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선수에 대한 작은 추억과 개인적 은퇴식 때 해줬으면 하는 장면
중학교 이후에 농구라는 스포츠에 빠져서 열심히 하면서도 KBL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것은
당시 대구 오리온스 김승현 선수의 화려함에 빠져서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고향인 울산에도 분명히 농구팀이
있지만 올드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섬광같은 A패스와 상대를 농락하는 듯한 플레이에 심취해 있어서
엄청 응원했습니다.
그러다가 김승현 선수의 이면계약문제와 오리온스의 연고지 이전으로 시들시들해졌지요.
지금도 농알못이지만 그 때는 더 농알못인 어렸을 때 시절. 사실 응원보다는 지금 생각해보면 안티 양동근에
가까웠던 거 같습니다. 가드이면서도 드리블(특히 왼손 드리블), 돌파 그리고 당시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게임운영이나 A패스 같은 화려함이 전혀 없는 모습에 말이죠.
고 크리스 윌리엄스 선수의 버프를 받는 그 선수가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닌 선수라고 말이죠.
(물론 당시 제 눈에는 미칠듯한 수비력과 득점력이 보이지 않았던 거 같네요)
당시 양동근 선수가 활약하던 국대는 암흑기에 가까운 시절이었는데 그 때도 양동근 선수 하나의 잘못이라고
어린 생각을 했던 기억도 납니다.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데 너무 부족하다고 말이죠
(+ 김승현이면 캐리해줬을꺼다 뭐 그런?!)
그러다가 정확히 기억은 안납니다만 당시에 유행하던 창원 LG와의 홈경기 공짜표(?)를 통해서
직관하러 가게 되었습니다.
티비로는 엄청 많이 봤는데 직관은 처음이었는데 공이 튕기면서 쿵쿵거리는 소리와 농구화에서의 마찰음이
저렇게 크게 소리가 날수도 있구나 싶고 흥미롭게 쳐다보게 되군요. 2쿼터 즈음이었나 양동근 선수의 실수로 턴오버 이후에 파울까지 주는 상황에서 역시나 유재학 감독님은 불호령이 터졌고 그거를 담담하게 듣고는 수비를 준비 할 때 바닥을 탕 치면서 수비 자세를 취하면서 상대를 쳐다보는데 정말 포스도 포스인데 남자인 제가 봐도 그게 너무 멋있더군요. 눈빛이 정말 사나웠습니다.
정말 별 거 아닌 것 일수 있지만 그 순간이 아마 제가 양동근 선수에 대한 감정이 응원으로 바뀐 순간이었던 거 같습니다. 그러면서 모비스도 같이 응원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오리온스와 모비스를 꾸준하게 응원해서 여기까지 왔네요. 나이를 먹으면서 게임 운영도 좋아지고 중요한 순간에 반드시 넣어주는 클러치 능력에 다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훌륭한 수비력까지. 인터뷰 스킬도 논란을 일으키지 않게 너무 조심스럽게 잘했지만 선수 말년에는 좀 개구진 모습도 많이 드러내고 보여주셔서 좋았습니다.
같이 나이를 먹다보니 제 기준에선 벌써 은퇴를 하시게 되었지만 유니폼 뒤 우승별을 보면서
계속해서 기억하게 될거 같아요. 모비스의 심장. 우승 6번의 명문 구단으로 만들게 해준 선수.
그리고 개인적으로 은퇴식에서 꼭 해줬으면 하는 것은
바로 레지밀러의 은퇴식 때 나왔던 이 장면과 이 모습처럼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팬으로
감사의 인사를 이렇게 표현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양동근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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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개막전에 은퇴식 할거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