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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주의-KBL에 대한 제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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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
2019-07-22 19:58:14

서론이 길 예정입니다.
글솜씨도 없어서 매니아에 글을 쓰는것도 걱정이지만
혼자서 생각했던 주제가 마침 오늘 올라와서
부끄럽지만 주절거려 보려 합니다.

쓰고보니 감정에 치우쳐 너무 주절댔네요

3번의 ======== 이후를 취사선택하셔 읽으셔도 내용전달엔 무방합니다

어디가서 누가 물어보면 nba를 정말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저는 농구를 참 좋아합니다.
하지만 요즘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nba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것이 더욱 쉽지 않나요?

네. kbl은 정말 인기가 없더라구요.

제가 아주 꼬꼬마시절에 전 농구를 좋아했습니다. 허재선수가 없는 기아가 제 첫 응원팀이었고
시간이 조금 지나며 이상민선수와 맥도웰 선수는 당연히 제게 원수같은 콤비였네요.

머리가 조금 커지고 나선 김승현 선수의 광팬이었습니다.
당시 경기장을 찾아 김승현선수를 응원하고 힉스와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감격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kbl은 제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물론 지금도 응원하는 현역선수와 팀은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때만큼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은 선수나 팀이 안생기더군요.

네 kbl은 이제 인기가 없습니다.

KBL이 왜 인기가 없는건지 모르겠네요. 라는 말을 저는 할 수가 없습니다.
인기가 없을만 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어찌보면 제 눈이 너무 높은걸까요.

한 시즌 리그 판도를 짐작하는데 여러분은 시즌이 시작하고 얼마나 걸리시나요?
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뭐야 니가무슨 농구전문가냐? 그게 잘 맞더냐?
하는 말을 들을 수 있겠죠. 하지만 제가 진정 질문올리고 싶은것은
그 짐작에 혹시 용병농사가 얼마나 비중을 차지하시나요?

정말 뻔한 이야기지만 제일 먼저 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위말하는 홈타운 프렌차이즈가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모습을 더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누가 용병을 잘 뽑았느냐. 누가 그 용병을 잘 보조해줄수 있는 로스터를 확보했느냐.
이것이 리그의 키워드가 되었다고 조금 과장을 보태서 말하겠습니다.

사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요. 당장의 성적을 내야 하는 프로팀 입장에서
최고의 효율을 뽑는 로스터를 갖추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재미냐 성적이냐 라는 명제앞에서 둘 다! 라고 자신있게 말하긴 쉽지 않겠죠.

제 생각이 짧길 바라지만 지금 KBL에 과거와 같은 스타는 더이상 없습니다.
그러한 스타가 없는데 관중의 관심을 바라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와 잘생겼다 멋있다! 가 될수도 있고 하다못해 저런 돌+아이가 있나! 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환경이 안된다는것 자체도 인정해야겠죠.

묵묵하고 성실한 선수의 가치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리그는 뻔하고 천편일률적입니다. 다양한 전술을 시도하고 새로운 농구를 시도한들
결론은 앞서말한 요소에서 좌우됩니다. 리그에 스타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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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장에서 재미난 이벤트를 해서 관중을 몰아오는게 먼저일까? 라고 질문을 했을때
저는 결국 농구장엔 농구를 보러 온다. 라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습니다.

치킨을 먹으러 야구장에 갑니다. 라는 말은 이상하지만 전혀 이상하지 않죠.
그런데 정말 치킨을 먹으러 치킨값에 입장료까지 내면서 야구장에 갈까요?
마케팅이라는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건 농구입니다.

NBA에도 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들의 마케팅은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세계최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농구가 재미없어지니 인기는 떨어졌습니다.
결승전 녹화중계라는 사건은 너무나 유명한 위기사례이죠.

위의 사례 뿐 아니라 다양한 위기들을 극복하게 한 것은 결국 스타선수였습니다.
기존의 틀에 얽메이지 않은 스타성을 가진 프렌차이저의 등장.
매직과 버드가 리그를 살렸다는 말을 부정할 사람은 거의 없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스토리와 스타일 모두 빠질게 없는 완벽한 기회였죠.
셀틱스의 백인리더 레이커스의 흑인리더.
리그 최고의 슈터, 리그최고의 패서
아무튼 각설하고 이런 스타가 등장했고 리그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작은 차이점마저도 엄청난 스토리로 엮어내고 그 스토리 자체를 상품화 했습니다.
MJ도 그랬고 르브론이 그랬고 커리가 그랬습니다. 스타의 탄생과 리그의 마케팅
두가지가 조화를 이루어야 하지만 시작은 스타의 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하승진 선수가 지적한 풍토.
과연 스타가 나올 수 있을까요? 블루워커가 고평가 받는다.
사실 좀 이상한 일 아닌가요?
OKC최고의 블루워커는 아담스였지만 최고의 스타는 웨스트브룩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허재라는 스타일의 스타가 지금 다시 나올 수 있을까요?

