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애나 vs 클리블랜드 2차전 감상평
잘 쫓아가다가 항상 승부처에서 밀립니다. 집중력의 차이고 탤런트 레벨의 차이겠죠.
많은 분들이 예견하신대로 시리즈가 흘러가고 있고, 홈이라고 다를 것 같진 않습니다.
예상했던대로 잘 해봐야 4-1이겠죠.
림 수비
림 수비는 그 어떤 수비보다 우선시 되어야 하죠.
그런데 인디애나는 마크맨만 보다가 컷인을 너무 쉽게 허용합니다. 뒷쪽에 누군가 백업을 오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오픈 3점을 주더라도 페인트 존 근처에선 이런식으로 대처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림 안쪽이 비어있으면 가장 우선적으로 의식하고 대비해야죠.
이렇게 이지 샷을 허용하면 사기저하는 물론이고 서로간의 신뢰가 약해지면서 팀 디펜스가 무너질텐데.. 최소한 림 근처에서는 책임감있게 막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마치 책임전가하는 것 같아요.
반대로 볼만 쫓다가 오픈 3점을 내주기도 하는데(이지 레이업 내주는 것 보단 낫습니다..) 그냥 수비호흡이 엉망인 건가 싶기도 합니다. 시즌 중에도 보였던 고질적인 문제라 시리즈 중에 고쳐질 리는 없고, 차라리 무한 스위치를 주문하는게 나을까 싶지만 이것도 3쿼터 러브의 폭주를 보면 위험해보입니다..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죠.
미스매치
클블은 미스매치를 가장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팀이죠. 르브론, 어빙이라는 최고의 드라이버에 슈터들을 스크리너로 활용하거나 어빙, 르브론이 직접 2:2를 하는 방식으로 스위치를 유도하는데 약간의 틈만 생기면 돌파 동선이 열리거나 슈터들에게 오픈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미스매치를 감수하더라도 스위치 위주로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클리블랜드가 미스매치를 유도할 때 가장 집요하게 노리는 선수는 티그, 몬타, 터너, 마일스입니다. 그리고 가장 최악의 상황은 티그나 몬타가 르브론의 백 투더 바스켓을 막아야하는 상황이죠. 1차전 리뷰 글에서도 썼지만 대처하기가 정말 어려운 선수입니다. 볼이 투입되는 시점에 더블팀을 시도하는 건 르브론의 코트비전이나 패스 타이밍을 생각했을 때 와이드오픈을 내주겠다고 작정하는 짓이고, 림쪽으로 침투했을 때 베이스라인으로 몰아도 코너로 스킵패스가 나가는 선수이거든요. 그나마 드리블 시작했을 때 근처에 있는 선수들이 패스각 줄이면서 체킹해주는게 가장 현명한 대처가 아닐까 싶고, 득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르브론과 티그가 매치업 된 첫 포제션이 딱 부합되는 장면이라고 봅니다.
티그의 수비도 좋았고, 몬타도 나름 적절한 타이밍에 체킹을 해주면서 터프샷을 유도해냈습니다. 딱 이정도로만 막아도 더 바랄게 없을 것 같아요.
케빈 러브의 폭주(맥밀란의 악수)
3쿼터 맥밀란은 폴 조지를 어빙에게 붙이고 포스트 쪽은 스위치로 대응하는 수비를 시도하는데
결과는 폭망이었고, 러브는 3분간 10점을 몰아넣습니다. 러브가 딥 포스트에서 자리잡는데 주로 매치업 됐던 스티븐슨은 손도 못쓰고 당했죠.
맥밀란은 핫핸드였던 어빙에게 폴 조지를 붙이면서 사이즈로 압박하고, 포스트는 스위치하면서 엔트리 패스를 디나이하려고 했죠(휴스턴 로케츠가 비슷하게 수비하는데 디나이보단 하든이 포스트업을 그냥 막죠..). 그런데 제가 채팅방에서도 말했는데 디나이를 한 번도 성공시키지 못해서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마크하는 선수는 디나이 시도도 제대로 안하고 오버가딩하면서도 공을 짜르려고 하질 않고, 주변에 있는 선수들은 수수방관하고 있고.. 결국 패착이 되었습니다.
단조로운 오펜스
이번 포스트 시즌에 인디애나 경기를 접하신 분들이 입을 모아 언급하는 걸 보니 사람 눈은 다 똑같구나 싶습니다. 진짜 단순하죠.. 이게 보겔시절보단 나아진 겁니다.
