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성씨 종류가 왜 그렇게 많은지 궁금하네요
우리나라도 성씨의 종류는 제법 다양하지만
실제로는 2015년 기준 김씨가 1069만명으로 총인구의 21% 이상으로
5명중 1명이 김씨입니다
김.이.박 최.와 같은 소수의 성씨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죠.(정,강,조,윤,장,임)까지 10대 성씨만 합해도 3100만명이 넘습니다.
그래서 주변을 살피면 특이한 성씨를 가진 지인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조선 후기 신분제가 요동치고 일제 강점기 들어서 완전히 붕괴되면서 상민들이나 천민들도 전부 양반들이 쓰던 성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죠)
그런데 미국은 nba만 봐도 (미국 국적 선수로만 한정해도)성씨가 매우 다양합니다.
조던,제임스,브라이언트,하든,듀란트,웨스트브룩,크리스티,모란트,해리스,잭슨,아이버슨,라우리,드로잔,워커,테이텀,커리,탐슨,피펜,로드맨,앤써니,웨이드,보쉬,로빈슨,던컨,가넷,오닐,토마스,마버리,리차드슨,마일스,그린,러브,피셔,쿡,부커,테일러,몽크,하더웨이,밀러,브랜드,윌리엄슨,화이트,레너드,조지,앨런,피어스,그랜트,데이비스,카터,맥그래이디,바클리,존슨,버드,어빙,라일리,스타더마이어,모리스,스마트.게이츠,찰스.월러스 등등 대충 선수들만 생각 해봐도 쏟아지고 실제로는 훨~씬 더 많죠.
영국에서 넘어온 성씨도 있을거고, 이민자들의 성씨, 노예에게 부여된 성씨,직업을 본따 지은 성씨 등일텐데
1.혹시 미국에 성씨가 이렇게 다양한 이유를 아시는 분 있으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느낌 상으로는 미대륙에 건너와서 너도나도 새이름 짓고 시조가 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네요)
2.그리고 이젠 혈통을 중시하는 인식이 거의 사라졌지만
미국도 우리나라 전주이씨,김해김씨,안동권씨,밀양박씨,풍양조씨,안동김씨,경주최씨처럼 인지도 있는 혹은 명문가 가문의 성씨도 따로 있겠죠?
3.일본도 그렇고 미국도 결혼하면 남편쪽 성씨로 바꾸는데 너무 오랜 관습이라서 그냥 순응하는 건가요? 미국의 여권이나 여성의식이 어느 정도 인지는 모르겠지만 남편 가문에 종속되는 뉘앙스가 있는데 이런 걸 거부하거나 바꾸려는 분위기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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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6 20:46:10
직업을 성으로 만든 경우는 흔하고 이름 뒤에 son을 붙여 성을 만드는건 북유럽의 전통입니다. 아이슬란드 같은 경우는 아직도 그 전통이 남아있습니다. 참고로 햄버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한 성인 McDonald (또는 Mac- 등등)같은 경우도 ‘Son of Donald’라는 뜻의 스코틀랜드 성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좀 길게 써보겠습니다. 좀 재미없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성씨(姓氏)라고 하나로 붙여서 쓰이는 지라 둘이 같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많은데 엄밀하게 따지면 좀 다릅니다 그러니까 한자도 다른것이겠죠.
성(姓)일종의 종족개념으로 좀 범위가 넓습니다. 그리고 씨(氏)는 가문개념으로 범위가 좀 좁죠. 예전 로마시대를 예로 들자면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그 카이사르 말입니다. 여기서 이름은 "가이우스"입니다. 그리고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율리우스 종족의 카이사르 씨족 사람이라는 뜻이구요. 여기서 율리우스가 위에 말한 종족개념의성(姓)에 가깝고, 카이사르가 가문개념의씨(氏)에 가깝습니다.
