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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슨 반즈 형 인간 (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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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1-18 10:28:17

저는 NBA에 뇌가 절여진 사람이라 시도때도 없이 모든 걸 NBA에 비유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요즘 특히 자주 드는 생각은 '나는 참 해리슨 반즈 같은 인간인거 같다' 하는 생각입니다.

 

반즈는 어떤 선수일까요? 제 개인적 의견으론 '적당히 찬 육각형 선수' 입니다. 꽉찬 육각형은 아니지만, 모든 부분에서 모나지 않게 괜찮은 선수죠.

 

3점슛? 커리, 탐슨은 아니지만 매년 35~40% 사이의 적당한 성공률로 넣으며 스페이싱에 기여합니다.

득점? 챔피언십 팀 1옵션은 되기 힘들겠지만 무난무난하게 공들고 자기 득점 따낼수 있는 선수죠.

피지컬? 반즈의 큰 장점이지만 쿰보, 르브론 같은 엽기적인 몸뚱아리는 아닙니다.

수비? 이궈달라 같은 락다운 수비수는 아니지만 2~4번에 걸쳐 막아줄수 있는 괜찮은 수비수입니다.

건강? 반즈가 몸이 아파서 못나오는 적은 별로 없죠.

리더십? 팀 던컨같은 위대한 리더는 아니지만 어디가서 라커룸 문제 일으킨적 없는 프로입니다.

 

사실 과거 반즈가 댈러스, 그리고 최근 새크라멘토와 계약을 맺을때마다 저는 매번 놀랐습니다. 계약 규모가 너무 큰게 아닌가 싶어서 말이죠. 이렇게 생각했죠. '아니 반즈가 도대체 잘하는게 뭔데? 슛도 애매하고 돌파도 애매하고 수비도 애매하고... 이런 선수가 맥스를 받는단 말이야?'

 

그런데 이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건 돈이 오고가는 시장의 논리고, NBA 마켓은 여러 차례에 걸쳐 반즈의 가치를 팬들에게 정확히 각인시켜 줬습니다. '모든게 애매하지만 모든게 평균 이상인 선수는 맥스를 받을 가치가 있다.' 슈퍼맥스는 아닐지라도 연 20밀 정도 받을 가치의 선수는 맞다는 거죠.

 

서론이 길어졌는데 저도 요즘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육각형을 채우는 중요한 요소들이 무엇이 되는지에 대한 의견은 다들 조금씩 다르시겠지만

 

성격? 강인한 정신력도, 뛰어난 유머감각도 없지만 그래도 착하고 같이있기 편한 성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모? 얼굴은 평범, 그래도 키가 꽤 큰편이라 어디가서 못난 놈 취급 받은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두뇌? 적당히 유명한 대학 나와서 살고 있으니 그나마 장점이라고 생각되네요.

능력? 아직 어려서 가장 애매한 부분인것 같습니다. 앞으로 노력해 나가야겠죠

가정? 부모님 두분 다 전문직이셔서 교육과 인성을 중요시하는 분위기에서 커왔습니다.

재력? 솔직하자면 무난하게 잘 사는 편인거 같아요. 돈 걱정을 많이 해보지 않은 수준. 부자라고 하긴 그렇고..

 

쓰다보니 너무 제 자랑만 적어둔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사실 여기 적지 못한 제 단점도 많으니까요. 그런데 해리슨 반즈 생각이 든 이유는 사실 어느정도 제 자신을 칭찬해주기 위함도 맞는 것 같아요.

 

우리가 선수를 비판하듯이 사람은 자기 자신도 비슷하게 비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그래요. 분명 객관적으로 본다면 꽤 열심히 노력을 했는데도 왜 더 한계까지 노력하지 못했을까 스스로 자책하는 경우도 많고, 외모나 성격도 이정도면 좋은거 같은데 과거에는 왜 더 나아질수 없을까 자주 스트레스 받고 그랬네요.

 

요즘에는 나이가 들면서, 그리고 최근 좋은 일들이 몇가지 연달아 생기면서 마음이 조금씩 자기 자신한테 관대해 지고 있는걸 느껴요. 르브론이 되지 못한 해리슨 반즈같은 사람이지만, 이정도면 맥스급 선수 취급받아도 괜찮다는 웃긴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는 나날들이네요.

 

원래 반즈는 그렇게 응원하는 선수가 아니었는데, 요즘 잡생각을 하면서 괜히 친근하게 느껴지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반즈야 응원한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야돼. 나도 열심히 노력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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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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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8 10:31:49

이거.. 나이드신 겁니다
주연자리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괜찮은 조역으로 남는 것을 좋아하게 되더군요.

WR
2020-01-18 12:32:08

나이 드는게 맞는거 같아요 다행히 좋은 방향으로요.

세상 모든것에 주연이 될 필요는 없으니 딱 제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주연같은 사람이길 바라네요

2020-01-18 14:28:03

저는 피자를 너무 좋아해서 찰스바클리 형 인간 같습니다.

2020-01-18 14:55:28

전 그럼 허슬에 스트레치4인 선수인 듯 한데....
누굴까요 ㅎㅎㅎ

2020-01-18 16:25:49

제 베프와 저도 둘 다 느바 광팬이라
저는 제 친구를 제이슨 키드에
제 친구는 저를 케빈 듀란트에 비유하며 놉니다.
실제로는 둘 다 아무 것도 없는데 이렇게 정신승리하며 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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