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간의 드래프트 - 드래프트 픽은 어느정도의 선수를 뽑아야 그 가치를 다한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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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4-05-30 22:54:03
최상위픽이 반드시 좋은선수로, 하위픽은 반드시 후보선수로 귀결되지는 않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상위픽일수록 좋은 활약을 해야하는 것이지만 말이죠. 해당 드래프트에서 뽑은 선수는 성공할수도 실패할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드래프트 픽이 ‘성공’했다의 기준이 뭔지 궁금해집니다. 그것이 이 글의 출발점이구요.
제가 궁금했던 건 ‘이정도 픽이면 이정도 선수를 뽑아야 본전이다’ 라는 대략적인 흐름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픽 별로 평균출장시간이나 평균득점을 구해서 해당선수가 그 픽 대비 얼마나 활약했는지는 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조사결과도 그 활약도를 가늠할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고 단지 이 픽 순번에서 어느정도의 선수들이 나왔는지를 알 수 있을 뿐입니다. 그래도 평균출전시간 구해보면 대략적인 그래프를 알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고, 그걸 통해 구간대를 추정해보고자 했습니다. 그걸 바탕으로 그 픽 구간대가 어느정도 선수를 기대할 수 있는지 판단해봤습니다. 추가적으로 실제로 올스타에 뽑힌선수와 올 엔비에이 팀에 선정된 선수를 전수조사했습니다. 조사기간은 최고참인 KG가 드래프트된 1995년부터 2013년까지 19년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이 조사는 아주 정교하게 실상을 반영한 것은 아닙니다. 선수마다 경기수의 차이가 있고 표본이 적을수록 신뢰성이 하락하는 문제점이 있는데, 하위라운드로 갈수록 이런 문제점이 심화됩니다. 또한 평균 득점이라는 스탯으로 선수의 가치를 전부 알수도 없습니다. 대략적인 흐름이 이렇다는 것만 참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몇가지를 해석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1픽중 올스타 못한선수는: Anthony Bennet, Greg Oden, Andrea Bargnani, Andrew Bogut, Kwame Brown, Michael Olowokandi, Joe Smith 그중 올엔비에이에 뽑힌 보것과 1년차인 베넷을 제외하면 올스타도 못뽑힌선수는 다섯명뿐이다. 따라서 아무리 낮게잡아도 1픽의 최소기대치는 올스타이다
2. 출전시간의 평균을 토대로 봤을 때 7픽까지는 주전급 선수는 뽑아야 본전이다.
3. 출전시간의 평균을 토대로 봤을 때 8~10픽정도에서는 준주전급은 뽑아야 본전이다.
4. 출전시간의 평균을 토대로 봤을 때 11~24픽정도에서는 롤플레이어~식스맨 정도를 뽑아야 본전이다.
5. 출전시간의 평균을 토대로 봤을 때 25~30픽정도에서는 롤플레이어 정도는 뽑아야 본전이다
6. 출전시간의 평균을 토대로 봤을 때 31~47픽 정도에서는 NBA로스터에 들 수 있는 선수만 뽑아도 본전이다.
7. 출전시간의 평균을 토대로 봤을 때 48~60픽 구간에서는 소수의 예외가 있을 뿐 실질적으로 NBA로스터에 들어갈 수 없다해도 큰 손해는 아니다.
이를 토대로 드래프트 픽의 구간을 1픽,2~7픽,8~10픽,11~24픽,25~30픽,31~47픽,48~60픽 이렇게 7개 구간으로 나누어보겠습니다. 이 구간에 따라 올스타에 뽑힌 선수들을 살펴보면
1번 구간 = AD,어빙,월,그리핀,로즈,하워드,제임스,야오밍,케년마틴,브랜드,던컨,앤써(12명)
2번 구간 = 릴라드,커리,하든,러브,웨스트브룩,듀란트,호포드,알드리지,로이,폴,데론,뎅,해리스,멜로,보쉬,케이먼,웨이드,타이슨챈들러,파우가솔,배런데이비스,스티브프랜시스,리차드해밀턴,접이학,카터,제미슨,빌럽스,압둘라힘,앨런,마버리,워커,가넷,맥다이스,스택하우스,라쉬드(34명)
3번구간 = 폴조지,데로잔,브룩로페즈,노아,바이넘,이거달라,버틀러,아마레,조존슨,매리언,노비,폴피,티맥(13명)
4번구간 = 즈루,히버트,론도,그렌져,넬슨,웨스트,랜돌프,매글로어,월피,키릴렝코,코비,내쉬,저메인오닐,페자,핀리,라틀리프(16명)
5번구간 = 데이빗리,조쉬하워드,길교주,토니파커,지포스(5명)
6번구간 = 밀샙,모윌,부저,오쿠어,레드,루이스(6명)
7번구간 = 맠가솔,마누(2명)
와 같습니다.
1라운드만 보면 10픽 안쪽에서는 확실히 6픽과 8픽이 좀 약해보이며 특히 8픽은 상위픽임에도 불구하고 한명의 올스타도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외엔 11픽,12픽,16,20,22픽이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아까 알아본 평균 출장시간과 대체로 일치하는 듯 합니다. 원래대로라면 1픽이 가장높고 30픽이 가장 낮아야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는 것입니다.
논의의 출발로 돌아가서, 각각의 드래프트 픽은 어느정도의 선수를 뽑아야 그 가치를 다한것일까요?
