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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화나는 손님 유형 (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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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4 09:40:50

 

세상에는 진상이 정말 많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본인의 진상력을 내뿜습니다.

이 글에 말하는 진상유형은 100% 제 경험이자 제 편견입니다. 

주관적인거밖에 모릅니다.

 

 

저도 이골이 날만큼 많은 손님을 겪어보았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은 딜미터기가 터지는 손님들이 있기 마련이죠.

혹은 제법 자주 있는데도 도저히 적응이 안되는 유형도 있습니다.

날이 추운데 적다보면 화가나서 몸이 따뜻해질거같기도 합니다.

 

 

 1. 표창도적

 

어르신들은 현금으로 결제할때, 돈을 꺼내어 건내주는것보다 계산대 위에 올려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거는 세대가 다르고 , 그간 살아온 삶의 양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고수들은 이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갑 안에 숨겨둔 지폐를 하나하나 찾아내어 휙휙 계산대 위에 던집니다.

라떼가 4천원이다, 그러면 천원짜리 4장을 날카롭게 던집니다. 

특징은 손을 내밀고 있어도 본인 지갑 안에 시선이 박혀있어 손에 쥐어줄 생각을 않습니다.

제일 화나는 경우는 평소에 지갑 안에 돈뭉치들이 제멋대로 박혀있어서 대패삼겹살마냥

지폐들이 돌돌 말린채로 계산대 위에 굴러다니면 장사고 뭐고 ...

이런 분들이 2차전직하면 지폐대신 카드를 휙 하고 던지는 필살기를 장착하게됩니다.

이런 경우에 절반은 저도 카드 긁고 던진거같네요.

 

 

 2. 어이가 있네

 

다른 지역은 어떠할지 모르겠지만 전라도에서 '어이.' 하고 부르는 건 '이보게' 쯤 되는 의미입니다.

물론 하대의 의미가 강하죠.

지금은 많이 무뎌졌다만 처음에 아저씨/아주머니 손님들이 '어이. 여기 믹스커피는 안파나? ' 하고 물을때

자존감마저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어이 믹스 반말이 한 문장에 잘 버무러진 진수성찬이었죠.

지금도 '어이!' 하고 사람 부르는건 아직도 기분이 유쾌해지지가 않네요. 

 

 

3. 스무고개

 

기본적으로 스무고개형은 반말이 탑재되어있습니다.

 

'아메리카노'

'한잔 맞으세요?'

'엉'

'따뜻하게 드릴까요 차갑게 드릴까요?'

 

여기서 클리셰마냥 '아니 날씨가 ~~ 한데 어떻게 ~~ 를 마셔' 가 나옵니다.

 

열에 열은 그런다고 장담합니다.

 

'좀 진하게 드십니까 연하게 드십니까?'

 

'보통.'

 

하고 돈 받을 즈음에는 말 한마디 하기도 귀찮아 하던 양반이 가격이 비싸다는 둥 현금이 없어서 카드로 해야겠네 둥 독백을 시작합니다. 이거에 말려들면 스트레스가 극에 다다르니 이쯤에서 저는 시선을 피합니다.

이런 분들은 대부분 오버로드의 행동도 박혀있어 계산대에 팔을 괴고 기대서 음료가 몇잔이든 나올때까지 기다립니다. 뒤에 손님이 기다리는 경우에는 더 부아가 치밀어오르지만 어쩌겠습니까. 

 

 

4.모자이크 

주문할때는 잘 모릅니다. 나중에 손님이 가고 자리를 치우려 보면 뭔가 굴러다닙니다.

잘게 쪼개진 휴지이거나 컵홀더입니다.

쟁반 위를 보면 휴지와 컵홀더가 1*1cm 단위로 쪼개져있습니다.

대부분 빨대도 3회 이상 접혀있습니다.

왜그러는걸까요? 

바닥을 쓸어내는데 잘게 나뉜 휴지가 빗자루 바람에 휘날려서 이리저리 구석에 박히는 경험을 해보면

이게 왜 짜증나는지 이해하시기에 도움이 될겁니다.

