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스 16-17시즌 18-19주차 리뷰
34
4025
Updated at 2017-03-22 14:39:47
캡스 주간 시리즈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감정일 수도 있지만 참 시간이 빨리 지나갑니다. 캡스에 비유하자면 우승의 감동이 아직 마음 한켠에 남아있고 르브론이 "플레이메이커!"를 외치면서 파이어가 났던 것이 바로 얼마전인 것 같은데 벌써 두달이 지났고 캡스의 새 플레이메이커는 벌써 3경기나 소화했네요. 오후 일을 마치고 잠시 가지는 커피타임에 써내려가던 캡스 리뷰도 이제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 글을 읽고 좋은 말씀 남겨주셨던 모든 분들께 이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하단 말씀드립니다.
완성된 로스터
플레이오프를 위한 바이아웃 기한이 끝나고 캡스도 최종 로스터를 완성하였습니다. 시즌 초와 비교하면 던리비, 버드맨, 맥레, 모윌이 나갔고 코버, 데릭, 데론, 보것이 새로 합류하였습니다.
PG: 어빙-데론-펠더
SG: JR-셤퍼트-리긴스
SF: 르브론-코버-제퍼슨
PF: 러브-프라이-데릭-JJ
C: 트탐-보것
캡스 최근 3년 중 가장 깊이와 재능을 모두 갖춘 라인업이고 히트가 리핏을 이뤘던 12-13시즌에 견줄만한 좋은 로스터입니다. 팀 총연봉 127밀, 사치세 27밀로 지난 시즌에 이어 샐러리 리핏에 성공하며 파이널 우승의 리핏을 이룰 준비가 끝났습니다 (아마 내년 팀 연봉 1위는 클립이나 골스에게 위협당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재정에 대해 좀 더 얘기하자면 캡스의 팀연봉 + 사치세는 이번에 사치세가 절반으로 줄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가 되었습니다. 즉, 지출은 지난 시즌과 비슷한 수준일 것입니다. 하지만 샐캡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팀에게 돌아가는 수입이 많다는 뜻입니다. 더불어 캡스는 폭스 스포츠와 로컬 TV 중계권 계약을 맺고 있는데 최근 옵션 행사를 통한 연장계약이 되면서 중계권료도 15-16시즌 25밀에서 차후 35~38밀선으로 오르게 되었습니다 (20-21시즌까지 적용). 게다가 지난 시즌 동결했던 티켓 가격도 우승 이후 15% 올렸기 때문에 이번에도 파이널에 진출한다면 수입은 지난 시즌에 비해 많이 나아진 모습일 것입니다. 클리브랜드시는 160밀의 재정을 투입해 구장 리노베이션을 결정했고 길버트도 요즘 사업이 잘되는지 디트로이트 시내에 52층 초고층 건물을 지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길버트 사장님, 사업 번창해서 캡스 팬들을 위한 열정페이 계속 부탁드립니다!
