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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음악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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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4-02 01:00:39

제목 그대로 저의 매우 개인적인 음악史입니다.
아재라 이것저것 길게 적다보니 글이 두서가 없네요..
그리고 음악사라고 하니 뭔가 거창한 것 같지만 음악에 대해서는 쥐뿔 모르는 아재고,
좀 더 정확한 표현은 아재의 옛날노래 추억팔이 정도 되겠네요.. 많은 양해를..

제가 맨 처음 샀던 테이프는
가족회식 끝나고 우연히 들렀던 레코드샵에서 샀던
한국을 보낸 100명의 위인들 & ‘서태지와 아이들 1집(1993)’이었습니다.
당연히 100명의 위인은 부모님께 잘보이기 위한 페이크였구요..
지금은 표절이다 뭐다 말이 많지만 무척 좋아했습니다.
뭣도 모르는 국민학교 저학년 꼬맹이가 상표도 안뗀 가방을 들쳐매고 등교를 했으니까요..
2집, 3집, 4집 그리고 은퇴...
사춘기 시절 반항의 8할은 ‘교실이데아’ 덕분이었을겁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마지막 앨범이 나오기 전에
노래 제목처럼 ‘굴레를 벗어나’ ‘듀스 3집(1995)’을 우연히 듣게됐고,
그리고 ‘말하자면’ ‘김성재’, 지금은 아르헨도가 되어버린 ‘사자후’...
아아오아아오~
요즘 봄캐롤은 벚꽃엔딩이겠지요..
저한테 여름캐롤은 ‘여름 안에서’입니다..

그러다 한창 중2병이 진행 중인 저한테 ‘패닉 2집(1996)’은
기름에 불을 붓는 듯 했습니다..
앨범 디자인부터 수록곡 하나하나가 정말 충격 그 자체!!

이적 뒤에서 색소폰이나 부는 줄 알았던 사람이
우리나라 최초로 랩앨범을 냈다길래 들어봤던 ‘김진표 1집(1997)’
노래방만 가면 꿀먹은 벙어리가 됐던 저도
짝사랑하던 여학생한테 돌려서 고백할 수 있게 해줬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싸가지가 너무 바가지 힙합바지 입고 나가지’
PC방에 가면 제일 먼저 접속했던 JP hole...
김진표 덕에 조PD도 듣게 되고 싸이도 알게되고
한편으로 드렁큰타이거도 알게 되고
그리고 제 마음을 사로 잡았던 MOVEMENT...
그 중에서도 단연 CB Mass ‘진짜’, ‘나침반’!!

‘웃기지 마라! 제발 좀 가라!’
노바소닉도 물론 좋아했습니다.
펌프로 유행하기 한참 전부터요!
짝사랑하던 여학생한테 차이고 새로운 노래방 1번곡이 되었었죠.

이별의 궁상을 함께 했던 김동률..
‘취중진담’,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노래처럼 정말로 술먹고 다시 사랑한다 말했다 호되게 까이고... 아오...
김동률 개XX!!

곱상한 발라드는 뒤로 하고
다시 한 번 충격으로 다가온
셋보다 나은 둘 ‘다이나믹듀오’
덕분에 알게된 ‘소울컴퍼니’, ‘P&Q’
여기서 한 번 더 파도타고 알게 된 ‘가리온’
지금도 재생목록에 있는 ‘무까끼하이’, ‘영순위’
엊그제 나온 MC메타의 킬링벌스!

저처럼 뭔가 아싸의 기운이 있던 힙합 뮤지션들은
지상파, 케이블 가리지 않고 너무나 반가웠던 때가 있었는데
쇼미더머니가 아예 뒤집어버린 힙합판은 뭔가 적응되지 않던 때
유튜브가 알려준 ‘허클베리피’
‘Thank you’가 알려준 ‘창모’
마누라한테 들려주고 칭찬받은 ‘I always’

시간이 흘러 전 아재가 되었고,
아이들 어린이집에 등원시킬 때마다 틀어주는
티라노사우루스랑 상어가 랩배틀 하는 동요를 듣다보니 드는 생각이..
언젠가 코딱지만한 아들놈들도
나중에 컸을 때 예전에 이런 노래 들었었는데 하고 떠올릴려나요?

https://youtu.be/TKB0Ca1LH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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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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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2 01:09:31

제 기억이 맞다면 패닉 2집 엘범 일러스트 그리신 분이 청소년교양학습소설 노빈손 시리즈 일러스트로 유명한 이우일 씨일 겁니다. 노빈손 시리즈 같이 아기자기한 그림만 그리신 줄 알았는데, 나중에 그 기괴한 패닉 2집 일러스트도 그리신 거 알고는 깜짝 놀랐네요. 하긴... 다소 과격한 묘사의 시사 만평도 그리신 분이니 그런 기괴한 그림을 그리신 게 놀랄 일은 아닐 수도 있겠네요. 아무튼 패닉 2집도 기괴한 일러스트에 어울리는 과격하고 소름 끼치는 가사들로 채워져 있죠. 벌레, 불면증 빼면 예쁜 멜로디가 주를 이룬다는 것이 역설적이지만요.

2
2020-04-02 07:47:27

저는 이 댓글을 읽고 그 과격한 이우일작가가 무려 청소년교양서적을 그렸다는 사실을 처음 알아서 놀랐네요

2020-04-02 13:22:37

노빈손 시리즈 나름 유명합니다. 초판에는 그래도 기괴함 정도는 찾을 수 있었는데 개정판 몇 번 지나니 그 기괴함은 사라진 것 같더군요.

WR
2
2020-04-02 07:54:20

검색해보니 말씀하신대로 귀여운 그림체를 주로 선보이셨네요.. 묘하게 패닉2집 앨범재킷 느낌이 있긴하지만요~

2020-04-02 13:27:04

아무리 청소년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그림을 그린다고 해도 본래 그림체는 어디 안 가나 봅니다.

2020-04-02 10:35:45

 개인적인 음악사, 의미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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