 

 

 

 

오히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어마무시한 진상도 몇번 겪어보았지만 진상손님도 사람인지라

그런 경우는 매우 특수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그럴때는 벙찌게 되어서 화가 난다기 보다는

다른 인류를 마주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적다보니 화나서 몸이 좀 데워진 느낌이기도 하네요.

매니아님들은 어떤 손님유형이 가장 짜증나셨습니까?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분들은 대부분 하나씩 예민하게 여기는 부분이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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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3
2019-11-14 09:47:39

아름다운 사람이 지나간 자리는 아름답습니다가 떠오르네요

WR
2019-11-14 09:49:00

나이스한 손님이 오시면 커피를 내리는 집중도부터 달라집니다.대하는 태도가 달라지죠. 그러면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그렇게 되는게 사람 심리인거같기도합니다

1
2019-11-14 09:49:10

 장사를 해본적은 없지만, 적어주신 유형들을 보니 하나같이 다..분노유발자들이네요...

WR
2
2019-11-14 09:50:29

저는 요식업, 주류 장사를 하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얼마나 멘탈이 단단하게 될지 ...

5
2019-11-14 09:52:21

대학생때 반년정도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알바를 했는데요.

가장 짜증나는 ㄱ진상은 '아몰랑 환불해줘'였네요.

그런 사람들 대부분이 애 데리고 오는 아줌마들이었고 자기 애들 보는 앞에서 어찌나 그렇게 얼굴하나 깜짝않고 뻔뻔하게 환불을 요구하는지... 진짜 환멸과 혐오마저 느끼게 되더군요.

WR
2019-11-14 10:15:00

아.... 많죠 많아요. 
저는 환불해주고 맙니다. 거기에 싸우려들면 절대 못이긴다는걸 한번 데여보니 알았습니다.

차라리 멘탈이라도 지켜야해요.

4
2019-11-14 09:55:57

이십대 초중반때 알바를 많이해봤는데 성희롱하는 아저씨들이 제일 싫었어요...

WR
1
2019-11-14 10:15:38

아이고...
그러면 안되는걸 잘 알고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한대 얻어터져야합니다

1
2019-11-14 09:58:06

저는 영업을 해본적은 없지만, 20대초반 알바 했을때는 무턱대고 사간 물건 도로갖고와서 환불 혹은 교환해달라고 떼쓰거나, 이랬다 저랬다 말바꾸는 유형 정말 짜증났습니다.

 

그리고 이와중에 프사장님 분노하는 모습, 오랜만이네요 

WR
2019-11-14 10:16:29

많죠. 커피 사간지 30분 뒤에 가지고와서 너무 식었으니 데워달라는 사람도 있었고
생각했던 맛이 아니니 환불해달라고 한 손님도 있었죠. (심지어 그냥 고구마라떼였는데도요.)
이런 식이 제일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스타일같습니다

2
2019-11-14 10:06:09

저는 카페일 하던 때 손님이 껌 은박지를 뜯어서 책상에 정성스럽게 발라놓고 간 적도 있었죠..

WR
2019-11-14 10:17:04

아 생각해보니 딱다구리들도 있었네요.
책상 의자를 못살게 하는 인간들. 왜 동전으로 멀쩡한 테이블을 후벼팔까요?
정말로 이해가 안갑니다.

8
2019-11-14 10:11:49

가장 단순하면서도
이해가 안되는 손님 중 하나는

"네. 4천원입니다."

"저쪽 가게는 3천원이던데..."


그냥 더 얘기하기도 피곤해요

WR
2019-11-14 10:17:41

목구녕까지 '그럼 저쪽 가서 드세요'가 올라오는데 말할 수가 없죠....
정말로 더 설명하기도 피곤합니다 이런 경우는

2019-11-14 22:41:52

전 한적 있어요.. 너무 빡쳐서..

옆집은 해주던데 왜 안해줘? 해서

그럼 옆집에서 그 서비스 받으시면 될것 같습니다.. 라고 했어요..

하아.. 그러니까 멋쩍은지 그냥 달라고..

