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피스전이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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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5-02-11 01:43:01
1. 썬더와 멤피스의 5년
썬더가 처음 플옵에 오른 것이 2010년이고 멤피스가 플옵에 올라간 것이 이듬해 시즌입니다. 그 후 5시즌동안 7차전 시리즈 두번 포함 35경기 정도를 치뤘는데 썬더의 승률이 5할이 안됩니다.
멤피스는 약진한 첫 시즌부터 썬더에게 많은 영향을 준 팀이었죠. 그때 한달동안 두 팀이 3경기를 몰아서 치뤘던 걸로 기억되는데 제프그린이 0리바를 찍는등 높이에서 뚜렷한 열세를 보인 끝에 1승 2패로 밀렸었고 그 당시 전후의 사정을 살펴봤을때 (썬더는 그 당시에도 선전중이었고 비판을 받을만한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이 3경기가 퍼킨스 트레이드의 도화선이었을거라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그 해에 멤피스를 만나서 7차전을 치뤘죠. 토니 앨런의 미친듯한 디나이에 듀란트가 이전해 아테스트의 악몽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당했고 한 경기는 3차연장까지 가는 등 혈전에 혈전이었고...
파이널 시즌에는 썬더의 우세가 확연했으나 하든이 나가자마자 상대전적이 열세로 떨어지고 웨스트브룩 부상으로 인한 시리즈 완패, 작년에는 정상전력으로 만나자마자 연장 네번의 지옥같은 7차전 시리즈..올해는 시즌초 한번, 그리고 최악의 분위기에서 완패하는 바람에 2패를 안고 있네요.
몇년간 두 팀이 가진 위상차를 생각하면 멤피스는 썬더에겐 천적 중의 천적입니다. 시리즈는 썬더가 이겼을지언정 경기는 항상 멤피스의 다운템포와 막강한 디펜스에 썬더가 끌려가는 형국이었고 몇년간유지된 멤피스 코어 선수들은 썬더를 상대하는 법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원래도 멤피스는 3점만 연쇄적으로 터지면 썬더가 어찌 할 방법이 없지 않나 싶을정도로 공수에서 껄끄러운 상대였는데 지금은 약점이었던 3번 자리에 제프 그린까지 보강되었고 팀웍도 물이 올라서 위상 자체가 우승권까지 올라갔죠.
두 팀의 위상이 처음으로 바뀐 상황인데요. 다른 컨텐더에게 시즌스윕을 당하는것 자체가 곤란한 결과고 두 팀의 역사를 생각하면 나중에도 충분히 트라우마가 될 수 있습니다.
플옵에서 멤피스는 누구보다 피하고 싶은 상대지만 한번이라도 상성을 극복해줬으면 하고 마침 멤피스전 직전에 맥개리라는 큰 변수가 생겼는데 반드시 그의 활약이 있었으면 합니다.
멤피스 전 승리=>자신감 고취=> 후반기 로테이션 조정이 가장 좋은 순서겠죠.
2. 2연승에 대한 고찰
듀란트가 돌아오고 나서, 아니 웨이터스가 트레이드 된 후부터 2~3경기를 단위로 끊었을때 단 한번도 썬더의 팀웍, 경기력이 궤도에 올라왔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컨텐더들에게는 네차례나 가비지타임 패배를 당했고 이길때도 불안하기 그지없는 경기력이었죠. 연패를 끊었던 유타전, 간만에 연승중이었던 마이애미-워싱턴전, 졸전의 끝이었던 미네소타 전 등 연패를 끊은 후, 혹은 연승중에도 도무지 갈피가 안잡히는 경기력이었고 불안한 분위기가 만연해 있었습니다. 4연승 직후에 기세를 조금 탈만 했음에도 애틀랜타,클리블랜드에게 그야말로 박살났구요.
그 핵심은 웨이터스와 그에게 28분을 할애하기 위해 억지로 나온 3가드였고 4번에 듀란트가 나오는 스몰라인업에서 풍기는 매우 나쁜 에너지가 지난주까지만해도 상수로 굳어지고 있었죠.
