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짝 플레이어 열전: 아이제아 토마스는 과연 어떤 선수였는가? - 부제:1988년 어느날의 기억(...)
올타임 포가 순위를 논할때 보통, 불변의 탑 4로 고정되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매직. 빅오. 밥 쿠지. 아이재아 토마스.
그중 매직은 누구도 이의를 제기 할수 없을 만큼의 압도적인 포가 1위라서
시비를 거는 사람이 드물고, 빅오같은 경우에는 전설의 '평균 트리플 더블'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기에 한번이라도 기록을 찾아봤던 사람은 역시 건드릴수
조차 없습니다(...)
밥 쿠지의 경우 압도적인 우승 횟수(6회인가 그럴껍니다(...))와 더불어서 역시
신화시대의 인물이기 때문에 딱히 이의를 제기할 방법을 찾지 못하는게 사실이죠(..)
그런데 보통 4위쯤으로 평가되는 아이재아 토마스에 대해서는 실은 꽤나 의견이
갈리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그래서 그 아이재아 토마스라는 양반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가를 말해 보려고 합니다.
일단 제일 그를 짧고 명확하게 설명해 보자면, '매직과 조던의 시대에 포가로서 1옵션을
맡아서 두번이나 팀을 우승 시켰던 186센티의 단신 가드' 라고 말 할수 있겠네요.
제가 요즘 NBA를 보면서 가장 아이재아랑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선수는 현재 클리퍼스에서
뛰고 있는 크리스 폴입니다.
물론 플레이 스타일은 달라요.
모든 기술이 다 뛰어나지만 폴은 아무래도 점퍼를 장기로 삼는다는 느낌인데 아이재아는
왠지 점퍼보다는 곡예사같은 드라이브 인이 더 기억에 남거든요.
하지만 팀을 1옵션으로서 이끌고 있는 단신가드라는 점에서 왠지 저는 그 둘이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그거보다 더 비슷한 선수로는 앨런 아이버슨이 있겠네요. 지금은 은퇴했지만(...)
이건 개인적인 느낌이니까 의견은 다를수 있겠지만요(...)
둘의 차이가 있다면, 폴은 좋은 동료들을 데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승을
못해봤고, 아이재아는 팀의 1옵션이자 에이스로서 본인이, 그 매직과 조던이 버티고 있던
시대에서 팀의 우승을 두번이나 견인해 냈다는것인데 올타임 포지션랭킹을 논하는데는
당연히 해당 포지션에서 최고의 선수들이 거론되기 마련인 만큼, 기량이 비슷하다면
당연히 우승 횟수를 비교해야 하고, 그 우승에서 본인의 지분이 얼마나 되는지도 따져
봐야 하는것이고, 제가 본 바로 아이재아 토마스가 이끌던 배드보이즈는 명실상부
말 그대로 아이재아 토마스가 팀 내에서 중심이자 에이스인 팀이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제 기억에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는 아이재아의 모습은 그 우승할때의 모습이
아닙니다.
어디서 봤는지도 기억이 안나는데 배드보이즈 우승 바로 전해인 88년도 NBA파이널.
레이커스가 3대 2로 끌려가고 있던 시리즈 6차전이었습니다.
잘 뛰다가 갑자기 아이재아가 자기 혼자 발목을 접질려 코트에 드러누우면서 쓰러졌
습니다.
코치진과 스탭들이 마구 뛰어나가서 걱정스레 아이재아의 상태를 살피는 모습이
기억나는군요.
당시 레이커스 응원하는 입장에서 아이재아 토마스는 그냥 씹어먹어도 시원찮을(...)
적의 에이스플레이어(...)였기 때문에 저는 매우 즐거웠었습니다(...)
네(...) 어렸었고... 그런거 감안해도 별로 성숙한 관전태도는 아니었죠(...)
이제 힘들기는 했지만 이걸로 우승은 우리다! 라고 생각한 순간 아이재아 토마스는
언제 그런일 있었냐는듯이 돌아와서 절뚝절뚝 거리면서도 계속해서 패스를 찔러넣고
슛을 성공시키고, 공을 가로채 냈습니다.
몇점 넣었나 같은건 그 당시 경기중에는 체크를 할 수가 없었어요(...)
그 당시 느낀 바로는 디트로이트가 넣은건 전부다 아이재아 토마스의 득점으로
느껴졌었습니다(...)
나중에, 정말로 하안참 나중에 기록을 찾아보고서 확인해보니 그때 아이재아 토마스는
그 다친 몸으로 43점(...)을 때려넣었으며, 당시 3쿼터에서 아이재아가 기록한 한 쿼터
25점(!!!!) 득점은 파이널 사상 최고 기록이더군요(...)
당시의 느낌을 생각해 보자면, 그냥 너무 너무 무서웠습니다(......)
분명 발목이 접질려서 절뚝거리며 걸어다니고 있는데 플레이가 인플레이 상황만 되면
어느새 악마처럼 달리면서 슛을 성공시키고, A패스를 찔러넣으며 우리를 몰아 붙이고
있는거죠.
레이커스의 수많았던(...) 파이널 경기를 보면서 그런 느낌을 받은건 그 후에 딱 한번
있었습니다.
너무나 질것이 당연한거 같았던 게임에서 그야말로 장엄해보이기까지 하는 투혼으로
강력한 팀 레이커스에 도전해왔던 단신의 돌파력있는 가드.
네. 짐작하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바로 이 선수입니다.