정말 시작은 정말 오랜기간 수많은 사람이 지겹도록 지적한, 하승진 선수의 그 원론적인
이야기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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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런 스타가 이미 황량한 지금 쉽게 나올 수 있을까요?
저 역시도 원론적이지만 지금 뾰족한 수가 있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에 동의합니다.

2002년을 기점으로 엄청나게 바뀐 우리나라 축구의 사례를 바라봤습니다.
월드컵의 성공 이후 우리나라의 육성방식이 크게 변화한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결실은 10여년이 훌쩍 지난 후였습니다.
02년 멤버들이 유럽을 누비는 동안 뿌렸던 씨앗들이 하나둘씩 나타났죠.
막내였던 박지성 선수가 어느새 양박쌍용의 시대에서 리더가 되었고
그들 이후에 손흥민 선수가 나타났고 그 이후에 이승우, 이강인선수가 나타났습니다.

정말 오래 걸렸네요.
우리나라 축구는 행운인지 불운인지 FC대한민국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굳건한 인기의 국가대표가 있습니다. 사실 농구의 상황과 참 다르죠.
아무튼 참 스타선수의 육성이라는 것은 10년농사 20년 농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야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이만수 키즈가 이승엽키즈가 되고 추신수 키즈가 됩니다.
최동원 키즈가 박찬호 키즈가 되고 김병현 키즈가 되고 류현진, 오승환 키즈가 됩니다.
하지만 허재 키즈, 서장훈 키즈가 되기엔 아직 그 환경이 어렵다는것이 하승진 선수의 말이 아닐까요
허재처럼 자유분방한 플레이어 서장훈처럼 다재다능한 플레이어를 보고싶네요.

스타가 등장하고 그 스타를 통한 마케팅이 인기있는 리그를 만든다는 것은 순리라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 KBL의 상황은 10년 20년 그 스타를 키우며 기다릴 처지가 아닙니다.
저 역시도 명백히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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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당장 할수있는 처방은 결국 마케팅입니다. 스타가 나오는데 오래 걸린다면
스토리라도 만들건 즐길거리라도 만들어야 하는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참고할만한 리그는 V리그 여자부가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물론 여자배구도 아직까지 야구나 축구에 비하면 초라한 규모이지요.
게다가 김연경이라는 세계 최고의 스타까지 있으니 경우가 다르지 않냐.
라고 할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 리그의 마케팅 능력은 정말 한국 프로스포츠계에선 벤치마크할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연경선수는 이미 신인시절부터 리그를 거의 박살내는 수준에 근접한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여자부 리그의 인기는 남자부의 그것에 미치지 못했지요.
스타는 있었지만 마케팅이 부족했다고 해야할까요?
(그렇다기엔 남자부에 불세출의 스타들이 너무 많았습니다만..)

하지만 김연경 선수의 이적파문 등으로 리그가 시끄럽고 해당 선수의 해외진출 이후
리그의 인기는 그야말로 처참했습니다.

스타성있는 선수도 없고 용병제도 도입 후엔 마찬가지로 용병몰빵배구..
농구와 비슷하게 용병이 때리기 좋게 올려주는 세터와 수비전문 선수들=우승.

하지만 어느새 여자 배구리그의 인기는 남자부를 위협하는 수준(추월했다고 봐도 무방할까요)
까지 올라왔습니다.

국제대회의 영향이 없었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저는 이 리그의 마케팅이 감명깊었습니다.
쉴새없이 흥을 돋구는 장내아나운서는 종목의 특성이라 보겠지만

우선 단언컨데 제가 경험한 그 어떤 국내리그보다 수준높은 팬 서비스를 가진 리그입니다.
리그차원에서 강한 방침을 가진건가 싶을 정도로 선수들의 팬서비스 수준은 타 종목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물론 이 부분은 개인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최소한 제 경험에선 그랬습니다.

자연히 골수 팬들의 컨텐츠 확대 재생산이 활발하게 이루어 집니다. 심지어 벤치선수나 원포인트 서버에게도
고정팬층이 따라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이를 리그차원에서 상당히 개방적으로 수용합니다.

선수들이 등장하는 공식 홍보영상에 팬들이 지어준 별명이나 팬들이 커뮤니티에서 생산한 컨텐츠를
그 어느곳보다 적극 반영하는 모습을 보이는 리그가 여자배구 리그입니다.
그만큼 팬과 가까운 곳에서 호흡하는 리그라고 느꼈습니다.

또한 훈련모습 숙소인터뷰 게임 등 V리그 남자부 여자부는 배구 외적으로도 즐길거리가 많고
내가 응원하는 선수에게 몰입할 수 있는 요소가 참 많다고 느꼈습니다.

