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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K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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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9 00:22:39

어제 아침(글쓰다보니 하루가 더 지났군요.)에 일어나 말도 안되는 소식이 진짜라는 것을 인식하고, 출근하는 길은 꽤나 무겁고 힘들었습니다.

사색과 감상에 빠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저같은 느바덕후는 제 주변에 있을리 없으니 그런 시간을 가지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저를 너무나 잘 아는 여동생이 카톡을 보내고 친구 1명과 짧게 대화한게 주변인들과의 대화의 전부였네요.

 

사실 저도 코비 브라이언트가 넘버원은 아니었습니다.

빈스 카터,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를 더 좋아했고, 브라이언트는 여러가지 이유를 만들어서 저 아랫쪽 순위로 뒀습니다.

'니가 뭔데 조던을 따라하냐', 'LA라는 빅마켓빨로 우승하는 전력으로 커리어 쌓는거 아니냐' 라는 저의 편견이었죠.

네. Hater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nba에서 커리어를 이어가는 모습, 농구에 대한 진정성, 자연스럽게 후배들이 리스펙하는 커다란 존재가 되어가는 것들, 그 영향력들을 보고 제 자신이 저에게 붙였던 'Hater'라는 딱지를 조금씩 떼어냈습니다. 

그리고 그의 커리어 마지막 경기에서 완전히 떼어버렸죠.

 

개인팬은 아니었지만 제가 그의 사망에 착잡한 마음을 가지는건 그 선수가 제 인생과 함께 했기 때문일겁니다.

mlb에서도 제가 정말 싫어했던 데릭 지터가 은퇴했을 때도 뭔가 모를 무거운 마음으로 한동안 멍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찌됐든 그는 제 삶의 일부였던 것이죠.

 

이별은 참 잔인해요. 

저도 이제 확실한 아저씨가 되어보니 이별에 대한 무서움을 가지게 되는데, 잠깐이 아닌 영원한 이별은 너무나 잔인하고 슬픕니다.

 

그런데 코비는 우리가 너무 오랜기간 슬퍼하기를 원하지 않을거에요.

그는 농구를 사랑했고 가족을 사랑했으니까요.

계속 농구가 이어지길 바랄 것이고, 가족의 삶, 우리의 삶이 이어지길 바랄 겁니다. 


잊기 쉽지 않겠지만 그가 우리에게 줬던 수많은 명장면과 추억들을 기억하고 인생을 살아야겠습니다.

 

Thank You Kobe Bry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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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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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9 01:27:31

저도 오히려 안티에 기까웠는데 미치게 뒤숭생숭하다 오늘 혼자 술한잔하다 끝내 눈물 흐리네요. 진짜 리스펙트합니다. 콥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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