픽앤롤로 흔들고 폴 조지를 스윙시켜서 패스를 건내주거나 다운스크린으로 폴 조지를 빼내서 건내주거나 뭐 이런식의 공격이 주이고 막히면 몬타나 티그가 프리오펜스를 합니다. 티그-몬타라는 복수의 핸들러를 올려놓고도 다른 팀들처럼 둘을 조화롭게 활용하는 모습이 없다는 게 아쉽고, 랜스라는 핸들러를 투입해도 티그나 몬타를 코너에 박아두고 정면 픽앤롤이나 아이솔레이션을 하는 모습도 아쉽습니다(잘 먹힐 때가 많지만 막혔을 때 우회하는 플랜B가 없어요). 1차전에서 사이드 픽앤롤 - 스윙-사이드 픽앤롤로 흔드는 패턴이 몇 번 나왔고 결과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적극적으로 쓰진 않더라구요.
클블은 르브론-어빙의 프리오펜스 비중이 높은 단조로운 패턴임에도 둘의 기능을 살리는 디테일한 움직임이 무서울 정도로 체화되어있어서 위력이 다릅니다.
첫짤은 1차전에 나온 장면이고 마지막 짤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나왔던 장면인데 르브론의 패스타이밍에 맞춰서 클로즈아웃 수비를 막아내는 스크린이 일품이죠. 서로간의 호흡이 극에 달한 수준입니다.
볼 사이드에서 수비를 흔들더라도 위크 사이드에서 호응이 있어야 시너지가 나는데, 인디애나는 움직임이 너무 정체되어 있고, 클블이 조지에게 대놓고 트랩을 걸었을 때 이러한 약점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수비가 몰리면 빈 곳을 채우고, 조지가 트랩에 걸려서 볼을 빼내면 드라이브 앤 킥이라도 적극적으로 하면서 부지런히 움직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클블이 경기내내 페인트 존에 치우쳐져 수비를 하는 편인데 빅맨 두명을 골밑에 박아놓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코트 밸런스도 엉망인 것 같아요.
보겔 시절과 달라진 점
관련된 질문글이 있길래 댓글로 쓰려다가 따로 리뷰글에 덧붙여 씁니다.
보겔의 인디애나와 현 인디애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빅맨 활용도입니다.보겔은 빅맨을 하이에 세우고 볼을 투입하여 공격에 참여시켰고, 맥밀란은 리딩가드의 디시젼에 맡기는 타입입니다. 때문에 보겔 era때는 핸즈오프의 비중이 높았고 현재는 픽앤롤 비중이 높죠.
똑같은 스태거 셋을 하더라도 이니셜 패스가 하이로 향하는게 보겔의 인디애나고 리딩가드의 손에서 다이렉트로 슈터에게 향하는게 맥밀란의 인디애나입니다.
물론 지금도 엘보에 투입하고 핸즈오프로 넘겨주는 장면이 나오고, 보겔시절에도 가드가 스크린을 받고 올라오는 슈터에게 패스해주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냥 빈도의 차이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이건 감독의 성향차이도 있겠지만 제프 티그와 조지 힐의 성향이나 툴의 차이도 있습니다.
로스터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공격쪽에서는 보겔보다 맥밀란의 농구가 낫다고 봅니다.
보겔은 빅맨 쪽에 힘을 주는 타입이고 맥밀란은 가드 쪽에 힘을 주는 편인데 개인적으로 가드 위주의 농구가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편이고 실제로 공격레이팅도 훨씬 좋아졌거든요.
다만 수비스킴에서 로스터 차이를 감안해도 맥밀란은 보겔에게 상대가 안됩니다. 보겔 시절에는 전방에서의 압박과 페인트 존으로 투입 됐을 때의 일사분란한 헬핑이 압권이었고, 드라이버를 림 프로텍터 쪽으로 몰아넣는 움직임이 훌륭했는데 지금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플레이오프는 탤런트의 합과 수비조직력 싸움이라고 보는데 적어도 수비조직력 만큼은 늘 리그 최정상권에 올려놓았던 보겔의 농구가 플레이오프라는 무대에는 더 어울리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헤드코치 한명 바뀌었다고 수비 레이팅이 급전직하한 건 아닐테고 조지 힐, 솔로몬 힐, 이안 마힌미 등의 공백도 영향이 있을테지만, 참작하고 봐도 지금의 팀 디펜스는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아래 포지티브님이 너무 좋은 글을 써주셔서 글을 올릴까 망설여졌는데 아마추어의 시선도 필요한 거니까 그냥 올려봅니다. 저와 다른 의견이 있으시다면 리플로 남겨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P.S 진리의 TNT
티그가 너무나 큰 딜레마인거 같습니다. 공격에서는 믿을맨인데 수비때마다 공략을 너무 쉽게 당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