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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챔프, 드라곤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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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1-24 01:39:03

https://www.youtube.com/watch?v=lj9x1DiB2Ks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 월간지 소년챔프가 처음으로 창간이 됐습니다. 당시에 티비에서 광고까지 했던 기억이 납니다. 주변에 친구 중 한 명이 소년챔프를 사보기 시작했었는데요, 저도 그 만화책이 너무 갖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제 기억에 한 권이 1500원인가 였습니다.(정확하진 않습니다만) 부모님한테 소년챔프 사주면 안되냐고 떼를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부모님들께서 다투셨던 기억도 납니다.

 

'좀 사줘라.'

'쓸데없는데 돈 쓰면 안된다.'

 

그러다가 어버이날 쯤에 학교 숙제로 부모님께 편지를 쓰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건 뭐 매년 연례행사였죠. 당시에 제가 부모님들께서 싸우시는 것이 생각나서 진심을 담아 편지를 써나갔습니다. 소년챔프를 사달라고 떼써서 죄송합니다 이런 내용이었는데, 제가 그때 무슨 마음이었는진 모르겠지만, 편지를 무슨 그림편지처럼 적어서 제일 아래에 다가 제가 대충 이런 내용으로

 

'아빠 소년챔프가 나왔데요.'

 

(아버지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그리고) '어...그렇구나.'

 

대충 이런 그림을 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편지를 집으로 발송하는 방식이어서 어머니, 아버지께서 그 편지를 보시고는 소년챔프를 결국 사주셨습니다. 용돈을 받아서 곧바로 막 뛰어서 문방구에 가서 소년챔프 창간호는 아니고 3호를 구매해왔습니다. 이미 2개월치가 앞에 지나가서 만화는 3화부터인 것들도 있었고, 심지어 3회만에 완결되는 만화도 있고, 이제 막 시작하는 만화도 있더군요. 진짜 재미있었습니다. 기억나는 만화가 제목은 기억이 안나는데 아빠가 딸이 납치가 되어서 그 범인들을 찾아나서고 끝내 딸을 구해내면서 괜찮아 아빠는 복수를 한거야 이러면서 걸어나가면서 끝나는 만화도 있었고, 전부 한국만화로 채워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진짜 봤던 것을 또 보고 또 보고 하면서 너무 좋아서 봤던 기억이 있네요. 월간이니깐 하나 정도는 사주자 이렇게 부모님끼리 합의를 보셔서 소년챔프를 볼 수 있었는데요, 어머니께서는 큰 도움이 안되는 만화책을 본다는 것이 계속 마음에 안드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소년중앙으로 바꿔보면 어떻겠냐 하시면서 소년중앙을 사주시기도 하셨죠. 소년중앙은 만화 한권, 잡지처럼 아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들 한 권 이렇게 차있어서 나름 교양/오락이 다 충족이 됐었습니다.

 

그러다 소년챔프가 갑자기 월간에서 주간이 되면서 부모님께서 조금 난감해하셨던 기억이 있네요. 같이 나왔던 아이큐점프도 있었는데, 소년챔프로 시작을 해서 그런지 그 쪽이 저는 잘 맞았습니다. 지금도 매니아 내에서 무슨 농구선수가 나오면 슬램덩크에 비유하는데, 그 슬램덩크 1화를 소년챔프를 통해서 접하기도 했었네요. 그러다 슬램덩크 반응이 좋아서 별책부록으로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소년챔프와 더불어 또 어린 시절 매우 갖고 싶었던 만화책 중의 하나가 바로 해적판이라 불리죠?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서 팔았던 드래곤볼의 불법버젼인 드라곤의 비밀 이것도 너무 갖고 싶었습니다. 이건 제 기억에 한 권 500원 쯤이었습니다. 처음엔 더 쌌는데 야금야금 올라가서 500원까지 갔던 것 같습니다. 이름이 조금 다르게 나오긴 하는데, 내용을 알아가는덴 무리가 없고, 동네 문방구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어 접근성도 최고였습니다. 조금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라면 드래곤볼만 저는 보고 싶은데 드래곤볼과 다른 만화가 반반 섞여있었습니다. 진짜 마음에 안들었는데, 정작 또 보다보면 그것도 은근 재미가 있었네요. 기억에 남는 짜투리 만화는 변신 로봇 에이트(8)맨이었습니다.

 

이것도 다음권이 나왔는데 부모님께 사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주로 이러면 아버지는 사줘라 하는 쪽이시고, 어머니는 아무래도 직접 살림을 하시니깐 긴축을 하셔야 하는 상황이 안된다 이러시는 쪽이셨습니다.

 

너무 갖고 싶은데 사주시지 않으셔서 어린 마음에 울면서 방에 들어가서 그대로 잠들었는데요, 다음 날 머리맡에 드라곤의 비밀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아마도 아버지께서 밤에 문방구에 직접 가셔서 사오셨을 것입니다. 그걸 보면 막 기분 좋으면서 그 전 날 떼쓰고, 그랬던게 생각나고, 부끄러워서 안기쁜 척 하고 그랬을겁니다.

 

요즘에 만화들은 대부분 웹툰으로 자리를 잡았고, 뭔가 유명한 장편 만화 같은 것들은 이제 국산만화는 찾아보기 어렵고 대부분 일본만화가 된 것 같네요. 소년챔프 시절에 마법사의 아들 코리 이런 만화들이 TV만화로 제작되고, 즐겨보던 만화들이 단행본으로 출시되고, 그걸 또 용돈 모아서 사고 이런 재미들이 쏠쏠 했었네요.

 

지금은 제목도 기억이 안나는 만화들인데도 그때 막 설레는 마음으로 비닐포장을 뜯어서 소년챔프를 보던 그 기분은 잊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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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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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4 02:31:45

더불어 보물섬 생각도 납니다

신간 나올때마다 하교 후 문방구 앞을 기웃거렸던 기억이 나네요 껄껄껄

2019-11-24 03:22:31

드라곤의 비밀이 드라곤의 신비로 또 그것이 청룡의 신비로 변하죠.
그 안에는 드래곤볼 이외에 다른 만화도 같이 들어있었어요.
옛날얘기네요.

2019-11-24 07:16:53

그 500원 짜리 만화책과 소년챔프는 당시 즐거움의 전부였고, 친구들과 이야기꺼리였고, 일주일을 기다리게 만드는 활력소였죠. 추억이 방울방울 합니다

2019-11-24 08:57:27

 점프가 꽤 많이 앞선 선두주자로 드래곤볼 하나만으로도 입지가 엄청 탄탄했었죠. 후속주자로 챔프가 발간되면서  타이의 대모험도 나름 야심적으로 연재했지만 큰 반향을 못 얻었다가 슬램덩크가 국내 농구 붐과 맞물리면서 그야말로 대박이 났죠.  그러면서 어쩐지 저녁, 소마신화전기, 굿모닝 티쳐, 검정고무신같이 국내 만화에서도 대히트작이 나오면서 드래곤볼이 종료된 점프를 앞서기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전 원래 드래곤볼 때문에 점프 보다가 셀편 이후로 재미도 확 떨어지고 거기다 슬램덩크 때문에 챔프로 갈아타서 몇년을 한번도 안 빠지고 사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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