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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처음 제 돈 주고 먹어본 비싼 음식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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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2-05 23:35:05

저는 삼십 초반인 현재도 데이트때 둘이 합쳐 5만원을 초과하는 가격의 식당을 가본 적이 거의 전무합니다.

 

삼겹살집에 가도 3인분 정도에 더해서 공기밥에 음료수까지 시켜도 5만원이 안되고;

뷔페를 가도 뭐 역시나 5만원이 나올까말까.. 그외 초밥이든 뭐든 멀리 안나가고 동네에서 해결하다보니

1인분씩만 딱 먹으면 둘이 합쳐도 대부분 5만원을 넘기질 않더군요. 엔간하면 3만원도 안 넘깁니다.


그러다 문득 기념일도 다가오는데 좀 가격대 있는 음식점을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매니아에 몇 번 질문글도 올리고 답변도 받아서 이런저런 곳들을 한 번에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대도식당>

남의 돈으로 비슷한 가격대인 투뿔등심을 가본 적은 있었는데 제 돈 주고 먹으려니 떨리더군요.

일단 좋았던건 고기를 아주머니들이 다 구워주신단 점, (투뿔등심은 안구워줬습니다..)

그리고 엄청 빨리 익는다는 점, 마지막으로 역시나 비싼 소고기답게 부드럽고 맛있다는 것.

다 먹고 나서 깍두기볶음밥을 먹었는데 의외로 여자친구는 이걸 제일 좋아했습니다.

 

소고기 3인분에 볶음밥까지 해서 10만원 초반 나왔네요.

 

개인적인 감상을 말해보자면,

예전에 아버지가 종종 음성에서 직접 1++ 소고기를 사오셨었는데

집에서 구워먹었던 그 소고기가 더 저렴하고 한층 더 부드러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그건 너무 번거로운 일이고, 이 정도 가격이면 가끔 먹으러 와도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별양집> 

사실 양대창은 예전에 취업하고나서 친구들에게 한 턱 쏜답시고 오발탄에 간 적이 있긴 했었습니다.

근데 그때 맛이 어땠는지 약간 아리송했기에 다시 한 번 다른 곳을 가게 되었고 먹어본 느낌으로는,

특양구이도 쫀득하고 맛있었지만 역시나 제 취향엔 기름진 대창구이가 더 낫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여기도 3인분에 양밥까지 해서 10만원 초반선 나왔는데 지인이 양대창 냄새만 맡고 왔냐고 하더군요 

 

감상으로는.. 대창이 정말 맛있고 좋긴한데, 이런 창 종류 중에 제 취향엔 역시나 막창이 최고인거 같습니다.

이십대 초중반에 대구에서 반 년 정도 있을때 처음으로 막창을 접했었는데 정말 맛에 반해서

일주일에 두어번씩은 꼭 막창을 먹으러 갔던 기억이 있네요. 

음식 먹고 맛으로 충격 받았던 경험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거 같습니다.

여하튼 가격적으로도 그때 자주 가던 막창집에서 배터지게 먹어도 양대창보단 훨씬 저렴할거라..

 

그런데 막창도 정말 잘하는 곳이 아니면 그때의 오묘한 그 맛이 잘 안나더라구요.. 

오랜만에 대구 여행 가서 막창이나 배터지게 먹고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스시이토>

저는 이마트 초밥을 굉장히 좋아하는 저렴한 입맛이라 (근데 뷔페 초밥은 별로 안좋아합니다)

런치에 1인 8만원이나 하는 초밥집을 가본다는게 참으로 설레는 느낌이었습니다.

 

감상을 간략하게 말해보자면,

일단 평소에 먹던 것과 같은 이름의 생선이 맞는데 뭔가 아예 다른걸 먹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다음으로는 그런 초밥들보다도 오히려 제일 맛있게 먹었던건 마지막에 먹은 계란말이 "교쿠" 였단 것.

여기에 더해서 여자친구의 감상을 곁들이면 다 먹고나서도 레몬즙? 이 위에 남아있는 느낌이라고..

생각해보면 초밥마다 레몬즙?을 뿌려주셔서 그런지 그 맛이 좀 강하게 느껴지긴 했습니다.

저야 둔감하니까 그러려니했지만 .. 

 

맛도 있었고 분위기도 좋았고 레몬즙? 빼곤 다 좋았는데 그래도 둘 합쳐 16만의 "런치" 는

아무래도 저에겐 부담이 되는 가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초밥은 맛있으니.. 

