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도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는 중동 현황
제가 살고 있는 UAE에서는 여전히 코로나 확진자수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서울 인구보다도 적은 이 곳에서 확진자가 3000명에 가깝고, 그 마저도 부족한 검사수와 제한된 정보들로 인해 믿을 만한 수치가 아닙니다.
정부는 사태의 확전에 따라 조금씩 사회적 활동에 제한을 두어왔는데, 현재는 UAE 모든 공항 폐쇄에 24시간 통행금지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간단한 생필품을 사러 슈퍼에 나가고 싶어도 정부에 사전신고를 하고 허가를 받은 후 가족구성원 중 1인만 정해진 시간동안 외출을 할 수 있습니다.
전체 거주민의 90%이상이 돈을 벌러 이주해 온 외국인들이기 때문에 이동 및 경제활동 통제가 참 어렵습니다. 특히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온 건설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두바이 내 특정 지역의 열악한 환경에서 집단거주생활을 하고 있는데, 하필이면 그 쪽에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언론 통제가 심해서 관련 기사가 나오지는 않지만 유포되고 있는 현장 사진을 보면 정말 카오스 자체입니다. 패닉에 빠진 사람들이 ATM과 상점을 털고 있습니다... (UAE는 공권력이 막강해서 평소에는 상상도 못 할 일입니다.)
두바이는 올해 세계 엑스포 개최가 예정되었습니다. 장기화되고 있는 국가 경기침체를 타개할, 과장 조금 보태서 국가의 명운을 건 것처럼 보였던 국가 사업이 결국은 1년 연기 되었습니다. 또, 올해는 한-UAE 수교 40주년으로, 이를 기념하는 대형 문화 교류행사가 다수 예정되어 있었으나 모두 무기한 연기 또는 취소 되어버리는 바람에 관련 한국기업들도 피해가 큰 상황입니다.
저는 이제 재택 근무 4주찬데, 초반에는 가족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외출도 자유로워서 어려운 점이 없었지만, 모든 통행이 제한되었고 그 끝이 언제일지도 모르는 지금 상황에서는 정신적으로 참 지치네요. 이에 더해 이 시국에까지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뉴스로 보고 있자면 정말 화병 날 것 같습니다.
모쪼록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방역 및 의료 지원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그리고 정부 지침 잘 따르며 참고 견디고 계시는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코로나가 종식되는 날까지 다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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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현지사정과는 별개로 잘쓴 가벼운 칼럼 읽듯 술술 읽어지는군요 모쪼록 하루빨리 진정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