이제 공은 다시 루 감독에게
예전 리뷰에서 르브론이 플레이메이커를 요구한 이후 팀을 다시 반등시키며 공을 그리핀에게 넘겼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리핀은 그 숙제를 아주 훌륭하게 마무리하였고 이제 관심은 루 감독에게 쏠리게 되었습니다. 매니아에서도 슈퍼팀이냐 아니냐는 논란이 많았지만 만약 이 로스터가 시즌 시작때 만들어졌으면 역대급 로스터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20경기 남짓 남아있는 이 시점에 완성된 로스터이고 아직 주전 둘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라 캡스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새로 들어온 선수들에게 팀 전술을 익히게 해야하고 그들을 포함한 새로운 라인업과 전술들을 만들고 가다듬어야 하지만 주어진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코버도 이적 후 어느 정도 적응하는데 약 3주 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분명히, 우리는 빨리 해내야 합니다 (fast track). 우리는 예전에 티모, JR, 셤퍼트를 얻었던 때보다 훨씬 적은 경기들을 남겨놓았습니다. 새로 영입한 선수들은 오랫동안 아주 수준 높은 농구를 해왔습니다. 사실 많은 시스템은 같은 방식입니다. 우리는 단지 그들에게 맞는 방식을 가져야 합니다." - 르브론 제임스
캡스는 최근에 르브론과 어빙에게 휴식을 주기 위한 차원으로 최소한의 연습만을 해왔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원정 경기와 백투백으로 인해서 3월 중에 연습을 가질 수 있는 기회는 극히 적습니다. 루는 그래서 경기 안에서 많은 부분을 실험하려고 하고 맞는 조합을 찾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데론이 유니폼을 입자마자 20분 넘게 뛰고 4쿼터에서 바로 중용되는 것 또한 데론이 더 빨리 적응하고 다른 팀원들과 팀웍을 키워나가기 위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골스의 스몰라인업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르브론과 장신 친구들 라인업은 여전히 매우 위력적인 2, 4쿼터 라인업입니다. 하지만 최근 이 라인업대신 데론을 넣은 라인업도 테스트해보고 있습니다. 확실히 데론이 들어오니 르브론과 픽앤롤이 증가하였고 여러 하이라이트 덩크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수비에서 데론-코버를 집중 공략하는 상대의 대응도 알 수 있었습니다. 보것이 들어오면 비슷한 시도가 많이 이뤄질 것입니다.
가위바위보 싸움에서 상대보다 더 많은 손을 가지고 있으면 아주 큰 장점이 됩니다. 3가드를 돌리는 스몰라인업은 르브론과 키큰 친구들 라인업으로, 상대 수비가 클로즈아웃을 잘하면서 공격이 빡빡할땐 데론과 르브론의 2:2 플레이를, 상대 빅맨에게 털릴 때는 트탐 대신 보것을 중심으로 1-4 전략을 등등 다양한 패를 갖출 수 있는 라인업 깊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 짧은 기간 동안에 얼마나 좋은 패들을 만들고 완성시켜 나갈 수 있는지가 중요할 것입니다.
참고로 원정 경기에 참여했던 JR은 오늘 손가락 검사를 다시 받을 예정이고 루 감독은 10-14일 안에 복귀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러브도 슈팅 연습을 재개하면서 원래 예정인 3월말, 4월초 복귀 스케줄을 무리없이 따라가고 있다고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_4kiisNvVWk
https://www.youtube.com/watch?v=Xr0PQUiyOq4
루 감독은 만약 지난 보스턴 원정에서 이겼으면 3월 중순부터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보스턴에게 타이브레이커도 가지게 되고 두 팀간의 차이도 6패 정도로 크게 벌어졌을 것입니다. 아마 지금은 그 계획이 조금 더 밀어졌을 수 있겠지만 최소한 4월에는 충분한 휴식과 점검을 할 예정인 것 같습니다.
Your boy is tired
채닝 프라이가 제퍼슨, 엘리 클립튼과 진행하는 팝캐스트에 코버가 게스트로 나온 편에서 한 이야기입니다. 네 바로 지난 리뷰에서 소개한 어빙이 지구는 편평하다고 말한 그 팝캐스트입니다.
