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프게 밴드 해본 이야기 1 (feat. 중2병 걸린 20대들)
18년 전에 만든 밴드 메틸렌블루의 다음까페 대문
90년대 중반, 신성우의 서시와 서태지 3,4집이 발표되고 나서,
rock 음악을 잘 모르는 대중들도 얼터너티브 음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그때가서 뒤늦게 너바나와 라디오헤드, 그린데이 등의 음악을 접하면서
얼터너티브와 펑크에 빠져들게 되었고,
다른 젊은이들 처럼 기타 배우고 머리도 기르고 했었습니다.
그러다 2001년인가 PC통신을 통해 락음악을 이야기하던 친구들과
"메틸렌블루"라는 밴드를 만들었는데, 밴드이름을 만든 멤버의 장황한 설명을 듣고는,
멤버들 모두 중2병 감성이 돋아서 만장일치로 팀명으로 채택하였습니다.
"메틸렌블루는 푸른 빛깔을 띄는 용액으로, 그것과 처음 마주한 나는
그색깔에 매료될 수 밖에 없었다.
그색이 마치 방황하는 나의 청춘의 색깔을 닮았기 때문이었을까?"
처음 밴드를 결성하고 종로에 있는 한 합주실에 가서
라디오헤드의 creep을 포함한 세곡 정도를 맞춰봤는데,
기타를 잡은 저를 포함해서 모두가 실력이 개판이었습니다.
그래도 즐거웠습니다.
우리는 매주 맞지도 않는 합주를 하고서는 술을 마시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손발이 안맞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베이스는 탈퇴하고,
나머지멤버들은 밴드는 집어치우고 술이나 먹으러 다니는 모임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보컬과 여자멤버 (기타를 배우고 있던중인)가 연애질을 하다
헤어지게 되서 팀은 자연히 분해되었습니다.
그때 대학교에 갓 들어간 보컬이 학교밴드에서 기타를 배우고 있었는데,
1년 정도 지나서는 실력이 일취월장하여 자기가 기타를 잡겠다면서 다시 밴드를 하자고 해서,
제가 보컬로 포지션을 바꾸고 드러머에게 연락해서 셋이서 합주실로 향하였습니다.
제가 보컬이 되면서 연습곡을 파파로치나 림프비스킷 등의 곡으로 바꾸었는데
첫합주가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우리는 들떠서 빨리 베이스 구해서 제대로 해보자고 다짐하고는,
매일같이 rock음악관련 사이트에 구인광고를 올렸습니다.
한달, 두달, 반년이 지나도록 베이스는 구해지지 않았고
그 기간동안 저희는 합주실에 한두번 정도 밖에 가지 않았습니다.
열정이 사그라들 무렵 저는 클럽질에 빠지게 되어 밤새 놀러다녔는데,
그러다 만나게 된 사람들 중 베이스를 치는 형님이 있어서 우리팀에 합류하라고 권유했습니다.
술김에 콜!! 을 외친 그 형을 다른 멤버들에게 소개시켜 주고 넷이서 합주를하기로 했던날,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그 형은 30분인가 지각을 했었고,
언더그라운드 밴드 출신이라는 본인의 말과는 다르게 실력도 개판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밴드 "메틸렌블루"는 다시는 합주실에서 모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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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방금 합주하다 연습안했다고 팀원한테 힌소리 먹고 들어오는 길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