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에 찝찝한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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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0 13:03:11
일요일 동네 근처 상가에 있는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상가를 나서려니 다른 음식점에서 고성이 들렸습니다.
우연히 보니 몸이 불편하신 어느 할아버지가, 가지고 오신 본인의 카드가 안 되니까 식당 종업원 분께 화를 내고 계셨습니다. 더군다나 그 분이 가진 다른 카드나 결제수단도 없었구요. 다른 기다리는 손님들이 많고, 끝날 기미도 보이질 않아, 제 카드로 일단 그 할아버지가 드신 음식값을 대신 계산했습니다.
그러고서 할아버지께, 계산 되었으니 가셔도 된다고 하고, 일단 그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음식값은 8천원으로 큰 돈도 이니었고, 상황이 해결되어 다행이었지만, 문득 옳은 해결 방식이었는지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이 일을 '화를 내고 고성을 내었더니, 문제가 해결되었다'로 받아들이시고 다른 상황에서도 일단 화를 내고 보진 않을까, 하고 말이죠. 더군다나 저는 아무 일면식도 없었던 행인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제목에 선행으로 쓰는 게 맞을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차라리 정말로 필요한 사람에게 베풀어야했던 호의가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생각이 많아진 일요일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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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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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직원들과 손님들에게 선행을 베풀었다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