이 팝캐스트에서 제퍼슨은 코버가 온 이후에 달라진 프라이의 역할에 대해서 언급하며 프라이를 놀립니다. 코버 영입 전에는 프라이가 지구 최고의 슈터였고 많은 전술이 프라이를 위해 실행됐지만 이제 프라이는 코버를 위해 스크린을 걸고 골밑을 향해 롤을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합니다. 프라이가 검은 번개 (Black lightning)의 별명을 가졌는데 하얀 천둥(White Thunder, 코버)이 오면서 검은 안개 (foggy), 검은 이슬 (mist)가 되었다고 놀립니다. 연습때는 항상 채닝 슛! 채닝 슛!를 외치면서 그에게 찬스가 갔는데 이제는 프라이, 코버를 위해 스크린을 걸어! 프라이, 저쪽으로 넘어가야지! 하면서 바쁘게 뛰어다닌다고 하네요. 채닝도 받아먹기만 하다가 이제는 스크린 걸고 골밑으로 갔다가 다시 수비하러 백코트 뛰어오고를 반복하니 피곤하다며 저 말을 남겼습니다. 실제로 그의 월별 성적을 보면 11, 12월 40%를 넘던 3점 성공률이 코버가 합류한 1월 이후엔 3할대 중반으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프라이의 희생이 있었기에 아마도 코버가 빨리 팀에 적응하며 50%가 넘는 3점슛을 성공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이런 바뀐 역할에 대해 그리고 잘하는 코버에 대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바로 이런 것이 챔피언쉽 팀에서 베테랑들이 보여주는 모범적인 모습이 아닐까요? 어쨋든 프라이는 외칩니다. 러브야 빨리 돌아와~
이 팝캐스트는 제퍼슨의 따발총 목소리와 웃음소리로 가득차 있지만 많은 일화들이 나옵니다. 몇가지 생각나는 것을 적어보면 트탐은 카다시안을 브랜든 제닝스가 주선한 소개팅으로 만났다고 합니다. 어빙은 음모설을 좋아하는 철학자 분위기 입니다. 지구 발언도 사실은 자기도 그러게 배웠고 믿어왔지만 학교에서 가르쳐준 것을 그대로 믿기 보다는 우리 스스로 좀 더 생각을 해보고 증거들을 살펴봐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어빙이 훌륭한 과학자가 되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버는 갈비뼈에 큰 독수리 문신이 있다고 합니다. 코버 와이프도 문신을 정말 좋아한다고 하네요. 루크 월튼의 아버지 빌 월튼은 제퍼슨보다 더 심한 수다쟁이입니다. 43분 팝캐스트 내내 혼자 말하며 진행했는데 제퍼슨이 우리 이제 끝내고 마지막 한마디 하자고 하다가 14분 더 이어졌습니다.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는데 제퍼슨과 월튼이 플레이보이 맨션을 꿈꾼거랑 파티에 오려는 빌 월튼을 막은 것 등이 재밌더군요. 코버의 앨렌 아이버슨 practice 사건 이야기도 재미있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좀 더 적어보겠습니다.
캡스의 수비는 반등할 수 있을까?
캡스가 아직 고치지 못한 약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수비입니다. 시즌 전체로 보면 최상위권인 공격에 비해 수비는 20위권에 머물러 있습니다. 올스타전 이후 6경기에서도 평균 111.5점을 실점하였고 특히나 상대 3점은 42.6%로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애틀란타전에서 25개의 3점을 성공시키며 기록을 세웠음에도 막판 1점차 경기까지 갔던데에는 경기 내내 좋은 수비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러브가 부상으로 빠지고 데론이 들어오면서 로테이션이 바뀌고 수비가 꼬인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공격의 축인 르브론이 역시나 캡스 수비의 축이지만 루 감독은 르브론이 정규시즌 동안에 막판 결정적인 상황이 아니면 수비에 너무 많은 힘을 쓰길 원하진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리긴스가 자주 거론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실제로 리긴스가 빅3, 탐슨과 빅3로 뛰었던 시기에는 매우 좋은 BPM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가 공격에서 (특히 3점 찬스에서) 주저하거나 돌파를 선택하는 시도를 종종 보이고 셤퍼트가 벤치에서 고전하면서 리긴스가 벤치로 밀리고 셤퍼트가 주전으로 올라온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코버, 데릭이 영입되면서 리긴스는 현재 주요 로테이션에서 제외되었는데 지금의 두터운 스쿼드를 뚫고 다시 로테이션에 합류하긴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입니다.
