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서 돌아오다
안녕하세요. YMCA 어린이 농구 코치를 꿈꾸는 브롱 앤 브라우입니다.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하네요. 최소한 매니아 분들께는 저의 사소한 이야기라도 나누고 위로받고 용기를 얻고 싶습니다.
12월 4일. 농구 하러 24hr fitness 에 갔습니다. 아침부터 가슴에 약간의 조여옴이 느껴지긴했는데 대수롭지 않게 넘겼구요. 농구가 시작되고 상대편 선수가 제 얼굴을 가격해서 컨택트 렌즈가 빠졌습니다. 그걸 고쳐끼우고 나서 백코트를 하던중에 모든것이 회색빛으로 보이더니 그 후로 의식을 잃었습니다. 농구 같이 하는 친구들의 말에 의하면 쓰러지자마자 눈동자가 뒤로 넘어가고 혀가 퉁퉁하고 딱딱해졌다고 합니다. 얼굴도 파란색으로 변하구요. 한명이 데스크로 달려가서 911 호출과 AED(제세동기)를 요청하고 1분내에 3명의 24hr fitness 직원이 도착했습니다. 당시 저는 숨을 멈추고 맥박이 잡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심폐소생술을 5분간 진행했고, 한번의 제세동기 shock 을 한후에 천천히 깨어났습니다. 5분간 요단강에서 물장구를 치다가 깨어났다고 후에 저희 와이프가 그러더군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왜 하늘이 거무스름해지지 생각한것까지만 기억납니다. 근처 병원 ER로 후송된후 Echocardiogram(초음파 심장 진단도) 을했습니다. 그리고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혈압은 30분마다 측정되고, 매 3시간마다 채혈을 해서 바늘자국 투성이네요.
12월 5일. Angiogram(혈관조영) 카메라를 넣어 심장의 혈관들을 촬영했습니다. 의사가 말하길 4개의 혈관이 70% 에서 100% 막혀있어 스탠트를 넣어 시술하는건 못한다고 합니다. 특히 한 혈관이 100% 혈전으로 막혀 심장마비를 일으켰다고 합니다. 오는 월요일 흉박 절개술로 CABG(심장동맥 우회술)를 하기로 했습니다. 혈액 희석제인 heparin drip 이 시작되었습니다. 심폐소생술로인해 숨쉴때마다 가슴에 통증이 오지만 참을만 합니다.
12월 6일. 충격이 가신 지금, 지난 3일간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일기를 썼습니다. 담담히 눈물이 흐릅니다. 제가 처한 상황이나 앞으로 일을 다시 시작할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옵니다. 딸아이, 와이프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그날 만약 운동하지 않고 집에서 혼자 있었다면 전 이미 죽음을 맞이했겠죠. 일하고 돌아온 와이프는 절 발견했을테고 제 부모님에게 어떤 면목으로 전화를 드렸을까요. 체육관에서 저를 살린 분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잘 살아있는지 궁금해서 전화했다고 하더군요. 그분은 군인 출신으로 현재 트레이너와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간호학과 다니는 여자분도 파트타임으로 이틀전에 일을 시작했는데 이런 일을 당했네요. 아직 얼굴도 모릅니다. 그리고 24hr fitness 는 항상 엄선된 인재들과 교육으로 이런일에 대처할수 있는 facility 라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전 지금 감사의 눈물, 과거의 후회보다 굉장히 덤덤합니다. 친지들이 이제 bucket list 작성해서 하나씩 실행해 나가라고 하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들리지가 않습니다. 가장 먼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살려준 분들에게 감사인사 드리고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지금 제 와이프는 당시 cctv 가 있는지 확인하고 감사인사 드리러 갔는데 전화가 왔네요. 경찰의 요청이 있어야지만 CCTV 를 보여줄수 있답니다. 그리고 운동하러 온 여자분중에 respiratory therapist(호흡요법사)분도 가세해서 도와주셨다고 합니다.
인생 허무하게 끝날수도 있었는데 왜 저에게 두번째 기회가 주어졌는지 신기합니다.
영웅은 우리 도처에 숨어있는것 같습니다. 저를 살려주신 분들, 그리고 과거 누군가를 살려줬고 앞으로 누군가를 살려줄 숨어있는 영웅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저의 인생 2막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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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행입니다.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평소에 증상이 있으셨나요?
저도 콜레스트롤이 높은편이고 이런일이 있을수 있을꺼 같아 미연에 방지를 하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