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된다.

하소연할 곳도 없어서 여기다 씁니다. 

남자들의 세계, 여자들의 세계는 확연히 다르고 다른 대화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남자들의 세계에서만 해야되고, 인정되는 것들이 있고요. 반대로 여자들의 세계에서만 해야되는 것들이 있을겁니다.

근데 문제는 그 세계에 들어온 사람이 이성일때, 혹은 그 세계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없을때, 그들의 일반적인 대화나 행동들도 아주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고 이야기한다는 것이네요.

서문이 긴 이유는 제 최근 일터에서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복지시설에서 일하고요.

저희반은 초 5부터 고2 남자아이들이 지냅니다. 

초 5짜리를 제외하곤 모든 아이들이 사춘기다보니 남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키도 저만하고요. 성징도 하고 있습니다.

사실 남자가 어느정도 크게 되면 자신을 위로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본능인데, 저도 남자다 보니까 터넣고 애들이랑 가끔 이야기합니다. 남자로서의 이야기를 해주죠.(절대 이상한 이야기안합니다. 건강한 남자가 되기위한 방법만)

그런데 문제는 대체근무오시는 분(이하 A)의 시선이네요.

휴가를 내면 대신 근무를 서주시는 분이신데, 30대 후반으로 젊으신 분이시만 아이들을 어릴적부터 봐왔다고 하지만 청소년기 남자아이를 전담으로 했던 시기가 7년은 넘으셨고, 그 뒤로는 초등학생 이하 남자아이, 여자아이들 방을 맡다가 지금은 저같은 직원들의 휴가를 땜빵해주시는 분입니다. 그러다보니 저희 반, 청소년기 남자아이들의 모든걸 완전히 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며칠전부터 "그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비밀이라는건 생각도 못하는 몇몇 아이가 그걸 A에게 이야기한 것이죠.(여기엔 약을 먹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사무실에 말한다고 하더군요. 

"그 것"을 맘놓고 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인 아이들을 걱정해주지 못할망정, 그것을 하면서 다른 아이가 그걸보고 따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라는 이유로 문제시 삼는 것, 아이들의 작은 행동을 과잉해석하는 것해서 통제해야된다고 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답답하기만합니다.

문제가 많았던 시기가 있었지만 이제 그 아이들은 다 떠났고, 그랬던 아이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그때가 초4이고 지금은 중1입니다.) 그런 문제를 경험했던 아이들도 제가 기록에 남기진 않았지만 대화를 통해서 마음을 많이 헤아려줬었습니다.  지금은 다른 반에 비교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자신할 수 있는데요. 

A는 자꾸 예전 이야기를 합니다. 그때 그랬었던 적이 있으니까, 다시 재발할 수 있다! 이러면서.. 

방금도(전 퇴근한 상황) 파트너분이 연락이 와서 "그 문제"를 A가 사무실에 이야기를 해서 그로 인해서 사무실에 불려갔고, 원장님도 "그 문제"를 미리 보고 안한것에 대해서 언짢아하셨다고 하네요.

 그 과정에서 A가 원장님한테 과거의 자잘하게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며칠전부터 있었던터라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이게 그냥 제 기준의, 완전 이기적인 생각이 아닌가 며칠동안 고민했었는데요. 결국 이기적인 생각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다음주에 사무실 직원들이 출근 시, 원장님께는 사과를 하면서 바짝 엎드리는게 맞는것 같고, A와는 만나서 터놓고 이야기를 할 생각입니다. 

문제를 삼지 않아도 될 문제를 문제로 삼으니 문제가 되었다고 말이죠.

지금 완전히 그때의 일을 잊고 살고 있는 아이들을 상담을 통해서 그 기억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인가? 그렇게 다시 떠올리게 하기엔 너무 별 일이 아니지 않냐?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