현대 서양사회는 기본적으로 가문중심의 씨 체제입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가문을 새로 만드는 경우 씨를 창설하는 경우가 흔하죠. 여성이 결혼하면 성씨가 바뀌는 이유도 이때문입니다. 전근대 사회에서 여성이 결혼하면 남성의 가문에 종속되는 형태였죠. 출가외인말입니다. 그래서 여성은 남성의 씨를 따르게 됩니다.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에 비해 중국의 경우는 종족개념의 성(姓) 중심으로 체계가 잡혔죠. 각각의 소규모 가문이 아니라 몇십대조 조상을 뿌리로 설정해서 대규모 종족들이 거대 집단을 이루는 형태말입니다. 이 개념은 한국, 베트남에도 그대로 이식되었구요. 전주 이씨가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 많은 전주 이씨들이 다 알고 지내는 것은 아니죠. 그리고 이 성개념은 종족개념(혈족개념으로 써도 됩니다.)인지라 여성이라 할지라도 태어날 때 주어진 성이 결혼한다고 바뀌지 않습니다.
일제시대 일본애들이 봤을 때 이 성개념은 좀 불합리(?)하다고 느낀 모양입니다. 그래서 시행한 정책이 창씨개명(創氏改名)이죠. 그런데 한자를 보면 좀 희한하지 않습니까? 개명(改名)은 쉽게 이해가 됩니다. "이름을 바꾸어라"이니까요. 그런데 이상한것은 창씨(創氏)입니다. "씨를 만들어라?" 기존의 거대 종족개념인 성을 폐하고 자잘한 가문들(서로 알고 지내는 집안정도로 보면 될겁니다) 중심으로 씨를 새로 만들어라는 정책이죠. 이 정책이 시행되면서 결혼한 여성들도 남편의 새로만든 씨를 따르라고 강요되었구요. WR
2020-02-16 21:10:51
감사합니다.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이해가 쏙쏙 되네요. 아예 문화부터가 차이가 있었군요 WR
2020-02-16 21:19:23
그럼 미국에서는 여성들이 이혼하면 원래 자기 성을 회복하나요? 아니면 선택사항인가요? 선택입니다. 성을 되돌리는 경우도 많고,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이미 커리어가 상당히 진행된 성공한 여성들의 경우 이혼했다고 이름을 바꾸는 건 부담스럽죠.
2020-02-17 00:45:54
선택입니다. 제 직장 동료가 이혼하고 성을
2020-02-16 23:51:20
그냥 문외한의 뻘생각이긴 한데 우리나라에서 경혼한 여성이 성을 유지하는 게 혹시 제대로 된 이름을 받지 못해서 이름 대신 구분을 위해 그런건 아닐까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 관계없을 겁니다. https://blog.naver.com/thirdbad/220611281859
신원동에 있는 덕명교비를 다녀오고 제가 쓴 포스팅인데요. 중간에 보면 여성들 이름이 써있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것과는 정반대로 성은 안 써있고 女00(이름)으로 표기된 것을 볼수 있죠.
그리고 이름을 대충 지은 것은 남녀보다는 신분이 더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https://blog.naver.com/thirdbad/221117804594 <조선시대 순우리말 이름의 한자식표기 - 책 "노비에서 양반으로" 중에서>
링크글을 확인해주세요. 낮은 신분의 경우 남녀 모두 이름이 정말 제멋대로입니다.
그냥 종족체제 시스템인 성개념에서 성은 태어날때부터 혈연적으로 주어진 것으로 본게 맞을 겁니다. 그러니까 결혼해서 여성의 가문이 바뀌어도 성은 유지되구요. 혈연적으로 주어진 것으로 보는 이 성개념때문에 생긴 것이 "동성동본 혼인금지"이기도 하구요.
2020-02-17 00:12:26
정성댓글 감사합니다. 덕분에 궁금했던 것을 더 알게 되었습니다.
2020-02-17 12:59:20
설명 감사합니다. 일본이 창씨개명을 요구한 것은 한국 중국의 종족 성 문화가 불합리하다고 일본 스스로 느껴서 그런 것이 아닌,
2020-02-16 21:55:12
요즘 여성은 자기성과 남편성을 붙여서 만드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2
2020-02-16 22:12:10
스페인에서는 자식이 아버지와 어머니 성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2020-02-16 22:44:04
라티나인데 그쪽으로부터 영향 받았나보네요.
2020-02-17 00:25:05
유럽은 부모 성과 자식 성이 다를 수도 있겠군요
2020-02-17 01:19:13
과거에 서자일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 성이 달랐습니다.
2020-02-17 12:22:36
알렉스 해일리의 그 유명한 ‘뿌리’를 읽어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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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자체가 이민자들의 나라니까요
진짜 여기저기서 이민오고 자리잡고 하면서 당연하게도 다양한 성씨가 자리잡게 된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