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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 찝찝한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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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0 13:03:11

일요일 동네 근처 상가에 있는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상가를 나서려니 다른 음식점에서 고성이 들렸습니다.

우연히 보니 몸이 불편하신 어느 할아버지가, 가지고 오신 본인의 카드가 안 되니까 식당 종업원 분께 화를 내고 계셨습니다. 더군다나 그 분이 가진 다른 카드나 결제수단도 없었구요. 다른 기다리는 손님들이 많고, 끝날 기미도 보이질 않아, 제 카드로 일단 그 할아버지가 드신 음식값을 대신 계산했습니다.
그러고서 할아버지께, 계산 되었으니 가셔도 된다고 하고, 일단 그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음식값은 8천원으로 큰 돈도 이니었고, 상황이 해결되어 다행이었지만, 문득 옳은 해결 방식이었는지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이 일을 '화를 내고 고성을 내었더니, 문제가 해결되었다'로 받아들이시고 다른 상황에서도 일단 화를 내고 보진 않을까, 하고 말이죠. 더군다나 저는 아무 일면식도 없었던 행인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제목에 선행으로 쓰는 게 맞을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차라리 정말로 필요한 사람에게 베풀어야했던 호의가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생각이 많아진 일요일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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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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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0-20 13:06:38

가게직원들과 손님들에게 선행을 베풀었다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2019-10-20 13:18:15

오~~

4
2019-10-20 13:08:51

가치판단이야 다 다를 수 있지만 아우렐리우스님이 선의로 좋은 일하셨다고 생각합니다.

꼭 그 할아버지 한분이 아니라 기다리는 다른 손님들이나 난처해하는 업주분이나 종업원분한테도 말이죠.

7
2019-10-20 13:09:13

요즘엔 다양한 사람들이 많아서

상습적인게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때도 많습니다.

1
2019-10-20 13:12:24

본인 카드 결제가 안되는걸 다른 사람도
많은곳에서 애꿎은 종업원에게 화를
내는 성향이라면 혹시나 그럴수도 있고
어쩌면 글쓰신 분이 n번째로 대신
결제하신걸지도 모르죠 할아버지께서
고맙다는 인사는 하시던가요?

WR
2
2019-10-20 13:16:23

감사하다고는 하셨습니다. 다만 한 마디만 표정없이 하셔서, 정말로 고마움을 느끼시는 지는 알 길이 없었습니다.

1
2019-10-20 13:32:25

그렇군요 그래도 선행하신거에요
적어도 종업원과 주변분들에게 만큼은요

8
2019-10-20 13:15:48

예전에 항상 비슷한 시간에 버스를 타는 아줌마 한분을 가끔 봤는데 매번 탈때마다 버스카드 잔액이 부족한 겁니다. 그러면 슬슬 웃으면서 현금도 없다, 다른 카드 없다면서 버스기사에게 요번만 그냥 가면 안돼냐고 하는 거죠. 

 

제가 삐뚤어진 것일수도 있지만 저 노인네 그냥 무전취식할려고 되지도 않는 카드 들고다니는거라고 봐요. 식당 결제기가 갑자기 고장나겠습니까. 금융기관 서버가 갑자기 다운되겠습니까. 나는 계산할려고 했는데 카드가 안된다, 내 잘못 아냐, 난 다른 결제수단 없어. 니네 기계가 잘못이고 카드사 잘못이라서 내가 화를 내는거야. 

 

저런 경우가 참 난감하죠. 가게 분위기는 망치는데 경찰 불러봤자 도망간건 아니니까 쓸데없이 시간만 길어지니 사장도 그냥 보내는 게 덜 손해보는 그런 상황이네요.

1
2019-10-20 13:53:54

그러게요 마그네틱이 훼손되거나 문제있어도 어쨌거나 과실이 업주와는 전혀 상관없는건데 자기가 당당하면 일반적으로 어디 전화걸거나 차라리 외상을 부탁하지 엄한 가게 직원에게 화는 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행색으로 약간은 판단되겠지만 워낙 사람은 제 각각이니

Updated at 2019-10-20 13:24:06

음.. 문득 궁금한데 가게의 입장에서..이 경우는 아우렐리우스님이 나선 덕분에 해결이(?) 됐는데. 아우렐리우스님이 없었다면 가게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냥 다음에 계산해달라고 하고 보내는게 최선일려나요.

1
2019-10-20 13:20:18

경찰 불러야죠

2019-10-20 13:21:57

번거롭더라도. 그게 맞는거겠죠

1
2019-10-20 13:22:27

저는 토론토 어느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 다 만들어지고(서브웨이가 후결제니깐요.)
카드 결제가 안되더라구요.

여행 마지막날이라 현금도 없고 땀을 삐질흘리니
뒤에 있던 여자경찰이 대신 내주더라구요.

고맙다고 계속 이야기하고 인사했네요.

Updated at 2019-10-20 16:14:54

와 더군다나 경찰이라 (개)멋있을거같네요

1
2019-10-20 13:29:23

그저 감정표현이 서툴러서, 당신의 당황한 감정을 화로 밖에 표현 못하는 분일거라 생각합니다. 안타깝네요

1
2019-10-20 13:35:50

그 할아버님이 의도적으로 그러신거라면 어차피 안변하세요. 사회가 그분이 변할 정도로 각박하게 노인을 대하지 않으니까요. 그냥 주변에 아우렐리우스님 처럼 나서서 젠틀하게 해결해주는 분이 있으니 당시 망설이던 분들도 나도 다음엔...이라고 생각 하실 것 같습니다.

1
2019-10-20 16:15:55

전 노인네들 일단 막무가내로 나가는거 아주 꼴불견이라고 봐서 절대 안할듯싶습니다
역시나 고맙다는 표현도 그렇게 했네요

1
2019-10-20 19:41:55

이런 일들도 일단 중립기어 넣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네요..

설사 많은 경우에 그렇다고 해도 분명 아닌 경우들도 꽤나 있을텐데.. 인터넷상에서는 나 아닌 집단에 대한 반감만 점점 늘어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별개로 글쓴분 하신 일은 어떻게 봐도 선행이네요.. 행동으로 보이는게 쉽지 않은데 대단하십니다.

1
2019-10-21 10:37:33

애먼 직원한테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는거 자체가 비상식이고 무례인 거죠. 나이를 헛으로 먹었던가 의도가 불순한 행동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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