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 월튼이 레이커스에 미친 4가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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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9 04:03:26
룩 월튼은 그냥 감독이 아닌것 같습니다. 이건 거의 마법사 수준이네요.
지난 시즌을 돌이켜보면 한 시즌만에 팀이 이렇게 바뀔 수 있다는게 정말 신기할 정도입니다.
오프시즌을 거치면서 보강된 전력이라고는 새로운 화폐를 창시한 모즈코프, 이젠 전성기에서 내려오고
있는 루올 뎅, 그리고 드래프트 2픽으로 건진 잉그램과 2라픽으로 건진 쥬바치, 트레이드로 오게 된
칼데론 정도?
엄청난 전력보강을 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나 사람들 모두 이번 시즌도
레이커스가 하위권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었고 그게 전혀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생각외로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모두들 당황하게 만들고 있네요.
일단 룩 월튼 감독이 그 짧은 오프시즌동안 변화시킨 몇몇가지를 언급하자면...
1. 막강한 공격력
현재 레이커스의 경기당 득점은 시합당 평균 110.3점으로 30개 구단중에 3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골스가 112.9점으로 1위, 클블이 112.3점으로 2위를 하고 있지요. 이게 정말 놀랄 수 밖에 없는 것인게
지난 시즌 바이런 스캇 체재아래의 레이커스는 경기당 득점이 97.7점으로 30개 구단중 꼴찌 였습니다.
그때에 비해 무려 12.5점이라는 득점력이 수직상승해버렸습니다.
단순 숫자만 늘어난게 아니라 공격시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면서 이전에 너한번 나한번 고고! 스타일이
아닌 제대로 된 셋트 플레이를 통한 공격이 늘어났고 성공률또한 높아 졌습니다.
팀 야투율 자체가 지난 시즌 41.4%에서 45.9%로 상당부분 올라갔으며 어시스트, 리바운드 모두
수치가 상승했습니다. 더 희망적인 것은 룩 월튼 부임후 아직 공격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잡지 않은
가운데에도 이 정도라면 손발이 더욱 더 잘 맞아 떨어지는 후반부로 갈수록 공격력이 더 빛을 발하지
않을까 예상이 되고있습니다.
2. 막강한 벤치전력
현재 레이커스의 벤치 득점력 수준은 30개 구단에서 단연 탑을 달리고 있습니다.
오늘 선즈와의 경기만 하더라도 선즈 벤치가 9점을 올리는 동안 랄의 벤치에선 무려 47득점을
올리면서 주전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어찌보면 랄의 주전 선수들이 다른 구단들의
주전들에 비하여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룩 월튼은 오히려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벤치전력을 극대화시키고 출전 시간 또한 엇비슷하게 만드는 가운데 시합내내 주전,벤치의 차이없이
- 심지어 어쩔땐 벤치가 더 득점을 많이 올릴때도 있습니다 - 비슷한 시간을 돌리며 상대팀으로 하여금
숨돌릴 틈없이 몰아붙이는 벌떼농구(?)를 구사하면서 시즌초부터 생각외로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클락슨-루윌-잉그램-래리낸스쥬녀-블랙으로 이루어진 벤치5인방은 주전 못지 않은 화력을 선보이며
상대팀을 압박해주곤 합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중에 하나는 일단 젊은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없는것도 있고, 유망주 선수들의 기량 발전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죠.
3. 선수들의 변화
이번 오프시즌을 거치면서 랄의 유망주들과 몇몇 선수들의 변화가 눈에 띄게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디러셀의 경우 대놓고 팀의 1옵션이라는 중책을 맡긴듯 경기에 대한 전권을 쥐어주니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기복도 있고 턴오버도 종종
나오지만 확실히 지난 시즌에 비해 자신감이 붙어서 플레이하는게 보입니다. 랄의 공격의 시발점이
되어줘야 하는 디러셀에게 힘을 실어주니 랄이 점점 탄력 받는것 같아서 좋네요.
랜들의 경우 그의 경기 스타일을 룩 월튼 부임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야 할 정도로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하프라인 이전부터 슬슬 드리블 해오다가 골밑으로 닥돌하는 가운데
우겨넣기가 대부분이었던 것에 반해 이번 시즌 랜들은 점점 토털패키지가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골밑에서의 위력은 그대로 가지고 있는 가운데 점퍼도 많이 늘었고 다른 선수들을 살리는 패싱 역시
굉장히 늘었습니다. 지난 시즌만해도 랜들을 수비하는 것은 한가지 패턴을 놓고 대비하면 되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마치 북산의 서태웅이 패스를 하기 시작하자 상대팀 수비가 서태웅의 여러가지
공격 옵션을 놓고 어떻게 수비를 해야할지 고민하기 시작한것 처럼 랜들의 다양한 공격 옵션들이
나오면서 랜들 스스로도 더욱 공격에 있어서 자유함을 얻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수비 역시 지난
시즌과 비교해 볼 때 집중력도 높아지고 훨씬 많이 노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드레이먼드 그린을 능가하는 토털 패키지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괜히 기대하게 되네요.
마지막으로 깜짝 놀라게 만든 것은 바로 닉 영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닉 영은 지난 시즌 스캇 감독 시스템에서 거의 제외되어 호시탐탐
어떻게 하면 트레이드 시킬까 팀을 고민하게 만들던 존재였습니다. 게다가 본의 아니게 동영상 유출
사건이 터지면서 팀이 어수선해지는 분위기 가운데 그의 트레이드는 사실상 확정이나 마찬가지였죠.