고심 끝에 가성비를 충족할만한 다음 목표들을 찾아냈는데 셋 다 예약이 쉽진 않다고 하더군요. 

가네끼스시, 스시오오시마, 스시아라타 요 3곳인데 내년에 한 번 방문을 시도해보겠습니다.

 

 

<울프강 스테이크>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했던건 대망의 스테이크였습니다.

사실 3년 전에 뉴욕에서 피터 루거를 가본 적이 있었는데 제 흐릿한 기억으로 스테이크보다

베이컨이 더 맛있었던 느낌이었던지라 정확히 확인을 해보고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여자친구는 괜찮아했는데 저는 역시 고기는 돼지다, 라는 답을 냈습니다.

맛이 나쁜건 아닌데.. 뜨거운 식기에 뜨거운 육즙까지 해봐도 너무 빨리 식어버리는데다

공기밥+찌개+꽃목살+김치 이 조합을 가장 선호하는 저와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는 맛이었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돈이면 삼겹살이나 제가 제일 좋아하는 꽃목살을 엄청 먹을 수 있기에..

 

 

정리해보면 사실 비싸고 싸고는 개인 편차가 좀 있는거라 

저같은 사람에겐 비싼 음식들이고 어느 분들에겐 별 신경 쓰이지 않는 금액일수도 있지만 

저로선 처음 접해보는 비싸고 맛있는 음식들을 한 번씩 먹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저걸 한 번에 해결하는 바람에 카드값도 폭발하긴 했지만요. 

 

하지만 그래도 저는 김밥천국에서 먹는 라면에 참치김밥이나 편의점에서 먹는 왕뚜껑에 삼각김밥, 

기사식당서 먹는 김치찌개 등이 제일 입맛에 맞는 거 같습니다. 

 

다 쓰고 나니까 이 야심한 시각에 부대찌개가 땡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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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2019-12-05 23:38:55

마루심이라고 장어덮밥이 1인에 3.6 이였는데 

저도 물론 엄청 맛있게 먹었고 ex 여자친구도 어떻게 이런 맛이 나냐며

그날 일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다 녹아내린다는 표현을 하더군요.

값은 비싸지만 참 만족스러운 한끼였습니다.

WR
1
2019-12-05 23:41:47

오.. 검색해보니 마포에도 있네요.
연말에 볼빨간사춘기 콘서트 예매해서 가는 김에
진미식당이라는 게장맛집도 예약을 했는데 시간 되면 이곳도 들려보겠습니다!

1
2019-12-06 01:49:30

꼭 세가지 방법으로 다 먹어보고 마음에 드는 방법을 픽해야지요

2
2019-12-06 00:55:57

정성스런 후기 잘 보았습니다.

매니아에 글쓰고 피드백자체가 없는 경우도 많은데 이렇게 방문해보시고 후기까지 남겨주시니 참 보기 좋네요.

WR
1
2019-12-06 10:55:33

답변 주고 가신 분들의 노고를 생각하여 한 번 끄적여봤습니다

1
2019-12-06 00:56:19

스시이토 맛좋죠... 스시도우도 생긴지 얼마 안됐는데 평가가 좋아요. 가격대도 적당하고 예약도 오오시마보단 쉬울거에요.

WR
1
2019-12-06 10:57:39

초밥이 참 가격만 아니면 정말 매일 먹어도 안 질릴거 같아요 비싸서 그렇지..

2
Updated at 2019-12-06 01:20:58

스시이토가 굉장히 좋은데인건 맞는데 그 절반 가격으로도 스시 괜찮게 먹을 수 있는데가 많습니다. 가네끼는 모르겠는데, 오오시마나 아라타는 예약이 대단히 힘들거에요. 그리고 오오시마는 스시보단 술 많이 마시는 곳이라는 이야기가..

WR
1
2019-12-06 10:58:45

오오시마나 아라타는 예약이 진짜진짜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제 기준에 사치 한 번 부려봤으니 다음부턴 가성비를 찾아 떠나는걸로..

1
2019-12-06 02:42:24

혹시 그 막창집 상호를 알 수 있을까요?? 저랑 여자친구가 막창을 진짜 좋아해서.. 한번 들려보고싶네요

WR
1
2019-12-06 11:01:45

제가 가던 곳은 대구역에서 좀 걸어가면 있는 미스터봉막창이란 가게였는데 몇 년 지나고 친구랑 여행 가서 먹었을때는 뭔가 그때의 느낌이 안나더라구요

1
2019-12-06 07:29:32

술을 거의 곁들이지 않으시는군요.
그러니까 늘 5만원 밑으로 선방하시는 듯..!