1
2019-11-14 10:18:08

아 알바를 꽤 많이 했지만 미국에서 해서 다행입니다. 정말 읽는 제가 열받네요. 영어는 반말과 존대말이 따로 없어서 다행이네요....

WR
1
2019-11-14 10:50:32

어느 지역이나 다 고충이 있을테지만 반말문화는 정말...
그런데 한가지 특이한건 반말을 해도 기분나쁜 손님이 있고 괜찮은 손님이 있습니다. 단언컨데 반말해서 기분나쁜 손님은 존댓말로 주문했어도 유쾌한 일은 없었을겁니다.

1
2019-11-14 10:34:41

 술집알바를 할때 제일 싫엇던건 20대 극초반 "생일자" 일행이였습니다.

 케익을 들고 오는데.....

 10에 9 정도는 의자(저희 매장엔 페브릭 쇼파형식이였습니다), 바닥, 주변에 크림 다 묻히고

 오늘만 사는것처럼 엄청나게 시끄럽고, 술도 지나치게 많이 먹습니다. 구토로 이어지죠.

 그리고 갈때 꼭 케익 쓰래기를 버리고 가는데... 엄청 지저분하고 부피가 커서 처리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WR
2019-11-14 10:48:46

생각해본적이 없었던 부분인데 정말 난감하겠네요. 하긴 케이크 먹고 쓰레기를 얌전히 들고갈 일도 없어보이니 말이죠.. 듣기만해도 화납니다

1
2019-11-14 10:36:28

장사 돈은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있죠 ㅎㅎ
서로 역지사지 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해요 ㅠㅜ

4명와서 2잔만 시킴 다른데서 마시고 왔다고
근데 양이 많다고 컵 달라고 함
종이컵 주면 기분 나빠함
커피 컵을 주면 설거지가 늘고 따르면서 질질 흘림
1인 1주문 써 놓으면 투덜투덜

WR
2019-11-14 10:47:59

사실 가장 흔히 겪는 일이죠. 커피를 마시러 온게 아니라 대화와 사교를 위해 자리를 얻으러 온 경우..

2
2019-11-14 10:40:05

담배물고 들어오는 손님, 카드던지며 출금하라고하며 해주자 팁이라며 돈던지고 주워쓰라던 아재 캔따다 손다쳤다며 오래 따지던 손님, 도시락먹고 배아프다며 따지던 손님, 물건 하나씩 카운터에 올려놓고 계속 돌아다니는 손님

WR
2019-11-14 10:47:24

으으 별 개진상들 정말 많네요

1
2019-11-14 10:44:55

이런 사례들 보면
주문하고 맛있게 잘 먹고
특이사항 없이 계산하면
나이스한 손님인 느낌입니다..

WR
1
2019-11-14 10:47:01

가장 선호하는 손님 계층이 20대 남자라는게 괜히 생긴건 아닌듯한게, 특별한 주문사항도 적고(아메리카노요!) 다 먹고 가고, 오래 앉아있지도 않으니 이상향에 가깝네요

1
2019-11-14 10:50:26

그냥 일종의 매뉴얼이 있으면 좋겠네요
서로 기분나쁘지 않는게 윈윈일텐데
기계가 아니라 그게 안 되겠죠
표창, 어이는 처음 봤네요..

1
Updated at 2019-11-14 10:57:15

이게 더 화나는 이유는 일일히 대응하자니 애매할 뿐더러 그 수가 적지 않기 때문...
'온도는 높지 않지만 밀도가 높아 열전달률이 높다.'

WR
1
2019-11-14 13:45:38

오늘 오전에 적은 글인데 표창도적 두분 만났네요

1
2019-11-14 11:12:41

저는 저렇게 안해야겠습니다..

WR
2019-11-14 13:46:03

저도 항상 조심 또 조심입니다

1
2019-11-14 12:21:19

글안에 소제목들이랑 글 내용이 너무 맛깔나시세 잘 쓰시네요!

WR
2019-11-14 13:46:30

아이고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겪은 일이다보니 편하게 적은것같습니다

2019-11-14 16:28:14

돈 벌자고 하는 일 다 참는데, 돈 떼먹으려 들면 살인충동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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