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자동
Free-Talk

어찌도 사랑은 그렇습니다.

 
11
  710
2020-04-08 01:43:16

 https://youtu.be/aTHjlRJr-xQ

 

최근 놀면뭐하지에서 나왔던 이승환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무대입니다. 처음엔 '아 역시 명곡이다' 중간에 그로울링 들어갈땐 '소름이 쫙' 그리고 마지막에 마이크 놓고 부를때는 '전율' 그 자체 였네요. 

 

사실 처음 봤을땐 중간에 목을 너무 긁어서 거부감이 들었었는데, 들을수록 그 절실함이 와닿는것 같아요. 특히 중간 애드립 부분에 '왜 너야, 왜 너야' 하는 부분은 마치 절규하는것 같은 느낌이에요.. 요즘 매일 한번씩 돌려보고 있습니다. 참 이분은 늙지도 않으시네요.. 

 

==

 

최근에 미국의 한 국립 박물관에서, 한국 스님들이 '복장' 퍼포먼스를 한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퍼포먼스 자체야 외국인들 눈에 신기하고 새롭게 보였겠지만, 그와 별개로 마지막 Q&A 타임에 어떤 미국인의 질문과 그에 답하는 스님의 답변이 인상적이였습니다. 

 

그 외국인은 최근에 사랑하는 사람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고 했습니다. 본인은 교회를 다니는 교인이지만, 스스로가 너무 힘들어, 그것을 극복하는방법을 스님께 여쭈었습니다. 참으로 갑작스러운 질문에 스님은 몇초간 침묵하시더니, 대답하셨습니다. 

 

"저는, 사랑해본적이 없습니다. 저는, 사랑받아본적이 없습니다. 그대는 사랑을 해봤고 사랑을 받아봤고, 그로인해 아파봤으니, 나는 그대의 삶이 부럽습니다. 사랑해봤음을, 사랑해 볼수 있었음을 감사하고, 힘드시겠지만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

 

이제 갓 30살이 된 저는 - 애기죠 애기 - 사랑해본적이 없었습니다. 연애는 몇번 해 봤지만, 그는 그저 정서적 공감과 감정의 공유였지, '사랑' 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부족했습니다. 

 

예전에 여기에도 몇번이나 글을썼는데, 작년에 짝사랑으로 크게 한번 데인적이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사랑했고, 거절당해도 천천히 다시 다가갔고, 그래서 썸도 타고 데이트도 했지만, 결국은 거절당했습니다. 그 후에 지금의 여자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사실 처음에는 그 사람이 많이 생각이 났습니다.

 

제 인생에 한번뿐일 사랑이지 않았을까 하고 말이죠. 근데 지금은 그냥 마음이 편하고, 지금의 여자친구에게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제가 지금의 여자친구를 이만큼 좋아할수 있게 된건, 제가 '사랑을 해본 사람' 이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음 한구석에서 서서히 희미해져가는 그 사람을 생각하면서, 고맙기도하고, 그렇네요.  

==

 

집에만 있다 보니까 - 저는 학생인데 학교가 문을 닫았어요.. 원격수업만 듣고 있네요 - 할게 없고 밤낮 가릴것 없이 센치해 지는 요즘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빨리 종식되어야 하지만, 이왕 집에 있는거 참 많은 생각을 하고, 사는걸 돌아보고, 그럴수 있는건 또 장점인것 같네요. 

 

 

 

1
Comment
1
2020-04-08 13:36:12

글 읽으면서 옛 생각 많이 나네요.
시간나면 센티해지고 여자친구랑 밤새 통화하고 싸우고 그 기분 풀어주고 그런 적이 있었는데 그런 시간도 나이드니 참 젊을 적에 할 수 있었던 특별한 일들 이었구나 싶으면서 그 시간들이 떠오르네요.

제가 고등학교때 그런 센티한 느낌으로 들었던 곡이 이승환씨의 다만과 애원이었는데 그 때 기억에 잠깐 빠져보네요.

지금은 코로나때문에 오늘 하루 회사 쉬고 애들보는데 일상에서 그런 여유가 전혀 없네요.

24-04-25
15
3551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