어제, 오늘 2경기와 지난 뉴올전에서 가장 고무적인건 맥게리의 활약보다도 웨이터스에 대한 포기조짐이 서서히 보인다는 건데요. 출장시간도 줄었고 이제 안되니까 바로 빼고 있죠.
웨이터스를 쓰면서 3가드를 해체하려면 로버슨이 더 길게뛰는 방법밖에 없는데 오늘만큼은 아니라도 지난 뉴올전만큼만 해줘도 25분 정도 뛰면서 웨이터스를 로테이션 밖으로 밀수 있을거라고 봅니다. 프레스티가 포기도 빠른 편이라 슬슬 조치를 하겠지 했는데 정말 다행이구요.
로버슨의 출장시간이 길어지고 맥게리 정착, 아담스 복귀 이후 4~5빅맨을 풀로 돌리면 3가드의 악몽은 다시 겪지 않아도 될 거라는 생각에 맥게리의 활약만큼 로버슨의 3점 두개가 반갑고
맥게리가 들어와서 건강한 에너지를 불어넣어준게 잘하면 올 시즌 후에 지금을 터닝포인트로 만들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이전 살얼음판 4연승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와 경기력을 봤습니다.
그떄와 비교하는데 있어 멤피스전은 충분한 지표가 될수 있습니다.
3. 맥개리 얘기
써머리그 때부터 맥게리의 장점을 주목했었고 썬더 창단 이래 거의 유일한 하이포스트, 픽앤롤 플레이어인 그에게 거는 기대가 컸습니다. 당장 로테이션 진입은 어려워 보였지만요.
아직 2경기 뿐이고 클리퍼스전도 그리핀의 부상으로 후반은 느슨한 분위기였지만 어쨌든 맥게리가 통할때 보여줄수 있는, 혹은 그런 빅맨이 존재할때 썬더가 달라질수 있는 부분은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맥개리와 깔끔한 픽앤롤을 성공시킨 웨스트브룩이 노골적으로 경기 막판에 똑같은 픽앤롤 패스를 하려다가 퍼리드였나 상대 손에 맞고 나간 장면 있었는데 예시가 되겠구요.
맥게리의 기량 자체보다도 그가 가진 몇가지 무브먼트와 센스는 썬더의 오펜스 수준 자체를 달라지게 할수 있는 것들이고 그런 것들이 썬더에겐 무엇보다 절실한 재료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의 존재 자체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볼없이 혼자 시도하는 미친듯한 얼리오펜스는 당분간 트레이드 마크가 될 것 같고 나오자마자 8점씩 넣어주니까 예전에 하든이 나올때처럼 벤치에서 엑셀을 한번 더 밟아주는 느낌이었고.....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하든은 웨이터스, 램 같은 선수들이 아니라 이런 선수가 무브먼트에 직접 간여해야 대체할수 있습니다. 탑에서의 게임이 실종된것, 세트 뒤의 오펜스가 어그러지면서 시간만 쓰고 다 밀려나오는것, 지역방어 변두리에서 드리블돌파를 시도하다 수비달고 점퍼를 쏘는 흔한 풍경들.....
이런 장면들을 보지 않으려면 정면에서 종으로 볼을 움직이면서 상대 대형을 뒤로 밀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는데 썬더엔 그런 선수가 단 한명도 없었고 점퍼를 쏠수 있는 선수만 있었습니다.
상대가 하필 멤피스....골밑공격이 어느 팀보다 집요하고 썬더를 잘 알기에 감으로는 어떤 식으로든 극단적인 결과가 나올것 같은데요. 설사 고전하더라도 기가 꺾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여기서까지 선전하고 휴식기를 거치면 전반기는 해피엔딩이겠네요.
지난 멤피스전까지 보고 이제 다 왔나 했던게 사실이고 (그만큼 반전카드가 없어보였습니다) 지난주에는 레이커스 닉영의 영입설이 나돌고 있었는데....며칠만에 이런일이 다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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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사실 최근 2경기 전까지만해도 맴피스전은 어렵지 않나 했는데 요즘 썬더 기세가 좋아서 혹시나하고 있네요 강력한 멤피스 인사이드진을 상대로 퍼킨스, 이바카, 맥개리가 잘해줘야하는데... 그래도 좋은 경기 보여주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