불행중 다행이라면 지난 시즌 워낙 바닥을 친 그의 모습에 어느 팀도 닉 영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은
덕분에 트레이드 되지 않고 남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닉 영이 웨이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왔지만
결국 시즌 시작전 최종 15인 로스터에 남게 되었고 과연 룩 월튼이 어떻게 그를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궁금함이 계속 흘러나왔습니다. 유망주 스포인 앤써니 브라운 마저 웨이브 된 가운데 과연
랄은 어떻게 팀을 운영할까 싶었는데 개막과 동시에 월튼은 뜬금없이 닉 영을 선발 슈팅가드로
출전을 시키게 됩니다. 원래 대부분의 예상은 러셀-루윌-뎅-랜들-모즈코프로 생각하고 있는 가운데
루윌 대신 닉 영이 그 자리를 차고 나온 것입니다. 이런 당황스러운 룩 월튼의 결정은 결국 나름
신의 한수가 되어 새로운 팀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잘 돌아가는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러셀-닉영-뎅-랜들-모즈코프가 주전으로 나오고 벤치에서 루윌-클락슨-잉그램-래리낸스-블랙이
나오게 되면서 선반진과 백업부대의 전력차가 그리 크지않는 상황이 만들어 졌습니다.
더 놀라운것은 닉 영 스스로도 플레이 스타일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전 같으면 겉멋이 가득한
플레이로 난사는 기본에 마음껏 드리블을 하며 공을 점유하던 스타일에서 공의 소유율이 대폭
줄어들고 캐치앤샷이 늘어났으며 무엇보다도 열정적으로 수비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닉 영이 현재 아주 뛰어난 수비수는 아니지만 저런 열정적인 모습의 수비는 분명 상대팀으로 하여금
성가시게 느껴지는데 부족함이 없는건 사실입니다. 그 누구도 닉 영이 이런 모습으로 대변신을 하여
돌아올 것이라고는 쉽게 상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어려운 것을 룩 월튼이 또 해냈습니다.
4. FA 영입
다들 아시겠지만 지난 오프시즌 랄의 FA영입은 거의 흉년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화폐를 창시한 모즈코프와 전성기에서 내려오고 있는 루올 뎅을 영입했었죠.
특히 지난 시즌 벤치에서 뛰면서 평균 6.3득점에 4.4개 리바운드를 기록했던 모즈코프에게
연 16밀 4년 계약이라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레이커스에게 모두들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이라고
많은 비난과 조롱이 난무했었죠. 게다가 모즈코프의 경우 나이도 이제 서른에 접어든 선수라서
유망주도 아닌데 이런 계약을 준 것에 대해 다들 분노를 표시했었죠. 그나마 루올 뎅의 경우엔
전성기에서 내려오는 단계이긴 하지만 그대로 나름 클래스가 있는 선수이기도 하고 워낙에
워크에틱도 좋고 그래서 라커룸 리더 역할을 해줄 베테랑 선수 영입차원에서 넘어갔지만 모즈코프의
경우엔 어느 쪽으로 이해해보려해도 쉽지 않음에 다들 절망과 분노에 찬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즌이 시작되고보니 점점 그런 우려가 사라지는 가운데 모즈코프에 대한 시선들이
우호적이면서 기대하는 쪽으로 변해져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벤치에서
제대로 뛰지 못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골밑에서는 나름
림프로텍터로 무게감을 보여주고 있으며, 빅맨 답지 않게 코트를 빠르게 잘 뛰어다니고, 상황에
따라 주변의 동료들을 잘 파악해서 좋은 패스를 찔러주며 컨트롤타워 역할까지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연 16밀을 줘도 아깝지 않을 모습을 100%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FA 영입에 엄청난
돈을 들이면서 실패한것은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을 느끼게 해주더군요. 이제 시즌초이니 차차 앞으로
손발이 더 맞아 들어가는 후반부가 될수록 더 농익은 플레이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좀 과장을 보태서 표현하자면 지금 모즈코프에게서 골스시절 보것의 향기가 솔솔 나오고 있는것 같네요.
루올 뎅의 경우 기대했던 대로 유망주로 바글거리는 라인업 가운데에서 자칫 흥분해서 너무 방방뜨는
분위기로 가는 것을 잘 다독거리면서 침착하게 경기를 조율하는 역할을 잘해주고 있습니다.
유망주들이 많은 팀에 왜 베테랑 선수가 필요한지 그 정석을 보여주는 역할을 잘 해주고 있네요.
냉정하게 봤을때 지난 오프시즌 레이커스는 대형 FA 선수들에게는 매력적인 행선지가 아니었습니다.
근 몇년간 여러 슈퍼스타 FA들은 하나같이 랄의 영입제의를 거절해왔고 이번 오프시즌도 예외가
아니었죠. 많은 팬들은 그래도 좀 수준급 FA를 영입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나름 랄 입장에서는
없는 반찬(?) 가운데 최선의 선택을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 룩 월튼 감독 체재가 해나가야 할 숙제들이 좀 있습니다.
수비력도 더 향상 시켜야 할 것이고, 유망주들의 실력 향상에 더욱 힘써줘야 겠죠.
하지만 확실한건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씻어줄 만큼 재미난 경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승패를 떠나서 선수들이 자신감과 뭔가 해보자는 마음을 가득 가지고 뛰는게 쉽게 보입니다.
이제 레이커스가 더 이상 코비의 팀은 아니지만 이젠 말그대로 "팀 레이커스"가 되어 서로 의기투합하여
뛰는 것을 보니 팬의 입장에선 뿌듯하지 않을 수 가 없네요.
다시금 랄의 지난 오프시즌 룩 월튼 감독의 영입은 제대로 된 '신의 한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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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원래 랄이 좋아하던 팀도 아니었고, 응원하는 팀은 더더욱 아니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