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 마이크 댄토니, 용기가 필요해
마이크 댄토니, 용기가 필요해
1. 지난 추억이 너무 애처로워
새벽에 시장이 열리면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지만,
저녁에 시장이 일을 마치면 그 곳엔 아무도 없습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새벽에는 시장을 좋아하다가
저녁에는 시장을 싫어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단지, 새벽에는 얻을 것이 있고, 저녁에는 얻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이란 과연 이러한 것입니다.
사람에 대한 평가도 호의와 비난으로 나뉘는 것은
우리가 그에게 기대하는 바를 얻은 때와 그렇지 않은 때가 나뉘기 때문일 뿐입니다.
결국 결과를 사람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세상은 더없이 냉정하고 치사하지만
그것이 세상이라는 사실이 슬프기도 합니다.
7 Seconds Or Less (SSOL) 로 NBA에 명성을 떨친
마이크 댄토니가 뉴욕에 이어 LA에서 체면을 구기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시즌은 하워도드 떠나고 내쉬도 코비도 없으니
선전하고 있다는 점(현재 승률 0.500 , 서부 11위)은 부정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LA가 그에게 기대하는 것은 우승이지, ‘고작’ 이런 선전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에게 차갑게 하는 팬의 마음을 이해해주시길.
그러나 그럼에도 그저 차갑게 대하기엔 댄토니의 지난 영광이 애처롭습니다.
2. 7 Seconds Or Less 의 영광
보통 그의 04, 05, 06, 07 시즌을 “7 Seconds Or Less”로 부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7 Seconds Or Less”는 Jack McCallu이 05-06 시즌동안 피닉스 선즈를 관찰하고 난 뒤 쓴 책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이 전술은 한마디로 ‘닥공’이라고 할 것입니다.
농구 경기란 간단히 말하여 점수를 상대보다 많이 넣으면 이기는 경기입니다.
이게 농구 경기 룰의 알파이자 오메가일 것입니다.
그리고 댄토니는 점수를 많이 내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점수를 많이 내는가?
손자병법에 나오면 ‘세(勢)’라는 말이 나옵니다.
전쟁에서 ‘기세’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것인데,
댄토니도 이와 비슷하게 전략을 구상합니다.
상대방의 리듬을 빼앗고, 나의 리듬으로 경기를 한다.
즉, 상대방의 수비가 정돈되기 전에 타이밍을 뺏어 재빠르게 득점한다.
이것이 댄토니의 농구 철학 – 런앤건 스타일의 정수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댄토니의 “7 Seconds Or Less”에 대해서 7개의 원칙으로 정리한 것이 있어
소개합니다(링크 참조해주세요).
one. 농구에는 좋은 샷과 더 좋은 샷이 있다.
two. 패스를 하나 더 해서 더 오픈되고 준비된 리듬으로 슛하게 하는데 단 1초가 필요하다.
three. 우리는 오픈 샷을 대부분 원한다.
four. 매우 유사한 플레이를 반복한다. 하지만 변용은 다양하다. 항상 이 세트대로 오픈 샷을 한다.
five. 수비가 준비되기 전에 슛한다. 이것이 업템포 농구의 미덕이다.
six. 빠르게 플레이한다면 턴오버는 줄여라. 패스를 너무 많이 하지 않으면 될 것이다.
seven. 반복해서 하지만 똑같이 보이지 않게 하라.
이에 더해 두 가지 조언이 더 있습니다.
하나. 플레이어들이 자신감을 갖게 하라.
둘. 코치들은 전략을 짜라. 선수들이 모든 걸 알 필요가 없다. 그것은 그들을 느리게 할 뿐이다.
이러한 원칙들에 기초해 생겨난 그의 농구 스타일은 간단히 이러한 모습이었습니다.
공간을 만들고 외곽슛 폭격
훌륭한 포인트가드와 엘리트 빅맨의 픽앤롤
즉, 댄토니의 농구는 속공을 즐겨하는 것이 될 것이고
돌파 이후 창출된 공간 속에서 3점 오픈 샷
또는 상대방의 수비를 무너뜨리는 훌륭한 포인트가드와 뛰어난 빅맨의 픽앤롤이
그의 주무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그와 함께한 피닉스 선즈의 대표적인 스타팅 멤버는 이러했습니다.
3점과 픽앤롤이 모두 되는 스티브 내쉬
중거리슛이 되는 준수한 슈터 숀 메리언(06-07까지), 조 존슨(04-05까지), 쿠엔틴 리차드슨(04-05만)
엘리트 빅맨 아마레 스타드마이어
사실 쿠엔틴 리차드슨은 그의 기록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피닉스에 있을때만(04-05) 3점을 유의미하게 많이 시도하고 성공시켰습니다.
이러한 팀 구성으로 그때의 그의 팀은 경기당 110.4, 108.4, 110.2, 110.1 점을 몰아넣으며
NBA에 새바람을 일으켰습니다(물론 실점도 100점 넘게).
그의 팀은 홀린저 no.1 오펜스에 랭크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조 존슨이 05시즌 이후로 없어졌어도 TS%는 50대 후반이었으며
06-07시즌과 07-08시즌은 59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스티브 내쉬는 05, 06 백투백 MVP를 따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런 그의 영광이 NBA 파이널에도 진출하지 못했던 것은 아쉬웠지만
피닉스 선즈와 스티브 내쉬의 경기를 한번이라도 보셨다면
농구의 즐거움을 한껏 고양시켰던 그들의 퍼포먼스에 100%만족하셨으리라 믿습니다.
3. 그런데 왜 지금은?
그런데 왜 그는 뉴욕과 LA에서 굴욕을 당하고 있을까요?
저는 댄토니가 자신의 성공 방정식에 몰입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선즈보다 느린 닉스, 내쉬보다 못한 PG의 닉스.
런앤건 스타일의 그의 농구는 닉스에 맞지 않은 옷이었고
게다가 실력 뿐만 아니라 자존심 강한 포워드가 닉스에는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의 성공 방정식을 대입시키려고 슈터를 긁어 모읍니다.
노박이 그 대표적인 예이겠지요.
그럼 PG는? 아, 린새니티!
하지만 저는 이러한 작업이 무리였다고 생각합니다.
공식에 팀을 끼워맞추는 것보다 팀에 공식을 개발하는 것이 일류의 방식일 것입니다.
게다가 멜로와 불화를 빚은 그는 결국 닉스에서 나옵니다.
LA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가솔과 하워드의 재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면서
하워드는 컵책에게 댄토니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했고,
앤트완 제이미슨도 아무런 설명 없이 벤치에서 있자 이에 대해 공공연히 불평하였습니다.
재회한 스티브 내쉬도 특히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댄토니가 좀 더 선수들과 대화하고 변화할 용기를 내길 바랍니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 시즌은 강한 로스터가 아님에도
5할의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악명 높은 8인 로스터라는 그의 고집에서 벗어난 결과이기도 해서
더 긍정적이라고 할 것입니다.
4. 결론
댄토니는 자신의 색깔을 NBA에 아로새긴 특별한 감독입니다.
그러나 그가 훌륭한 감독이 되기 위해서는 그의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는 그의 기존의 성공 방정식의 용기 있는 변화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코비의 복귀와 함께 댄토니와의 케미스트리로 인해 변화될 레이커스가 새삼 기대되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