"농구는 신장이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것이다"
2001년 NBA 플레이 오프에서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져스, 밀레니엄 킹즈, 샌안토니오
스퍼스 등등의 초강력한 서부 NBA팀들에게 '단 한경기'도 내주지 않고서 철저히 상대를
박살내며 당연히 상대적으로 약한팀이었던 필라델피아 역시 4대0으로 박살내며 '플레이
오프 전승 우승'이 확실해 보였던 2001년 당시의 레이커스 왕조와의 파이널 첫 경기에서
무려 48점(!!!)을 몰아넣으며 왕자 레이커스를 박살냈던 앨런 아이버슨이 바로 그 선수죠.
저는 이때의 아이버슨을 보면서 88년 당시의 희미해져가던 기억이 다시 살아나는걸
느꼈었습니다.
아마 1988년도 파이널을 접해보지 못했던 분들이라도 이때 당시 앨런 아이버슨의
장엄한 투혼이 빛났던 2001년 파이널 첫경기만큼은 봤던 분들이 많을꺼예요.
그런데 1988년 파이널 당시의 아이재아 토마스는 '다친 몸' 으로 절뚝거리면서 저런
경기를 보여줬던 선수라고 생각 하면 아마 이해가 빠를껍니다.
그게 20여년이 지난 상황에서도 희미하게나마 '무서웠던 기억' 으로 남아 있는 이유를
말이죠(...)
결국 그 경기는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하는 접전끝에 딱 1점차로 레이커스가
이기게 됩니다.
그 다음 경기인 7차전에서 부상을 무릅쓰고 무리했던 탓에 아이재아는 부진했고,
레이커스가 결국 4대3으로 극적인 역전 우승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게 강력했던 '쇼타임 레이커스' 왕조의 마지막 우승이었죠(...)
그 다음해, 더더욱 강해진 디트로이트는 파이널에서 쇼타임 레이커스를 4대 0으로
박살내고 손쉽게(...)우승을 차지합니다.
세미 파이널에서 무려 '그분'의 시카고 불스를 박살내고 올라갔었죠.
그 다음해 역시 디트로이트는 '그분'의 시카고 불스를 박살내고 올라가서 2년 연속으로
NBA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참고로 모르시는 분이 있을꺼 같아 얘기 해보는 거지만 젊었을때의 조던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게만 88,89,90년. 무려 3년 연속으로 플레이 오프에서 패해서 분루를 삼켜야
했습니다(...)
마이클 조던이 언제나 승리했던거 같은 기억 역시 하나의 착시현상일 뿐이죠(.....)
작은 몸으로 투지넘치는 플레이를 했던 탓에 불꽃같았던 전성기에 비해서 짧은 커리어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 했습니다만, 그건 매직이나, 버드 등등 80년대의 많은 선수들이
그랬던걸요(...)
2년이나 쉬고, 30대에 은퇴했다 돌아와서 쓰리핏을 해내고, 40대에도 돌아와서 20-5-5를 찍은
어떤 인간 같지 않은 농구선수(....)가 이상한거지 다른 선수들이 약했던것은 아닐껍니다.
이야기가 샌감이 있지만 어쨌거나 아이재아 토마스는 20점에 10 어시스트를 두번이나 달성한
포인트 가드였고, 투혼과 열정으로 팀을 이끌던 팀의 리더였죠.
80년대를 양분했던 두팀. LA 레이커스와 보스턴 셀틱스의 사이에서, 역대 최고의 플레이어
들로 꼽히는 매직, 버드, 조던등의 선수들이 시퍼렇게 전성기의 기량을 뽐내던 시기에
평득 25점을 넘는 선수 하나가 없이 모두가 같이 공격하고 몸을 바쳐서 악바리처럼 수비
하며, 2년이나 NBA를 지배했던 유난히 개성 넘쳤던 팀.
'Bad Boys'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심장이자 기둥이었던 선수.
그게 바로 아이재아 토마스이며, 지금 그가 올타임 포인트 가드 랭킹에서 높은 순위로
항상 꼽히는 이유일 것입니다.
작금의 크리스 폴이 경기를 캐리해 나가면 왠지 비장미가 넘쳐 보이는 느낌을 받으시는
분들이 있지않나요?(...)
'팀의 1옵션을 맡는 단신의 가드' 는 언제나 보는 사람들에게 그런 느낌을 가지게 하나
봅니다.
8-90년대의 아이재아, 90~2000년대의 아이버슨, 그리고 현재의 크리스 폴까지...
그리고 그 세명의 가드들 중. 유일하게 이런 저런 어려움을 뚫고 자신의 힘으로 우승을
그것도 2회나 쟁취한건 아이재아 토마스 뿐이죠.
이 글은 '아이재아가 누구보다 나은 선수임' 을 주장하기 위해 쓰여진 글이 아닙니다.
단지 그 당시 '상대팀의 에이스' 로서 아이재아 토마스가 상대팀의 한 팬에게 주었던
공포스러운 기억을 함께 공유하며 '그가 과연 올타임 포인트 가드 랭킹에서 꾸준히
거론될만한 인물인가' 에 대한 물음에 참고 할만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쓰여진 글
이라는 것을 마지막으로 밝히며 이만 물러갑니다.
이런식으로 '현재는 잊혀져 가고 있는 옛날 고리짝(...)때의 플레이어들'을 심심할때
마다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그야... 응원하는 팀이 딱히 이야기 할 꺼리도 없이 박살나는 중이니까요(...)
힘내라 레이커스(.......)
요즘처럼만 해라 코비여(...)
쩔둑 거리면서 코트를 뛰어다니고 그 성치 않은 다리로 점퍼를 성공시키던 모습이 저도 제일 기억이 남네요.
토마스의 하이라이트 영상에도 항상 나왔던 거 같은데...
그 후로 NBA에서 그렇게 쩔둑거리면서 교체도 하지 않고 뛰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네요.
농구계에 좀비가 있다면 이 양반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