식은 없긴 하지만 말씀 해주신대로 토론토가 패스가 빨리빨리 도는 경기나 상황에서 쉽게 풀어갔지만

그렇지 않았을때, 예를 들어 3차전이나 6차전에 25점차 리드도 빼았겼을 때가 가드들이 공 오래잡고 있었을 경우 였죠.

클블과의 싸움은 아무래도 클블의 빅들의 3점에 어케 대응할것이냐 겠죠.

그래서 기동성 있는 이바카 터커가 필요했던것이구요. 과연 이 둘이 작년 클블과 꽤나 커보였던 전력차이를 얼마나 메꿔줄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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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4-30 10:53:14

밀워키가 경기내내 저 수비를 했던게 패착이라는거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강한압박에 상대는 당황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시간이지날수록 효과가 약해질수밖에없고 반면에 압박하는쪽은 체력이 떨어져서 뒤로갈수록 힘을잃고 그러면서 시리즈초반에 승기를 잡았으나 4,5,6차전을 내리 내주게된걸로 보입니다. 좋은 수비인건 분명하나 게임전체를 저렇게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거같아요 좀더 아꼈다가 결정적일때 쓰는쪽으로 하는게 좋을것같습니다.

1
2017-04-30 12:44:18

새 글 쓰실 때마다 기대됩니다. 

양질의 글 올려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오늘도 농알못 배워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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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1 00:06:16

분석글 써주셔서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아낌 홀라주원 님의 글을 볼때마다 농구가 한층 더 재밌어집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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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2 05:45:00

좋은 분석에서 많이 배우고 갑니다! 과연 터커-이바카 라인업이 클블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기대됩니다. 벅스보다는 상대적으로 빅 라인업인 클블과의 대결에서는 공수에서 윤활류 역할을 해 줄 패터슨의 활약여부가 키가 될듯 싶네요. 터커(파월)-패터슨-이바카(JV) 라인업이 꽤 많이 쓰일거라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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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4 22:37:43

너무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WR
Updated at 2017-05-08 16:05:29

본문에 사소한 수정을 하나 했습니다. 두 팀의 수비 내용 관련해서는 아니고, 스와밍 디펜스 개념의 창시자가 웨인 월터인가에 대해서 별도로 디테일하게 확인해 봐야 할 사항이 생겨서요.

n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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