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VS뉴욕 짧은 생각(히트와 투가드)
올시즌 뉴욕이 히트에게 승리한 두 게임의 공통점은 뉴욕이 히트 수비를 외곽으로 무너뜨렸다는 겁니다. 멜로의 1쿼터 대폭발 같은 요소도 있었지만 팀 전체가 볼무빙을 통해 만들어낸 3점이 대부분이었죠.
더구나 뉴욕이 2연승할 무렵은 히트가 배티에를 선발로 놓는 스몰라인업을 돌리던 시점이었습니다. 히트로서는 가장 빠른 라인업을 썼는데도 뉴욕 볼무빙을 따라가지 못하는, 다소 충격적인 사건이었죠.
원래 히트 스몰라인업이 빅맨, 그것도 다소 소프트한 보쉬 하나만을 놓고도 일정 이상의 수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높이의 열세를 운동량으로 만회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울러 '공이 사람보다 빠르다'는 농구의 일반법칙을 히트 스몰라인업의 운동량이 뛰어넘었기 때문이기도 하죠.
그런데 2연승 당시 뉴욕의 볼무빙은 히트의 운동량보다 빨랐습니다. 결국 '볼이 사람보다 빠르다'는 대전제가 정석대로 맞아들어가면서 히트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었죠. 히트 수비가 상식을 뛰어넘는 운동량을 자랑한다면, 뉴욕의 볼무빙은 그 히트 수비를 뛰어넘는 운동량을 보여줬습니다. 그것도 히트 수비 파해수단으로 회자되어 온 2:2에 능한 가드나 빅맨 없이도요. 그래서 더 충격적이었죠.
뉴욕이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뉴욕도 나름대로 스몰라인업을 썼고, 이 스몰라인업 대결에서 밀리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뉴욕은 펠튼-키드 투가드에 멜로가 4번으로 가는 스몰라인업을 썼는데, 이는 어떻게 보면 히트보다 더욱 더 속도에 중점을 둔 라인업이었습니다. 다른 팀도 히트의 스몰라인업을 사용할 때 스몰라인업으로 대항하는 경우가 있으나, 그럴 경우 르브론을 중심으로 한 히트의 스몰라인업 운용능력 앞에 제대로 역상성을 맞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뉴욕은 이 스몰라인업 대결에서 히트를 압도했죠. 이런 경우는 히트가 스몰라인업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이후 거의 처음이었습니다.
당시 뉴욕식 스몰라인업이 그토록 히트 수비를 잘 공략했던 가장 큰 요인으로 키드가 나오는 투가드 시스템을 들고 싶습니다.
당시 뉴욕 백코트진에서 가장 볼을 많이 갖고 있던 건 펠튼이었지만, 저는 펠튼은 키드가 어검술로 조종하는 단검 정도였다고 생각합니다. 펠튼이 팀 전체를 리딩하는 리딩가드였다면 키드는 그 펠튼을 리딩하는 가드였다고 할까요. 항상 자신의 패스 한두 번과 오프 더 볼 무브, 심지어 스크린까지 사용해 플로어 밸런스를 정돈한 뒤, 펠튼의 '전술적 고려 사항'을 최소화시켜 펠튼이 잘 하는 것만 하게 해줬죠. 그래서 펠튼은 히트 수비의 가장 아픈 곳으로 돌파를 할 수 있었고, 이때문에 히트 수비진 전체가 밸런스를 잃곤 했습니다.
게다가 외곽에서의 엑스트라 패스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흔히 오복성 패스라 일컬어지는 외곽 볼무빙은 히트를 상대하는 팀 대부분이 쓰는 전술이었습니다. 실제로 히트 결성 초기에는 이 패스에 자주 무너졌지만, 히트 로테이션 수비가 갈수록 정교해지면서 상대가 조금만 멈칫해도 금방 따라붙게 됐습니다. 상대는 이미 볼이 한번 들어갔다 나왔기 때문에 샷클락에 쫓겨 슛을 던지는 일이 많아졌죠.