이에 기름을 부은것이 바로 쌍둥이의 등장이 아니었을까요. 두 선수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이미 준비된 상황에서 스타성을 가진 선수들의 등장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두 선수의 사소한 가십거리까지도 기사가 되었고 올스타전 등
가끔 노이즈마케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두 선수를 전면에 내세우며 리그를 홍보했습니다.

여전히 여자배구 역시 용병농사가 시즌성적의 판도에 큰 요소가 되지만
그것 때문에 재미가 없다. 라고 단순하게 무시할정도로 즐길거리가 없는 리그는 아닌 것 같습니다.

용병이 몇점을 올리건 누구누구 세터가 더 낫다! 아니다 누가 더 낫다!
어떤선수가 용병의 짐을 덜어준다! 확실한 2옵션은 누구다!
그 용병 너무 혹사당한다!
벤치에 있는 누구를 왜 안쓰지 그선수 포텐있다! 아니다!

솔직히 농구와 비슷하게 흘러가는 게임인데도 이야기 할 거리, 즐길거리가 참 많습니다.
쌍둥이의 등장, 김연경선수를 필두로 한 국제대회에서의 활약 등
물들어올때 노를 잘 저었지만 그만큼 다양한 시도를 하고 준비해온 리그였죠.
지금 상대적으로 잠잠한 남자부 역시 물이 들어오면 노를 저을 준비가 단단히 된 리그라고 생각합니다.

재영 다영 쌍둥이선수처럼 우리도 허웅 허훈같은 스토리라인을 가진 선수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많지요 보다시피 굳이 용병보다 더 잘할 필요도 없습니다.
리그에서 해야할 마케팅적인 부분이 있는것이지요.
리그에서 하지 않으면 허재감독님한테 라바볼이 되어달라고 할 순 없는 노릇이잖아요?

노이즈 마케팅이든 키치한 마케팅이든 이미 약해진 기반을 다지는 것이 리그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용병의 키가 어쩌고 저쩌고 심판 콜이 어쩌고 저쩌고 할 시간을 조금씩만이라도 다른데 써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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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7-22 20:04:47

참..솔직히 이제는 뭐가 먼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보기엔 경기력 마케팅 심판 제도 다 문제라서 엄청나게 얽힌 실타래만 같네요

2019-07-22 21:31:57
KBL이 말씀하신대로 스타가 없죠. 그렇다고 재미나지도 화려하지도 않고요. 배구예시를 들었는데 배구의 경우는 적어도 용병은 최상급으로 데려옵니다. 배구는 공격지분 몇퍼까지 해줄수 있느냐에 따라서 용병급이 달라지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용병선수가 나오면 때리는 수준이 다르긴 합니다. 서브도 그렇고요. 실제 경기장 가보면  열에 여덜-아홉은 재밋다고 합니다. 근데 농구는... 솔직히 다섯은 재밌다고 할지 모르겠어요......
갠적으로 농구도 그정도급 선수들 데려올 수 있으면 사람들 꽤나 볼 것 같습니다. 너무 안화려해요 프로씬이... 적어도 프로선수들이 안전한 레이업보다 못넣더라도 덩크 꽂아주려고 하면 사람들이 더 좋아합니다. 사실 그런거 보려고 가는거거든요....
2019-07-22 21:58:56

예전 스타리그만 하더라도
스타 자체가 재밌고 경기력도 좋았지만
온게임넷에서 선수마다 스토리를 만들고 마케팅을 잘했었죠

Updated at 2019-07-22 23:27:44

예전 한국 영화가 방화라고 사람들이 다 무시하면서 정말 쒸레기 취급받았던 때가 있는데 쉬리 성공으로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고 jsa로 한국도 웰메이드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면서 무수한 웰메이드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근데 제가 이거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아니 대규모 자본이 좀 유입된다고 이렇게 갑자기 웰메이드가 쏟아져 나올 수가 있나? 아 결정적 시기가 있었던 겁니다. 강제규가 다리 역할을 하고 박찬욱,김지운, 봉준호, 류승완, 최동훈같은 천재감독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옵니다. 그냥 기적적인 일이었던거죠. 그 사람들이 토양을 워낙 탄탄하게 만들어서 이후 세대들은 해외에서도 대접받는 분위기 속에서 영화를 만들고 선진 노하우들을 물려받습니다. 한국 축구, 야구도 기적적인 세대의 도움을 받습니다. 한국 농구도 천재가 우후죽순으로 나오는 시기가 있었는데 그게실업에서 프로로 넘어가는 초기 상태, 허재를 비롯한 역대급 선수들의 전성기가 지나가던 시점, 그리고 은퇴 시점이었던거. 전 이 시기의 불운이 이 모든 원흉의 발단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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