WR
1
2019-12-06 11:04:03

원래 데이트때는 먹어도 맥주나 청하 조금 먹고 그랬는데 차 산 이후로는 데이트때 아예 안 마시는 거 같습니다.

1
2019-12-06 07:58:15

저는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니
인당 10만원때의 참치나 일식 한식 같은거는 먹어봤는데....
지난번에 대개말고 킹크랩을 처음 먹어 봤네요. 킬로당 10만원이 넘는데 5킬로 넘는거를 시켰으니 그것만 60만원에 대개 1마리 추가하여 넷이서 70만원 넘게 나왔네요.
인당 20만원 가까이 되는거니까 제 기준 최고가 음식이었습니다.

WR
1
2019-12-06 11:04:43

어우, 대게랑 킹크랩은 아직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어서 궁금하긴 하네요. 가격이 사악하다는게 단점이지만요

1
2019-12-06 11:20:06

대게는 그래도 가격이 사악한 정도는 아니구요...

킹크랩은 진짜 사악한데...

속살의 스케일과 맛이 그야말로 어마어마합니다.

1
2019-12-06 08:17:00

대도식당! 어디 체인이었는지는 기억 안 나지만 와이프가 여친 시절에 후덜덜하면서 사먹였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벌이가 별로여서 가격표가 무척 살벌했어요 ㅠ

WR
1
2019-12-06 11:05:33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삼겹살집 가면 1인분에 15,000원인데 이거의 거의 3배니까.. 부담스런 가격이긴하죠

1
2019-12-06 08:55:45

잘 다니면, 싸고 맛있는 식당들도 많습니다.

물론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면, 비싼 음식점들은 비싼 재료를 사용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더 맛있을 가능성이 더 높긴 하지요. ^^

 

 그러나 또한, 음식점은 분위기도 무시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제가 아내에게 프로포즈했던 "팔레드고몽"은 1인당 15만원 정도 하는 식당인데, 정말 예쁘거든요. 저도 프로포즈 할 때 딱 한 번 가봤습니다. ^^

WR
1
2019-12-06 11:06:58

저는 저렴한 맛이 좀 더 취향인거 같습니다 내년에 프로포즈 계획 중인데 그때 참고해보겠습니다!

1
2019-12-06 11:25:14

저도 한 번 밖에 안가봤어요.

1
2019-12-06 09:13:31

스시나 참치집은 구석구석 숨겨진 맛집을 찾아내셔야 됩니다.

그리고 절대 소문내면 안 돼요. 전 와이프 말고 아무도 안 알려줍니다.

유명한 곳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같은 퀄리티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WR
1
2019-12-06 11:08:44

스시나 참치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사당 쪽에 있는 요란한부엌이라는 가게 옛날부터 엄청 좋아했거든요. 굉장히 후미진 곳에 있고 가게도 작았는데 어느순간 입소문이 퍼지더니 이젠 가게를 확장 이전했는데도 예약하기조차 힘들어졌습니다

2019-12-06 18:32:39

거긴 이제... 맛 가격 분위기 뭐하나 잡지 못해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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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6 10:23:32

저는 스테이크가 맛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잘하는 집을 못 가봐서 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맛을 내기 힘든 요리라면 ...

 

소고기는 숫불구이 형태를 가장 좋아합니다. 특히 안창살 좋아합니다. 예전에는 마장동 가끔 갔었는데 요즘은 거의 못가네요. (우울) 1인당 10만원 정도 내고 안창살 배터지게 먹고 오곤 했는데 지금도 그 가격에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초밥은 요즘 스타일보다 예전 스타일을 더 좋아합니다. 손님을 끌기위해서 밥보다 회가 엄청 크던 시절 말이죠. 그래서 그런 식당만 찾아다니는데 요즘 제가 사는 지역에는 잘 없네요. (우울)

 

곱창,대창 등등은 너무 비싸서 먹기가 부담스러워요. 

 

 

WR
1
2019-12-06 11:09:41

저도 긴가민가했는데 이번에 먹어보고 확실하게 스테이크보다 일반 소고기나 돼지고기가 취향이란 결론을 내렸습니다

1
2019-12-06 12:39:38

여기 포토하우스 스테이크가 별로셨으면 스테이크랑은 정말 잘 안 맞으신가 봅니다. 

1
2019-12-06 13:53:36

그렇게 크게 비싼 음식들은 아니었네요;; 제목만 보고 너무 기대했나 보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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