하지만 키드가 가세한 당시 뉴욕의 외곽 볼무빙은 그런 딜레이를 아예 배제하고 돌아갔습니다. 키드 자신도 외곽 능력이 있는데다 볼을 받기 전부터 어디로 볼을 뿌려야 할 지 패싱 루트를 훤히 꿰고 있었죠. 키드 자리에 키드가 아닌 다른 슈터가 있었다면 히트의 리커버리 능력으로 충분히 체크가 가능했지만, 키드는 한박자 빠른 엑스트라 패스 혹은 하키 패스로 슈터에게 슛타이밍을 완벽히 제공했습니다. 결과는 소나기 3점이었죠.
이런 상황은 히트 로테이션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상황이었고, 히트는 제대로 저항 한 번 못해본 채 무너졌습니다.
이런 '외곽이 되는 투가드' 전술은 올시즌 히트가 극복해야 할 화제 중 하나였습니다. 히트가 수비 면에서 크게 당황한 경기로는 뉴욕전 두 경기와 밀워키 원정이었는데, 밀워키도 투가드를 쓰는 팀이었죠. 물론 밀워키는 당시 제닝스와 몬타가 말도 안되는 외곽을 보이며 볼무빙까지 좋아진 케이스지만, 뉴욕은 그런 볼무빙을 상수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무섭습니다.
그럼 다른 팀도 윙 하나 빼고 가드 둘 써서 투가드를 돌리면 될 것 아니냐 싶지만, 이런 투가드 시스템에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바로 수비죠. 특히 2번 스팟에 윙이 아닌 가드를 넣었다간 웨이드의 포스트업에 압살당하기 십상입니다. 히트의 상대팀들이 효과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섣불리 투가드를 쓰지 못하는 이유는 공격에서 이득보는 것 이상으로 수비에서 털릴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수비에서 털리지 않을 자신만 있으면 히트 상대로 투가드는 최고의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뉴욕이 2연승할 때는 그 수비에 성공했습니다. 1차전에서는 히트가 21개의 턴오버를 저지르며 자멸했고, 2차전에서는 웨이드가 3/13 야투로 13점에 그치며 가드진 대결에서 완패했죠. 키드의 느려진 발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투가드로 히트 수비 깨는 법'의 모범답안을 연출하며 완패했죠.
잠시 후 벌어질 3차전에선 몇 가지 상황이 더해졌습니다.
먼저 시즌 초반 수술 여파에서 회복되지 못했던 웨이드의 몸상태가 완전히 올라왔습니다. 더이상 키드로 웨이드를 제어하긴 힘들 겁니다.
뉴욕 입장에선 아마레가 돌아와 펠튼의 2:2 옵션이 하나 더 늘었고, 브루어가 빠진 대신 백코트에 셤퍼트가 가세했습니다. 뉴욕으로선 키드가 웨이드에 말릴 경우 쓸 수 있는 카드가 하나 더 생긴 셈이죠. 단 셤퍼트를 쓸 경우 수비는 해결되겠지만 키드를 쓸 때처럼 투가드의 이점은 히트 상대로 누리지 못할 겁니다.
따라서 3차전의 키포인트는 웨이드가 뉴욕 투가드를 잘 공략할지, 만약 공략할 경우 뉴욕이 셤퍼트 카드를 어떻게 쓸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상당히 동감하는내용입니다...
웨이드와 보쉬에게 달린 경기라고 봅니다
아울러 지난 두번의패배는 빅3외의 활약이
너무나도 저조하여...(사실 웨이드와 보쉬도 썩 그들의 네임밸류값을 못한 경기였죠)
그랬지만 현재 레이알렌과 배티에의 든든한 외곽포를 뒷받침하여 저번경기처럼 쉽게 무너지진않을것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