데릭도 보스턴 전에서 오픈 3점 찬스에서 패스를 돌리거나 돌파를 선택했다가 스마트에게 저지당하며 오펜스 파울을 범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러자 팀은 그에게 조금이라고 틈이 생기면 성공유무에 신경쓰지 말고 자신있게 3점을 쏘길을 주문했고 애틀란타 전에서 3점 3/4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데릭은 커리어 전체에서 3점슛이 좋은 선수는 아니었지만 팀은 어쨋든 찬스가 났을때 그가 자신있게 슛을 쏘기를 원합니다. 캡스 합류 이후 경기당 3개를 시도해 43%의 높은 성공률을 올리는데에는 팀의 이런 분위기도 작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분명 리긴스에게도 요구될 것입니다. 1-3번을 커버하면서 수비가 좋은 것은 여러면에서 셤퍼트를 연상시킵니다. 수비에서 리긴스가 오히려 셤퍼트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지만 그가 셤퍼트를 밀어내려면 슈팅에 대한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셤퍼트가 지난 시즌 내내 고전하다가도 파이널때 델라를 밀어내고 백업 가드로 기용된 것에는 커리를 압박하는 그의 수비와 경험이 받쳐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프시즌 동안 약점이던 3점슛을 향상시켜서 돌아왔습니다. 리긴스가 단기간에 이런 셤퍼트를 밀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아니더라도 다음 시즌엔 리긴스에게 분명 다시 기회가 주어질 것이고 만약 그가 셤퍼트를 로테이션에서 밀어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다면 팀에게도 로스터 운영을 하는데 실력이상의 도움을 줄 것입니다.
팀 수비 이야기를 하다가 대부분 리긴스 이야기로 빠졌는데 남은 기간 동안에 팀 수비가 얼마나 나아질 수 있을지 그리고 보것이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D리그의 IT, 케이 펠더
데론, 보것 영입으로 맥레는 방출되었고 펠더는 디리그로 내려갔습니다. 데론 합류가 결정되고 르브론이 결장하며 어쩌면 마지막 기회였던 지난 시카고전에서 9분간 야투 0/4, 턴오버 4개를 기록하였습니다. 리핏을 노리는 우승권 팀에게 5'8''의 2라운드 하위픽으로 뽑힌 펠더가 당장 팀에 기여를 하기를 바라는 것은 분명 무리일 것입니다. 그래도 분명 재능이 있는 선수이고 팀이 그에게 3년 계약을 준데에는 그만큼의 기대도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D리그 내려간 펠더는 연일 폭격 중인데 시카고 전 이후 내려간 경기에선 30점, 4어시스트, 3스틸, 2블락을 기록했고 지난 4일 경기에선 야투 11/20, 3점 6/9, 자유투 13/13을 기록하며 41점, 5어시트스, 4스틸을 기록했습니다. D리그 7경기 평균 30.6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디리그 MVP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만큼 NBA와 D리그 사이의 간격이 크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좋게 보면 그에게 좀 더 경험과 시간이 필요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남은 일정
아래표는 nba.com에서 3월 1일에 제공한 것인데 저 이후로 3번의 원정과 1번의 백투백을 치뤄 현재는 21경기 남은 상태입니다. 아직 백투백이 6번 남았고 원정 경기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다행히 보스턴과 4패 차이이고 원정 5연중이라 차이가 좀 더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다음 2주간 강팀은 휴스턴, 유타, 클립 정도인데 이때 최대한 승수를 쌓아놓는 것이 시즌 막판 여유있는 운영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7
Comments
매번 잘 읽고 있습니다. 확실히 수비는 이제 고질적이라 할 만큼 좋지 않은 모양새가 계속되고 있네요. 플옵 무대에서는 라인업 변화부터 상대 공격작업에 맞춘 수비전략까지 정규시즌과는 다른 짜임새 있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부상자들의 복귀와 더불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