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에서 승리한 나라는?

이기긴 이겼으니 피로스의 승리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뭐 이에야스 입장만 본다면 그의 승리겠지만요.

조선 명나라가 이기긴 했으나 진정한 승자는 청나라와 이에야스 그리고 서인들이죠.

전쟁은 점수제가 아니라..
일단 방어전을 수행했고 결국 방어해낸 조선이 이기긴 이긴겁니다. 이기고 남는게 없었지만

개인으로 따지자면 이에야스와 선조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선조는 오히려 피해자죠. 임란 일어나기 전에 선조의 치세는 이른바 '목릉성세'라고 불릴 정도로 평화롭고 융성한 시대였습니다. 훈구-외척으로 이어지는 오랜 무단 통치에 사대부들부터 백성들까지 오래도록 억압받다가, 선조 즉위 후 사대부들이 확실히 정계의 주도권을 잡고, 유능한 인재들이 넘쳐날 듯 배출되면서 정치가 발전하고 민생이 안정화되었습니다.

그런데 임란이 발발해 그야말로 나라가 거덜나고, 선조 본인도 그런 난리를 당하지 않았음 드러나지 않았을 찌질함이 만천하에 까발려지면서 지금도 조선의 대표적 암군 중 하나로 꼽히게 되죠. 오히려 임란이 없었음 선조는 조선 역대 왕들 중 시대를 잘 만나 평균 이상 가는 임금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을겁니다.

세종 조, 정조 조에 비견될 정도로 이상하게 인재풀이 좋았던 시기이기도 하고 선조 본인도 명석하기로 유명했으니까요 임란전까지는

임진왜란 이전의 선조는 명군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만큼 유능한 왕이었습니다. 조선은 성종 때 리즈시절 찍고, 연산군 때부터 서서히 쭈욱 맛탱이가고 있었는데 이걸 수습하며 왕권 강화, 국방력 강화, 민생 안정을 동시에 이뤄낸게 선조에요.

삼포왜란 때만 해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조선이 이보다 규모가 훨씬 컸던 니탕개의 난을 별 무리없이 깔끔하게만 막아낸 것만봐도 선조 시절 얼마나 국방력이 강화되었는지를 보여주죠. 조선시대, 아니 한반도 올타임 낙하산 인사의 좋은 예인 이순신 발탁부터 해서 파격적인 인재등용만 봐도 뭐...

그냥 히데요시가 미쳐서 말도 안되는 병력으로 쳐들어오고, 당시 조선 국방 체계인 제승방략 체제와 상극이었던 왜군의 전쟁방식, 신립의 개뻘짓 등 환상적인 콜라보로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멘탈 완전 터지고 이후 우리가 아는 그 '선조'가 된거지 히데요시가 돌+아이 짓만 안했어도 성종 못지않은 성군, 명군 소리 듣는 왕으로 역사에 남았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