역시나 반드시 높은 픽이 훌륭한 선수를 보장하지는 못했습니다.8픽,11픽,12픽처럼 상당히 높은순번임에도 20년간 슈퍼스타를 배출하지 못한 픽도 발견되었습니다. 즉, 하위순번이라 해도 좋은 선수를 뽑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죠. 다만 마누 지노빌리 같은 예는 극단적입니다. 2라운드 이하에서는 로스터에 생존할 선수를 뽑는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15픽 정도만되더라도 MVP(내쉬)급 선수를 뽑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다시말하면, 최소한 로터리 픽 안쪽에서 뽑히는 선수는 최정점급 포텐셜을 기대해볼만하다고 보여집니다.
제아무리 대박 드래프트라 해도 한시즌에 10명의 올스타를 배출하는 것이(많긴 많습니다) 최대입니다. 1996,2001,2003년의 흔히 뎁스가 깊었다는 드래프트는 평균 9명의 올스타와 6명(6.33)의 올스타를 배출했습니다. 이번 드래프트의 뎁스가 이에 비교되는 바, 이번 드래프트에서도 비슷한 숫자를 조심스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1~5픽이 다 성공한 예는 없습니다. 가장성공적이었던 TOP5픽은 2003년으로 상위 6명중 5명이 올스타에 한번이상 뽑혔습니다(밀리시치2픽) TOP5픽중 한명만 뽑힌적도 두번이나 있습니다. (2000,2004)
전부 종합해서 제가 나름대로 내려본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l 결국 1픽은 왠만하면 망하진 않습니다. 성공률 면에서 픽순위는 한끝차이지만 2~7픽과 차이를 보였습니다. 명백히 망한 예는 그렉오든, 안드레아 바르냐니, 마이클 올로워캔디, 콰미 브라운, 조 스미스정도입니다. (앤써니 배넷 보류)
l 2~7픽정도는 높은확률로 좋은선수를 뽑을 수 있습니다만, 역시나 망한예도 있습니다. 1픽에 비하면 조금더 망할확률이 높습니다(대표적 예로는 하심 타빗, 애덤 모리슨, 츠키티쉬빌리 등).
l 15픽 안쪽으로는 낮은 확률로 최상위레벨 선수를 노려볼 수는 있습니다.
l 로터리 픽 안쪽에서는 올스타 급 선수를 기대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일반적인 경우 아무리 잘봐줘도 15픽이내의 10명정도는 올스타에 도달하지 못한다 라는 주장이 가능합니다.
l 논의의 출발이었던 각각의 드래프트 픽은 어느정도의 선수를 뽑아야 그 가치를 다한것일까? 를 대답해보자면 일반적으로는 1라운드에서는 롤플레이어 이상, 2라운드에서는 NBA에서 뛸만한 선수만 뽑아도 망한건 아닙니다. 순번이 높을수록 좋은선수를 뽑을 기회가 많아야 정상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일정한 규칙성을 가진 그래프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연도별로 드래프트 뎁스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더 낮은픽에서 더 좋은 효율이 나타나는 경우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따라서 픽 하나하나마다 기대치를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일반론적인 범위를 나눠 드래프트 순번을 위에서 서술한 7개 구간으로 나누었습니다. 대부분의 올스타는 4번구간 즉 1라운드 24번 이내에서 선발되었습니다. 그 이하로는 예외적인 경우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출장시간을 토대로한 구간이라그렇지 실제로는 21번 이내로 봐도 무방합니다.
l 2번구간과 3번구간을 합치고, 4번구간을 조정해서 다시 기대치를 정리하면
1번구간(1픽)에서는 슈퍼스타가 기대가능하며 최소한 올스타를 뽑아야 본전
2번구간(2~10픽)에서는 슈퍼스타를 기대할 수 있고 대체로 올스타가 뽑히지만 주전급을 뽑아도 손해는 아니며
3번구간(11~21픽)에서는 낮은확률로 슈퍼스타가 나오지만 올스타를 기대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식스맨~주전정도만 뽑아도 나쁘지 않고
4번구간(22~30픽)에서는 올스타도 나오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롤플레이어가 나오며
5번구간(31~47픽)에서는 예외적인 경우를 빼면 로스터에 합류시킬 수 있는 선수만 나와도 성공이고
6번구간(48~60)에서는 현실적으로 쓸 수 있는 선수를 뽑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l 뎁스가 좋지 않은 해에도 2라운드에서 주전급 이상의 선수는 최소한 한명이상 배출되었습니다.
l 2013년 드래프트는 정말 뎁스가 좋지 않았습니다. 아직 1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안좋다던 2000년과 비교해봐도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결론을 내리면서 제가 든 생각은 강팀이 되어 드래프트 순번이 낮으면 해당순번에서 실패할 확률이 낮고, 탱킹을 해서 높은순번을 받아도 좋은선수를 뽑지 못하면 위험하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한번 탱킹을 시작한 팀이 계속 탱킹을 하게되는 원인을 여기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OKC는 2007~2009년 계속 드래프트에 성공하며 단번에 강팀이 되었고 클리블랜드는 어빙 이외엔 본전에 실패하면서 계속 상위픽을 행사하고있습니다. 논지를 확장해보자면, 1픽이 아니면 높은픽이라도 반드시 좋은선수를 뽑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리빌딩을 한다면 계속 져도 꼴등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전체꼴등을해도 1픽을 차지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라는 이중 위험부담에 걸기보다는 차라리 전력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픽순위에 걸맞는 선수를 뽑는 것이 더 안전한 모델일지도 모릅니다. (인디애나가 여기 해당될 것 같습니다)
이 게시물은 연연님에 의해 2014-05-31 01:26:45에 '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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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이런 좋은 분석글은 추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