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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무지개다리 잘 보내주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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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2-08 04:25:46


동생을 데리고 가족들과 함께 마지막 여행을 다녀왔어요. 아픈뒤로 산책을 오래동안 못했기에.

바람 좀 쏘이면서 동생의 마지막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날씨가 너무 쌀쌀해서.

돌이켜보니 동생과 함께 찍은 사진과 영상이 생각보다 많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동생이 떠나기 전 동생의 마지막 모습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겼습니다.

좀 더 건강할 때 찍어둘걸 아쉬움이 정말 컸습니다. 참 늠름하고 남자답게 잘생겼던 제 동생.

병원에 가기 전, 동생이 좋아하던 고구마를 실컷 주었습니다. 원 없이 먹고 가라고...

동생의 눈에 눈물이 맺힌것을 보아서 더더욱 보내는데 마음이 찢어질듯 아팠습니다.

동생도 그때 알고 있었던 것 같았어요. 이제...우리 가족들 곁을 곧 떠난다는 걸...

안락사 과정은 예상보다 정말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동생에게 그동안 하고픈 말을 남겼어요.

너무나 사랑했다고, 고마웠다고, 미안하다고...하늘에선 마음껏 먹고 싶은거 먹고 잘 뛰어다니라고.

하늘의 별이 되어 우릴 지켜달라고...또한번 천국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고...

주사를 맞은 뒤 동생은 그대로 눈을 감지 못한채 바로 숨이 멎었습니다.

안락사 하실 상황이 있으신분들 이점은 미리 알고 계세요. 저도 동생 보내면서 알게되었어요.

화장터로 이동했습니다. 화장하기 전 동생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어요. 정말 헤어질 시간...

동생은 그렇게 이젠 고통없이 편안하게 눈을 감고 저희 가족곁을 떠났습니다.

안락사에 대해 예전부터 고민 많이 했었고 매냐분들에게도 조언을 몇차례 구했었는데요.

저 역시 동생과 17년이란 긴 시간을 함께 했던, 견주로서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위로와 조언을 해주신 회원님들께 감사하다는 말 다시 전합니다.

동생을 보내니, 그 허전함과 미안함에 잠이 오지 않네요.

저와 가족들이 행복하게 지내는게 동생이 하늘에서 원하는 모습일테니, 잘 이겨내고 다시 행복하게 잘 살아보겠습니다.

고마웠어, 나의 영원한 동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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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19-12-08 03:32:40

너무 사랑했던 저희 반려견이 떠났을 때, 정말 큰 슬픔을 넘어 감사함이 들더라구요. 내가 살아가면서 다시는 못해볼 고감을 하게 해준 존재였다는 점에서요. 정말 슬프시겠지만 더없이 고맙고 한없이 사랑한 존재가 있었던 걸 감사하시며, 잘 회복하시길 빌겠습니다.

WR
2019-12-08 05:16:07

너무 와닿는 말씀을 주셨네요. 보낸 뒤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지만, 참 고맙고 감사한 시간이었고 제 동생에게 많은 걸 배웠던 것 같습니다. 힘이 되는 위로 감사드립니다.

Updated at 2019-12-08 03:33:36

아 반려견 이야기 였군요. 잠시 착각했었네요. 저도 여러동물과 이별했는데 적응안되고 힘들더군요.
힘내세요.

WR
2019-12-08 05:16:48

네,다시 잘 지내야죠. 동생이 보고싶은 제 모습은 그런,모습일테니까요!

2019-12-08 03:34:00

아 저희도 15살이 되니까 진짜 하루하루가 너무 불안해요
잘 추스리시길 바랍니다

WR
2019-12-08 05:17:43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더 많이 함께하시고 추억 많이 만드셨으면 해요! 부디 강아지가 건강해서 오래오래 함께,하시길 바라겠습니다.

2019-12-08 03:38:43

강아지들 너무이쁜데 수명이 더길면좋겠어요
저희집도 7년정도된 녀석이 둘이나있는데
나중을생각하면 벌써마음이ㅠㅜ

WR
2019-12-08 05:18:57

시간은 참 빠르더라구요. 저도 제 동생 어릴 때 기억이 선명한데 어느덧 제곁을 떠난걸,보니. 함께 할 시간들 소중히 여기며,행복하게 잘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2019-12-08 09:17:42

글을 읽으니 진심으로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아닌 같은 생명체로서 대하셨다는 것이 느껴지네요..
그 강아지도 행복한 견생이였겠네요..
위로드립니다..

2019-12-08 10:02:21

저도 몇달전에 17년간 함께한 반려견이자 동생을 먼저 보냈었는데

처음에는 못해준것만 기억에 남다가 

시간이 지나니 행복했던 기억만 남더라구요

아마 동생분도 이런  가족분들 만나서 정말 행복했을 겁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위에서 다시 만날테니 

다시 기운차리시고 , 행복하게 사는 모습  보여주시면 

하늘에서 보고있을 동생도 아주 행복할 겁니다. 힘내시길 바랍니다!

 

1
2019-12-08 11:06:25

17년이면 견주님의 보살핌과 애정으로 정말 행복하게 살면서 장수한 거니 너무 안타까워 마시고 먼 훗날 천국의 문 앞에서 다시 재회하시길 기원합니다.

2019-12-08 13:29:42

동생도 좋은 가족만나서 분명히 행복했을겁니다.

2019-12-08 15:11:37

아마 너무나도 행복한 삶을 소중한 형제와 함께 했었기에 지금 이순간에도 감사해하고 있을겁니다. 언젠가 다시 만날 천국에서요!

WR
2019-12-14 07:25:24

위로의 말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잘 이겨내고 일상에서 동생 몫까지 열심히 지내겠습니다!

2020-04-03 16:47:47

님도 힘드셨겠군요...

제가 이때도 전부터 계속 준비를 마음의 준비를 

하고있던 터라 이글을 보고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때는 추천이나 댓글을 달 생각을 못하고 

준비하는데 몰두했습니다.

님도 마음 잘 추스리고 좋은 곳에서 또 재회하면서 

다시 즐겁게 보내실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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