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코로나 바이러스가 F1에 미치고 있는 영향에 대해 다뤄봤습니다.
오늘 개막 예정이었던 호주 그랑프리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결국 취소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번주 세션별 리뷰글은 쉴 예정이지만 따로 공간을 할애해 현재 F1에 미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에 대해 다뤄볼까 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중국 그랑프리의 연기
작년 12월 말부터 우한 시를 중심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삽시간에 중국 대륙으로 급속히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열리기로 되어있던 각종 이벤트들이 취소되었고 결국 F1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2월 12일 공식 성명을 통해 중국 그랑프리를 연기하기로 발표했습니다.
이로 인해 1000번째 그랑프리를 맞아 성대하게 치루어졌던 중국 그랑프리는 1년만에 사실상의 취소라는 파국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F2, F3 프리시즌 테스트
F1이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 서킷에서 프리시즌 테스트를 진행하는 시간에 맞춰 F2와 F3도 합동으로 3월 1일부터 프리시즌 테스트를 열었습니다. 장소는 바레인의 샤키르 서킷이었는데 이때에 맞춰 많은 F1 팀들이 주니어 드라이버들을 위한 캠프를 열었습니다.
문제는 이 주니어 캠프에서 나왔는데 르노의 주니어 프로그램에 소속되어 있는 크리스찬 룬가드가 2월 28일 부터 2주간 격리조치를 당하면서 테스트에 참가할수 없는 상황에 부딪혔습니다. 룬가드는 작년 마카오 그랑프리에서 4위를 거두었고 올해는 ART 팀 소속으로 F2에 데뷔할 예정이었습니다.
룬가드는 프리시즌 테스트를 앞두고 스페인 테네리페에서 열린 르노의 드라이버 아카데미 겨울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중 이었는데 머물고 있던 호텔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호텔 전체가 폐쇄되는 사태를 맞이했습니다.
르노는 급한대로 팀의 리저브 드라이버인 세르게이 시로츠킨을 바레인으로 보내 테스트를 마무리 했습니다.
이탈리아를 휩쓸기 시작한 코로나 바이러스
한동안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미약하게 받고 있었던 유럽은 2월을 기점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증가폭이 큰 나라는 이탈리아인데 중국에 이어 10000명의 환자를 넘어서고 말았습니다. 이미 1월 31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환자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의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은 F1에 그대로 영향을 미쳤는데 페라리, 알파타우리, 그리고 F1에 타이어를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는 피렐리가 타격을 맞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지역은 북부 롬바르디아 주인데 페라리는 마라넬로, 알파타우리는 파엔차에 공장을 두고 있고 두 곳은 모두 롬바르디아와 인접하고 있는 에밀리아-로마냐 주에 속해 있습니다. 그리고 피렐리의 본사도 에밀리아-로마냐 주에 있는 이몰라에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타이어 공급 자체가 끊길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이탈리아 그랑프리가 열리는 몬자 서킷은 롬바르디아 주에 있기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이탈리아 그랑프리 자체가 취소될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현재 4월 3일까지 이탈리아 전역은 봉쇄되었고 자가격리 환자가 규정을 어기고 외출할 경우 살인죄를 적용할수 있다고 하는등 일촉측발의 상황입니다.
무관중 경기로 치루기로 한 바레인 그랑프리
바레인 그랑프리 조직위원회는 3월 8일 성명을 발표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건강 문제를 보장할수 없다"는 이유로 바레인 그랑프리를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기로 밝혔습니다.
바레인 정부는 최근 14일 이내에 발병 국가를 방문한 여행자들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각 팀의 인원들이 정상적으로 이동할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의심 환자가 나오기 시작한 F1
아직까지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었던 F1에서 결국 의심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대상은 팀의 스탭들로 처음 밝혀진 바로는 맥라렌에서 1명, 하스에서 2명이 의심 증세를 보여 검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하스에서 추가 의심 증세를 보이는 스탭이 계속 늘어나면서 그 숫자는 하스에서만 6명까지 늘었고 마지막 사람은 팀내 스탭이 아닌 인물로 밝혀져 더 큰 우려를 샀습니다.
그러나 F1 측에서는 어떻게든 호주 그랑프리는 치루겠다며 강행의사를 밝혔습니다.
맥라렌의 호주 그랑프리 철수
앞에서 밝힌 의심 환자들에 대한 결과는 어제 발표되었습니다. 하스에서는 다행히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나오지 않았지만 불행히도 맥라렌에서 검사를 받았던 1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말았습니다.
맥라렌은 고민 끝에 호주 그랑프리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공식 발표를 내면서 그랑프리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호주 그랑프리 취소
맥라렌이 호주 그랑프리 불참을 결정하면서 F1은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미 호주 언론에서는 호주 그랑프리 개최를 놓고 부정적인 기사를 내고 있던 상황에서 맥라렌에서의 확진자 발생은 결정타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모든 물류와 인원들이 이동해있고 부대행사까지 계획되어 있던 상황에서 돌연 그랑프리를 취소한다면 입게될 경제적인 손실은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었기 때문에 그랑프리 취소는 선뜻 결정하기 힘든 사안이었습니다.
결국 FIA, F1, F1의 각팀 수장들이 어제밤 긴급하게 모여 회의를 가지고 호주 그랑프리에 대한 논의를 거친후 오늘 새벽 호주 그랑프리를 취소하기로 공식 결정했습니다.
이미 취소 결정이 내려지기 전부터 메르세데스에서는 F1에 편지를 보내 그랑프리 취소를 계속 주장해 왔었고 팀내 인원과 물자에 대한 철수를 이미 시작했습니다. 반대로 레드불, 알파타우리, 레이싱포인트는 취소가 발표되는 시간까지 차고에서 세션 시작을 준비하고 있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F1에 미칠 여파
이미 맥라렌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만큼 맥라렌 팀 내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F1에서는 각 팀별 인원수가 제한되고 있기 때문에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팀 운영 자체가 흔들릴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 될수도 있습니다.
앞서 얘기드린대로 페라리와 알파타우리는 이동중인 팀 인원 뿐만 아니라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인원들의 건강까지 위험한 상황이기 때문에 맥라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해질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F1 그랑프리 스케쥴도 조정이 불가피해졌는데 당초 계획되었던 올해 초반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호주 그랑프리 (3/13 ~ 15) - 취소
2. 바레인 그랑프리 (3/20 ~ 23) - 무관중 경기
3. 베트남 그랑프리 (4/2 ~ 5)
4. 중국 그랑프리 (4/17 ~ 19) - 연기
5. 네덜란드 그랑프리 (5/1 ~ 3)
6. 스페인 그랑프리 (5/8 ~ 10)
7. 모나코 그랑프리 (5/21 ~ 24, 모나코 그랑프리는 FP1, 2를 목요일에 하기 때문에 4일 일정으로 잡혀있습니다.)
8. 아제르바이잔 그랑프리 (6/5 ~ 7)
호주, 중국 그랑프리가 사실상 취소되고 베트남, 네덜란드, 스페인 그랑프리도 정상적인 진행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F1 일부에서는 아예 시즌 개막을 아제르바이잔 그랑프리까지 늦추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릴 예정이었던 시즌이 반쪽 짜리 시즌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편 포뮬러 E에서도 공식 발표를 통해 4~5월의 모든 그랑프리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히면서 5월 열리기로 되어있던 서울에서의 포뮬러 E 그랑프리도 취소되었습니다.
이것으로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가 F1에 미치고 있는 전반적인 영향에 대해 다뤄봤습니다.
하루빨리 이번 사태가 진정되길 바라며 모두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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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