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오늘 십팔시 이십분쯤 가게 밖에서 쿵! 소리가 크게 나서 나가보니 할아버지 한 분께서 쓰러져계시더라고요.
너무 놀래서 “괜찮으세요? 제 손 잡고 일어나세요."라고 말하며 세워드린 후 "어디 가시는 길이세요?"라고 여쭈니 저희 가게 오시는 길이시라네요.
근데 자기가 다리가 불편하니까 좀 잡아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요즘 코로나가 기승인지라 좀 안좋은 감정이 들었어요. 아이씨 꺼림칙하네. 거의 업다시피해서 자리까지 모셔드렸는데, 되게 기분이 안좋았어요.
손 열심히 다시 닦고 마스크도 새걸로 갈아낀 후 다시 접객 시작했고 십팔시 오십오분쯤(나중에 카드 기록 보고 알게된 시간)할아버지도 가셨어요. 다행히 잘 걸으시더라고요. 엘리베이터는 눌러드렸습니다
그리고 이십시쯤 가게로 전화가 왔는데, "혹시 우리 아버지 못보셨냐고, 아버님이 치매가 있으신데 카드사용문자에 저희 가게 이름이 떠서" 전화를 하셨답니다. 아드님은 서울 사시는데 할머님이 할아버님이 집에 안오신다고 전화하셨나봐요. 카드는 아드님 명의라서 문자가 아드님께 갔겠죠.
"아, 할아버님이 치매셨냐고, 근데 가게 들어오실때 한번 넘어지셨다고, 제 휴대폰으로 연락주시라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어요.
끊고나니 너무 죄스럽더라고요. 코로나때문에 기분 나빠했던 제가 너무 잘못한것 같고. 경찰에 신고하셨다고는 했지만, 괜히 미안한 마음에 아드님께 할아버님 주소를 알아낸 후 가게에서 그 주소까지 할아버님을 찾으면서 슬슬 걸어가는 중,
어떤 건물앞 벤치에 앉아계시더라고요. 와! 너무 기뻐서 "할아버지, 왜 집에 안가시고 여기 앉아계세요?" 여쭈니 "집이 기억이 안나."라고ㅜㅜ
아무튼 아드님께 연락드려서 잘 모시고 가셨습니다.
아드님께서 잘 도착했다고 전화주셨는데, 할아버지가 건강하실 때 저희 가게 음식을 되게 좋아하셨었는데 그 때 느낌으로 찾아가신듯 싶다고.
뭐 그냥 그랬다는 이야기입니다.
효도는 못해도 사랑한단 말은 아끼지 말자는.
글쓰기 |
좋은 일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